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업 - 상 - 아름답고 사나운 칼
메이위저 지음, 정주은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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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웹소설 10억뷰, 누적 500만부 베스트셀러

스케일이 다르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에게 읽힌 책을 쓴 작가는 출간 후 어떤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까?

내년엔 '장쯔이' 주연의 드라마로도 방영된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표지에 등장하는 여인의 모습이 그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1부 찬란하던 시절, 지나가다

사극풍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정갈한 글들이 펼쳐진다.

읽는 나도 말투를 흉내내본다.

왕족, 전쟁으로 인해 새로이 권력을 잡게된 신흥 무인세력.

예장왕 소기.

왕현은 그녀가 마음에 두고 있던 남자 자담 대신 예장왕 소기와 혼인을 해야 한다. 첫머리에 시작한 계례(성인식)를 치뤘다는 것은 그녀가 그 전의 삶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거리의 꽃 파는 소녀로 태어날지, 왕씨 가문의 딸로 태어날지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은 책임은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62쪽

권력관계로 인해 딸을 예장왕 소기에게 시집보내야만 하는 아버지와 여자로서의 딸의 삶을 그대로 두고볼 수 없었던 어머니, 누이가 시집가는 대신 자신이 종군하겠다는 오라버니의 갈등을 보면 왕현은 스스로 시집가는 것을 택한다.

막상 대례를 치루러하였으나, 첫날밤도 못치루고 변방에 난 난리를 평정하기 위해 얼굴조차 보이지 않고 떠난 예장왕 소기.

그 후로 3년이나 얼굴을 보지 못한다. 대하드라마라 호흡이 긴 듯 하다. 자그마치 3년이다.

그러던 중 왕현이 소기에 의해 크게 무찔림을 당한 하담족의 왕자에게 납치당한다. 얼굴도 보지 못한 낭군인 소기가 그녀를 구할 것인가?

마침내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순간은 3년이란 시간을 뛰어넘을만큼 극적이다. 벼랑에서 떨어지는 순간에 하담족의 왕자의 손목을 잘라내면서 동시에 떨어지려는 왕현을 잡아낸 소기.

소기가 패업의 꿈을 가진 영웅임을 알게 된 왕현은 그에 못지 않게 배포가 큰 여장부임을 증명해낸다.

긴박하게 흘러가는 순간들. 액션. 그리고 캐릭터의 완성도를 놓고 볼 때 삼국지(여포와 초선이 떠올랐던 부분이 있다) 혹은 김용 작가의 영웅문 중 '황용'이 떠올랐다. 어라. 이 책 정말 몰입도가 높은데??

2부 황궁, 뒤집어지다

"말은 길들이기는 쉬우나 사람을 길들이기는 어렵고, 사나운 말도 훌륭한 장수와 같은 법이다. 너는 사람을 길들이는 이치를 깨우쳤느냐?"

왕현에게 던져진 아버지의 화두.

놀랍게도 왕현은 열여덟의 어린 나이임에도 위인을 알아보고 포용한다(모연과 그 아내).

천하를 굽어보는 전략가이자 용맹한 왕인 소기와 어깨를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반면에 그녀는 결국 애증의 관계였던 고모와 닮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과 어머니에 대한 연민. 그리고 일족을 지켜야 하는 숙명과 끝을 모를 정도의 남편의 그릇에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그녀는 전과 다름이 되어간다.

점차 자신의 역량을 키워가는 왕현의 앞날이 궁금해지는 상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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