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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못 정한 책 - 사운드 디자이너 김벌래의 전투일지
김벌래 지음 / 순정아이북스(태경) / 2007년 8월
평점 :
내 리뷰에도 제목을 정하는 건 쉽지 않건만, 책 제목은 얼마나 더 어려웠을까? 그리고 얼마나 어려웠기에 "제목을 못 정한 책"이 되었을까? 도리어, 그 제목 때문에 이 책이 쉽게 잊히지 않을 것만 같다. 그렇기 때문에 참 좋은 제목이다.
김벌래, 처음 지은이의 이름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이름이 본명이야?하는 심정으로, 그런데, 역시나 본명이 아니었다. 연극을 한때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재미나게 읽은 부분이기도 한데, 연극판에서 열심히 보조역할을 하시면서 얻은 별명으로 예명처럼 쓰시게 된 이름이란다. 그런 독특함이 뇌리에 강하게 심겨지는 분이지 않나 싶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만나게 되는 이분의 다양한 업적. 그리고 열정. 성공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열정"을 지니고 계셨다. 김벌래 선생님에게선 열정과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도 보였고, 특히나 인생을 신나게 살아가고자 하시는 모습이 본받고 싶은 분이었다.
TV보는 걸 좋아해서, 이분이 작업하신 여러 CF 중 기억할 수 있는 작품이 많았던 게 반가웠고. 88서울올림픽 때 음향을 담당하셨던 일화를 읽으면서, 어렴풋하지만 기억이 떠올랐고, 설명해 주시는 글에서도 그때의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질 수 있었다. 그런 재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까.
연극에도 직접 참여하셨던 열정, 또 사운드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갖게 된 이야기 등. 전혀 몰랐던 분의 이야기이지만, 그 순간순간 그리고 그분의 인연이 부럽게도 보였고, 행운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열심히 살아오셨기에 가능했던 운이고 인연이었지 않나 싶다.
젊은이에겐 열정을 갖게 하는 이야기이고, 나이든 분들에겐 세대를 공유하는 순간이 될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다. 감동과 재미가 한가득 실려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