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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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약속으로 익숙한 작가의 신작이다.

밀리의 서재, 리디셀렉트에 전부 나와 있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봤다.

표지의 그림이 서정적이고 심심해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미스터리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속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여러 건의 범죄가 나오지만 사건 그 자체가 부각되기 보다는 '마치다'라는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 그로인해 선한 영향력을 받고 마지막에 가서는 변화하는 삶을 보여주는 성장스토리이기도 하다.

역시 분량이 상당하다. 작가의 전작을 읽고 조금은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으나, 이번에는 두 권이라니 ㄷㄷ

압도적인 분량의 책임에도 술술 잘 익힌다. 책장을 덮고 나면 뭔가 개운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신의 아이'라고 하면 뭔가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나기도 하지만. 제목과 내용의 상관성은 두 번째 권을 읽고 나서야

짐작하게 된다.

리뷰를 남긴건 '침묵을 삼킨 아이'에 이어 두번째이다. 얼마 전에 작가의 방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그러고 보니 바로 엊그제 '미나토 가나에' 작가님이 방한했는데. 요즘 들어 일본작가들과의 교류가 활발해진 것 같다. 아무래도 일본소설이 강세이다보니 그런가보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더 덧붙인 글을 남겨두고 싶어진다. 그치만 지금은 읽었다는 흔적만 ...

요즘.. 뭔가 소진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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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조사관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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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구매 목록에 있는 책이다.

동일한 시기에 구입한 책이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이사카 고타로), '다리를 건너다'(유시다 슈이치), '유토피아'(미나토 가나에).

그 중 현재 시각 기준으로 완독한 책은 '달리는 조사관' 하나이다.

분명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인데 아직까지 완독을 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일까?

너무 많은 책들을 볼 수 있는 환경 탓에 한권 한권 집중을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이다.

이 책의 첫인상은 뭔가 '손아람' 작가가 쓴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외부자(비법조인)이 썼음에도 뭔가 내부자(법조인)가 쓴 글 같다는 느낌.

이 바닥의 생리를 잘 알고 있을 것 같은 익숙함.

암튼 '손아람' 작가의 글이 아니었다. 알고보니 이 책의 저자가 쓴 첫번째 책인 '검은 개가 온다' 역시 상당히 유명한 책이었다. 내가 미처 몰라뵀다.

뭐, 그만큼 잘 쓴 글이라 생각하면서 읽었으니 혹시라도 서운해하시지 않았으면 한다 ㅎ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인권증진위원회'라는 가상의 조직, 그에 속해 있는 '조사관'이 주인공이다.

사건은 실제 있을 법할 정도로 구체적이다.

노동조합 내 성희롱 사건(이율배반적이고 부조리한 현실을 다루고 있음직하다. 그 소재만을 보아도), 적법한 절차 문제 (체포과정과 공무집행방채 문제), 한 가지 사건을 기억하는 여러 사람의 기억을 소재로 한 사건의 재구성, 영화 암수살인을 떠오르게 하는 에피소드까지.

언젠가 이 책을 영상화한다는 글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기억이 정확한지는 의문이지만).

영상화할 경우 꼭 시청할 의향이 있다.

우리나라 작가가 쓴 글의 장점은 아무래도 동시대,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한 소재를 다루기 때문에 익숙하다는 것.

그리고 저자의 의도에 대해 더 선명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

잘 쓴 글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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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의 원점
다카노 에쓰코 지음, 전화윤 옮김 / 테오리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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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들어가기 전에

그 나이일 때 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이 있다.

지나고나면 몇번이고 이불킥을 날리면서 '내가 왜 그랬을까'할 일들도 당시에는 죽을만큼 혹은

그 근접한 아픔이 있었고, 그만큼 진지하기도 했었다.

스무살 무렵의 나. 대학생이 되고 난 후 방향성을 상실했다. 더이상 입시생이 아니었고, 매달 보는 모의고사에 목을 매지 않게 되었으므로 자발적으로 책상에 앉아야 할 이유 역시 없었다.

교복을 벗으니 입을 옷에 대한 고민이 늘었고, 패션센스가 없다는 사실에 매번 좌절했다.

시간은 늘었으나 치열함이 사라진 시간은 깊이가 없었다.

시대상으로도 그랬던 것 같다. IMF 이후 김대중 정부 집권 3년차. 학생운동이 뭔가 동력을 상실한 채 점점 운동권과 비운동권 간의 간극이 생겨날 때(00학번의 경우 그 전 학번들과 달리 운동권이 하는 '운동'에 대한 인식이 점차 부정적으로 변해갔던 것 같다.)

그때 읽었던 책이 '상실의 시대'. 하필 그래서일까 고작 스무살 밖에 안되었는데 세상 다 산 것처럼 굴었다.

그러다 군대 가서 후회하고, 복학한 후 아저씨가 되었다 ㅎㅎㅎ

2. 읽고 나서

내 이야기는 이렇다할 추억거리 없이 끝이 났지만,

저자의 일상은 글로 남겨졌다. 추상적인 묘사로 끝이 나기도, 구체적인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적어가기도,

사건일 수도, 사람일 수도 있는 대상에 대해서.

삶에 대한 고민으로 점철된 기록이다.

뭔가 부조리한 상황이 존재하고 있을 때, 이를 맞닥뜨린 청춘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우리나라 486 운동권이 대학생일 무렵의 상황이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체포자 375명, 과거에 이 정도로 많은 체포자가 나온 적이 있었나?

- 35쪽 위에서 두,세번째 줄

온전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엔 시절이 하 수상하던 날들. 내면만 들여다보기엔 너무도 큰 사회적인

이슈가 생활에 온통 드리워져 있을 때.

일기란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써내려가는 자기 고백의 글이므로, 어쩌면 더 진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문학을 읽고 자신을 투영하고 소설 속 인물을 부러워하는 부분도 있다.

그리고 가끔은 이불킥을 할 만한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두려워할 필요 없다. 나를 압박하고 지배하는 것에 분노의 눈빛으로 부딪혀주겠어. 모든 것이 적이다.

- 45쪽 마지막 두 줄

일기의 마지막 날짜는 '6월 22일'이다. 이 날이 마지막인 이유에 대해서는 이 책의 363쪽에 나와있다.

누군가의 일생 중 한면을 들여다 본 기분이라, 363쪽을 읽고 나면 힘이 빠진다.

두번째 스무살을 앞 둔 시점에서 스무살. 그 무렵을 돌아보게 만든 글들. 지금보다 무엇하나 더 가진 것이 없었던 그 날들이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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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리콜이 되나요? - 연애에서 상속까지, 모던 패밀리를 위한 가족법
양지열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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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되는 변호사들의 숫자가 늘다보니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을 하는 분들이 늘었다.

방송에서 그간 자주 볼 수 있었던 변호사 중 한 분인 양지열 변호사.

찾아보니 이 번에 내신 책이 처음은 아니더라. 그림읽는 변호사. 그 책도 찾아봐야겠다.

법 없이도 살 사람. 이라는 말은 이젠 '죽은 말'이다.

법은 최소한의 사회적 약속이기 때문에, 홀로 고립되어 일평생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편의점을 이용할 때도 법의 적용을 받는다. 너무 당연한 일이라서 의식하기도 어렵겠지만.

너무나 당연하게도 출생부터 사망까지 법의 적용을 받는데,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가족법'이 그 주인공이다.

전문가가 일반 대중을 독자층으로 설정하여 쓴 책의 장점은 이론이 아닌 실제 사례를 들어 쉽게 설명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 방송에 여러 번 출연하여 대중의 눈높이 맞는 서술방식을 알기에 읽기 수월하고 군데군데 법조문을 넣고 실제 적용된 사례를 앞에 배치하여 이해도를 높였다.

사람은 저마다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이란 것은 일단 풀어놓으면 어찌나 구구절절한지.

아마도 가사 사건을 수임하기 위한 단계에서 듣는 사연과, 이를 받아친 상대방이 낸 답변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연들, 개중에 사실관계가 손톱만큼이라도 다른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면 마치 이 부분을 뒤집지 않는다면 자신의 인격적인 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잠 못 들게 되는 수많은 의뢰인들은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쯤은 마음 편해지지 않을까 한다.

출생부터 혼인, 이혼, 유언, 상속까지 가족법의 모든 것을 아우른 이 책. 혹시라도 가사 사건에 대해 알고싶다거나 일신상 말 못할 고민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다면 조금쯤은 감이 오지 않을까 싶다.

가족도 리콜이 될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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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남자
박성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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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드라마의 흔한 소재인 출생의 비밀과 한때 한국영화 소재로 흔하게 쓰였던 남파간첩 이야기가 섞이니 2대에 걸친 대하드라마가 나왔다.

오래 전에 구입해두었던 전자책. 당시 서평을 남긴 사람 중 일부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이벤트가 있었던 것 같다. 꼭 기간 내에서 서평을 남기리라 마음 먹고 구입했는데, 이제서야 글을 남기고 있다.

그러니 지금에 와서 남기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책의 내용이 좋아서이다.

읽다보면 빠져들어가는 순간이 있고, 정신을 차릴 무렵엔 마지막 장을 읽고 있고, 끝에 가서는 저자의 약력에 적혀있는 책의 제목에 눈길이 가게 된다.

그리고 다시 표지그림을 보게 되면 "아~"하는 순간이 있다. 표지그림 잘 뽑은 것 같다.

내가 알던 아버지. 다리를 절었고, 무능력했고 원망의 대상이었고 아들의 앞길을 막아버렸던 아버지.

내가 기억하던 아버지와 세상이 알고 있던 아버지 사이의 간극.

나의 진짜 이름.

그리고 지금껏 모르고 살았던 어머니.

간직한 비밀이 너무도 컸기에 죽음을 당하고 미제 사건으로 남아야 했던 사건.

과거 사건에 연루되어 있던 사람들의 현재 모습(누군가 연상되는 인물들이 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상당히 섬세한 액션씬이 곧잘 등장한다. 이건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데 ㅎ

"혹시, 최희도란 이름 들어 봤습니까. 45년간 서대문 뒷골목에서 책방을 했는데요."

노파는 합죽한 입을 다물고 생각했다.

"아..... 상가 골목 끝?"

어떤 기억을 떠올렸는지 온 얼굴에 주름이 잡히도록 웃었다.

"제 아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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