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의 맛 - 은퇴전문가 한혜경의 지지고 볶는 은퇴 이야기 28가지
한혜경 지음 / 싱긋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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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은퇴는 다가오는데, 이후의 일상이 걱정된다면...

이 책을 들고 있는 당신은 적절한 시점에 멘토를 만난 것.

열심히 살았으니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바뀌기에는 늦은 나이가 아닐까?

꼭 뭘 해야 하는 것인가. 가족들과의 관계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을까?

노후준비는 어떻게 등등 생각할 수 있는 것들 대부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책의 표지는 조금 심심한데, 내용은 그렇지 않다.

고비는 역시 이 책을 집어드는 것일 듯.

1부 은퇴해보니

'아, 이제야 길고 긴 여행이 끝났구나, 이제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순간 깨달았다. 그동안 내게는 직장이 여행지였음을.

: 개인적으로 백미라고 생각하는 부분. 발상의 전환. 이 부분에서 몰입이 되었다.

집에 돌아가면 '꼭 해야지, 해봐야지'라고 벼르던 일들을 해야 한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겠는가.

새삼 깨달았다. 이별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리고 모든 이별에는 애도와 치유 과정이 필요하다. 직장이나 공적 관계망과의 이별도 예외가 아니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막상 은퇴해보니 돈 앞에서 절로 겸손해진다.

돈 관리의 핵심은 소득을 창출하는 것이다. 적은 돈이라도 오래 버는 것이 중요하다.

어쨌든 남자든 여자든 간에 은퇴 후에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보고, 생각지도 못했던 활동이나 분야에 관심과 흥미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2부 그때는 몰랐던 것들

이제야 질문을 던진다. 그때, 왜, 무엇을 위해 그렇게 분주하게 쏘다녔던 것일까. 왜 멈추면 뒤처진다고, 조금이라도 쉬면 안 된다고 여기면서 살아왔을까. 마치 전쟁하듯...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열심히'에 중독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이들수록 거품 없는 삶을 살고 싶은데 걱정된다. 뭔가 잔뜩 쌓아놓아야 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 남을 의식하는 데서 오는 이상한 허세 같은 것을 얼마나 덜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포기하기에는 아직 젊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3부 우리의 정서적 거리는 몇 미터?

그 밖에 아쉬운 것? 직장 동료들과 함께하던 점심시간.

자, 이제 누구랑 점심을 먹지? 누구한테 전화를 하지?

남편?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겠지만 어쨌든 점심만은 같이 먹고 싶지 않은 사람, 그 이름.

은퇴 후 각자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잔소리. 남녀 역할의 변화

- '동상이몽'에 등장하는 부부들 중 '송창의' 부부가 떠오른다.

은퇴 후에는 부부 싸움에 필요한 절대시간과 에너지가 충분하다. 시간도 많고 에너지도 많으니 얼마든지 싸울 수 있고 별것 아닌 일에도 커질 수 있다.

역시 결혼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부모 자식 간에도 적절한 경계가 필요하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거리두기의 필요성

4부 누구랑 어울릴까?

미움에도 적당한 선이 필요하다.

대화의 주제만이라도 최소한 10년에 한 번씩은 바꾸어주는 그런 친구가..

가끔 눈물나게 고마울 때가 있다. 이 나이에 누가 나를 이렇게 야단쳐줄까 싶어서다.

혹시 아는가. 우리가 서로 끼치는 그 '폐'가 나를 포함하여 누군가에게 살아야 할 이유가 될 수 있을지.

5부 내 나이를 사랑한다는 것

문제는 '내 나이가 낼모레면'이라는 말 뒤에 뭔가 긍정적인 단어가 따라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아직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사실이다.

6부 이토록 절은 마음은 어디에 쓸까?

신기한 것은 내가 별로 해준 것이 없는데도 자기 역사를 쓰는 사람 자신이 치유되고 변화되고 건강해지고 행복해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에 대해 알고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누군가와 진심을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은퇴 이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직장이라는 곳을 떠나 생활하지만 삶의 공간,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 사람과의 관계, 미래에 대한 계획 등등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니 이왕 할 거라면 나의 '뭔가'를 찾아서 해보면 어떨까?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기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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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브랜드의 비밀, 개정판
곽준식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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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은 실제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나아가 이런 행동의 결과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

1부 왜 행동경제학인가?

행동경제학은 기존 경제학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인간의 감성을 연구했다는 측면에서 인간행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

'이중정보처리이론' : 시스템1(직관에 의존하여 자동적으로 이루어짐)에 의한 정보처리에 포함된 오류를 시스템2(인지적 노력을 바탕으로 한 추론시스템)이 정확하게 모니터링해서 수정하지 않으면 판단 오류가 발생하게 됨.

행동경제학은 경제학보다는 심리학에 가깝다. 나 자신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용한 도구.

2부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의 비밀

이용 가능성 휴리스틱 : 어떤 사건의 빈도나 발생 확률을 판단할 때 실제의 발생 빈도(혹은 객관적 정보)에 근거하기보다 그 사건과 관련된 구체적인 예나 연상이 얼마나 쉽게 떠오르냐에 근거하여 판단하는 경향

중요한 고려 요소 : 1. 회상 내용 (무엇이 떠오르는가) 2. 회상 용이성 (얼마나 쉽게 떠오르는가)

사후 판단 편향 : 어떤 사건의 결과를 알고 나서 자신이 마치 그 결과가 나타나기 전부처 예측하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는 것

장점 : 부정적인 사건으로 인한 충격 완화 ,

단점 : 사건 자체를 덜 심각하게 인식하여 향후 사건을 예방할 기회를 놓치게 함

연상 네트워크 모형

브랜드 인지도 : 1. 브랜드 회상 2. 브랜드 재인

지식의 저주 : 과유불급

3부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의 힘

프로스펙트 이론 : 기존 주류 경제학의 효용함수와는 다른 준거 의존성(어느 것을 준거점으로 삼느냐에 따라 대상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는 것), 민감도 체감성(이익이나 손실의 액수가 커짐에 따라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감소하는 것), 손실 회피성(손실. 고통을 줄이려고 하는 성향)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가치함수를 제시. 핵심은 사람들이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해 손실을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

불확실성하에서 선택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 위험 회피 행동과 위험 추구 행동

이익은 나누고 손실은 합하라 - 쾌락적 편집의 원칙

스놉효과 : 특정 제품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면 그 제품의 수료가 줄어드는 현상.

브랜드 관리자에게는 손실에 민감한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응대할 수 있는 섬세함이 절실히 필요!

소비자는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사는 것이기 때문,

소유욕은 인간의 본성이므로 소유한 것을 잃거나 빼앗긴다는 것은 인간에게 극심한 상실감을 안겨준다.

보유효과 : 어떤 대상(사물)을 소유하거나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대상(사물)에 대한 애착이 생김. 일단 보유효과가 나타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얻는 기쁨보다 자신이 보유한 것을 잃는 고통을 더 크게 느낌.

체험 마케팅이 진짜로 노리는 것 - 소비자로 하여금 제품을 직접 경험하게 해서 긍정적은 구전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제품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

의사결정 후 느끼는 후회의 종류

1. 행동후회

2. 무행동후회

일반적으로 1.의 경우 더 후회의 감정을 느낌.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부정적인 결과보다는 행동했기 때문에 나타난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더 많이 후회하는 것.

현상유지효과 - 현재 상태에서 변화를 피하려는 사람의 성향을 강하게 나타내는 것. 규범이론 통해 설명

프레이밍 효과 - 질문이나 문제의 제시 방법에 따라 사람들의 판단이나 선택이 달라지는 현상.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 - 소비자의 마음속에 브랜드와 관련된 고정관념을 만드는 활동. 표적 시장 내 고객의 마음속에 호의적이고 독특하고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

매몰비용효과 - 사람들이 일단 시간, 돈, 노력을 투자한 후 과거 의사결정을 계속 유지하려는 성향.

매몰비용 - 경제 주체가 의사결정을 한 후 발생한 비용(돈, 시간, 노력) 중 회수할 수 없는 비용.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려면

1. 제로 베이스에서 생각한다.

2. 과거보다는 미래 관련 정보를 의식적으로 찾도록 노력한다.

승자의 저주 - 실제 가치보다 더 비싸게 사서 결국 손해를 보는 현상. '피루스의 승리'라고도 함.

4부 대세를 바꾸는 브랜드의 무기

유인효과 - 기존 제품에 비해 비대칭적으로 열등한 신규 대안, 미끼 대안, 유인 대안이 등장하게 되면 새로 진입한 대안과 유사한 기존 대안의 선택 확률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것.

경쟁이 주는 이점

1. 시장 규모를 빠르게 확장시킨다는 것

2. 자사 브랜드의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대조효과)

타협효과 - 두 가지 선택 대안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세 번째 대안이 추가될 때 중간 수준의 대안에 대한 선택 확률이 증가하는 현상

5부 끝까지 승자로 남는 브랜드의 전략

최종제안게임 - 기회는 한 번뿐이며, 서로 흥정할 수 없고, 거래가 성립하지 않으면 아무도 보상받을 수 없는 게임.

공공재 게임 - 자신이 낸 금액에 상관없이 실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똑같은 혜택을 받는 게임

필연적으로 무임승차자 문제가 발생.

우 두 게임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문제 '공정성'

분배 상황에서 공정성을 인식하는 데에는 분배의 양(크기)뿐만 아니라 질(만족도, 고통)도 매우 중요하다.

결과와 절차를 모두 고려하라.

후기 : 공부한다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았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주위에서 듣고 보았고 전에 한번쯤은 생각해보았을 내용인데, 각각의 경우마다 명칭이 붙은 이론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여러 이론들이 등장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사례들이다.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 책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흥미를 자극하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개인적인 답이 틀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데, 상식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읽어도 유익하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개인적인 의견이나 느낌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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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수문장
권문현 지음 / 싱긋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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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있을 리 없다. 40년 넘게 일해도 서비스는 결국 기본에 충실한 것이 최고 아니겠느냐,

고객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제일 중요하다고. 고객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도 서로 존중하며 잘 지내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 일을 철저하게 할 수 있는 프로라면 더더욱...

시니어 호텔리어 131쪽 중에서

기본에 충실하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누가 하는가에 따라 울림이 다르다.

그토록 오랜 세월을 지켜오면서 그는 참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것을 들었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고,

많은 것을 보냈다.

그가 나름 버텼던 방법, 기울였던 노력을 읽다보면 우직함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노력을 기울이면 대체적으로 할 수 있다는 말. 전문가라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

아마도 아들에게 들려주었을, 아직도 더 들려주고 싶었을 말들이 여기에 있다.

서문과 마지막 장에서 먼저 떠나보낸 아들에 대한 절절한 감정이 묻어난다.

진심이 묻어있는 글은 단 한 줄이라도 그 여운은 길다.

그토록 오랜 기간 그가 견딜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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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 - 걱정인형처럼 내 고민을 털어놓는 책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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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의 존재가 부각되던 때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조언을 얻기 위해서 멘토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존경할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워지고(인터넷의 발달로 그 사람 자체에 대해 모르고 싶거나 몰라도 되는 정보까지 공개가 되는 요즘이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버린 지금은 책에서 찾는 것이 나을성싶다.

이 책은 저자가 '책속의처세'라는 필명의 펴냈던 책을 이번에는 실명인 '이서희'라는 이름으로 리뉴얼해서 펴낸 책이다. 실제로 블로그 글감 책 검색에 '마법의 명언'을 입력하면 이 책과 리뉴얼되기 전의 책이 순서대로 등장한다.

무려 200가지 고민과 그에 맞는 명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1가지 고민에 그에 해당하는 명언들이 4개 정도가 등장한다.

책을 읽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먼저, 순서대로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읽는 방법.

그리고 손이 가는대로 책을 펼쳐서 그 부분을 읽어보는 것이 나중 방법이다.

꼭 해당되는 고민이 아니더라도 '지혜의 책'처럼 눈을 감고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내용을 확인하든 무언가는 얻게되는 책이다.

읽다보면 알게 되는 재미.

가령, 내가 발견한 특이한 부분.

'오늘은 누구에게나 처음이고,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처럼 시작은 모두가 서툴죠. 서투름은 능숙함의 전 단계일 뿐, 전혀 다른 길에 놓인 낭떠러지가 아니에요. 당연히 거쳐야 하는 지점에 선 당신, 발 돌려 주저앉진 말아요.

-라디오,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중

나의 미숙함, 서투름에 실망할 때 보면 좋은 명언 4가지 중 27쪽

유명작가나 철학자의 말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셀럽의 말들도 찾을 수 있다. 유인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구의 말인지를 가리고 보면 알고나서 새삼 곱씹게 되는 말들이 있다.

성취는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자산이다. 자산을 지키고 운용하는 것도 도전만큼이나 어려운 과제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에게 재투자할 때 더 높은 삶에 도전할 수 있다.

-홍수완

초심을 잃었다면 읽어볼만한 명언4가지 중 17쪽

7전8기의 주인공이 한 말이다. 복서로서 운명의 그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삶이 연상되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무턱대고 넘긴 페이지에서 당신 인생의 명언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마크 트웨인은 우연히 종잇조각을 하나 줍게 되면서 소설가를 꿈꿨다고 한다. 어쩌면 당신의 차례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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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절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황규관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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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었던 책 중에 손홍규 님의 "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이 있다.

산문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읽으면서 뭔가 과거에 친숙했던 정서(아마도 '향수'가 아닐까)를 세련된 문장으로 접하는듯 했다.

단조롭고 싱거울 수 있는 산문인데, 문장과 문장 사이의 간격이 무언가로 채워진 듯 농도 짙은 글을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알라딘에서 진행했던 리뷰대회 참여하려고 읽었던 한지혜님의 산문집 "참 괜찮은 눈이 온다" 역시 고유서가에서 나온 책이었다. 성숙한 어른이 쓰는 글이 이렇겠구나 했었다. 이 책은 블로그에 리뷰도 남겼다.

문학이 필요한 시절.

내가 책을 찾을 때가 주로 언제인가.

한동안은 다신 책을 안 볼 사람처럼. 그 다음은 글을 못 읽어서 환장한 사람처럼.

어찌보면 주기적으로 이런 시기들이 반복되니 나름 규칙적인건가?싶다.

독자의 경우가 이럴진대, 작가의 경우는 어떨까...?

시인이 쓰는 산문은 결이 다른 것 같다.

이런 표현은 외워두고 언제고 사용하고 싶어진다.

여기에 무슨 논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결론이 그리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도 알겠다. 그리고 우기고 싶지도 않다. 다만 어느 경험주의자가 세계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에 중얼거리는 혼잣말이라고 읽어주면 고맙겠다.

휴게소에 대한 명상 107쪽 중에서

신문기사를 읽을 때 가끔 홀로 중얼거릴때가 있다. 뭔가 불만족스러운데 그걸 또 합리적인 이유를 대면서 거창하게 설명하기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이걸 또 인정할 수는 없고. 그런 상황에서 위의 문구는 그때의 내 감정(혹은 감상)을 온전하게 구현한 표현이다.

자. 여기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순전히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뭐 해석은 어디까지나 독자의 자유니까).

'시적 언어'라는 것은 테크놀러지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것을 거부하는 언어다. 일반화되고 납작해진 언어를 벗어던진 언어이고, 상투적인 유행어를 신경질적으로 배격하는 언어이다. 그것은 정파적 입장이나 정치 이념의 언어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물을 각자의 몸에 새긴 언어이며, 그래서 시야를 뿌옇게 가리는 미디어의 언어를 걷어내고 삶의 심장이 펄떡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언어이다.

속도의 언어와 시적 언어 218-219쪽

문학이 필요한 시간. 시적 언어. 삶의 심장이 펄떡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언어.

어떤 문장은 깊이를 알 수 없어 헤어나오기까지의 기간을 헤어리기 버겁다.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단단해야 할까.

음. 필사를 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순전히 주관적인 느낌과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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