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수문장
권문현 지음 / 싱긋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공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이 있을 리 없다. 40년 넘게 일해도 서비스는 결국 기본에 충실한 것이 최고 아니겠느냐,

고객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제일 중요하다고. 고객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도 서로 존중하며 잘 지내지 않겠는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기 일을 철저하게 할 수 있는 프로라면 더더욱...

시니어 호텔리어 131쪽 중에서

기본에 충실하라.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누가 하는가에 따라 울림이 다르다.

그토록 오랜 세월을 지켜오면서 그는 참 많은 것을 보았고, 많은 것을 들었고,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고,

많은 것을 보냈다.

그가 나름 버텼던 방법, 기울였던 노력을 읽다보면 우직함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노력을 기울이면 대체적으로 할 수 있다는 말. 전문가라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

아마도 아들에게 들려주었을, 아직도 더 들려주고 싶었을 말들이 여기에 있다.

서문과 마지막 장에서 먼저 떠나보낸 아들에 대한 절절한 감정이 묻어난다.

진심이 묻어있는 글은 단 한 줄이라도 그 여운은 길다.

그토록 오랜 기간 그가 견딜 수 있었던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가지 고민에 대한 마법의 명언 - 걱정인형처럼 내 고민을 털어놓는 책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멘토의 존재가 부각되던 때가 있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조언을 얻기 위해서 멘토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존경할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워지고(인터넷의 발달로 그 사람 자체에 대해 모르고 싶거나 몰라도 되는 정보까지 공개가 되는 요즘이다.), 비대면이 일상이 되버린 지금은 책에서 찾는 것이 나을성싶다.

이 책은 저자가 '책속의처세'라는 필명의 펴냈던 책을 이번에는 실명인 '이서희'라는 이름으로 리뉴얼해서 펴낸 책이다. 실제로 블로그 글감 책 검색에 '마법의 명언'을 입력하면 이 책과 리뉴얼되기 전의 책이 순서대로 등장한다.

무려 200가지 고민과 그에 맞는 명언들로 구성되어 있다. 1가지 고민에 그에 해당하는 명언들이 4개 정도가 등장한다.

책을 읽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먼저, 순서대로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읽는 방법.

그리고 손이 가는대로 책을 펼쳐서 그 부분을 읽어보는 것이 나중 방법이다.

꼭 해당되는 고민이 아니더라도 '지혜의 책'처럼 눈을 감고 어느 페이지를 펼쳐서 내용을 확인하든 무언가는 얻게되는 책이다.

읽다보면 알게 되는 재미.

가령, 내가 발견한 특이한 부분.

'오늘은 누구에게나 처음이고,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라는 말처럼 시작은 모두가 서툴죠. 서투름은 능숙함의 전 단계일 뿐, 전혀 다른 길에 놓인 낭떠러지가 아니에요. 당연히 거쳐야 하는 지점에 선 당신, 발 돌려 주저앉진 말아요.

-라디오,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요> 중

나의 미숙함, 서투름에 실망할 때 보면 좋은 명언 4가지 중 27쪽

유명작가나 철학자의 말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셀럽의 말들도 찾을 수 있다. 유인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다.

그리고 누구의 말인지를 가리고 보면 알고나서 새삼 곱씹게 되는 말들이 있다.

성취는 자신의 노력으로 얻은 자산이다. 자산을 지키고 운용하는 것도 도전만큼이나 어려운 과제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자신에게 재투자할 때 더 높은 삶에 도전할 수 있다.

-홍수완

초심을 잃었다면 읽어볼만한 명언4가지 중 17쪽

7전8기의 주인공이 한 말이다. 복서로서 운명의 그 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삶이 연상되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무턱대고 넘긴 페이지에서 당신 인생의 명언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마크 트웨인은 우연히 종잇조각을 하나 줍게 되면서 소설가를 꿈꿨다고 한다. 어쩌면 당신의 차례일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학이 필요한 시절 교유서가 산문 시리즈
황규관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에 읽었던 책 중에 손홍규 님의 "마음을 다쳐 돌아가는 저녁"이 있다.

산문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읽으면서 뭔가 과거에 친숙했던 정서(아마도 '향수'가 아닐까)를 세련된 문장으로 접하는듯 했다.

단조롭고 싱거울 수 있는 산문인데, 문장과 문장 사이의 간격이 무언가로 채워진 듯 농도 짙은 글을 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알라딘에서 진행했던 리뷰대회 참여하려고 읽었던 한지혜님의 산문집 "참 괜찮은 눈이 온다" 역시 고유서가에서 나온 책이었다. 성숙한 어른이 쓰는 글이 이렇겠구나 했었다. 이 책은 블로그에 리뷰도 남겼다.

문학이 필요한 시절.

내가 책을 찾을 때가 주로 언제인가.

한동안은 다신 책을 안 볼 사람처럼. 그 다음은 글을 못 읽어서 환장한 사람처럼.

어찌보면 주기적으로 이런 시기들이 반복되니 나름 규칙적인건가?싶다.

독자의 경우가 이럴진대, 작가의 경우는 어떨까...?

시인이 쓰는 산문은 결이 다른 것 같다.

이런 표현은 외워두고 언제고 사용하고 싶어진다.

여기에 무슨 논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결론이 그리 과학적이지 않다는 것도 알겠다. 그리고 우기고 싶지도 않다. 다만 어느 경험주의자가 세계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에 중얼거리는 혼잣말이라고 읽어주면 고맙겠다.

휴게소에 대한 명상 107쪽 중에서

신문기사를 읽을 때 가끔 홀로 중얼거릴때가 있다. 뭔가 불만족스러운데 그걸 또 합리적인 이유를 대면서 거창하게 설명하기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이걸 또 인정할 수는 없고. 그런 상황에서 위의 문구는 그때의 내 감정(혹은 감상)을 온전하게 구현한 표현이다.

자. 여기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순전히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뭐 해석은 어디까지나 독자의 자유니까).

'시적 언어'라는 것은 테크놀러지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것을 거부하는 언어다. 일반화되고 납작해진 언어를 벗어던진 언어이고, 상투적인 유행어를 신경질적으로 배격하는 언어이다. 그것은 정파적 입장이나 정치 이념의 언어가 아니라 구체적인 사물을 각자의 몸에 새긴 언어이며, 그래서 시야를 뿌옇게 가리는 미디어의 언어를 걷어내고 삶의 심장이 펄떡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언어이다.

속도의 언어와 시적 언어 218-219쪽

문학이 필요한 시간. 시적 언어. 삶의 심장이 펄떡대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언어.

어떤 문장은 깊이를 알 수 없어 헤어나오기까지의 기간을 헤어리기 버겁다.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단단해야 할까.

음. 필사를 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순전히 주관적인 느낌과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 불가해한 우주의 실체, 인류의 열망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유영미 옮김, 이희원 감수 / 갈매나무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친절하다.

한편으론 불친절하다.

전자는 어려울 수 있는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가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다. 문장 자체가 어렵지 않고 문학적인 표현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후자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 기대하듯 사진 등의 시각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천체망원경에 대한 동경이 있고 별이란 자고로 빛이 나는 것이기에 시각적인 자료를 바랬던 기대를 져버렸다는 점. 불친절하다.

그럼에도 전자의 미덕이 강하다. 따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겉핧기나마 알고 있을 법한 상식들이 전면에 나서고 이후에 그 상식이 의외로 잘못된 것임을 알게 해주는 서술방식에 기인한다.

또 100개의 작은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어 다 읽어갈 경우 성취감을 준다.

작가는 서문('들어가며' 부분)에서

"우주 이야기는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으로 기록하기에는 너무나 방대하고 복잡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100개의 별을 도구 삼아 그간 인류가 우주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두루두루 소개하려 한다. 이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고자 했던 인간들의 이야기이자, 그 과정에서 이들이 얻었던 매력적인 인식의 이야기다."(9쪽)

라고 이 책의 목적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숫자, 둥장하는 별 하나, 사람 하나 혹은 다수

100개의 소제목으로 등장하지만, 잘 읽어보면 그 중에는 별이 아닌 다른 무언가도 존재한다.

태양에서 시작해서 빅뱅, 그리고 순간순간. 천문학적으로 중요한 내용도. 한동안 세상을 지배했던 이데올로기가 붕괴하던 순간도.

문학적인 표현도 등장. "그러나 모든 혁명에는 혁명 전야가 존재하는 법이다."(4. 알키오네 혁명의 시작 27쪽 중에서) 두둥.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은 코페르니쿠스 한참 후에 완성되었지만 태어나기 한참 전에 이미 태동이 있었다. 뭔가 신기하지 않은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의 수를 알고 있는가? 책은 기껏해야 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무려 9095개에 달한다.

(33쪽 참조)

먼지 하나에 행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멋진 순간을 마주하기도 한다. "베가의 먼지를 관측함으로써 비로소 우리 태양계에서 벌어졌던 일이 우주의 다른 곳에서도 벌어지고 있으며, 다른 별의 행성을 찾는 일이 부질없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39쪽 참조)

항성이 고유한 밝기의 빛을 내는 반면 행성들이 빛을 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중력 때문이다.(85쪽).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별이 되려면 질량이 최소한 태양의 7퍼센트 정도는 되어야 한다. 이 수치는 가스 행성인 목성의 질량의 7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85쪽 참조).

어느 별에도 속하지 않은 채 방랑하는 행성이 우리은하에만 무려 4000억 개 정도에 이른다.(92쪽)

방랑하는 행성을 외로운 늑대로 칭하는 표현이 재미있다.(94쪽 참조)

북극성을 정말로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하늘에서 그가 자리하고 있는 위치이다. 지구의 자전축을 연장하여 그 북쪽 끝이 하늘에 이르게 하면, 상당히 정확히 북극성이 있는 지점과 만난다. (107쪽)

북두칠성은 별자리가 아니다. 사실 북두칠성은 별자리가 아니고, '성군'이라네요. 성군은 공식적인 별자리와 달리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별의 집단을 일컫는 말이라 합니다. (186쪽 참조)

우주의 모든 것이 움직인다. 별들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은하의 모든 별은 은하 중심을 돈다. (206쪽)

금성보더 더 밝은 빛을 발하는 건 태양과 달뿐이다. 그렇다 보니 '샛별'은 해와 달과 함께 종교적·신화적 의미를 부여받았다. (241쪽)

양자역학은 중력을 설명하지 못한다. 그리고 상대성이론은 소립자의 양자 세계에 적용되지 않는다. (256쪽)

흥미가 동할만한 부분들이 무수히 등장한다. 어쩌면 사진자료나 도표 등에 의존하지 않았기에 풍성한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읽고나면 뭔가 성장한 기분이 든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느낌이나 개인적인 의견을 적은 것임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탈합치 - 예술과 실존의 근원
프랑수아 줄리앙 지음, 이근세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시감.

내용에 대한 기시감이 아니라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는 의미에서의 기시감이다.

한병철 교수님 책(피로사회 등)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문장이 굉장히 압축되어 있고, 어떤 의미인지 알겠다가고 "그래서, 내용이 뭔데?"라고 지인이 물어오면

대답을 하기엔 입을 열어 나오는 말들이 부끄럽다고 느껴지는 종류의 책.

그래서 좀 더 알고싶다, 더 알아겠단 다짐 아닌 다짐을 하게 만드는 책.

탈합치. 이거 혹시 '정반합'의 다른 의미인가?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책장을 넘긴다.

헤겔이 등장하고 그의 사상이 나오기는 하지만 좀 더 포괄적인 혹은 미시적인(?)

그래, 적절한 단어를 찾자면 '본질적인' 내용을 다룬다.

공부를 하게 만드는 책이라는 점은 책의 구성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차례를 보면 한국어판 서문 부터 9. 근대성까지의 분량이 135페이지 정도된다.

이어지는 '역자 해제·탈합치의 정치', '역자 후기' 부분의 분량이 68페이지 정도.

저자가 아닌 역자가 하고 싶은 말이 이 정도로 많을 정도의 책이라니.

보통 6페이저 정도, 혹은 많아야 20페이지를 넘지 않았던 듯 한데. 이 정도라면 역자가 책에 대해 품고 있는 감탄의 정도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다.

즉, 이해를 하려면 역자 정도의 애정을 품어야 한다는 것이다.

리뷰어로서 챙피한 고백인데, 아직 내공이 이 책을 A4 용지 한 장 못되는 분량으로 축약할 엄두를 못내겠다.

이럴 경우는 보통 책의 내용 일부를 발췌해서 적기도 하는데, 사실 책에 줄을 그은 부분이 대부분이라 문장 고르는 것도 버겁다.

예전 페터 비에리의 '삶의 격'을 읽었을 때가 떠오르는데, 마찬가지 이유로 이 책의 대단함을 일부나마 기재하는 것으로 짧은 감상을 마친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이후로(그 책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무언가를 설명할 때 문학작품의 내용을 빌려와서 예를 드는 경우가 많아진 듯 하다. 이 책에도 매 장마다 고전이 등장하고 예술작품이 등장한다. 무려 성경의 내용이 인용되기도 한다.

등장하는 작품들의 내용을 모름에도 아는 척 하고 싶게 만드니 지적 허영심을 너무 자극하는 부작용이 있다. 부디 이점 유의하시기를

확립과 동시에 고정되는 모든 질서를 내부에서 해체하며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자원을 나타나게 하는 탈-봉인을 나는 탈-합치로 명명할 것이다.

서문 16쪽 중에서

오히려 산다는 것 자체가 합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른다. 나아가 세상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 단절 없는 합치 속에 있는 것, 바로 이것이 산다는 것의 정의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3. 산다는 것은 탈-합치하는 것이다 41쪽 중에서

즉 자아와의 탈결속이 스스로 구성할, 그리고 탈합치가 사유하게 해주는 장점 안에서 자기의 정당성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탈합치는 끝도(목적도 종결도) 없는 것으로서 '지양'의 보증에 기댈 수도 없다.

6. 어떻게 부정적인 것이 실존을 활성화하는가 87쪽 중에서

그런데 탈합치가 해체하는 것이 바로 합치와 적합성의 확정성이다. 바로 이런 점에 탈합치는 자신의 힘을 빚지고 있다. 이 점에서 탈합치는 구원의 길을 연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6. 어떻게 부정적인 것이 실존을 활성화하는가 89쪽 중에서

* 이 책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개인적인 느낌과 주관적인 의견을 적은 글임을 밝힙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