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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 - 문태준 시인의 초록문장 자연일기
문태준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7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실수도 하고 황당한 일을 겪으신 제주살이의 일상 적응기를 시인이 잔잔한 수채화처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먼곳에서 봄에 아지랑이가 일어나듯 글내용은 담백한 수묵화같기도 하고 수채화같기도 하다. "꽃이 환하니 마음깊은 그늘도 내려 놓으세요."라는 시인의 당부가 느껴지는 듯 하다.
계절은 봄부터 시작하지만 시인의 기록은 귤꽃향이 은은하게 제주를 덮는 여름부터 시작한다. 수국이 피는 시기의 29개의 꼭지를 시작으로 시인이 가장 많이 등장하게 한 무화과의 열매가 익어가는 가을에 관한 27개의 생활모습, 하얀 눈내리는 풍경이 그려지는 28개의 우리 주변의 이야기, 그리고 찬바람을 녹이고 얼어붙은 대지를 녹여주는 봄에 관한 이야기를 31개의 생활로 풀어내었다.
제주는 4계절 늘 길거리에 꽃이 피어 있다. 무슨 꽃인지 모르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통하여 관광지답게 가로수에는 꽃송이가 늘 달려 있다. 겨울꽃을 피우는 방풍림보다 키 작게 봄에 피는 꽃들을 계단식으로 심어 놓아서 하나가 지면 하나가 열린다.
하나 하나의 꼭지가 제주살이의 소확행들로 채워져 있지만 우리네 일상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풀어 놓았다. 적응하면서 실수하거나 잘못해서 조언을 듣는 과정도 적나라하게 나와있고, 낯선이웃이지만 정든 이웃이 되어 가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먼 곳의 이야기이지만 가까운 우리네 옆집의 이야기를 풀어 놓은 듯 하다.
생활의 단면과 모습을 시인의 언어로 풀어낸다. "조용한 바다는 말없이 가만히 있는 사람 같다.", "수풀은 매일 매일 말라가요. 풀벌레 소리도 야위어가요."처럼 시인의 언어로 풍경을 노래한다. 시인이 아니라면 다르게 보이는 일상의 모습을 시인의 붓으로 그려놓았다.
거리도 멀지만 마음도 멀이 있는 것이 제주도라는 환상의 섬이다. 제주살이 열풍이 한 때 시끄러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는 제주살이의 목적에 따라서 그 한계가 드러나기에 공감은 가지만 그렇게 정겨운 모습들은 풀어낼 수가 없었는데 "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라는 책은 제주살이가 아니라 제주사람과 육지사람의 제주도 정착기라는 일상의 모습을 일기처럼 풀어놓은 우리네 삶의 모습이라 너무 정감이 가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따뜻한 사랑이 느껴지고 이웃의 삶의 모습이 군더더기 없이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라 지역적인 거리감이나 공간적인 어색함 없이 우리의 마음에 내려앉는 꼭지들이었다.
시인의 상상력과 시인의 감성으로 풀어놓은 제주살이 에세이 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라는 책을 읽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는 목적이 삶을 그대로 우리들의 마음에 옮겨놓게 하는 듯한 감성을 함께 하게 된다. 뜬구름 잡듯 제주한달살이등을 통한 단편적인 삶이 아니라 계절의 변화를 이웃의 마음의 변화와 가끼이 있는 자연의 변화를 시적으로 풀어 놓았기에 공감이 가고 제주의 현실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에세이 책이라 나도 한번 시인의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읽고 힐링할 수 있는 책이라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