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월은 지나가고.. 11월이 오는데 나는!? 아직까지 3편을 보고 있을뿐이고..
진짜 넉넉잡아도 1부 3편까지 볼 것 같아서 미리 자기 반성의 시간을... ㅠㅠ
(늘 반복되는 반성ㅜ)
어찌됬든..(!) 저자인 보부아르는 프롤로그에서 먼저 여자에 대한 생물학·정신분석·유물사관의 관점을 검토한다고 소개했듯이 1부 2편은 '역사'에 관한 내용이다.
사회는 언제나 남성의 것이었다. 정치권력은 늘 남자들 손에 있었다. "공적인 혹은 단순한 사회적 권위는 언제나 남자에게 속해 있었다"고 레비 스트로스는 원시사회 연구를 통해서 단정적으로 결론 내렸다. 대등관계에 있는 동류나 타자는 남성에게 있어 언제나 남성적 개체였다. 어떤 형태든 집단 내부에서 발견되는 이원성(二元性)은 남자로만 이루어진 한 집단과 다른 집단과의 대립이다. 그리고 여자들은 남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재산의 일부이며, 남자와 남자 사이의 하나의 교환도구이다.
(p.101)
이 책에서는 원시사회에서부터 사회는 남성의 것이였다고했다. 이전부터 이미 양성 간은 대등한 관계가 아니였다는 뜻인데 그럼 태초에 인류활동은 남성부터 시작되었을까?
그렇다면 이것을 보자. 1968년에는 이후 고인류학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던 논문집인 <사냥하는 인간>이 나왔었다. 인류 진화 역사에서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 획득을 위한 '사냥'은 가장 중요한 사건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 <사냥하는 인간>에서 사냥하는 인간의 모델에 등장하는 사냥꾼은 남자였다. 사냥 한 모델을 남자로 한정지으면서 인류 진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이 '사냥'은 이후 남자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다고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인류학에서도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남자는 사냥뿐 아니라 어로·목축·상업을 맡고, 여자는 출산과 육아를 담당하는 성별 분업을 행해졌었다는 명제가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여성 인류학자들이 증가하며 기존의 백인 남성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 집단에서 보이는 수렵 행위는 다양하며, 어느 한 모양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민족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자가 사냥에 참여하는 모습은 종종 발견됩니다. 남자만이 사냥에 참여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남자들이 사냥하는 모습만 부각되고 강조되었으며, 사냥하는 남자만이 학계의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사냥하는 여자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은 이유는 여자와 여자의 삶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자의 일은 계속 지워져왔으며 사냥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많은 주목을 받지 않습니다.
인류 진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 사냥 적응의 시작과 전개에 참여했던 다양한 인류 조상의 모습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인류학계 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장려하고 북돋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백인 남성' 지우니 '사냥하는 여자' 보이네, 이상희 캘리포니아대학 인류학 교수,
『시사 IN』624호 p.148~149
최초에 학계로 소개되길 남성 모델로 상정하면서 마치 남성만이 했던 것으로 굳어져버렸었다, 하지만 이 보편적인 명제와는 다르게 여성들도 사냥을 했었다는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이상희교수는 최근에서야 밝혀진 이유를 그동안 여자와 여자의 삶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점에서 앞으로 인류학계도 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부아르가 2편 '역사'을 통해 깨달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서 썼듯 여성의 운명을 장악해온 것은 언제나 남자들이었다는 점 아니었을까? 또 보부아르는 인류의 태초부터 남성은 생물학적 특권때문에 자기들을 지배적 주체로 확립할 수 있었다고 하였다. 그런 특권을 놓치지 않고 남성들은 늘 여성의 역사를 무시하거나 지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흔히 역사를 통해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배운다지만 기존의 '남성'의 역사만이 아닌 '여성'의 역사도 주목하고 배워야 과거의 잘못을 더이상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