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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1. 제목에 대한 첫인상에 대해
자신감이 강조되던 시기가 있었는데(근자감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
스스로를 높이고 아껴주는 것을 의미하는 자존감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인 것 같습니다.
외적 요인에 방점을 두고 일이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찾기보다는 내적인 부분으로부터
위안을 얻거나 기존에 갖고 있는 것을 더 소중히 여긴다거나 나중의 행복보다 지금 당장의 소소한 행복을 강조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보면 더 이상 노력이 정당한 보상을 보장해주지 않는 세상을 깨닫게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현재 상황과 지금의 나에 대해 긍정적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떠올릴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개인적으로 휘트니 휘스턴의 노래 가사입니다(the greatest love all). 아마 저보다 어린 세대들은 BTS의 R.M이 UN에서 한 연설을 떠올릴테지요.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심리학 관련 책 1권(나이듦의 심리학), 엄마와 딸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 1권(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됐는데, 뭔가 하나의 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기에 사람과의 관계 및 내면적인 성찰에 대한 책을 읽게 되다니~
2. 읽고나서 느낀 점에 대해
부제가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입니다. 자, 뭔가 내용에 내해 감이 오시나요? ㅎ
이 책의 저자는 "우리는 이런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찾고, 자신이 처한 상황의 본질에 주목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꾸던 악몽에서 이제 깨어나기를."(9쪽) 바랍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의 본질에 주목하길 바란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책의 전개는 책의 제목과 심리수업이라는 부제에 걸맞지 않게(?) 소설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소냐라는 인물이 화자로 등장해 본인의 이야기를 해나갑니다. 각 챕터마다 소냐가 본인의 입장에서 서술을 한 부분과 이후 상담자 혹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소냐의 심리와 현재 상황, 행동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부분이 같이 전개됩니다.
소냐의 경우 어린시절 상처를 받았으나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어른이 됩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다 프랑크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단점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남편과 이혼하게 프랑크와 같이 살게 됩니다.
이후에는 독자가 예상했을 법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우리는 종종 지금 이 관계가 상처만 남긴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끊어내지 못한다. 상대에게 속았다는 것도, 이미 실패한 관계라는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111쪽
소냐가 일자리를 얻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프랑크가 자신의 친분이 있는 회사에서 사무 보조직으로 일하게 됩니다. 프랑크가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친구에게 소개한 것이 아니었다면 좋았을 것을.
프랑크 본인은 배우자와 이혼을 하지 않고, 배우자가 소냐의 존재를 알게 될까 전전긍긍합니다.
자연히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과 달라지겠죠.
의존과 집착과 질투. 상대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안에 두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관계.
거짓말.
소냐는 여러번 속았으면서도 예전의 다정한 모습의 프랑크를 잊지 못하여 쉽게 놓칠 못합니다.
새로운 집을 얻고 새로운 직장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면서 프랑크와 결별을 하기로 마음 먹었으나, 그때마다 프랑크의 애원에 못이겨서 그를 다시 받아들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제발 가지마. 내가 다시 잘할게!"
항상 똑같은 말이 반복되는 진부한 게임이 이렇게 또 반복됐어요. 난 흐느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결심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았습니다. -165쪽
소냐가 결별을 결심했을 때 프랑크가 쉽게 놓아주질 않습니다. 단순히 소냐가 자존감을 회복해서 상대를 거부하면 끝이 나는 단순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나르시시즘에 빠진 남자의 성향을 분석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설명하고 있으나, 사실 이런 부분은 읽기가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냐와 프랑크 모두 심정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인물이고 처해있는 상황 역시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입장이니까요.
치료와 상담을 통해 결국 소냐는 프랑크와 결별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1부.
사실 여기까지 읽는 내내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실제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 싶어진 것은 2부 더는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겠다를 읽고나서입니다.
"그가 그렇게까지 최악일까? 내가 그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건 아닐까?"
많은 사람이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하며 연인이 아닌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곤 한다. 하지만 보통 어느 한 사람에게만 문제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사람이 주로 희생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득을 얻는 불공평한 관계라도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269쪽
1부는 2부에서 서술하는 부분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장치로서 기능하는 것 같아요. 1부에 상당부분을 할애한 덕에 2부에서 서술한 부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로 치면 2부는 핵심요약정리 부분이라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삶을 위한 6가지 태도를 인용하고 마치고자 합니다 ㅎ
1. 나는 아무 감정이나 던져버려도 되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2. 나는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3. 무엇보다 내가 우선이다
4. 실패한 관계 빨리 인정하기
5. 전문가에게는 연인의 속내까지 설명하기
6. 새 인생을 제대로 준비하기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5.의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6.의 경우 가장 현실성 있는 조언인 듯 합니다.
어떻게보면 실용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아요. 신선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