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북플에서..서재에서... 이 책이 많이 보였다.

와 다들 읽기 시작하는구나..

어? 그러고 보니 나도 써야하는데? 급히 알라딘 서재에 접속해 이렇게 쓰고 있다.  ^^;;;

사실.. 한달 안에 완독해야지에만 몰두한 나머지 룰이기도 했던 '자주 서재에 글쓰기'를 너무 안지키고 있었다. ㅠㅠ


앞서 같이 읽었던 대부분의 책에서 『제2의 성』이 자주 언급되었던 걸 보고 그렇게 유명한가?  당대를 넘어 아직도 여성주의 고전하면 이 책!이 먼저 떠오른다던데 나한텐 저자인 보부아르 이름만 들어봤지 전혀 읽어본적도 없고... 이러던 차에 드디어 10, 11월 도서가 이 책으로 선정되었다.

드디어 나도 한번 읽어보는구나.     


며칠 전 2권짜리로 된 『제2의 성』을 샀고 하루 뒤 무사히 받았다. 그리고..집에 있던 알라딘 북커버를 씌우니 딱 맞다. 

읽기도 전인데 괜히 기분이 좋았다. 



 남자는 결코 어떤 성(性)에 속하는 개인으로 자신을 규정하며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가 남자라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남성'·'여성'이라는 용어는 법률서류에서나 형식상 대칭적으로 쓰일 뿐이다. 실제로 두 성의 관계는 전기의 양극 및 음극의 관계와 똑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프랑스어로 '남자(homme)'라는 단어가 인류 전체를 가리키는 뜻으로 흔히 쓰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남자가 양성(陽性)과 중성(中性)을 대표하기 떄문이다. 라틴어의 '남자(vir)'란 단어가 지닌 개별적인 의미가 '인간(homo)'의 전체적인 의미에 동화해 버린 것이다. 반면에 여자란 오로지 음(陰)으로만 여겨지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온갖 규제가 주어진다.

(p17~18)


우리가 고전적으로 두가지로 구분해서 단지 서류따위에서 성별란에 기입하는 남/여 또는 여/남 으로 쓰는 정도의 간단한 차이를 느끼면서 현실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나만해도 '남자다움'을 대중매체나 어른들에게 약하든 강하든 강요받으며 자라오긴 했지만 어떤 다른 존재로 생각해본 적이 있던가? 그냥 이런 것을 의식안하고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차이다. 그리고 왜 여성은 음(陰)일까? 한자로 음은 숫자적으로도 마이너스이자 음양설에서도 소극적이고 차가운 뭐 그런 걸 뜻한다.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어릴적에 대부분을 왼손으로 썼다고 했다. 그떄는 다 그렇지만 할아버지께서 강력하게 우파(정치적인게 아니라 오른쪽 손으로 써야한다는..)를 주장하며 훈육하셨기에 글씨는 굴복해서(?) 지금은 오른쪽으로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ㅠㅠ. 하지만 밥을 먹을 땐 왼쪽을 지켜냈다. ㅋㅋ 훈육의 부작용인지.. 이게 좀 이상해져서 어떤 것은 오른쪽으로 사용하는게 편하고 어떤건 왼쪽이 편하고 양손잡이인것 같지만 양손 다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건 좀 이상하긴 하다..


아! 이 일화를 왜 꺼냈냐면 '왼'이란 단어라는 것도 이렇듯 부정적인 느낌이 있다. 결과적인건지 원래 옛날부터 인류는 뭔가 오른쪽을 써야하는게 자연스러웠는지는 모르지만 왼쪽을 사용하는 쪽이 소수이기 때문에 '왼'이 부정적인 느낌이 생겼나라는 일말의 변명이 있다고 한다고 해도  '음'을 뜻하는 여자는 비율로 따져도 인류에서도 남성과 대등한 수준으로 있는 데도 이쪽은 왜 그럴까? 


생물학적으로 여성인 보부아르는 늘 정상적인 성인 남자의 반대급부로 치부되는 '여성'이란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고 이 책을 썼었을 거다. 
















그리고 이 책을 도서관에서 읽는 도중 쟝쟝님이 최근에 읽었던 책인 『미투의 정치학』이 도서관에 있나 검색해보니 어, 대출가능이네? 바로 빌려서 이 책도 동시에 읽고 있다. 오늘 첫장인 권김현영님의 글 「그 남자들의 '여자 문제'」를 읽었는데 여기에서 언급한 미투 사건중 우연히 (엄청 가까이서 접했던건 아니었지만) 비교적 근처에서 접했던 사건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직접 잡음이 나오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연관되었던 사람에게 그 시기를 지나 이 후에 다시 당시의 상황을 들으며 생각보다 더 심했구나를 느꼈었던 게 생각이 났다. 


아까 쟝쟝님의 페이퍼를 보고 갑자기 생각난 것이 있다. 그 페이퍼에서 시스젠더인 남자가 여성주의를 읽거나 공부하는 기분이 뭘까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다른 남자들은 모르겠지만 나같은 경운 처음 이 분야의 책을 읽는 초창기에는 지적 호기심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어. 자책도, 죄책감도 생기면서 읽고 있었고 나중에는 뭔가 잘못된 것은 알겠는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남자사람인 내가 뭔가 일조할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요즘은 가지고 있다. 여성들이 이 분야의 책을 읽는 것과 내가 책들을 읽음으로써 느끼는 감정들이 같을 것 같지도 않고 아직 나만의 생각으로 안 다져진 부분도 있기에 우선 할 수 있는 만큼 이 분야 책을 읽어가고 대화를 하며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상태다.   


# 추가- 요즘 듣고 있는 노래. (원래 올리려고 했던 노랜데 깜빡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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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0-19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주 서재에 글쓰기’ 룰을 기억해주셔서 고마워요! ㅎㅎ

블랙겟타 2019-10-20 07:15   좋아요 0 | URL
(๑•̀ᴗ-)

공쟝쟝 2019-11-11 08: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아 놔 ㅋㅋ 저 이거 왜 인제 읽었죠?ㅋㅋㅋ 시스젠더 남자 사람이 페미니즘 공부하는 이유 잘 읽었습니다! 그러나 올려치지 않을거야! 더 분발해서 친구들 설득하시오 🤗

블랙겟타 2019-11-11 11:22   좋아요 0 | URL
부부담스런 과제를 던져 주셨네요.. ㅋㅋㅋㅋ (٥﹏٥` )

공쟝쟝 2019-11-11 11:57   좋아요 1 | URL
성평등에 일조하라!!ㅋㅋㅋ

블랙겟타 2019-11-11 13:11   좋아요 1 | URL
네.. ㅋㅋㅋ 최소한 밀알이라도 되겠습니..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