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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9월
평점 :
[국자이야기]이후로 만난 작가의 신작이다. 이번엔 인연이 닿아서 운좋게 만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소설가의 인생이나, 다른 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의 인생에 공통점이 발견될 수도 있겠지. 어떤 공통점일지는 모르겠지만, 작가가 그려내고 있는 조형예술가의 삶을 들여다보다보니, 문득 전혀 타인의 모습만 보여주는 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암튼, 그렇게 묘사되고 있는 예술가와 건축가의 삶이, 나름 그럴듯하게 와닿았다. 진짜다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공감가는 캐릭터를 그려낸 것 같다.
자살, 죽음에의 이끌림. 내 주위엔 다행이 그런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녀의 자살 시도가 그닥 와닿진 않았다. 뭔가 확실히 내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인식의 그 무엇은 아니었다. 내 주위에선...
어떤 아픔을 간직한 인생은 많을 거다. 다양한 인생들이 모여사는 세상이니까, 모두 똑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야 하는건 아니고. 그런만큼 죽음에의 이유도 다양할텐데, 아쉽게도 그녀의 죽음, 자살시도가 전혀 내 이야기 같지 않았다. 그래서, 집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건 사람마다 다른 감상의 차이일뿐이고.
오랜만에 읽어본 작가의 신작은, 날카로운 느낌과 삶을 살아온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건축과 예술에 대한 묘사의 글들이 작가를 새롭게 인식시킨 것 같기도 하고.
그만큼 내가 내 경험치 이상의 상상을 하지 못한다는 뜻일 수도 있겠다.
쉽게 읽지는 못했지만, 문장 하나하나 놓치기 아쉬운 그런 작품이었던 것 같다.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 다시 일독을 시도해 봐야 할 것 같은, 강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