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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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에 대한 첫인상에 대해

자신감이 강조되던 시기가 있었는데(근자감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

스스로를 높이고 아껴주는 것을 의미하는 자존감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인 것 같습니다.

외적 요인에 방점을 두고 일이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찾기보다는 내적인 부분으로부터

위안을 얻거나 기존에 갖고 있는 것을 더 소중히 여긴다거나 나중의 행복보다 지금 당장의 소소한 행복을 강조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보면 더 이상 노력이 정당한 보상을 보장해주지 않는 세상을 깨닫게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현재 상황과 지금의 나에 대해 긍정적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떠올릴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개인적으로 휘트니 휘스턴의 노래 가사입니다(the greatest love all). 아마 저보다 어린 세대들은 BTS의 R.M이 UN에서 한 연설을 떠올릴테지요.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심리학 관련 책 1권(나이듦의 심리학), 엄마와 딸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 1권(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됐는데, 뭔가 하나의 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기에 사람과의 관계 및 내면적인 성찰에 대한 책을 읽게 되다니~

2. 읽고나서 느낀 점에 대해

부제가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입니다. 자, 뭔가 내용에 내해 감이 오시나요? ㅎ

이 책의 저자는 "우리는 이런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찾고, 자신이 처한 상황의 본질에 주목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꾸던 악몽에서 이제 깨어나기를."(9쪽) 바랍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의 본질에 주목하길 바란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책의 전개는 책의 제목과 심리수업이라는 부제에 걸맞지 않게(?) 소설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소냐라는 인물이 화자로 등장해 본인의 이야기를 해나갑니다. 각 챕터마다 소냐가 본인의 입장에서 서술을 한 부분과 이후 상담자 혹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소냐의 심리와 현재 상황, 행동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부분이 같이 전개됩니다.

소냐의 경우 어린시절 상처를 받았으나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어른이 됩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다 프랑크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단점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남편과 이혼하게 프랑크와 같이 살게 됩니다.

이후에는 독자가 예상했을 법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우리는 종종 지금 이 관계가 상처만 남긴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끊어내지 못한다. 상대에게 속았다는 것도, 이미 실패한 관계라는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111쪽

소냐가 일자리를 얻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프랑크가 자신의 친분이 있는 회사에서 사무 보조직으로 일하게 됩니다. 프랑크가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친구에게 소개한 것이 아니었다면 좋았을 것을.

프랑크 본인은 배우자와 이혼을 하지 않고, 배우자가 소냐의 존재를 알게 될까 전전긍긍합니다.

자연히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과 달라지겠죠.

의존과 집착과 질투. 상대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안에 두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관계.

거짓말.

소냐는 여러번 속았으면서도 예전의 다정한 모습의 프랑크를 잊지 못하여 쉽게 놓칠 못합니다.

새로운 집을 얻고 새로운 직장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면서 프랑크와 결별을 하기로 마음 먹었으나, 그때마다 프랑크의 애원에 못이겨서 그를 다시 받아들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제발 가지마. 내가 다시 잘할게!"

항상 똑같은 말이 반복되는 진부한 게임이 이렇게 또 반복됐어요. 난 흐느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결심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았습니다. -165쪽

소냐가 결별을 결심했을 때 프랑크가 쉽게 놓아주질 않습니다. 단순히 소냐가 자존감을 회복해서 상대를 거부하면 끝이 나는 단순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나르시시즘에 빠진 남자의 성향을 분석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설명하고 있으나, 사실 이런 부분은 읽기가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냐와 프랑크 모두 심정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인물이고 처해있는 상황 역시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입장이니까요.

치료와 상담을 통해 결국 소냐는 프랑크와 결별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1부.

사실 여기까지 읽는 내내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실제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 싶어진 것은 2부 더는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겠다를 읽고나서입니다.

"그가 그렇게까지 최악일까? 내가 그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건 아닐까?"

많은 사람이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하며 연인이 아닌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곤 한다. 하지만 보통 어느 한 사람에게만 문제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사람이 주로 희생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득을 얻는 불공평한 관계라도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269쪽

1부는 2부에서 서술하는 부분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장치로서 기능하는 것 같아요. 1부에 상당부분을 할애한 덕에 2부에서 서술한 부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로 치면 2부는 핵심요약정리 부분이라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삶을 위한 6가지 태도를 인용하고 마치고자 합니다 ㅎ

1. 나는 아무 감정이나 던져버려도 되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2. 나는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3. 무엇보다 내가 우선이다

4. 실패한 관계 빨리 인정하기

5. 전문가에게는 연인의 속내까지 설명하기

6. 새 인생을 제대로 준비하기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5.의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6.의 경우 가장 현실성 있는 조언인 듯 합니다.

어떻게보면 실용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아요. 신선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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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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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이다. 느긋하게 차 한잔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지는 여성이 담긴 표지와 부제라니.

이책의 분위기를 알 것 같다.

이성이 할 법한 생각을 엮은 책을 볼 기회가 그리 흔치는 않은데, 나이가 들어가는 중년 이후의 구체적인 삶의 모습과 생각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구체적으로 1. 커리어, 2. 안티에이징, 3. 연애, 4. 독신, 5. 주거, 6. 건강, 7. 뒤늦은 성찰과 자아 찾기 등(목차는 제 개인적으로 바꿔봤습니다 ㅎ)인데,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조근조근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이 편하게 서술되어 있어 책장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간다.

개인적으로 중년 또는 노년의 삶을 떠올릴 때면 박범신 작가님이 쓰신 '은교' 중에 나오는

"나의 늙음이 나에 대한 형벌이 아니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에 대한 상이 아니다."라는 구절이 생각난다.

정확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대충 내용은 맞으리라. 그만큼 인상깊었던 구절이다. 혹 틀렸다면 양해를...

어딘가에서 읽었는지 상세한 기억은 안나지만 이런 구절도 떠오른다.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다."

사실 정말 어렸을 때는 나이에 대해 굳이 떠올리지 않았었다. 젊음이란 것이 당연히 주어진 것이라 생각해서인지 소중함에 대한 인식도 하지 못했었다.

요즘 40대에 대한 책이 많이 출간되는데, 딱 그즈음의 나이가 된 요즘의 나는 이전과 얼마나 다를까.

딱히 작년과 비교해볼 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뭐, 내년이라고 얼마나 다를까.

39살의 나는 그럼에도 내가 또래에 비해 젊어보일까 늙어보일까는 신경쓰는 것 같다.

남자가 이럴진대 여성분들이 느끼는 중년 혹은 노년의 삶은 어떨까? 이 책은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나이가 든다. 늙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어찌 된 이유에서인지 젊어보이려는 노력을 계속 하게 된다. 저자는 묻는다. 그런 노력이 누굴 위해 하는 것인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지점이다.

내일이 되면 오늘보다 하루 더 나이가 든다.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처지며,

흰머리가 생기고 몸이 불편해진다.

이 잔혹한 사실만은

본인이 누구일지라도 절대 바꿀 수 없다.

-81쪽

보여지는 것에 많은 관심을 두는 사회이다보니 아무래도 늙는다는 것이 더 이상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은데, 시대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보니 연륜이나 경험있는 어르신들이 과거에 비해 덜 대접받는 것 같다.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간다랄까. 이로 인한 상실감 역시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크게 다가오진 않을까..

간과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읽고보니 공감이 되었다.

아줌마라고 상처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이를 떠나 오롯이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기를 원하는 것은 인간인 이상 당연하다. 그런 당연함을 왜 잊고 사는 것일까.

행복지수와 정신건강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을 읽고 유용한 정보를 얻어간다.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가장 높은 연령은 마흔네 살 정도라고(108쪽).. 음. 알았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심 준비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여성에 대해서는 무조건 젊을수록 좋다는 사고방식(미디어에 의해 알게 모르게 주입된)에 의해 강요당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중년 혹은 노년 여성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것일지도. 이 부분 작가의 진단에 대해 공감하는 것도 있으나, 그래도 세상이 변한만큼 사람도 변하고 있다.

요즘은 '자기 삶'이라는 자의식이 강해지는 추세인 듯 하다. 김연자 선생님의 '아모르 파티'라는 노래가 유행하는 것처럼.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궁금증을 해소해나가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는 것이 고민상담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동일한 사례때문에 고민하는 독자라면 위안을 잔뜩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나이 듦의 그 찬란한 여정에

서 있는 당신.

당신의 인생은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212쪽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을 읽고 이 책을 읽었는데, 다른 의미로 따스함을 느꼈다.

아이의 시선에서 보는 세상과 어른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을 교차하여 경험한 듯.

좋은 책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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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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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가 타고난 재능을 어떻게 제때에 알아봐줄 수 있을까?

굳이 이런 의문을 떠올린 이유는 이 책의 저자 스즈키 루리카의 나이 때문이다.

영화에도 등급이 있듯, 타겟층인 독자의 연령에 따른 책도 존재한다.

성인이 읽을 수 있는 책을 쓰는 이 아이는 도대체 어떤 아이일까?

담백한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사전에 작가의 나이를 몰랐다고 한다면 결코 알아맞추지 못했으리라.

저자의 나이에도 감탄하지만 역시 소설에서 주목할 점은 이야기의 전개방식이 아닐까.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이 책의 전체적인 정서는 "따뜻함"이다.

'아빠'가 없었기에 불러 본 적도 없지만, 친구와 친구 아빠와 함께 볼링을 치게 되면서 자기도 모르게 친구의 아빠를 '아빠'라고 소리내어 부른 후 홀로 이를 깨닫고 입을 다문다.

이후 엄마에게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나'를 물었다가 속 시원하게 말하지 않는 엄마의 태도를 보고 '아마, 범죄자였나보다'고 지레 짐작한다. 엄마가 말을 해줄려고 시도했으나, 지금은 안들어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니 알려주려고 어렵게 결심을 한 엄마도 굳이 지금 말할 이유를 못 느낀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간다.

극적인 흐름이 없이 일기 쓰듯 에피소드가 나열된다. 유년시절의 하루는 그렇게도 길고 특별한 일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된 지금은 정해진 패턴대로 흘러가는 삶이니 특별한 일은 저절로 생기지 않고 의지를 갖고 만들어야 한다.

아이가 단지 엄마, 아빠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나 따르고 안아주고 좋아해준다는 것은 사실 기적이다. 아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 처음 품에 안았을 때의 기억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이 책의 에피소드 중에 7년이란 시간이 지난 후에 딸을 만나러 찾아온 친구 아빠와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아빠는 범죄를 저질러서 도피하려는 중에 마지막으로 딸의 얼굴을 보려고 찾아온 것 같았다. 그 딸은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를 남겼는데, 아빠는 명확한 작별인사를 하지 않았었다.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어른의 모습이 권위적이거나 가식적으로 그려지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다.

얼마 전에 읽었던 '설이'라는 소설에서 그려지는 아이의 모습과는 다른 어른들의 위선적인 세계관과는 대조적이어서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따스해서 좋았다. 하나는 가난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엄마 역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책의 뒷 표지와 해설 부분을 보면 '가난'한 환경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주인공은 구김살 없이 자랐고 이는 긍정적이고 현명한(굳이 이런 부분에 대한 서술이 없다고 하더라도) 엄마 덕이리라. 주위에서 어설프게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다.

주인공 '하나미'(이름에 대한 풀이도 나오는데 이름을 지은 엄마의 의도가 진하게 담겨있다. 154쪽 참조)와 엄마, 집주인 아줌마와 그 아들(겐토. 수영복에 얽힌 에피소드, 고민상담)과 관계된 이야기가 소소하게 펼쳐진다.

홀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재혼을 본인이 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 그 나이(12살) 아이라면 할 수 있을 고민이긴 한데, 엄마와 맞선을 본 가자마 씨의 근황을 보고 오히려 안이어진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아, 아이의 눈으로 묘사된 어른들의 세계가 이렇게나 흥미롭게 그려지는 소설은 오랜만인 것 같다. 어릴 적 읽었던 몽실언니 생각이 조금 났다.

그리고 마지막 장 '안녕, 다나카'는 하나의 반 친구인 '미카미'라는 아이의 시각에서 서술한다. 밖에서 본 하나 모녀의 모습은 더 인상적이었다. 중학교 아니 사립학교 입학때부터 이미 입시가 시작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아이가 나중에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고 본인도 성장을 하는 것이 그려져 뭉클하다. 하나와는 멀리 떨어진 곳의 중학교로 가게 되지만 둘의 인연이 끝이 아니기를 바래본다.

북딩3기로서 두번째 남기는 리뷰. 좋은 책 읽을 기회를 얻어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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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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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북딩 3기 선정 이후 첫번째 받은 책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 이름을 처음 알았습니다.

'쿡'이라니... 창업주 사후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그의 역할과 이름이 부합한다는 생각은 저만 하려나요? ㅎ

최근 들어 다큐멘터리 보는 재미를 알 듯 합니다.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는 인터뷰를 따고

다시 과거의 영상을 화면에 띄워주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다큐멘터리.

이 책에 등장하는 주변인물들의 인터뷰와 그로인해 그려지는 '팀 쿡'이라는 사람의 일생에 대해 읽고나니

애플이라는 기업에 대해 잘 알게된 느낌입니다.

스티브 잡스 사후 삼성이 차이를 획기적으로 벌려놓을 줄 알았으나, 그런 일은 결국 일어나지 않았죠.

애플을 다루는 책을 보면서 삼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글로벌기업으로서 직면한 위기에 대해서 어느만큼 대응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뭐, 제가 누굴 걱정할만한 처지는 아니라는 걸 잘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손은 안으로 굽으니까요.

스티브 잡스 사망 직후의 애플보다는 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지 않을까요?

책의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매순간 의사결정단계에서 '쿡'이 한 결정을 주목하게 됩니다.

재고 문제. 안정적인 공급망의 확보. 제품의 생산부터 배송까지의 단계를 어떻게 줄였는지. 아웃소싱이 빛을 발하는 순간.

- 놀랍게도 스티브 잡스가 애플이라는 기업의 전면에 위치했을 때부터 쿡이 했던 일을 그대로 이어서 해 온 거였습니다.

'애플이 안정을 찾자 잡스는 회사 경영의 상당 부분을 쿡에게 맡기고 본인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 즉 조너선 아이브와 함께 새로운 제품을 창출하는 작업에 집중했다(쿡이 곁에 있었기에 잡스가 그럴 수 있었던 걸로 보인다). 잡스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 시절에도, 사실상 쿡은 이미 CEO에 가까웠다. 결국 잡스의 사망 이후 쿡은 기존에 수행하던 역할을 '그저 이어나간' 셈이다.' - 391쪽

잡스가 간과했던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숙제도 인식하고 있었지요.

"삼성 같은 기업에서 탄소 발자국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체제로 서둘러 전환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2~3년 안에 실로 엄청나게 불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갈수록 많은 기업이 환경과 관련한 실적에 높은 기대치를 부여하며 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공급업체에 요구할 것이 빤하기 때문입니다."

-267쪽 게리 쿡의 말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업무이해도와 개개인의 역량 기준이 높았습니다.

"그는 우리가 적당한 수준에서 안주하도록 놔두지 않습니다. 옳은 일을 하는 데는 끝이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지요. 그는 우리가 단순히 문제를 벗어나는 수준에서 멈추는 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시해야 마땅하다고 보는 겁니다."

- 275쪽 잭슨의 말

최근 들어서야 문제점을 인식하게 된 사생활보호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이었죠.

'사생활 보호'

스스로 "익명성을 선호"하며 "사생활을 매우 중시한다"고 말해온 쿡에게 이는 언제나 중요한 관심사였다.

-279쪽

스마트폰 사용정보(검색, SNS 사용기록, 이메일 등)만으로 한 개인에 대해서 거의 전부를 알 수 있고, 실제로 정보를 이용한 마케팅 활용이 이루어지고 있죠. 위치 정보 및 개인의 쇼핑목록을 이용해 고객에게 상품 추천을 해주는 서비스에 대해 개인적으로 위화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쿡은 '고객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명확한 인식을 보여주네요.

"우리는 고객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객들은 이른바 '무료 서비스'라는 걸 반길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업이 그들의 이메일과 검색 기록, 심지어는 가족사진 데이터까지 이런저런 광고를 위해 채굴할 자격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언젠가 고객들도 분명 제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 285, 286쪽

기업인으로서 제1의 가치는 결국 '이윤의 추구'일 터인데, 상당히 다른 가치관을 보여줍니다. 지금은 거의 격언처럼 느껴지는 말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를 실천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이 사람은 돈만 밝히는 탐욕스러운 경영인이 아닙니다.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리더, 하겠다고 말한 바는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리더, 의도가 나쁘거나 부당한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리더입니다. 기업을 훌륭하게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늘 거짓 없이 스스로 세운 가치관과 신념을 고수하는 리더입니다."

- 305쪽 슈얼의 말

본인의 사생활을 완벽에 가깝도록 노출시키지 않는 성향의 그가 이런 말을 하다니. 자발적인 커밍아웃을 하기도 합니다. 그의 커밍아웃이 애플이라는 기업의 주가에 미친 영향은 미비했다고 하니, 사회구성원의 성숙함과 시대가 소수자에게 그전처럼 배척일변도가 아님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이 취해야 할 스탠스를 정확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제 자신이 게이인 까닭에 소수집단에 속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었으며, 그와 동시에 여타의 소수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고충도 주의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318쪽

교육에 대한 철학도 있습니다. 동등한 기회와 동등합 접근가능성. 오늘날 교육에 있어서 가장 실현하기 어려운 지점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보면 일개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일임에도 나서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쿡은 애플이 이익을 위해 접근가능성을 증진하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그것이 옳은 일이기에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동등한 기회와 동등한 접근가능성을 누릴 자격이 있다고 믿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투자자본수익률의 관점으로 이 문제를 보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아예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쿡은 이런 말을 할 때 결코 수줍어하지 않는다.

-356쪽

현대를 살아가는 위인의 전기를 읽은 느낌입니다. 배울 점이 있다는 것. 가치관의 형성에 뭔가 영향을 미치는 점.

문제를 해결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을 읽기 전과 후에 '애플'이라는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다를 것이라는 점.

분명 우호적으로 바뀌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총평을 하자면

카이사르 이후 로마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던 아우구스투스를 보는 듯. 이후의 번영기도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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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트루스 - 가짜 뉴스와 탈진실의 시대
리 매킨타이어 지음, 김재경 옮김, 정준희 해제 / 두리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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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 전에

출판에도 유행이 있다. 비슷한 기획의 책들이 난무하고 책의 제목만 들어도 읽은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경험.

다들 있을 것 같다. 가짜뉴스에 속지 않는 법 등등.

스마트폰으로 모든 일상이 가능한 요즘을 살고 있는 이때, 가짜뉴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실제로 '포스트트루스'를 읽기 전까지 사실인냥 받아들였던 부분이 있어서 조금 놀랐고, 이후 더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이 책도 전에 읽었던 책들과 비슷하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다가 어느 순간 밑줄을 긋느라 책을 읽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구성에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각 장을 시작하기 전에 '조지 오웰'의 격언으로 시작한다는 것('존 메이너드 케인스', 무려 '토마스 제퍼슨'이 한 말을 인용한다. 이 책의 제목이 '탈진실'임을 염두에 둔다면 '각주'의 중요성도 염두에 둘 것. '토마스 제퍼슨'이 살았던 시대와 할 법한 말을 생각하면서 조금 주의깊게 읽는다면 혼자만의 재미를 더 찾을 수 있을지도). '1984'에서 시대를 앞서간 통찰력을 보여주었던 작가의 말이라 이 책의 주제에 더 부합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종류의 책에 대한 리뷰를 쓰는 것은 무척 어렵다. 왜냐하면 밑줄을 그은 부분만을 옮겨도 상당한 분량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남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이 책을 언젠가는 다시 찾아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 같다 ㅎ

2. 리뷰를 빙자한 책 내용 발췌

제1장 탈진실이란 무엇인가?

거짓이 판치는 시대에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곧 혁명이다. 조지 오웰. 15쪽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해서 언급하는 대목을 듣고서야 아주 조금 감이 오기 시작했다.

'탈진실은 더욱 악랄한 형태로 나타나기도'하는데, '사람들이 자기기만과 망상에 빠져 진실이 아닌 말을 진심으로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경우'로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면, 사람들은 대중의 반응이 '실제로' 사실 여부를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사회의 리더가 혹은 사회의 다수가 기본적인 사실들마저 부정해버린다면 세계가 뒤흔들리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 '진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사실에는 지나치게 높은 검증 기준을 들이대는 반면 자기 의견에 부합하는 사실은 덮어두고 맹신'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점에서 '탈진실'이란 '진실이 개인의 정치적 입장에 종속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사실이 중요하지 않게 되버리는 현상 ㄷㄷ 아, 뭔가 끔찍한 것을 본 느낌이다.

제2장 탈진실을 이해하려면 과학부인주의를 보라.

사실이 바뀌면 저는 제 생각을 바꿉니다만, 선생님께서는 무엇을 하시는지요? - 존 메이너드 케인스 35쪽

기후변화 이슈, 진화론 등을 예로 들면서 비전문가들의 비판태도를 검증한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비판하는 비전문가들은 대부분 겉으로는 '개방성'과 '공정성'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만의 이념적인 잣대를 객관적인 탐구 과정에 들이"민다.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면서 정작 본인들에게 '그처럼 엄격한 기준을 들이댈 때마다 과학부인주의자들은 늘 흐지부지 대답을 회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이 작동하는 원리를 전혀 또는 거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진화를 '증명'할 수 없다는 사실(엄밀히 따지면 지구가 둥글다는 명제조자 증명할 수는 없다)이 과학의 심각한 결함이라고 착각하면서 대안 이론을 꺼내 들 준비를 한다.

어째서 나머지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실재한다는 사실은 물론 과학자들이 기후변화 이슈에 합의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혼란을 겪는 것일까? 이는 앞서 지적한 것처럼 경제적인 이득을 볼 수 있는 자들이 지난 20년 동안 거리낌 없이 의혹을 날조해왔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이 실제 증거보다는 어느 편에 속하는지에 더 관심이 많다면 '사실'은 '의견'보다 아래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3장 탈진실의 뿌리에는 인지 편향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소망과 일치하는 미래만 내다보려고 하며 반기기 싫은 진실은 아무리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고 할지라도 외면하려고 한다. - 조지 오웰 57쪽

인간심리학의 핵심 전제는 인간이 심리적 불편함을 피하려고 애쓴다는 점이다.

사회심리학 역사상 유명한 세 가지 고전적 발견

1) 인지부조화 이론

인지부조화의 특성 가운데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주위에 동일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을수록 인간의 '비합리적인' 경향이 더욱 강화된다는 점이다.

2) 집단 동조 이론

3) 확증 편향 이론

그중 탈진실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현상을 꼽아야 한다면 확증 편향의 뒤를 이어 밝혀진 두 가지 편향 현상을 떠올릴 수 있다. 바로 의도적 합리화 개념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역화효과'와 '더닝-크루거 효과'다.

'역화효과'와 '더닝-크루거 효과'는 처음 접하는 용어였다. 자세한 내용은 책의 내용을 통해 접하길 권한다.

정치적 신념이 아무리 확고한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믿음에 반하는 증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다보면 결국 '티핑포인트(작은 요인들이 서서히 쌓이고 쌓이다 일순간에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게 되는 분기점)'에 이르러 신념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 정치적인 지형에 따른 인지왜곡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어르신들의 생각도 환경에 따라서는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제4장 전통적인 미디어가 쇠퇴하다

저널리즘이란 다른 누군가가 활자화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실을 활자화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그 외에는 모두 선전 행위에 불과하다. - 조지 오웰 93쪽

어떤 메시지가 추종자들 사이에서 의도치 않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그 메시지의 모든 유포자가 책임을 져야 할까? 아니면 사람들이 진실이 아닌 내용을 믿도록 의도적으로 속인 첫 번째 유포자만 책임을 져야 할까? 하지만 속이려는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데에 영향을 주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럼에도 책임을 추종자들에게 돌리고 자신의 편향적인 태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

- 107쪽 밑에서 두번째 문단. 문제의식을 드러낸 좋은 질문이다. 이 챕터는 이 부분의 질문으로 대체 ㅎ

※정보 편향 : 기자들이 정보를 수집하고 뉴스를 보도하는 방식이 전달해야 할 진실을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현상을 말한다.

제5장 소셜미디어의 출현과 가짜 뉴스의 범람

인터넷에서 읽는 모든 것을 믿지는 말라. -토머스 제퍼슨 125쪽

결과적으로 정보의 양극화와 파편화를 부추기는 '뉴스 사일로' 문제가 대두된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확인한다는 말은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을 '친구 삭제' 하듯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뉴스 출처를 무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131쪽 마지막 문단. 사실 좀 뜨끔하다. 모바일 네이버 화면에 노출되는 신문사를 특정 신문사로 지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자연히 구미에 맞는 기사만을 접하게 된다.

가짜 뉴스에 맞서 싸우려면

첫째, 시스템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해당 문제가 어떤 식으로 이용될 수 잇는지 이해하자. 159쪽

둘째, 비판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자. 161쪽

베들리가 아이들에게 전해준 가짜 뉴스 식별 방법

1. 저작권을 확인하라.

2. 여러 출처를 통해 확인하라.

3. 출처의 신뢰성을 평가하라(예컨대, 충분히 오래 인정받았는지 확인하라).

4. 정보의 게시 일자를 확인하라.

5. 주제에 대한 지은이의 전문성을 평가하라.

6.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일치하는가를 확인하라.

7. 현실성 있는 내용인지 의심하라. -163쪽

위 내용은 논문을 쓸 때도 유용할 듯 하다. 출처에 대한 조사를 하다보면 의외로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풀릴 때가 많은 것 같다. 단. 비난과 비판은 구별되어야 함.

제6장 포스트모더니즘은 어떻게 탈진실로 이어졌을까?

진보 진영의 사상은 대부분 불이 위험한 줄 모르고 불장난을 벌이는 사람들의 생각같다. - 조지 오웰 167쪽

철학자 마이클 린치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정의내리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모두가 인정한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그리 놀랄 일이 아닌 이유는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표현은 바로 그 모호함 때문에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168쪽

- 이 부분에 대해 공감을 하는 것은 고백하건대, '포스트모더니즘'의 개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정말로 '진실'이 존재하지 않고 오로지 '해석'만 존재한다면, 그리고 미국인 수백만 명이 아무 생각 없이 그러한 관점을 받아들이고 있다면, 누가 굳이 애를 써가며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려고 할까? -192쪽

오로지 관점만 존재할 뿐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떤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 가능할까? 주류 언론에서 나오는 뉴스를 의심하거나 음모론을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뉴스가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정치적 이념을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다면 뉴스를 지어내지 못할 이유는 무엇일까? 누가 제시하는 사실이 우위에 있어야 할까? 누구의 관점이 옳은 관점일까?

포스트모더니즘은 분명 탈진실의 후견인이나 마찬가지다.

- 198쪽. 좋은 질문이다.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제7장 탈진실에 맞서 싸우다

지금 우리는 명백한 사실을 거듭 외치는 것이 지성을 가진 사람의 첫 번째 의무인 절박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 조지 오웰 201쪽

어떤 주장이 아무리 터무니없다고 할지라도 아무도 믿지 않으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거짓말쟁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가 그 말을 믿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6쪽

의조적 합리화나 인지 편향 같은 것들의 영향력이 매우 강력하기는 하지만, 진실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면 결국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210쪽

탈진실에 맞서 싸우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우리 속에 있는 탈진실적인 경향성을 물리치는 것이다. 진보주의자든 보수주의자든 우리 모두는 탈진실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인지 편향을 타고난다. 따라서 탈진실이 다른 사람에게만 나타난다거나 다른 사람에게만 문제를 초래한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215쪽

새로운 화두 - 우리는 선진실 시대에 들어서고 있을까?

여기까지 읽고나면 무언가 잡힐 듯 잡히는 게 생긴다. 내 편이라는 이유로, 다른 편이라는 이유로 정보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다보면 눈 뜬 장님일 수도 있다. 깨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면 노력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해제"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미국의 상황을 인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 대입해 볼 수 있는 상황이 많다. 동시대를 살고 있고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과거사 청산의 문제로 인해 동일 세대간에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30년 혹은 70년이 지난 사건을 놓고도 입장이 다르다. 포스트트루스의 세상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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