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베토벤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5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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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키가 멈춰 섰다. 질문에 답하나싶었는데 앞쪽에서 복도 벽에 몸을 기대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멈춰 선 듯했다.
진도가 정말 빠르네요."
고엔지 교수는 벽에서 몸을 떼고 미사키 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실무 연수의 연장선이라면서 현경본부를 직접 찾아갔다면서요?"
"벌써 소문이 다 퍼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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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명소녀 투쟁기 - 1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현호정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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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너는 곧 죽을 것이므로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은 아무 의미도 없다는 선고를 받는다면. 그게 용하다는 점쟁이의 말이든 자신의 건강을 잘 아는 의사의 말이든, 심지어 길을 가다가 만난 낯선 사람이 한 말이든, 그 말의 무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제목을 먼저 듣고, 표지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했다. 한없이 약해 보이기도 하지만 또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은, 옛 설화의 바리공주를 떠올리게 하는 이 얼굴이 '단명소녀'의 얼굴이라면 쉽게 자신의 운명에 지지 않고 어떤 긴 여행이든 떠나지 않을까. 그 싸움이 홀로 외로운 것이라도 아주 승산이 없는 싸움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책에서는 단명소녀 수정이 자신의 운명에 맞서는 길에 한 명의 동행이 있다. 살고자 하는 수정에게 동행하는 이는 죽으려고 하는 이안이다. 살고자 하는 이와 죽고자 하는 이의 동행이라니 아이러니한데, 그들이 해치워야 하는 상대가 같다는 것이 또 아이러니다. 


그들의 길은 일순간 기묘한 세계속으로 빠져든다.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쉼없이 일어나는 환상공간인데도 그 세계에 빠지는 순간의 경계가 너무 자연스러워 그들이 헤쳐가는 길이 현실인지 환상인지 읽는 내내 그 세계 속에 휩싸여 정신을 차릴 수 없다. 몽환적인 분위기이기도 하고 섬뜩하게 소름끼치는 공간이기도 하다. 작품은 우리가 학창 시절에 접했던 수많은 설화의 형식을 차용하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를 놓치 않는다. 설화 속 주인공보다 당차고 바로 내 옆에 있을 것만 같은 열아홉 소녀 구수정과 내일과 이안의 모험을 응원하다보면 어느새 글은 마지막으로 향한다. 


이들의 여행의 결말은, 책을 읽는 분들의 보람으로 남겨 두어야 할테니 말할 수 없지만 책을 처음 손에 받았을 떄 생각보다 짧은 글이라고 생각했던 마음을 똑같이 받으시는 독자가 있다면, 걱정하지 마시라. 그리 길지 않은 이 글을 읽으며 독자는 떄로 급한 마음에 페이지를 빨리 넘길 것이고 때로는 북받치는 감정에 한참 같은 페이지에 멈출 것이고, 책을 덮고 나면 긴 여운에 한참을 책을 손에서 놓치지 못할 것이니. 


박지리 작가의 팬으로 더이상 작가의 글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 이름을 잇는 문학상의 첫 작품이 이 작품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현호정 작가의 다른 작품을 벌써 기다리게 된다. 


# 서평단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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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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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는 처음에 매우 고무적인 주장으로 출발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믿으면 신의 은총을 우리 편으로 끌어올 수 있다는주장 말이다. 이런 생각의 세속판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유쾌한 약속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리 운명은 우리 손에 있고, 하면 된다‘라는 약속 말이다.
그러나 이런 자유의 비전은 공동의 민주적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의책임에서 눈을 돌리도록 했다. 우리가 7장에서 본 공동선의 두 가지 개념을 되새겨 보자. 하나는 소비주의적인 공동선, 다른 하나는 시민적공동선이다. 공동선이 단지 소비자 복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면, 조건의 평등은 고려할 게 못된다. 민주주의가 단지 다른 수단에 의한 경제일 뿐이라면, 각 개인의 이해관계와 선호의 총합 차원의 문제라면, 그운명은 시민의 도덕적 연대와는 무관할 것이다. 소비자주의적 민주주의 개념에 따르면 우리가 활기찬 공동의 삶을 영위하든, 우리와 같은사람끼리만 모여 각자의 소굴에서 사적인 삶을 살든 별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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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탄금 - 금을 삼키다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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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이토록 미워할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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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난 국가
이철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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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동아시아 벼농사 체제의 협업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생산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으면서도 그에 합당한대우를 받지 못했던 여성들에게 더 많은 책임과 의사결정권을부여해야 한다. 남성 위주 위계 구조를 수평적으로 완화시키고Tos-coustic여성에게 더 많은 목소리가 보장될 때, 긴밀하게 직조된 협업 시스템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순환하게 되고, 그로부터 혁신의 싹이 움틀 것이다. 성 평등한 직장 문화와 제도의 도입으로 한국의기업과 국가, 정치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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