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망을 노래한다
오거돈 지음 / 금샘미디어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 말더듬이 장관 오거돈의 편지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를 맡고 있던 오거돈 전 장관이 해양수산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이다.



어떤 이야기로 여러분과 저의 첫 편지를 시작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문득 신문을 보고 내일이 `장애인의 날` 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장애인이면 누글 떠올리십니까?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바로 장애인입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저는 말을 더듬습니다. 물론 장애 축에도 끼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보실 분들도 있습니다만 의외로 말을 더듬는 사람들은 사람 대하는 게 두려울 때가 많습니다.

`군대 생활은 잘할 수 있을까.` `직장에서 업무보고는 잘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멋지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 때문에 더 더듬게 되더군요. 어려움은 있었지만 저는 해균장교로 군복무를 무사히 마쳤고, 누구보다 아름다운 여인을 반려자로 맞았고, 지금은 해양수산부 장관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말을 더듬는 여대생이 해양수산부 대통령 업무보고 방송을 보고 말더듬이도 장관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었다는 글을 보고 참 기뻤습니다.

사랑하는 해양수산부 가족 여러분!
장애인에 대한 복지문제는 우리 사회가, 참여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물질적 혜택보다 그들을 더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이 바로 차별입니다. 차별의 눈초리에 그들은 더욱 위축되며 더 많은 소외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 개개인, 우리 조직의 장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에게, 우리 조직은 어떤 장애가 있는 것일까요?

첫 번째 장애는 `소통의 장애` 입니다. 소통없는 조직은 조직원들 간에 단절로 인해 `합리`는 사라지고 `독단`과 `차별`이 지배하게 됩니다. 소통이 원할한 조직은 갈등의 합리적 해결이 쉽습니다. 그것이 곧 조직의 힘이 됩니다..

소통이 장애는 무엇으로 극복해야 합니까? 그것은 더 많은 소통, 새로운 소통의 구조를 통해서 극복해야 합니다. 그런 구조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내용과 형식은 여러분의 의견을 따르겠습니다.

두 번째는 자신감이 장애입니다. 요즘은 뚱뚱한 것도, 키가 작은 것도, 눈이 작은 것도, 얼굴 못생긴 것도 장애로 여기는 사고가 만연한 것 같습니다. 너무나 자주 신문지면에 오르내리는 자신감 상실로 인한 인명사고를 보면서 `자신감` 상실의 위험성을 느낍니다.

우리 부는 어떤 자신감이 있습니까? 해양수산부는 무슨 자랑 거리가 있습니까? 저는 자신감 회복이야말로 우리 부가 바꿔내야 할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부는 21세기를 책임지는 부서입니다. 우리 부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면 한국의 21세기는 암울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저는 장관으로서는 우리 부가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

사랑하는 해양수산부 가족 여러분!
추운 겨울 꽁꽁 언 찬 손을 누군가 잡아주는 느낌을 기억하십니까? 피가 다시 빠르게 흐르면서 느껴지는 소통의 편안함이 넘쳐나는 해양수산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소통의 힘이 21세기 한국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 힘이 해양수산부 곳곳에서 느껴지도록 만들어 봅시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이처럼 훌륭한 해양수산부를 만들고 지켜온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해양수산부 파이팅! 해양수산부 가족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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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UTES 2016-03-01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본인의 약점을 극복한, 최소한 그 사실만으로도 존경받을 만한 분임에는 틀림없는 분인 듯 합니다. 성경에 나온 모세가 떠오릅니다.

책사랑 2016-03-01 22:2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사람이 가장 크게 성장할 때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할 때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써 큰 약점을 극복하고 사람들에게 선택 받았다는 건 그만큼 존경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