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한문 학원에 다니던 기억이 있다.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사자소학을 공부했던 기억.
소리내어 선생님을 따라서 음을 읽고 해석을 하고. 종이에 깨알같이 적었던 기억들.
어릴 적 배움이 어디가지 않는다는 것. 한문을 떠올리면 수긍하게 된다.
한자 부수를 알게되면 어렴풋하게나마 읽고 해석하는게 가능하다.
어릴 적 경험은 대학에 들어와서 법전을 읽을 때, 해석할 때 도움이 되었다.
선배들은 2차 답안지를 작성할 때 한문을 약어로 적기도 했다. 그땐 그게 또 부러웠었다.
한문을 볼 일이 없다가 서포터즈 도서로 이 책을 받았다.
한자나무 2는 4기 활동의 첫번째 도서.
시리즈일 경우 중간부터 읽는 버릇에 이번에도 2권을 신청했다. 교유서가 서포터즈 활동이 매력적인 이유는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기면 바로 다음책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자나무 2권을 받자마자 1권까지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께를 자랑하는 이 책의 리뷰를 이토록 빨리 올리는 이유이다.
저자는 옛 한자에서 독립적인 형상 및 의미를 가진 한자 부호를 발견해 그림문자 방식으로 파생 관계를 나타내는 한자나무를 만들었다. 파생 경로는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변화한 한자의 발전 맥락이 숨어 있다고 한다.
2권은 <신체 기관에서 파생된 한자 지도>가 부제이다.
5장 몸과 마음 - 月(달 월), 心(마음 심)에서 각 파생된 한자를 다룬다.
몸과 마음이니 心의 등장은 수긍할만 하다.
이 장에서 月이 등장하는 이유를 소개하면 "옛 중국인은 '실체'와 '추상'이라는 두 개념을 통해 신체 기관에 관한 한자를 만들었다. 月(달 월)이나 肉(고기 육)이 들어간 한자는 대부분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신체기관을 의미한다.".
月과 肉. 그러고보니 닮았다.
6장 머리
가만히 보다보면 신기하다.
이 장에서 다루는 한자는 頭(머리 두), 自(스스로 자), 目(눈 목), 耳(귀 이), 牙(어금니 아)에서 각 파생된 한자이다.
7장 입
口(입 구), 曰(가로 왈), 亼(삼합 집), 舌(혀 설), 古(옛 고), 吅(부르짖을 훤, 엄할 엄), 告(알릴 고), 可(옳을 가), 右(오른쪽 우), 加(더할 가) 등.
亼(삼합 집), 吅(부르짖을 훤, 엄할 엄)은 처음 접한다. 전자의 경우 키보드의 한문 키를 눌렀을 때 음이 기재되어 있지 않을 정도의 생소한 글자.
8장 손
한 손을 표현한 한자, 두 손을 표현한 한자로 나눴다.
두 손을 표현한 한자를 보니 '협력과 투쟁', '복을 빌다', '돈을 세고 계산하다', '바치는 것과 받는 것', '구조', '무기 소지', '오락', '네 손이 함께 일하다' 등.
9장 다리와 길
止(발 지, 그칠 지), 行(다닐 행, 항렬 항)에서 각 파생된 한자를 다룬다.
오래전 옥편을 찾아 읽을 때의 느낌을 맛보고 한자의 매력에 빠져서 한자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할 때 딱딱한 수험서를 보기 전에 이 책을 보면 좋을 듯 하다.
저자의 열정의 산물. .읽다보면 쓰고 싶어진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인 느낌이나 의견을 적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