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
이기흥 외 지음 / 화담,하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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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생좋은삶을위한성공의기술 #승진 #이직 #공감 #선택 #성장 #태도 #화담하다 #에세이 #서평단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다면, 지금 하는 행동을 그때도 했었다면... 나의 회사생활은 어땠을까?'
그런 생각 한번쯤은 해보지 않나요?

저자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다보니 웹소설 '상남자'가 떠올랐어요.
국내 굴지의 기업 대표이사가 막 취업을 할 무렵으로 회귀합니다.
신입사원에서 시작해 대표이사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지만 많이 외로웠나봅니다. 경쟁자를 배제하기보다 '같이 해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회사생활을 합니다. 그와 인연이 있었던 인물들은 알고 있던 전생보다 훨씬 잘 될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승진을 하고, 전 회차에서 그만 두었던 동료들의 손을 잡아 끌어올립니다. 실패했던 프로젝트를 멱살잡이하듯 끌고 가 성공시킵니다. 고충을 공감하게 되니 예상치 못한 선의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자연스레 그가 상대를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졌어요.

신기하게도 <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와닿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6개의 키워드. 승진, 이직, 공감, 선택, 성장, 태도.
어떤가요? 함께 일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이 그려지지 않나요?

사석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중역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인생의 화양연화 시기를 회고하는 내용이 아니라 직장인으로 정상에 섰던 사람들임에도 지금도 성장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마 실제로 직장생활을 함께 했던 동료들이 본다면 더 몰입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혹시 이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기시는 분이 있다면 찾아서 확인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감' 챕터가 인상적이었어요.
일터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의 괴리감. 공감이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형성하는구나 싶습니다. 기업컨설팅을 하면서 결론부터 내려하는 태도 때문에 받은 질타, 큰 아들의 입대 당일 군부대 앞에 내려주면서 지각한 이유를 묻지 않았다가 나중에서야 후회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이후에 달라진 모습을 알게 되니 그게 또 감동을 주더라구요.

지금 이 책 자주 보이죠? 자주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여섯 명의 본받을 만한, 그것도 각기 개성이 강한 멘토를 만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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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밤의 달리기
이지 지음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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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밤의달리기 #이지 #비채 #한국소설 #비채서포터즈2기

서울 을지로 세운상가에 자리한 청년 예술가들의 일상을 배경으로 하여, 상실과 고난 속에서도 유쾌함과 환상을 잃지 않는 청춘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

주인공 ‘휴일’은 끊임없이 오르는 임대료 때문에 여러 작업실을 옮겨 다니다가 세운상가에 정착한다. 세운상가는 언제 재개발될지 모르는 낡고 퇴락한 공간이지만, 이곳에 모인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며 일상을 산다.

소설의 시작부터 세운상가의 풍경은 독특하게 그려진다. 오랫동안 재개발 논의 속에서 소외된 공간, 그럼에도 청년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새로운 삶의 색을 덧칠한 곳, 그러나 결국 다시 떠나야만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만들어가는 공간은 특별하다. "우리만의 우주가 필요하다. 약하디 약한 우리는." 이 한 줄은 작가가 이들 청년 예술가들에게 부여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들은 사회적 기반 없이 감각과 예술에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자신들만의 우주를 통해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몽환적이고 따뜻한 세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주인공 ‘휴일’의 곁에는 남편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집을 떠난 엄마, 젊은 시절 가수였던 아빠, 예술을 포기하고 안정된 직업을 찾아 떠난 친구들, 그리고 뭔가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알 수 없는 연상의 애인 ‘엘’이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의 불안과 상처를 안고 있지만, 동시에 서로에게 미묘한 위로가 되는 존재다.

"우리는 눈과 진흙처럼 서로에게 스며든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완벽하지 않지만 서로의 삶에 조금씩 스며들며 각자의 무게를 나눈다.

주인공과 연인 엘의 관계는 소설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엘은 감각적이고 자유로운 인물이지만 때때로 엉뚱한 행동으로 주인공을 당황하게 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꽃을 들고 기다릴 때 엘은 산책하는 강아지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필요한 물건 대신 밤을 사오는 등 예상할 수 없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러나 엘은 주인공에게 삶의 소소한 기쁨과 새로운 감각을 선물하며, 두 사람은 서로의 결핍을 보듬어준다. 주인공은 "나는 엘을 만나 삶은 밤의 맛을 알게 됐다."라고 말하며 엘과의 일상을 소중하게 여긴다.

작품 속에서 이지 작가는 세운상가를 예술가들의 일터로만이 아니라, 사회적 변화와 갈등의 상징적 공간으로 묘사한다. 세운상가는 늘 재개발을 기다리지만 쉽게 변화하지 않는 곳으로, 그 안에서 작가는 "서울에 피사의 사탑이 있었다면 그것도 재개발했을 것"이라는 농담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과잉 개발과 상업화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재개발과 재생의 흐름 속에서 잊히는 것은 결국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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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늦여름
이와이 슌지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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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늦여름 #이와이슌지 #비채 #일본소설 #비채서포터즈2기

이야기는 미술 대학을 졸업한 후 광고 회사에서 일하던 주인공 카논이 상사의 압박에 지쳐 퇴사를 결심하고,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미술 잡지 편집부에 수습 기자로 입사하면서 시작된다.
카논은 우연히 맡게 된 정규직 입사 테스트 겸 특집 기사에서 전설적인 화가 ‘나유타’를 취재하는 임무를 맡게 되는데.
‘사신(死神)’이라는 별칭을 가진 나유타는 얼굴과 본명이 알려지지 않은 신비로운 화가로, 그의 작품 속 모델들이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는 소문이!

카논은 취재를 위해 홋카이도 오타루와 가와사키를 오가며 나유타의 과거와 그의 작품에 얽힌 사람들을 만나고, 각 만남을 통해 얻은 단서를 토대로 퍼즐을 맞춰갑니다.
대중예술을 하는 자에게 '사신'이라는 칭호는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많을 것 같은데. 그의 작품을 소유하려 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습니다. 이 칭호는 누가 붙인 걸까요?
나유타와 그의 작품은 인간의 고뇌와 비밀을 담고 있는 깊은 예술적 표현을 담고 있었는데 말이죠.

소설에서 나유타는 단순히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저주받은 화가가 아닌, 그저 삶을 예술로 표현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죽음을 그려냈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는 소문이 돌지만, 이는 그가 가진 예술적 감각과 진실을 표현하려는 의지를 왜곡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그 소문의 진실은 결국 카논이 밝혀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에 그 힌트가 있었죠.
이렇게 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 하나를 더 얻습니다.

카논에게는 조력자 가세가 있습니다. 카논의 고등학교 동아리 후배였죠. 카논에게서 유화를 배웠습니다. 취재장소 인근까지 카논과 동행하고 정작 취재장소에는 카논 혼자 들어갑니다. 여러차례 반복되다보니 가세의 정체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는 카논을 사진처럼 그린 그림으로 상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사진같은 그림?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나요?

아무래도 카논과 가세의 인연은 카논의 기억보다 오래 된 듯 합니다. 두 사람은 어떤 인연으로 얽혀있는 걸까요?
그리고 가세는 나유타와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요?
미스터리와 로맨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거장의 소설. <제로의 늦여름>이었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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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들의 섬
엘비라 나바로 지음, 엄지영 옮김 / 비채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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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들의섬 #엘비라나바로 #비채 #스페인소설 #비채서포터즈2기

경계와 틈새를 넘나드는 엘비라 나바로의 환상 세계

표제작인 <토끼들의 섬>에서부터 <꼭대기 방>, <미오트라구스>에 이르기까지, 환상과 현실을 섬세하게 교차시키며 독자를 혼란스럽게도, 매혹적으로도 만든다. 그 속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경계와 틈새를 탐색하고, 그 틈새 속에서 현실의 부조리와 고통을 발견하게 된다.

나바로는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기괴함과 폭력성을 끌어내는 데 능하다.

<토끼들의 섬>에서 무인도의 '가짜 발명가'가 새들을 없애기 위해 빨간 눈의 토끼를 풀어놓는 장면을 마주한다. 빨간 눈을 가진 토끼가 새를 사냥하고 잔혹하게 잡아먹는 모습은 자연스러워야 할 생태계 속에서 인간이 개입하며 발생한 일그러진 장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미지는 우리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인간과 환경의 관계로 이끈다. 단순히 독립된 생명체로서의 토끼가 아니라, 환경을 조작하고 변형하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하는 존재로 다가오는 것.

<스트리크닌>에서는 한 여성의 귀에서 발이 돋아나는 기이한 장면을 묘사한다. 그녀는 이를 가리기 위해 히잡을 사기 위해 시장으로 향하지만, 그 여정에서 마주하는 여러 사람들은 그 변이를 두려워하거나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는 단순한 환상적 설정이 아니라, '다름'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를 드러내는 은유적 장치로 읽힌다.
실제로 이 사회에서 다른 외모,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겪는 차별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며, 나바로는 이를 환상적 설정 속에 숨겨 더욱 인상적으로 전한다.

<헤라르도의 편지>에서는 이별을 앞둔 연인이 외딴 마을로 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이들이 마주하는 음산한 숙소와 기이한 숙박객들, 그리고 음침한 욕실은 마치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인간관계의 불안과 공포가 어떤 형태로 드러날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
남자친구를 향한 두려움과 불신은 초자연적 환경 속에서 극대화된다.

<미오트라구스>에서는 허구와 역사가 얽힌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대공이 벌이는 끔찍한 '놀이'는 단순히 잔혹한 상상에 그치지 않고, 사회에서 자주 소외되는 존재들을 은유하며 이들에 대한 무관심이 초래하는 결과를 경고한다.

<꼭대기 방>에서 주인공은 열악한 호텔 근무 환경 속에서 외로이 버티며, 자신이 지낸 공간이 꿈속의 불안 요소로 자리 잡는 장면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의 고단한 노동 현실과 그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상징적으로 묘사한다.

나바로는 우리에게 쉽게 보이지 않는 현실의 이면을 환상의 틀 안에서 재구성함으로써, 우리가 외면하고 지나쳤던 현실의 다양한 모습을 바라보게 한다. 그는 “외곽, 변두리, 경계… 내 관심사는 언제나 현실을 결정짓는 윤곽이 희미해지는 틈새에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관심사가 여실히 드러나는 단편소설집.

이 책을 통해 스페인소설을 처음 접해보는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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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거두는 시간
이선영 지음 / 비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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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거두는시간 #이선영 #비채 #한국소설 #비채서포터즈2기

등장인물의 나이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읽었다.

화자인 윤지의 관점에서 크게 두 개의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첫번째 사건은 어느날 그녀를 찾아 온 민혁이라는 청년이 던진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알고 있다. 기억의 배신을. 영화 <올드보이>의 대사. 물에 가라앉는 건 바위나 모래알이나 매한가지다.
윤지는 단짝이었던 수진, 선재와 관련된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두번째 사건. 윤지는 유명한 화가인 선임 이모에게서 자서전을 써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선임 이모와 이모부의 관계, 그리고 결혼을 앞두고 선임 이모의 결혼식 참석 의사를 물어오는 조카 형서의 민낯까지.
선임 이모가 이모부와 갈라서게 된 계기가 된 그분의 존재부터 선임 이모가 숨겨왔던 죄의식과 남다름을 깨닫게 된 그날의 사건까지.
그리고 결정을 해야 한다. 이모에게 책의 존재가 남들에게 알린다는 의미인지,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는 극히 개인적인 의미인지 물어야 한다.

연상되는 책이 있었다.
첫번째 사건의 경우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두번째 사건은 백수린 작가님의 <눈부신 안부>.

묘한 변주와 인상적인 인물들.
망각된 기억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질 때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
<그물을 거두는 시간>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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