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저명한 역사작가이자 언론인인 벤 매킨타이어(Ben Macintyre)가 집필한 논픽션 역사서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콜디츠 성(Colditz Castle)에 위치했던 연합군 장교 포로수용소의 신화와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복잡다단한 모습을 심층적으로 파헤친다.
2차대젼 유태인, 전쟁포로 하면 인권이 없는 무시무시한 고통과 두려움, 학살이 연상되지만 콜디츠는 포로들의 수용소이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동떨어져 있다. 콜디츠는 제네바 협약을 준수하며 운영되었던 곳이었따. 하지만 콜디츠라는 곳외에 있는 유대인들은 노동을 하는등 콜디츠의 포로들이 신사적인 협정을 유지하면서 대우를 받았다는 것이 대조를 이루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상상하는 전쟁의 포로의 개념을 넘은 인간적이고 수용소내에서 문화생활도 하면서 하고 싶은것 전부는 아니지만 누릴 수 있는 장교들이라 대접을 받는 포로 였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또한 탈출에 성공한 사람들의 증언등 사실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논픽션이라는 것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탈출 불가능한 감옥
게임하듯 포로들이 탈옥을 감행하는 것이 참 재미있다. 물론 전쟁이기에 포로이기에 겪어야 하는 심리적인 것은 견뎌내어야 하지만 간수도 포로도 어떻게 보면 갇혀 사는 사람들일 뿐이다. 콜디츠 성은 중세 시대에 지어진 웅장하고 복잡한 구조 덕분에, 나치 독일이 가장 다루기 어려운 '골칫덩이' 포로 장교들을 한데 모아 감금한 곳이었다. 이곳은 철저한 감시와 요새화된 구조로 인해 '탈출 불가능한 감옥'이라는 악명을 얻었다고 한다.
영웅 신화의 이면
콜디츠는 대담하고 창의적인 탈출 시도가 끊임없이 벌어진 곳으로, 전후 오랫동안 나치에 맞선 저항과 연합군 포로들의 영웅적인 쾌활함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영웅담이 진실의 절반에 불과했음을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생존자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낸다. 문화생활을 하고,적십자 구호품을 받고, 장교라는 직업과 계급때문에 봉급을 받을 권리가 있었고, 연극이나 콘서트, 합창단 활동등의 문화생활을 하였다. 전쟁의 포로지만 인간다움을 추구하고 신체활동이나 문화활동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고 생활하였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성안의 '또 다른 전쟁'과 인간 군상
책의 핵심은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의 다양한 면모와 내부 갈등을 조명하는 데 있다. 콜디츠 내부에서는 바깥의 전쟁 못지않은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갇혀 사는 조건에 해당하는 거의 모든 심리적인 상황이 펼쳐진다. 계급간의 갈등도 많았고, 사람들간의 배신, 욕망과 광기, 희망과 절망등으로 가득한 콜디츠는 인간의 나약하고 추한 모습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책속에 등장하는 내용들이 픽션이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사실이라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누르면서도 희망의 아이콘처럼 나타날 수 있는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계급 갈등과 배신
전후 콜디츠 포로들은 계급과 국적을 초월한 끈끈한 연대를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영국, 프랑스, 폴란드 등 국가 및 계급 간의 치열한 갈등이 존재했고 심지어 탈출 계획을 놓고 비밀스러운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서로를 견제하고 배신하는 행위도 있었다. 계급간에도 갈등이 빚어지고 인종적인 면에서도 차별등 인간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군상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욕망, 광기, 그리고 권태
콜디츠의 일상은 탈출 시도를 제외하고는 권태와 반복으로 점철되었다. 포로들은 이 지루함 속에서 유머, 연극, 지식 추구 등으로 버텼지만, 일부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절망으로 인해 정신착란이나 광기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인간이 극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도피처를 찾으려 했음을 보여준다.
감시자와 피감시자의 관계
저자는 포로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감시하는 독일군 장교들(특히 라인홀트 에거스 등)의 이야기도 상세히 다룬다. 제네바 협약을 준수하려는 독일군 장교들의 자부심과, VIP 포로들을 거래 대상이나 잠재적 위험으로 보는 나치 SS의 시선이 충돌하는 상황을 통해, 전쟁의 모호한 도덕적 경계를 포착한다.
책은 또한 콜디츠의 포로들이 보여준 놀라운 창의적인 탈출 전략과 그 집단 지성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기발한 탈출 시도
콜디츠에서는 다른 수용소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기발하고 정교한 탈출 시도가 이어졌다. 가짜 독일군 장교 복장 제작, 숨겨진 터널, 심지어 활공기(글라이더) 제작 시도 등 포로들의 놀라운 상상력과 공학적 재능이 동원되었다. 폴란드인들이 가장 집요하게 탈출을 시도하였다. 책에서 등장하는 참 웃지 못할 광경인것 만은 사실이다. 코믹적인 요소도 등장하여 인간다운 모습도 그려진다. 탈출을 시도하다 잡혀도 사살을 면한다는 것이 그들의 탈출 욕구를 부추기는 조건이기도 하였다.
프랑스 군인 메레스르브룅은 탈출전 자신의 감방에 있는 가방에 "만약 내가 성공할 경우, 내 소지품을 다음의 주소로 보내주면 고맙겠소.."라고적어 독일군인들은 그 가방을 그 주소로 보내주기도 하는 등 참 인간다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마냥 공포심에 떨거나 불안에 허덕이는 것이 아니라 제네바협정에 의거한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 받으면서 편지도,라디오 청취도 가능한 정말 자유만 없는 사회를 그대로 축소한 축소판이었다.
희망의 엔진
탈출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은 단순히 자유를 위한 몸부림을 넘어, 포로들에게 희망과 삶의 목적을 제공하는 중요한 정신적 버팀목이었다.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탈출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 자체가 권태와 절망을 이겨내는 생존 방식이었던 것이다.
《콜디츠》는 단순한 전쟁 영웅담이 아니라, 특수한 상황에 놓인 인간들의 솔직한 면면을 포착한 깊이 있는 기록이라 생각한다. 극한의 환경 속에서 영웅적인 연대와 비열한 이기심이 공존했던 콜디츠의 역사를 통해, 독자들은 전쟁이라는 비범한 상황 아래 놓인 평범한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와 생존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었다.많은 사료(공문서, 인터뷰 등)를 활용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영화적 상상력”보다는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한 재구성”이라는 태도가 느껴진다.
전쟁이 끝나고 해방이 다가오면서 수용소 내부의 역할과 권력관계도 뒤바뀝니다. 마치 “포로가 감시자가 되고, 감시자가 포로가 되는” 역설적인 상황도 등장합니다.
이 책은 단지 탈출 이야기나 수용소의 역사만이 아니라,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어떻게 반응하고 서로 관계 맺으며 자기를 지켜내는가를 보여주는 역사의 생생한 기록이다.
빅터 프랠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포로들이 희망이라는 단어로 희망때문에 좌절하고 목숨을 포기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전쟁이 끝난다는 희망의 날을 마음속으로 공유하면서 희망의 그날이 지나가면 마음을 놓고 목숨을 포기하는 인간의 나약한 면을 보여 주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