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밖에서 놀게 하라 -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김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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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기 전에

아이를 키우면서 매일 매일 새로운 순간순간을 맞이합니다.

조그만 아이가 의지할 곳이라곤 아빠, 엄마 밖에 없는데, 부모가 처음이라 당황하고 제때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말도 못하는 이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응급실에 갔다가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대기하면서 불필요한 검사를 해서 아이를 괴롭힌 것은 아닌지 자괴감에 젖었던 때가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이의 건강이 주된 관심사였죠.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면서 이제는 아이의 교육에 관심사가 옮겨갑니다.

우리 아이 이제 4살인데. 요즘은 공부만 해서는 안된다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금의 일자리는 가까운 미래에는 없어질지도 모르는데...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감사하다고 했던 때가 있었는데.

참. 사람 마음이란게 그렇습니다.

아이의 재능을 발견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번 육아 관련 서적은 읽어본 적 있냐? 아이 교육에 대해 뭘 아냐?는 핀잔을 늘어놓는 배우자에게 그래도 이 책을 읽어 할 말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어느순간 이렇게나 자라있는 아이를 신기해만 할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주고 싶습니다.

2. 이 책의 구성과 내용

크게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어요.

Part1. 창의력을 키우는 햇살, 바람, 토양, 공간

1. 햇살

밝은 아이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 31쪽

어린 아이들은 이러한 꾸중이나 체벌이 부모의 관심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아이는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 부정적인 행동을 더 자주 하게 된다. 32쪽

실제로 많은 혁신가가 품었던 꿈의 공통점이 바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었다. 크게 보는 태도를 가진 아이는 자신의 꿈을 직업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아이의 큰 꿈을 위해서 부모는 크게 보는 태도를 기를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주어야 한다. 43쪽

당부하건대 부모는 아이에게 절대로 '좋은 직업을 가진 삶이 성공한 삶'이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44쪽

아이가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면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되어야 한다. 49쪽

- 매번 아이에게 '하지 마, 안되요'라는 부정적인 단어로 제어하려고만 했는데, 정작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던 건 아빠인 '나'였습니다. 의식적으로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겠어요.

이같이 유머러스한 태도를 기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햇살 풍토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풍토는 아이가 창작 과정 자체를 즐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57쪽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활동(현장학습,도서관,온라인 실험실 방문,전문가 방문,야회학습 등)을 하기 위한 별도의 시간을 주고 자료를 모으도록 해야 한다. 81쪽

매주 도서관 혹은 집에 있는 책 중에서 아이가 읽기 적당한 시집 한 권을 고른다. 그런 다음 아이와 함께 시를 읽고 의견을 나누는 활동을 추천한다. 89쪽

- 책 읽는 걸 좋아하면서 아이와 간단한 책이라도 같이 읽을 생각은 자주 안해본 듯 합니다. 반성합니다.

2. 바람

전문성을 쌓고 강인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바람 풍토

아이와 함께 아주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 그 문제를 실제로 풀어보며 무엇이 안 되는지, 또는 왜 아닌지 대답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150쪽

- 가끔 아이와 대화하면서 놀라게 됩니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풀어가는 것을 보면 뭔가 찡하기도 하고. 어제 했던 말을 내가 잊어버리기도 하는데, 아이가 기억하고 있어서 뜨끔했던 순간도 있고. 왜 안되는지에 대해서 아이의 설명을 듣고 어른인 내가 납득한 적도 있습니다.

3. 토양

토양 풍토는 지식, 기술과 같은 물적 자원을 제공하고, 교육에 필요한 멘토나 전문가와 같은 인적 자원도 제공한다. 161쪽

가족 안에서 자기 정체성을 찾은 다음에는 이것을 확장해서 나라와 문화의 차원으로 넘어가야 한다. 166쪽

- 정체성이라. 사랑받고 자란 아이는 쉽게 주변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순간 저는 아이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고 있는걸까요?

4. 공간

공간 풍토 속에서 아이는 다른 사람들과 친밀감을 형성하면서 정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 혼자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을 바라볼 뿐만 아니라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줄도 알게 된다. 200쪽

여자아이의 창의력 계발은 사실 엄마보다 아빠에게 달려 있다. 오빠가 있는 여자아이는 오빠가 없는 여자아이보다 성별에 따른 편견을 더 많이 받고 자란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 부모, 특히 아빠가 의도적으로 딸과 아들을 똑같이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250쪽

- 딸 아이에게 형제가 아직 없지만, 이 부분 읽고 뜨끔했어요.

아이가 정해진 규칙을 따르지 않았을 때는 반드시 아이의 설명을 먼저 들어야 한다. 256쪽

part 2. 멀리 보는 아이로 자라는 ION 사고력

ION 사고력은 창작 과정에 응용되는 전문성 및 비판력을 포함한 틀 안 사고(Inbox thinking), 틀 밖 사고(Outbox thinking), 새 틀 사고(Newbox thinking)를 뜻한다. 264쪽

5. 틀 안 전문성

6. 틀 밖 상상력

7. 틀안 비판력

8. 새 틀 융합력

3. 이 책을 읽고나서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보다 안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심하게 화를 냈는데, 무작정 아이를 안고 집에 들어왔더니 아이가 "아빠는 내 말을 안들어주잖아"라고 하더군요. 대답을 안하고 있자 "봐, 지금도 아빠는 내 말을 안듣고 있잖아."라고 했어요.

그날 많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반성하게 되었어요.

아이의 말을 들어주자!라고 다짐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끔 생각해요. 아이가 날 키우는 건지, 내가 아이를 키우는 건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부모가 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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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김진애의 도시 3부작 1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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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들어오면 이야기가 된다.

첫째, 도시는 누구에게든 '나의 이야기'다.

둘째, 누구나 도시를 만드는 데 한 역할을 한다.

셋째, '복잡하고 어렵다'라는 생각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나 '그래서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말이 꼭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그래서 이런 태도로 이 책을 쓴다.

"세속적인 허영심을 부추기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도시에 대한 의미와 느낌

그리고 자존감은 높이 띄우고 싶다."

- 강요하지 않는 서술이 좋다. 더 많은 논의를 하기 위한 생각을 제시한다.

1부는 3개의 콘셉트를 묶어 '모르는 사람들과 사는 공간'

콘셉트 1. 익명성

익명성에 대한 두가지 의문

과연 도시의 익명성을 없앨 수 있나?

익명성이 대세인 도시에서 사람들이 나름의 소속감, 보호감, 안정감을 희구하면서 그렇게 끼리끼리 살고 싶어 한다면 그 성향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

- 익명성이 도시의 본질이다. 이 책은 여러 개의 챕터로 나뉘어 있지만 각 내용이 전혀 무관개한 것은 아니고 지나간 주제와 연관성이 있는 부분이 자주 등장한다.

콘셉트 2. 권력과 권위

청와대, 국회, 청사들

이런 건물들의 외관과 내부에 대한 평가는 처음 접해본 것 같다.

권위에 대해 한동안 생각을 했더랬다. 당연히 부여되는 것인가, 혹은 아래로부터 존중을 받다보면 그것이 권위가 되는 것인가?

어렸을 때는 별 의심이 없었기에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지위를 동일시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권위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가끔은 생각해본다.

'벌거벗은 임금님' 우화는 너무도 유명하다.

국회 내부의 모습을 보며 실용성과 전시행정 그 둘을 모두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렇게 많은 권위들이 모여있는 곳.

콘셉트 3. 기억과 기록

보존, 보전, 복원, 재생

-비슷하지만 달리 쓰이는 개념. 최근 정치권에서 문제되었던 내용도 짤막하게 다룬다.

'사실이 역사로 남는 게 아니라 기록되는 것이 역사로 남는다.' 102쪽

기록이란 '권력'의 문제이자 '정체성'의 문제이고 또한 '자존감'의 문제이자 '명예'의 문제다. 102쪽

2부는 콘셉트 4부터 7까지 '감感이 동動하는 공간'으로

콘셉트 4. 알므로 예찬

정조가 매력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완벽한 인간이라기보다는 끊임없이 성장하는 인간'이라는 매력이 하나, '갈등과 트라우마를 안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뛰어넘는 대승적인 무엇을 추구하는 인간'이라는 매력이 다른 하다.

사실 우리 모두 스케일과 환경과 시대가 다를 뿐 그와 같은 삶을 살고 싶어 하지 않는가? 131쪽

예찬하려면 뭔가 그 이유에 대해 알고 하자는 것. 적어도 이유는 댈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콘셉트 5. 대비로 통찰

좋은 것을 발견하면 기뻐지고 그 좋음을 공유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143쪽

콘텍스트란 문맥, 맥락이다. 146쪽

아무리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아무리 모자람이 많이 보이더라도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도시를 제일 좋은 도시로 여기는 마음가짐이 생기는 것, 이것이 해외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배움 아닐까? 떠나서, 완전히 모르는 세계에 자신을 맡겨볼 때 배움의 눈을 뜰 수 있고, 그 배움으로 내가 처한 환경에 대해 냉철한 눈과 따뜻한 가슴을 작동시킬 수 있다. 통찰의 힘이다. 158쪽

- 여행 그 자체를 즐길 수도 있지만, 좋은 것을 보면 공유하고 싶고 가져오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콘셉트 6. 스토리텔링

순간적인 장면 하나에도 감동이 밀려들지만 공간에 대한 스토리텔링은 전후좌우 관계가 생기면서 상승과 고조와 클라이맥스까지 기대할 수 있다. 전후 관계가 생기면 시간의 힘이 작동하며 깊이가 생기고, 좌우 관계가 만들어지면 맥락이 생기고 폭이 넓어진다. 164쪽

도시에 처음부터 스토리를 넣으려는 의도는 어리석다. 다만 의도하지 않게 수많은 스토리들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도시란 분명히 있다. 179쪽

통영과 강화. 두 도시에 얽힌 작가님의 인연이 등장한다.

콘셉트 7. 코딩과 디코딩

사람이 만드는 모든 공간과 물체에는 그 어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심리적 함의가 들어 있다. '차이, 차별, 구분, 분리, 소외, 안전, 배려, 친절, 불친절, 편견, 인정, 부정, 초대, 거부 등'의 메시지가 녹아 있는 것이다.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특정한 함의를 코딩하는가 하면,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그 함의를 디코딩하면서 공간을 쓰기 마련이다. 190쪽

- 라디오에서 '화장실'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던 경험을 소개한다.

3부는 콘셉트8부터 10까지 '머니 게임의 공간'

콘셉트 8. 욕망과 탐욕

우리 모두가 비판하면서도 또 누구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주제가 있다. 바로 '물욕物慾'이다. 209쪽

욕망이 나쁘기만 한가? 어디까지가 건강한 욕망이며 어디부터가 잘못된 탐욕인가? 욕망이 불가피하다면 도시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 탐욕이 파국으로 치달을 위험이 크다면 사회는 어느 정도로 또 어떤 방식으로 탐욕을 제어할 수 있는가? 과연 도시에 그런 능력이 있는가? 210쪽

단지 공화국, 아파트가 아니라 단지가 문제다 215쪽

- 이 부분은 언론에서 자주 접했던 부분이다. 아이들과의 관계와 관련하여 툭 터놓고 솔질하게 말을 할 수 있을까? 욕망이 무조건 나쁘지는 않지만 누군가가 배제되고 강요된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면.....

콘셉트 9. 부패에의 유혹

이 시대의 새로운 도시 대안인가 아니면 또 다른 먹거리를 만들려는 방편인가? 초고층은 과연 어떤 공간인가? 이 논의에는 도시 분야의 해묵은 논쟁거리인 도시 밀도에 대한 해석이 필수적으로 개입된다. 도시의 유한한 가용 토지자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관한 논쟁이다. 이 시대 도시 정치의 핵심 이슈이기도 하다. 238쪽

바벨탑을 세우려는 욕망은 계속 되겠으나, 무엇을 위한 바벨탑인지는 끊임없이 의문해야 한다. 259쪽

초고층 빌딩. 누군가는 이득을 얻게 된다. 승자와 패자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져야 할 때.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 사람이 사는 공간이 곧 그가 되는 현실과의 접점 사이...

콘셉트 10. 이상해하는 능력

결국 다른 문화를 접하는 일은 자기 문화의 특이한 점, 이상한 점, 신기한 점을 새삼 발견하는 눈을 기르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261쪽

마지막 4부는 콘셉트 11, 12 '도시를 만드는 힘'

콘셉트 11. '돈'과 '표'

누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문제는 '누가'가 명확치 않다는 것이다. 작금의 시대는 '주인이 모호한 시대'라 규정할 수 있다. 이 시대를 작동하는 근본적 동력이 '돈'과 '표'에서 나온다면, 돈과 표란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돈에는 꼬리표가 없고 다수의 작은 욕망과 소수의 큰 탐욕이 얽혀 있다. 표에는 꼬리표가 달려 있는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흔들리는 게 표심이다. 287쪽

- 선거철이 다가온다. 표심에 대한 작가님 의견에 동의한다.

콘셉트 12. 진화와 돌연변이

완벽히 새로운 미래를 펼치기 위해서 도시를 만드는 경우가 있을까? 상상 속에서는 가능하다. 294쪽

- 사람 사는 세상에 온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더 나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논의는 새로운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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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하 - 반룡, 용이 될 남자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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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자리에 오르려는 남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동지로서의 아내.

제왕업 하권에서도 여전히 소기는 왕현의 곁을 자주 비우게됩니다.

혼례도 제대로 치루지 못한 신부를 두고 3년의 세월을 전장에서 보냈던 그였는데.

고모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남자의 천직이 개척과 정벌이라면, 여자의 천직은 보호하고 돕는 것이다.' 나는 이 순간이 되어서야 마침내 고모가 한 말을 진정으로 이해했다. 내 손에 쥐여진 것은 단순히 오라버니, 자담, 온 가족의 안위뿐만이 아니었다. 지금은 수만 백성의 목숨까지 내 손에 쥐여 있었다! 88쪽

왕현이 깨달은 본인의 지위. 덕분에 그녀는 매순간 냉철하게 판단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 결과 누군가의 일족이 전멸하게 되고, 유배지로 보내진다. 도전을 비켜가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쳐야 하나, 심지와 달리 그녀의 육신은 너무도 나약합하다. 이런 이유로 병상에 있는 장면 역시 자주 등장한다.

좋지 않은 몸 때문에 자녀의 출산을 포기하고 있던 중 기적처럼(사실 어느정도는 모험일수도) 임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이 그녀를 강하게 키우고자 함인지 혹은 시기를 한 것인지 분만의 순간을 혼자 맞이해야 한다(그리고 이후 그녀의 행보는 비극을 본인의 대에서 끝내기 위해 더욱 냉정한 사람이 되어간다.).

소기의 부재 중에 왕현은 쌍둥이를 분만. 태어난 이후에 비로소 전장에 있던 소기로부터 자녀들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받게 되고, 당연히 돌아올 줄 알았던 그는 변방의 반란을 정벌한 것을 넘어 북방 정벌을 위해 언제 돌아올지 모를 길을 떠난다.

부부가 자녀를 포기하게 된 원인이 된 사건. 왕현이 암살을 눈치채고 소기의 앞을 가로막아 독이 주입되었을 때, 쉽사리 깨어나지 못하는 아내에게 첫인상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등장.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평생을 찾았던 사람이랑 혼인했는데 정작 3년이나 그 사실을 모르고 지냈다고. 그 고백이 참 절절하게 느껴진다.

어릴 적 정인인 자담과의 끊어질 듯 이어지는 연을 보면 자담이란 사람의 심정을 알겠다가도 이제 그만 놓아줄 때임을 알아달라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서 4부 이후에 등장하는 후기 부분이 울컥하게 다가온다.

하권에서 유난히 배신과 처절한 응징이 연이어 벌어지니. 우리 드라마 중 '황금의 제국'이 떠올랐을 정도.

황금의 제국에서 이요원 배우가 맡았던 재벌가 회장 따님의 역할이 그러했던 것처럼 예전 친분이 있던 사람들을 처내면서 아파하고 그러다 전과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장면이 그러했다.

다만. 왕현은 소기의 배우자. 결국 천하패업을 이룬 후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서른둘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마지막까지 모든 허물을 본인이 안고가려는 듯. 사관에게 부탁을 하는 장면이 그답다고 느꼈다.

일세의 여장부. 왕현.

사극을 보는 듯. 영화를 보는 듯. 무협지가 아닌 중국소설을 이렇게 몰입하며 읽은 것이 오랜만이었다.

살아있는 캐릭터. 쉴새없이 이어지는 사건. 돌이켜보니 이미 암시가 있었던 배신. 서로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에피소드. 충성과 욕망 그 사이. 정절과 원망 사이. 수많은 인간상을 보여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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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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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웹소설 10억뷰, 누적 500만부 베스트셀러

스케일이 다르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에게 읽힌 책을 쓴 작가는 출간 후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까?

내년엔 '장쯔이' 주연의 드라마로도 방영된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표지에 등장하는 여인의 모습이 그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1부 찬란하던 시절, 지나가다

사극풍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정갈한 글들이 펼쳐진다.

읽는 나도 말투를 흉내내본다.

왕족, 전쟁으로 인해 새로이 권력을 잡게된 신흥 무인세력.

예장왕 소기.

왕현은 그녀가 마음에 두고 있던 남자 자담 대신 예장왕 소기와 혼인을 해야 한다. 첫머리에 시작한 계례(성인식)를 치뤘다는 것은 그녀가 그 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거리의 꽃 파는 소녀로 태어날지, 왕씨 가문의 딸로 태어날지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은 책임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62쪽

권력관계로 인해 딸을 예장왕 소기에게 시집보내야만 하는 아버지와 여자로서의 딸의 삶을 그대로 두고볼 수 없었던 어머니, 누이가 시집가는 대신 자신이 종군하겠다는 오라버니의 갈등을 보면 왕현은 스스로 시집가는 것을 택한다.

막상 대례를 치루러하였으나, 첫날밤도 못치루고 변방에 난 난리를 평정하기 위해 얼굴조차 보이지 않고 떠난 예장왕 소기.

그 후로 3년이나 얼굴을 보지 못한다. 대하드라마라 호흡이 긴 듯 하다. 자그마치 3년이다.

그러던 중 왕현이 소기에 의해 크게 무찔림을 당한 하담족의 왕자에게 납치당한다. 얼굴도 보지 못한 낭군인 소기가 그녀를 구할 것인가?

마침내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순간은 3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을만큼 극적이다. 벼랑에서 떨어지는 순간에 하담족의 왕자의 손목을 잘라내면서 동시에 떨어지려는 왕현을 잡아낸 소기.

소기가 패업의 꿈을 가진 영웅임을 알게 된 왕현은 그에 못지 않게 배포가 큰 여장부임을 증명해낸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순간들. 액션. 그리고 캐릭터의 완성도를 놓고 볼 때 삼국지(여포와 초선이 떠올랐던 부분이 있다) 혹은 김용 작가의 영웅문 중 '황용'이 떠올랐다. 어라. 이 책 정말 몰입도가 높은데??

2부 황궁, 뒤집어지다

"말은 길들이기는 쉬우나 사람을 길들이기는 어렵고, 사나운 말도 훌륭한 장수와 같은 법이다. 너는 사람을 길들이는 이치를 깨우쳤느냐?"

왕현에게 던져진 아버지의 화두.

놀랍게도 왕현은 열여덟의 어린 나이임에도 위인을 알아보고 포용한다(모연과 그 아내).

천하를 굽어보는 전략가이자 용맹한 왕인 소기와 어깨를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반면에 그녀는 결국 애증의 관계였던 고모와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어머니에 대한 연민. 그리고 일족을 지켜야 하는 숙명과 끝을 모를 정도의 남편의 그릇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녀는 전과 다름이 되어간다.

점차 자신의 역량을 키워가는 왕현의 앞날이 궁금해지는 상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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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돈 공부 -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이의상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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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내년이면 딱 마흔이 된다.

어쩔 수 없이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경제적인 면에 대해서는 가장인 주제에 계획적으로 살지 않았던 것 같다.

가끔 배우자와 언성을 높일 때, 주된 공격을 받는 부분은 "월급만 갖다주면 끝이냐?" 정도이다.

억울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다 인정하게 된다. 역시 와이프님 말씀은 무조건 옳다.

전세를 살고 있고 내년 8월에는 다시 이사를 해야 한다. 작년에 이사했을 때보다 집값이 많이 뛰었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는 정서적 안정을 고려해서 이사는 가급적 안가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양가 부모님께서 건강해서 의료비 걱정은 없는 상황이지만 비상금 정도는 마련해두었어야 하는거 아닌가.

월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생각은 철 모르던 20대 초반에나 하던 생각이고, 동결된지 오래인 월급을

이리 쪼개고 저리 쪼개서 살아가야 하는 형편이다.

이웃블로거분들 중에는 재테크 관련 서적을 몇 권이나 출간하신 분도 있다. 결국 써야 하는 돈을 적절한 곳에 쓰고

안써도 되는 돈은 안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40대 가장들 중에 직장만 보고 여지껏 살아오신 분들은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뛰는 부동산 가격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20대가 비트코인 투자에 열광했던 것과 유사하게 30대 중에 빚을 내서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월급여의 상당부분이 대출이자로 날아가야 함에도 부동산을 산 사람들은 오히려 자산가치가 엄청나게 올라 대출금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난 주제를 알고 있는데, 대출금이 아주 없지 않은 상황에서 더 늘리는 것은 정말 무모한 듯 하다.

이럴 때 마침 읽게 된 책이 이 책. 제목까지도 "마흔의 돈공부"라니. 참 시의적절하다.

2. 책을 읽고 나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의 세 가지 특징

첫째, 돈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둘째, 부를 향한 마음가짐이 다르다.

셋째, 실행력이 남다르다.

인생 2막에 맞는 재테크와 돈 버는 방법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단연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첫째로 꼽는다.

1인 지식기업가 - 내가 가진 지식과 노하루를 강의, 컨설팅, 책, 유투브 등을 통해 공유하고 대가를 받는 사람.

인생 2막을 위한 재테크와 1인 지식기업가가 되는 법은 사실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힘든' 것이지요. 방법 자체는 단순하고 누누가 따라 할 수 있습니다만, 분명 힘은 듭니다. 꾸준함이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21쪽

단순하게,

무식하게,

지속적으로

"지금이, 내 나이가, 내 상황이 돈 벌기에 가장 좋은 때다!"

1부 마흔 전 인생 경험을 나만의 자산으로 만드는 법

제로에서 다시 벌 수 있는 돈 내공은 어떻게 만들어질가

제가 평탄치만은 않았던 삶에서 가장 확실하게 깨달은 게 있다면, 저와 같은 범인은 대가들이 이루어놓은 업적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는 점. 32쪽

- 이 책을 읽고 있는 내게 곧바로 통용되는 지점이다.

저자는 먼저 자신의 실패담을 늘어논다. 준비 없이 한전이라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 두고 나왔음을 후회한다.

(사실 저자가 아무런 준비 없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는 직장 재직 중에 이미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취득한 상태였다.)

동업실패와 그로부터 얻은 교훈. 빚을 갚게 되는 과정(블로그 마케팅).

이후 저자가 화두로 삼게 되는 두 가지. 책과 마케팅.

단순하게 책을 많이 읽는 정도 수준이 아니라 '2,3년 사이에 수백 권의 마케팅 책을 집중적으로 읽'(83쪽)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접하게 되는 마케팅 경험들.

고객의 입장에서 작성한 문구들. 꾸준함.

독립과 빚을 갚게 되는 과정. 결코 순단치 않았을 과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후 다시 시작되는 저자의 질문

'이제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지? 부자가 되기 위해? 음.... 부자가 되면 뭐할 건데? 놀고먹는 건가? 내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닌데. 그럼, 내가 원하는 건 뭐지? (99쪽)

- 저자가 내린 답. 은퇴자의 인생2막을 위한 재테크를 돕는 것 (101쪽)

저자는 이후 유투브를 시작했고, 구독자가 29만 명에 이르게 되면서 현재는 유투브만으로도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102쪽

- 이웃블로거 분의 글을 읽어보고 단희쌤이 운영하는 유투브를 초창기부터 유심히 살펴보았다고 한다. 사실 유투브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 저자의 이름이 생소했는데, 관심갖고 찾아봐야 겠다.

인생 2막을 제대로 살기 위해 갖춰야 할 무기

-변화적응력, 문제해결력, 차별화 능력

이 무기들을 갖추는 방법은 '독서'와 '사람'

119쪽

많이 하면 쉬워지고, 쉬워지면 탁월해진다. 174쪽

인생 2막의 책 읽기는 폭보다 '깊이'가 중요하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지점이다. 사람들이 나로부터 얻기를 원하는 정보와 내가 줄 수 있는 정보의 갭을 줄여야 할 것이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사람들이 자주 물어오는 질문이 있다. 즉각적인 대답은 역시 직업상 피하고 리서치를 한 후에 연락을 주는 편인데, 자주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면 이런 식의 대응은 고객에게도 시의상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역시 전문성은 남이 묻기 전에 이미 갖추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독서법 부분은 특히 유용하게 읽어둘 만 하다.

187쪽 이하에서 서술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나 대신 시스템이 돈을 벌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알게 된 한 살 형이 있다. 어린 나이부터 사업을 시작하여 자리를 잡은지 조금 됐는데, 아직도 새로운 사업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옆에서 보면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 시간 날 때마다 물어볼 생각이다.

책과 사람이라.

이제 공부를 다시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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