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나무 2 - 신체 기관에서 파생된 한자 지도 한자나무 2
랴오원하오 지음, 김락준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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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한문 학원에 다니던 기억이 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사자소학을 공부했던 기억.

소리내어 선생님을 따라서 음을 읽고 해석을 하고. 종이에 깨알같이 적었던 기억들.

어릴 적 배움이 어디가지 않는다는 것. 한문을 떠올리면 수긍하게 된다.

한자 부수를 알게되면 어렴풋하게나마 읽고 해석하는게 가능하다.

어릴 적 경험은 대학에 들어와서 법전을 읽을 때, 해석할 때 도움이 되었다.

선배들은 2차 답안지를 작성할 때 한문을 약어로 적기도 했다. 그땐 그게 또 부러웠었다.

한문을 볼 일이 없다가 서포터즈 도서로 이 책을 받았다.

한자나무 2는 4기 활동의 첫번째 도서.

시리즈일 경우 중간부터 읽는 버릇에 이번에도 2권을 신청했다. 교유서가 서포터즈 활동이 매력적인 이유는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면 바로 다음책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자나무 2권을 받자마자 1권까지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께를 자랑하는 이 책의 리뷰를 이토록 빨리 올리는 이유이다.

저자는 옛 한자에서 독립적인 형상 및 의미를 가진 한자 부호를 발견해 그림문자 방식으로 파생 관계를 나타내는 한자나무를 만들었다. 파생 경로는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변화한 한자의 발전 맥락이 숨어 있다고 한다.

2권은 <신체 기관에서 파생된 한자 지도>가 부제이다.

5장 몸과 마음 - 月(달 월), 心(마음 심)에서 각 파생된 한자를 다룬다.

몸과 마음이니 心의 등장은 수긍할만 하다.

이 장에서 月이 등장하는 이유를 소개하면 "옛 중국인은 '실체'와 '추상'이라는 두 개념을 통해 신체 기관에 관한 한자를 만들었다. 月(달 월)이나 肉(고기 육)이 들어간 한자는 대부분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신체기관을 의미한다.".

月과 肉. 그러고보니 닮았다.

6장 머리

가만히 보다보면 신기하다.

이 장에서 다루는 한자는 頭(머리 두), 自(스스로 자), 目(눈 목), 耳(귀 이), 牙(어금니 아)에서 각 파생된 한자이다.

7장 입

口(입 구), 曰(가로 왈), 亼(삼합 집), 舌(혀 설), 古(옛 고), 吅(부르짖을 훤, 엄할 엄), 告(알릴 고), 可(옳을 가), 右(오른쪽 우), 加(더할 가) 등.

亼(삼합 집), 吅(부르짖을 훤, 엄할 엄)은 처음 접한다. 전자의 경우 키보드의 한문 키를 눌렀을 때 음이 기재되어 있지 않을 정도의 생소한 글자.

8장 손

한 손을 표현한 한자, 두 손을 표현한 한자로 나눴다.

두 손을 표현한 한자를 보니 '협력과 투쟁', '복을 빌다', '돈을 세고 계산하다', '바치는 것과 받는 것', '구조', '무기 소지', '오락', '네 손이 함께 일하다' 등.

9장 다리와 길

止(발 지, 그칠 지), 行(다닐 행, 항렬 항)에서 각 파생된 한자를 다룬다.

오래전 옥편을 찾아 읽을 때의 느낌을 맛보고 한자의 매력에 빠져서 한자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할 때 딱딱한 수험서를 보기 전에 이 책을 보면 좋을 듯 하다.

저자의 열정의 산물. .읽다보면 쓰고 싶어진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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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여자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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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원제목과 한국 제목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본다.

외적으로 완벽해보이는 여인의 초상. 모자이크 처리된 표지 그림을 보면 그다지 완벽하게만은 보이지 않는다.

젊음.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부유한 남편. 그리고 임신. 거액의 신탁재산.

홀연히 사라진 그녀.

지금 그녀의 행방을 찾는 사람들.

그녀와는 달리 현실의 벽에 직면해 어려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언니 '그리어'.

시니컬한 언니의 눈으로 보자면 처음부터 반대했던 결혼, 제부의 전 처. 전처의 자녀들. 낯선 곳에서 지인 없이 지내는 결혼 생활.

동생의 실종을 통보받고 동생을 찾아 온 언니에게 있어 가장 의심스로운 사람은 바로 '제부'이다.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완벽하게 차려입고 나온 모습. 제보를 받기 위해 꺼놓지 않아야 할 핸드폰. 새벽 거실 쇼파에서 홀로 앉아 있는 모습. 그리고 얼마 안 있으면 동생에게 주어질 거액의 신탁재산의 상속인.

여기까지 놓고 보면 떠오르는 소설 하나. 길리언 플린의 '고온 걸'(영화 제목과 소설 제목은 '나를 찾아줘'였다).


영어 제목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생각도 마찬가지.

매러디스는 완벽한 여자가 아니었기 때문.

완벽한 여자의 조건이 결코 외적인 면에만 국한되지 않기에 제목에 동의할 수 없었다.

원제는 'The thinnest air'. 여기서 고민.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그녀를 둘러싼 외적인 조건들의 한없는 가벼움??

책을 끝까지 읽고 난 후 드는 생각은 매러디스는 가진 것이 너무도 많았다는 점이다. 그녀는 필요이상으로 본인이 불행하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혹은 자신이 가진 것들의 가치를 가볍게 여겼던 것일지도.

반전이라고 한다면 범인의 전형을 따라가지 않았다는 점.

한가지 아쉬운 점은 범인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다. 그러나 가지지 못한 것이 이미 가진 것보다 항상 좋을 수는 없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과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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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무쌍 황진
김동진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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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본인의 활약상을 조정에 보고하지 않는다면 업적에 대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

임진왜란 7년 전쟁의 초기에 수차례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으나 조명받지 못했던 인물.

통신사 사절단에 참여해 본인의 눈으로 일찌감치 일본의 전쟁역량과 침략의도를 파악했던 무인.

활에만 의존하지 않고 일본무사들의 검술의 위력을 파악해 장병들과 체계적인 훈련을 했던 선각자.

그리고 지리적인 이점을 이용해 전술다운 전술을 적재적소에서 실현했던 지략가.

부하들의 후퇴를 처형으로 막지 않고 본인이 최선봉에서 서서 부하들의 사기를 올렸던 용장.

그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황진이 암살당하지 않았다면 왜란종결이 앞당겨지지 않았을까.

당연히 주인공 황진의 활약상이 눈에 들어오지만 마음에 걸렸던 한 사람이 있다.

통신사 부사 김성길. 그는 지나치게 예의를 중시한 나머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의 전쟁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중요인물들을 만나 동태를 파악하려 하지 않고 예의를 벗어난 일본의 의전에 항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두문분출했다.

당연히 조선으로 복귀해서 선조에 보고할 때 일본의 전쟁역량과 침략의도에 대해 회의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왜란발발 후 본인의 잘못을 인지하고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힘쓴다.

서생으로 살았던 그의 기백으로 인해 일본군이 주변의 매복을 의심하고 철군했던 일화도 있었다.

황진은 친분이 있던 김종인으로부터 그의 최후를 전해듣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은 김성길 같은 분으로 인해 벗겨진다.

감히 이 소설의 숨은 주인공으로 칭하고 싶다.

전쟁으로 스러저간 말없는 민초들의 아픔을 피신해 있던 선조가 알았을까. 동인과 서인의 정파싸움에 눈 멀어 백성들의 아픔을 외면했을 조정대신들. 그들은 어쩌면 시대의 수혜자들이 아닐까. 전쟁의 참혹함을 그린 장면들에 눈이 아리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과 의견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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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조한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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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레의 민중(역자 '조한욱')을 먼저 읽었다.

그러다보니 이 책에서 미슐레에 대해 언급하신 부분이 눈에 들어오더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가 필요한 이유. 관련 부분이 눈에 들어오니 다시 [민중]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교유서가 출판사에서 민중 같이 읽기를 진행했는데, 완독 후에 다시 정해진 분량을 읽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버거워서 절반 정도만 참여했다. 다른 분들이 남기신 글들을 보고서 반성을 하게 됐다. 한동안 '속독'을 추구한지라 '정독'과 '생각하면서 책 읽기'를 등한시한 것 같았다.

이번 책, 소소한 세계사를 읽으면서 꼭지글을 쓰신 일자와 당시를 떠올리면서 글을 읽으니 교수님의 정치적 스탠스를 어느정도 알게 되었다. 저자가 쓴 책을 동시에 여러권 읽다보면 이런 경험도 할 수 있나보다 신기하게 여겨진다.

제목이 세계사이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기존에 쓰신 칼럼을 모은 글로 챕터를 나누었지만 작성일자가 시간 순서로 배치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라 읽으면서 나름 연상되는 사건들을 생각하면서 즐거운 독서를 했다.

신문에 실린 칼럼. 지면의 한계상 하나의 제목을 달고 쓴 글의 분량이 2페이지를 넘지 않기 때문에 짧은 글임에도 완결된 구조를 가진 글을 쓰려면 이렇게 해야 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칼럼의 주제는 우리 사회에 어떤 사건이 생기면 거기에 일말의 빛을 던져줄 가능성이 보이는 외국의 역사나 인물을 찾아 소개하고, 특별한 사건이 없는 경우에는 양서나 영화, 또는 다른 문화적 산출물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정했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이 책을 잘못 읽은 것은 아닌 듯 하다.

읽다보면 읽어보고 싶은 책이나 영화들이 무수히 등장하는데, 좀처럼 짬이 생기지 않는다. 리스트라도 만들어서 체크하면서 보거나 혹은 책장을 펼쳐서 어떤 글이나 읽는 방식으로 접해도 유용한 책이다.

근래 들어 드물게도 각주가 많지 않은 책을 읽었다. 이것 역시 미덕. 가장 중요한 미덕은 역시나 다루고 있는 주제의 다양함.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의견이나 느낌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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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레의 민중
쥘 미슐레 지음, 조한욱 옮김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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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일까?

읽으면서 떠올린 것은 정말 이상하게도 어릴적 이광수의 '사랑'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다.

나라에 대한 충성실과 일상생활에서의 근면성실을 강조했었던 그 책이 떠올랐던 이유는

아마도 각 작품이 쓰여졌던 시대상이 흡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광수의 친일에 대해서 옹호하는 입장은 전혀 아니다. 다만 그의 저작에서 받았던 느낌을 떠올린 것 뿐이다. <사랑>을 읽었을 때는 내가 중학생 때였다.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던 상태로 그저 두꺼운 책을 서점에서 골랐을 뿐이었다. 그와 별개로 그는 읽는 사람에게 자의식을 고취시킬 정도의 역량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 열강들에 끼여있어 외교면이나 국방, 수출과 관련된 경제면에서 노련한 운영이 필요한 점. 일제에 침략과 지배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민족에게 필요한 것은 아마도 민족주의가 아니었을까.

반면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 <혁명>. 그런데 정작 혁명 이후 민중의 삶은 그다지 편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프랑스의 현실을 영국과 독일에 비교하는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프랑스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역사가이자 민중과 함께 생활한 자로서 다양한 계층과 나눈 대화를 풀어낸다. 그에게 있어 <민중>이란 헌신과 희생을 보여 준 고귀한 사람들이다. 계몽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다. 이 점에서 이광수가 본 민초들과 다르다.

농부가 보여주는 절제의 미덕과 노동의 의미를 강조한다. 프랑스 혁명이 단지 국가 내적인 의미를 가진 사건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대한 의미를 가졌다고 본다. 조국애를 바탕으로 그 안의 민중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를 설파한다.

지식인의 역할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프랑스 사람이 아닌데도 가슴이 뜨거워진다. 정치인의 유세연설과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문장력이 받쳐주니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정치인이 읽어만 주어도 큰 울림을 줄 것 같다. 세련된 '국뽕'의 느낌이 있다.

어쩌면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쓴 글이 아닐까 한다. 아버지가 말하기엔 그 삶은 증명 과정에 있으니까. 이미 겪어 본 자의 시각에서.

이 책의 리뷰를 적는 것은 지금의 나에게는 버거운 일인 것 같다. 교유서가에서 이 책을 같이 읽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원했는데, 매일 일정분량을 읽어 완독한 후 옮긴이 조한욱 교수님과 함께 온라인 토론도 진행될 예정이다.

아마도 오늘 쓴 글과 '같이 읽기'를 마친 후에 쓰는 글은 다를 것 같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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