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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키튼 리마스터
우라사와 나오키, 나가사키 타카시 지음, 강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평점 :
우라사와 나오키 작품중 정말 재밌게 봤던 마스터키튼.
현재 판매하는 애장판이 아닌 기존단행본 전집을 집에 고스란히 모셔두고 한번씩 보는데 2012년 우라사와가 속편을 연재하는 소식에 흥분해서 단행본으로 언제나올까? 하다가 지쳐 잠시 잊고 있었는데 올해 드디어 우리나라에 속편격인 마스터키튼 리마스터가 나왔다.
원작에서 20년 뒤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데 전작과 변함없이 고고학, 세계사, 군사학을 아우르는 에피소드를 통해 50대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두뇌와 생존능력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이젠 흰머리가 보이는)키튼을 볼수 있어 무척이나 반갑다. 그리고 키튼을 보고난 뒤 유럽을 여행하고 싶을 정도로 배경이 잘 묘사되어있다.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지만..ㅜㅜ 다음권이 또 기다려진다.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영국 특수부대 SAS 제대 후 발발한 포클랜드 전쟁에 예비역으로 참전했었던 키튼에 대한 에피소드가 있는데 당시 같이 임무를 수행했던 전우인 '밥'에게 병문안을 간 키튼.
"첫번째 전투... 기억해?"
"잊을 수가 없지."
"씩씩하게 싸운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아니..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아."
"나도 그래. 사람들은 '우리 고유의 영토'를 위한 명분이 있는 전쟁이었다고 하지. 직접 싸운 우리에게 남은 건, 후회 뿐이야."
"......"
"전쟁은 머릿속 나침반을 망가뜨리지. 뭐가 선이고 뭐가 악인지 알 수 없게 만들어. 지난 30년 동안 내 머릿 속 나침반은 계속 빙글빙글 돌고 있었어...육지는 보이지 않고 지금도 표류 중이야."
누구보다도 전쟁의 참혹함을 알고 있는 참전군인인 키튼은 SAS시절 군과 자신은 맞지 않다고 제대를 한다. 이후 탐정 일을 하면서도 급박한 순간에 상대방을 죽이기 보다 도구를 통해 단지 부상만 입히며 위기를 돌파해가는 모습은 전우 '밥'과의 대화를 통해 왜 자신이 살인을 피하려하는지 이해해볼수 있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 부분을 보며 나도 전쟁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곱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