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불꽃과빨간폭스바겐 #조승리 #세미콜론 #에세이 #서평단 #도서협찬 #이지랄맞음이쌓여축제가되겠지전작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지 않았다. 저자에 대한 사전정보 없이 읽었다는 말.내용을 짐작할 수 없는 제목만큼이나 낯선 유형의 사람이었다.친해지기 어려울 듯한 사람. 기빨릴 듯 하다. 만나고 나면 냉각기가 필요한 사람. 저자에 대한 첫인상이다.이 책의 초반에 실린 여행기에 등장하는 저자의 날선 모습들에 함께 여행을, 그것도 해외 여행을 다니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경험이었겠구나 싶었다. 등장하는 가이드들이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 개인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인데 통하지 않아 그들도 어려웠을거라 생각했다.초반부는 저자보다 그를 대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다는 말이다. 여행의 목적도, 그걸 모르는 시각장애인 동료들에게 설득하는 과정도 탐탁지 않게 느껴진 대목이 있었다.여행의 목적지는 유흥으로 유명한 지역. 치안도 안좋다는데. 그것도 모르고 따라나선 친구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여행에서 겪은 에피소드도 좋았던 기억보다는 불쾌했던 경험들로 가득하다. 저자의 고집이 과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이 꽤 있었다.전작 제목에 들어있는 '지랄맞음'이 혹시 저자의 성격을 묘사한 거였나 싶었는데...다 읽고나서는 평가를 달리하게 됐다.여행기 후에 이어지는 저자의 과거와 현재 에피소드의 괴리감이란.15살이란 나이에 10년 후에는 시각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임을 선고받고 칠판의 글씨가 보이지 않게 되자 이후 장애인 기숙학교로 전학가게 된 첫날. 하나 둘 걸려오던 친구들의 전화와 그들이 주저하며 건내던 위로에 결국 눈물을 쏟다 눈이 보이지 않아 생김새를 손으로 더듬어 확인하려는 새친구들에 적응해가는 장면.어머니에게 비밀로 하고 안마원에서 일을 배우던 중 나이지긋한 아주머니들의 굽은 어깨가 안쓰러워 안마해주다 우연히 그들의 뒷담화를 듣게 되어 속상해하던 날.책임감 없는 신참직원이 출근하지 않아 종일 저자가 손님응대와 계산을 하다 커피를 엎지르고 치우던 중 다시 손님들이 무심코 놓아둔 종이컵들을 건드려 넘어뜨리고 속상한 나머지 욕설을 하던 날.전세집을 구할 때 들어란 듯 "불이라도 나면 책임질거냐"면서 집에 발도 못붙이게 하던 임대인을 피해 대리계약을 하던 때.저자의 뾰족한 태도는 그냥 형성된 게 아니더라.색안경을 끼고 저자를 대하는 자세. 저자에게 익숙한 배려심 없이 가벼운 선의라는 명목으로 시각장애인을 대하는 무리 중에 속한 이가 바로 '나'였다.무심코 내뱉은 '저런 사람'이란 말.그 '저런 사람'에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 계속 글을 쓰겠다는 저자.좋은 책이란 어떤 책일까? 개인적인 기준은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이 책은 그 기준에 딱 들어맞았다.등장하는 인물들 중 누군가와 비슷한 면(부정적인, 못난)이 있더라.그렇다면 들어야지. 읽어야지. 전작도 찾아봐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닥치고책쓰기 #황상열 #더로드출판사 #글쓰기 #도서협찬 #서평단한 권의 책이 독자에게 오기까지의 인연을 생각해본다.이 책의 주인은 본디 내가 아니었다가, 모종의 이유로 내 것이 되었던 것이다.책을 떠올릴 때마다 속표지 속 작가님 사인이 자연스레 연상될 것 같다.그렇게 이 책은 특별한 의미가 되었다."글을 쓰는 것은 생활의 리듬이지만 책을 내는 것은 삶 속에서 사건"이라는 영화평론가 정성일 님의 말('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책머리에 중에서)을 빌리면, 황상열 작가님은 삶 속에서 사건을 도대체 몃 번을 겪은 것인가. 단독 저자 11권, 공저자 8권.여전히 쓰고 있고 언젠가는 전업작가가 되어보겠다 말하는 저자. 책을 쓰기 전에 미리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럼에도 당신이 책을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가 꼽은 이유가 어떤 것이 있는지는 본문에서 확인하기로 하자.책을 읽다 새삼 달력을 헤아려본다. 4월 1일.거짓말처럼 1년의 4분의 1이 날아갔다. 올해가 가기 전에 출간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면 6월 상반기까지 주제와 컨셉을 잡고, 목차 구성 후 초고를 완성해야 한다. 7~8월에 퇴고하면서 출판사 컨택 후 9월쯤 계약하고, 나머지 기간은 출판사와 협의하면서 몇 번의 퇴고를 거친 후 출간까지 진행한다. 그게 가능한가 진지하게 의문을 품는 당신이 해야 할 단 한가지."제발 무슨 이유라도 좋으니 매일 조금씩 쓰자.작가의 기본 조건은 우선 쓰는 사람이니까."28쪽 중에서.동기부여되는 책. 잘 읽었어요.특별히 얻은 인싸이트 한가지를 꼽자면 "트렌드에 민감하라"는 것. 작가는 눈과 귀가 열린 사람이어야 하는 것 같아요.
#다다미넉장반_타임머신블루스 #모리미도미히코 #다다미넉장반타임머신블루스 #일본소설 다다미 한장. 그 위에 일인용 좌식의자. 그 앞의 레버.당기면...과거 혹은 미래로 갈 수 있다는 설정.그렇다. 바로 타임머신!H.G.웰스가 쓴 이래로 무수히 많은 변주를 만들어낸, 타임패러독스, 평행우주 등등 SF팬들에게 선물같은 설정. 아니, 이렇게 간단한 설정으로 그 시간여행이 가능하다구요?!답은! 가능하다. 이 전제는 무너져서는 아니 된다.시간여행이 가능하다면 당신은 무엇을 해보고 싶은가? 과거의 나를 만나서 딱 한마디만 할 수 있다면?테슬라!!를 외치는 순간 미래는 망가질지도 모른다.세상의 종말을 불러올지도.그렇다. '시모가모 유스이 장'에 모인 이들 역시 약간의 상식과 세상의 종말을 막고자 하는 약간의 의무감을 가진 보통? 사람들.하루 전으로 돌아가 콜라에 적셔지기 전의 에어컨 리모콘을 가져오기로 결정. 1차 선발대가 떠난다.1차가 있다는 것은 2차도 있다는 것.어째. 일이 마구 꼬일 것 같지 않나요?어제로 가서 리모콘을 가져온다. 그러면 세상의 종말?가져와서는 안 된다. 근데 가져와버렸는데?모순이 없게 하려면?아...타임머신은 어디서 온 것일까?그걸 타고 미래에서 온 청년이 있습니다.25년 후의 '시모가모 유스이 장'에 묵고 있다는 이 청년.소설 후반부에 이르러 그 청년의 엄마가 밝혀집니다.아카시 군.어? 그럼 아빠는?이 소설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이 납니다."성취된 사랑만큼 이야기할 가치가 없는 것은 없다."아니이~ 작가님. 저 궁금해요! 진짜 궁금하다구요!!그래서 아빠가 누구? 내가 생각하는 그가 맞아요?아. 진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고백하건대, 이런 류의 소설을 좋아한다.진지하게. 작가님 도핑테스트해보고 싶어진다.약빨고 쓰지 않으면 어떻게 이런 대작을 쓸 수 있다는 말인가.눈을 감고 생각해보라.당신에게는 선택지가 있다.아니, 있었다. 당신은 엄밀히 말하자만 그것이 그렇게 크나큰 의미가 있는 선택지인 줄 알지 못했으니, 선택이 쉬웠으니까.읽다보면 기시감을 느낄 것이다.이거 아까 읽었던 것 같은데.동일한 인물과 얽히고 일어날 사건은 결국에는 일어난다. 단지 지엽적인 설정이 조금 달라질 뿐이다.세번의 변주된 이야기 끝에 우리는 이것이 평행세계에 대한 이야기임을 깨닫는다. 그렇다. 만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표지는 이 책을 설명하는데 아주 적절한 장치였던 것이다.스승님과의 대화 중에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던 장면을 소개해본다._ _ _ “가능성이라는 말을 무한정으로 쓰면 아니 되는 법. 우리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우리가 지닌 가능성이 아니라 우리가 지닌 불가능성이다.”스승님은 말했다.“귀군은 버니걸이 될 수 있나? 파일럿이 될 수 있나? 목수가 될 수 있나? 칠대양을 누비는 해적이 될 수 있나? 루브르박물관 소장품을 노리는 세기의 괴도가 될 수 있나? 슈퍼컴퓨터의 개발자가 될 수 있나?”“될 수 없습니다.”_ _ _ 아. 그런 것이었다. 나는 될 수 없다. 나라는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결국 ....이어지는 스승의 말은_ _ _ _“우리의 고뇌는 대개 응당 있을 수 있어야 할 다른 인생을 몽상하는 데서 시작된다. 전혀 믿을 것이 못 되는 자신의 가능성이라는 것에 희망을 거는 것이 제악의 근원이다. 지금 있는 자네 외에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는 자신을 인정해야만 해. 자네가 소위 장밋빛 학창 생활을 만끽할 수 있을 리 없다. 내가 보증할 테니 그저 든직하게 있어라.”_ _ _ _아. 장밋빛 학창 생활은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그런데 아카시군과의 로맨스는 가능하지 않나요?궁금합니다. 생략하지 말고 설명해주세요. 작가님. 제발!마지막에 '나'가 원래의 세계로 돌아온 것을 확인하는 장치가 있었어요. 음. 이빨은 보관하는게 좋을 듯.어떤 의미냐구요?한번 잡숴봐. 가끔 있죠? 상상을 뛰어넘는 일.저한테는 이 책이 그랬어요!※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선명한세계사 #댄존스 #마리나아마랄 #윌북 #필터 #서평단 #도서협찬 흑백과 컬러.선명함과 색감의 차이.선명한 세계사. 흑백사진으로만 남아있던 그시절 사진에 색을 입힌다.그러기 위해서는.반드시 철저한 고증 과정이 필요하다.철저한 고증의 결과물. 당신의 손에 들린 바로 이 책이다.인물과 사건.어느 쪽에 중점을 둘 것인가.인물 위주로 들여다보면 오히려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어릴적 배워왔던 세계사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배경으로 등장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흑백사진에 색을 입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인물에 가려졌던 배경에 주목하게 되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와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는데 의미를 찾았다.오래된 사건, 비극인 줄 알았으나, 불과 한 두세기 전 일이다. 전쟁과 전염병의 창궐, 빈곤, 참정권을 얻기 위한 투쟁, 왕조 시대의 몰락, 공화정의 시작, 선동가들의 등장. 굵직한 사건들 속 가려져 있던 민낯들이 눈에 들어온다. 전쟁을 겪었음에도 그들의 얼굴에는 희망 한조각이 걸려 있다.인물과 사건.당신의 관심사가 궁금하다.※ 이 글은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