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글배우 지음 / 강한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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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에서 '글배우'님을 검색해보니 6권의 책이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알았다. 이 분이 쓰신 책이 사랑받고 있구나.

그 중 2권의 책은 오디오북으로도 나와 있다. '키비'님의 목소리와 '효린'님의 목소리로.

강한별 출판사 서포터즈 1기로 선정되었고, 보내주신 책을 받았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사실 그런 순간이 정말 많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했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보이는 게 겁이 나는 순간이 정말 많다. 감당하기 버거운 결과가 나왔을 때.

더구나 내 직업이 타인을 대리하는 일이라 결과를 전달하는 것까지 해야 끝이 나는 일이다.

좋은 결과야 그렇지만, 나쁜 결과를 전달해야 할 때 예상되는 말들. 대부분 예상과 다르지 않더라.

그런 와중에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원망의 말이 나올 줄 알고 있을 때, "많이 애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고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런때가 있어 이 일을 조금이나마 열정을 갖고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말들을 이 책이 나에게 몰아서 해주는 것 같다.

무리하지 않는 글. 짧은 글인데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나처럼 속독을 즐기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장을 넘기기보다 머무르게 만든다.

나는 쓰지 못하는 글. 그래서 닮고 싶은 그의 글.

위로받은 글을 하나 소개해본다.

"불완전하지만

성장하고 있으며

겁이 많지만

겁내는 자신을 극복하려 하고

실력은 완성되지 않았지만

의지는 충만한 사람

그래서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는 사람" - 56쪽

-' 의욕만 충만한 것이 아닌가 했던 때가 있지만,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뭐, 지금도 견뎌내고 있으니까'라고 위로해본다.

"항상 생각해.

나는 지금 내 모습이 마음에 드는가.

내가 보기에 내 모습이 좋으면 되는 거야.

그게 네가 앞으로 변해 가야 할 건강한 지점이야.

만약에 아주 힘든 일을 만났다면

최대한 힘을 빼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할 일만 하는 게 좋아." 90쪽 마지막 줄에서 91쪽 중반 부분까지

- 인생의 적당한 지점에서 맞이한(?) 좌절 덕분에 내 전부를 걸지 않는 법을 배웠다. 전부를 절박하게 걸지 않으면 그래도 최악의 경우에 무너지진 않을 수 있으니. 우리집 가훈은 "적당히 치열하게"이다. 그래, 후회만 남기지 않을 정도로 그 정도로 했는데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그가 쓴 책들을 찾아서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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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이야기
지현 외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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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언제부터였을까? 고전의 재해석, 비틀기를 주제로 한 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 플롯의 동화들이 존재한다. 구전되었을 무렵의 시각은 비슷했다는 것인데.

너무도 달라진 시대상과 남여 역할(본질적으로는 평등과 존중의 문제)를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

하여 현재의 관점에서 다시 써 본 옛이야기.

최근에 '방한림전'을 읽었다. 동성의 결혼과 남장여인으로 입신양명한 주인공을 다룬 옛소설을 발굴해 다시 번역한 소설인데, 당시의 시대상으로서는 파격이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명확한 한계가 존재한다. 입신양명의 기준이 결국 '관'을 통해 지위에 오르는 것인 점, 동성과의 결혼이 인륜을 저버린 것으로 주인공 스스로 괴로워하는 점, 어떤 형태로든 자녀 출산과 양육을 외적으로 보이는 것에 집착했다는 점(입양의 형태), 동성부부이지만 바깥양반과 안사람의 역할이 구분지어졌던 점 등이다. 파격이지만 결국 시대상을 넘을 수는 없었다.

그 점에서 당시에 존재했던 새로운 시도의 책을 찾기보다는 현대의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을 펴내자는 것이 이 책의 기획의도일 것이다.

프롤로그의 '부제'부터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다시 쓰는 옛이야기는 '콩쥐 팥쥐', '홍길동전', '구미호전', '선녀와 나무꾼'이다.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이 너무도 익숙한 제목들이라 그런지 별 생각 없이 읽다가 어느순간 숙연해지는 부분이 있다.

각 이야기 뒤에 '다시 쓴 작가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본편보다 더 집중하면서 읽었다.

작가들이 접했던 옛이야기와 살면서 함께 했던 여성들의 사연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남성들이 등장한다. 다시 쓴 옛이야기에는 작가들의 바램이 투영되어 있다.

'신콩쥐팥쥐'는 '자매간의 연대'를 그리고, '홍길영전'은 '오누이 힘겨루기'의 누나에게 이름을 부여하고, '꼬리가 아홉인 이야기'에서는 구미호는 실존하지 않고 고약한 아홉 가지 이유만 있을 뿐임을 목소리를 잃고 대상화된 수많은 여성들을 대변하고, '하늘 재판 극, 고통을 벗고 날개옷을 입다'에서는 '미러링'을 다룬다.

단순히 내용비틀기에 그치는 책이 아니어서 고마웠다.

다루고 있는 내용만큼이나 파격적인 누드제본 형식으로 발간되었다. 표지만을 보고 혹은 제본 형태만을 보고는 이 책의 짜임새와 다룬 내용의 치밀함에 대해 방심하게 된다.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조금쯤 자세를 바로잡고 책장을 다시 앞으로 넘기는 일이 생겨난다.

이프북스에서 내는 책을 읽게 된 후로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간다. 나중에 딸에게 해 줄 말이 늘거갈 것 같다. 원래 서평단으로 책을 받으면 나눔을 하곤 하는데, 이 책은 서재에 고이 간직하다 딸에게 물려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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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회랑 : 국가, 사회 그리고 자유의 운명
대런 애쓰모글루 외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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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수험생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복사집에 맡긴 제본을 찾은 듯한 묘한 감각. 그래서였을까 자를 대고 밑줄을 그어가면서 읽었다.

좁은 회랑. 은유적인 제목.

정작 좁은 회랑을 이해하게 만들어주었던 그래프는 협곡처럼 깊이 들어가는 하강 이미지가 아니라

우상향하는 선들이 교차하는 간극으로 설명하는 것이라 기억에 더 남았다고 할까. 바로 아래 그림이 이 책의 핵심을 간결하게 표현한다.

가제본 132쪽 <도표1> 독재적 리바이어던, 부재하는 리바이어던, 족쇄 찬 리바이어던의 진화

​사진 참조


'리바이어던'. 많이 들어본 단어. 그리고 '홉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천명했던 그 사람이 등장한다.

국가와 사회의 관계. 그리고 개인.

저자들은 회랑이 왜 '좁은지', 그리고 왜 회랑 안에서의 삶이 불안정한지, 왜 시민들이 부단히 경계하고 조직화하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며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족쇄 찬 리바이어던'이란?

저자들이 '회랑' 안에 있는 바람직한 사회상을 말하는 것으로 국가가 강력한 힘으로 구성원을 보호하고 통제하는 사회이다. 한편 사회는 국가의 힘이 너무 가해져 독재정권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족쇄를 채우며 견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자들은 국가와 사회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리바이어던의 출현과 제어. 각 국가 혹은 유럽과 그 외의 지역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상세히 풀어낸다.

유럽과 그 외 지역의 차이점을 대해 재차 돌아가서 설명하는 부분에 저자들의 치열함이 묻어난다.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바로 시의적절성.

한국어판 머리말 '한국의 독자들에게' 부분을 읽어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맞이할 미래의 운명은 정해져 있지 않다. 기반이 무너지는 공공 의료체계와 우리의 모든 움직임을 감시하는 드론들 사이에서 차악을 택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서로 다른 미래들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우리들의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이 책이 답하고자 하는 질문이다." - 21쪽

★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언론에 많이 노출되고 개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률이 재발견되었다. 전염병 예방법.

그리고 통신사 기지국을 통해 집회참석자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그 얻어낸 동선을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에게 정보공개 차원에서 공유하는 것.

현재 비상사태여서 크게 공론화가 되지 않지만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는 그 전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을 떠나서 개인이 어떻게 견재할 수 있을까?

1인 미디어가 대안언론으로 각광받게 되었다. 현재는 경제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고 뒷광고 문제로 인해 폐해가 드러나고 있지만 자정작용을 거치는 중이다. 분명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은 문제를 수면에서 끌어올리는 순기능이 존재한다.

그리고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공론화, 청와대 청원 등을 통해 이슈를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상기시켜간다.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니, 최근 이슈들과 연계해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저자들의 전작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전자책으로 소장하고 있다(뭐, 전자책장에 잠들어 있는 책이 한두권이 아니라는 것이 더 문제인지도). 다시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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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연애소설
이기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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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홍대 모카페에서 있었던 '차남들의 세계사' 출간 기념 간담회(? 명칭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난다. 이 점은 작가님의 팬을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꽤나 정상적일지도 ㅎㅎ)에서 작가님의 실물을 보게 된 후 알게 모르게 주변사람들에게 작가님 작품을 홍보하고 다녔다.

그날 참석해서 질문을 3개나 했는데, 질문을 하기 전에 보통은 '어디에서 온 누구입니다'라고 시작하기 마련인데, 질문만 생각하느라 자기소개 없이 질문만 했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하는 작가님은 역시 작품에서 보아온 인물들처럼 속으로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막힘없이 답변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이후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를 독서모임 선정도서로 강력하게 추천하고, 얼마 전에 있었던 온라인 독서모임에서도 선정도서로 밀어부쳤으니 실제로 내가 팔아드린(?) 도서가 아마 12권 정도는 되지 않을까? ㅎㅎㅎㅎ

다른 책들도 전자책으로 소장 중에 있으니, 서운해하지는 마시라.

각설하고 역시나 제목부터 작가님답다고 생각했다. "누가 봐도 연애소설"이라니.

일단 리뷰를 쓰면서 스토리 언급은 자제해달라고 했으니(감사하게도 서평단 당첨이 되었습니다) 감상 위주로 남기겠습니다.

혹시 예전(아마 공감을 하신다면 당신은 아마 제 또래이실 겁니다)에 '이미나' 작가의 '그 남자, 그 여자'라고 아시나요? 그 책이 T.O.P이고 아메리카노라면, 이 책은 '카페라떼' 정도됩니다.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과 이야기 중에 당신이 공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페이지는 얼마 되지 않을 거예요.

이러한 감정이 연애감정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라고 자꾸 '좋아요'를 눌러달라고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뭐, 작가님 의도대로 "이게 연애소설이 아니면, 어떤 게 연애소설이냐?"라고 묻고 있습니다.

이기호만이 쓸 수 있는 연애소설. 뭔가를 건드리는데, 그게 또 깊이 있게 파고드는 것은 아닌데. 이건 뭔가 더 긁어줬으면 하는데... 그래 이 참에 나도 옛 추억에 잠겨보자.

아, 작가님. 감성 좋아합니다 ㅎ

누가 봐도 연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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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관음의 탄생 - 한국 가부장제와 석굴암 십일면관음
김신명숙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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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여자 2기. 보내주시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의 2권의 무게감이 상당했던지라 이 책의 제목만을 보고서 "몰카"를 다룬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내안의 '관음증'에 대해 반성해봅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은 전혀 다른 내용이었어요. 부제가 '한국 가부장제와 석굴암 십일면관음'입니다.

부제를 읽고 제목을 다시 보면 전혀 다른 느낌이!

표지를 넘겨 작가 소개글을 보면 이야기의 전개가 명확하게 그려집니다.

2018년 5월에 출간된 전작이 "여신을 찾아서". 여신의 역사, 여신문화, 여신 순례 등을 소개한 책이라고 하네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전작에 대한 흥미가 동할 듯.

'관음보살'에 대한 학술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여성의 역할과 이미지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여성부처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밝히면서 끝이 납니다.

읽다보니 궁금해진 부분이 결국 '여성부처의 존재'였거든요.

언제부터 '관음보살'을 떠올리면 자애로운 여성이라는 이미지가 생겼을까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종교적, 학술적, 역사적 기원을 짚어봅니다. 생각보다 짧은 역사인 듯.

자극적인 사건을 둘러싼 실시간 대화가 이슈몰이로는 제격일지 몰라도 그 근원을 파헤쳐가는 글쓰기의 생명력에는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법에 대한 이해의 처음이 제정목적과 연혁이듯. 이념 혹은 생각의 근원을 찾아가다보면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지는 듯.

그래서 뭔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하면 공부가 필요한 것 같아요.

감정에 대한 호소 역시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론적인 접근 역시 필요합니다.

이프북스에서 좋은 책을 많이 내시는데, 좀 더 많은 분들이 접했으면 합니다.

참고로 이 책. 생각보다 사진 자료가 많고, 상식에서 접근하는 부분도 많아서 중간중간 흥미가 동하는 부분을 발췌해서 읽어도 잘 익힌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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