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 오프라 윈프리, 세기의 지성에게 삶의 길을 묻다
오프라 윈프리 지음, 노혜숙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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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이름과 얼굴.

저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름에 대해서는 익숙할 듯 합니다.

오프라 윈프리가 펴낸 책.

가끔 교얌프로그램의 진행자를 보면서 이런 생

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전문직을 주로 연기하는 연기자를 볼 때도 그렇습니다.

"저 사람은 저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 못지 않겠구나"

오프라는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면서 얻은 선한 영향력을 본인의 일부로 소화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 책은 10개 장으로 나뉘고 각 장마다 몇 개의 짧은 소주제들이 등장합니다. 분량은 적지만 오프라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눈 장면과 그 후 그녀의 소감이 등장하는 형식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말들은 그녀보다는 그녀와 만났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실제로 많은 인터뷰이들이 한 말들이 인용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용서와 자비심에 관한 부분. 누구든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 말이 생명을 얻는 것은 그 말을 한 사람이 본인의 인생을 말한 듯한 상황에서인 것 같아요.

"무슨 일이 있었든 당신을 사랑하고 용서해서 그 일로 상처를 받지 않아야 한다.

일어난 일은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바꿀 수 없다.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돈 미겔 루이스 133쪽

인터뷰를 읽을 때 두 가지 관점에서 읽곤 합니다.

인터뷰의 대상이 된 사람이 흥미로운 사람일 때 인터뷰를 더 몰입해서 읽지만, 가끔은 인터뷰를 이끌어나가는 사람이 던지는 질문이 흥미로울 때 더 잘 읽히는 것 같습니다.

준비를 많이 하고 충분한 고민 끝에 나온 질문에는 답변하는 사람의 자세도 달라지겠지요.

좋은 스피커만 있었다면 이런 책은 나오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녀가 좋은 리스너였기 때문에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리스너는 어느새 스스로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어요. 어딘가에서, 누군가로부터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이 책 안에 가득합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애정어린 태도로 경청하는 모습이 그려져서 한장한장 넘기는 손길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저는 그렇게 읽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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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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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란 어떤 사람일까?

10대때 바라본 어른의 모습은 어쩌면 그렇게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였다.

막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터진 IMF 덕분인지 화면 속에 보이던 어른들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불합리해보였던 것 같다.

20대때는 자신이 나아갈 길을 스스로 잘 아는 사람이 어른으로 보였던 것 같다. 어설프게 생각했던 미래를 그려보는 것은 선명하지 않은 지도를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존재하는 길이지만 알지 못하면 볼 수도 없는 그런 지도.

30대가 되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두려움만 늘었다. 부모가 되고부턴 세상이 온통 위험한 것 투성이로 변했다.

40대가 되면 지금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그제서야 문제가 되어서 나타날 것 같다.

마치 끝이 없는 도장깨기 같다랄까.

이 책은 뭘 "해야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아서 좋았다.

대부분의 문제는 풀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더라.

바로 자기 자신. 그럼에도 가장 힘든 순간은 스스로를 믿지 못할 때. 근데 그런 건 누구나 다 같지 않을까?

우울증이나 조울증, 요즘은 흔해진 공황장애라는 증상 등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병명 등이 이제는 익숙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 모든 상황이 다 괜찮을 수도 없고, 그 상황이란 걸 내가 다 통제할 수도 없다.

실제로 상담을 통해 접했을 사연들과 그에 대한 진단도 와 닿았지만,

이 책의 미덕은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 두 사람도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주제로 고민을 해 왔다는 점. 환자와 이격되어 중립적인 입장에 서 있을 것 같은 두 사람도 가정과 일, 그리고 연애와 결혼 문제로 누군가에게 상담을 요청하고 의지했다는 고백도 나온다.

그들도 나도 다르지 않다. 이 점을 알게 된 것만으로 상당한 위로가 되는 것 같다.

특별히 와닿았던 부분은 "당신의 불행을 인정하라" 부분

"그래, 난 과거에 힘들었어. 그래서 화가 나고 슬퍼. 그러나 난 이제 어른이야. 그 힘든 시간 속에서도 난 이만큼 괜찮은 사람이 되었어. 그건 내 힘이야. 더 이상 과거가 나를 지배하도록 두지 마!"

-117쪽

그리고 저자의 본인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 중

"저의 경험에 비추어보자면, 죽을 듯히 슬프고 우울해도 일단 일어나서 씻고 먹고 움직이고 전화를 하고 전화를 받는 것, 이게 시작이 되더라구요. 그걸 해야 내 안에 도파민이건 세로토닌이건 나올 거잖아요. 내게 다시 생동감을 찾아주기 위한 최소한의 첫발만큼은 스스로 떼어줘야지, 안 그러면 너무 힘들어요."

-247쪽

개인적으로 저자의 말에서 어른의 정의를 찾아본다. 뭐든 스스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 아닐까? 그 시작이란게 자발적이든 스스로의 환경에 등떠밀려 어쩔 수 없는 것이든. 결국은 그걸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어른이 아닌가 싶다.

안 괜찮아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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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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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서평단에 선정되어 살림출판사로부터 정성스런 메일과 함께 책을 수령했습니다.

좋은 책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많은 독자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입소문을 통해 점점 독자들이 늘어난 케이스라고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좋은 책을 남보다 먼저 볼 수 있는 특권은 흔한 기회가 아니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가제본 형태로 받아서인지 글감 검색 후 표지를 보고 내가 읽었던 책의 내용과 떠올렸던 이미지와 부합하는가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어느샌가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되어갑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없었던 건물이 두세달이면 새로 생기기도 하는 것을 보면 10년은 너무도 많은 세월인 듯 합니다.

이런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유는 이 책의 배경이 된 '습지'는 사라진지 오래이고, 자연의 보고로 부각된 후에는 이미 때가 늦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묘사한 부분은 충분히 서정적이고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어린 시절에 보았던 자연을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언젠가 방송에서 보았던 자연의 풍광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습지와 이를 둘러싼 자연은 배경으로서만이 아니라 사건의 진실을 가리는 장치가 되기도 합니다(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책에서 확인하시기를 ㅎ)

등장인물을 보면

가족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였으나, 자연의 보살핌을 받고 자란 소녀 카야('마시 걸'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지 못했지만 생물학을 공부하면서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카야는 생물학의 세계를 샅샅이 뒤지며 어미가 새끼를 떠난 이유에 대한 답이 될 만한 설명을 찾아 헤맸다-164쪽

그에게 유사가족이 되어준 사람들(점핑과 메이블 부부 등,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서서 카야에 대해 담담하게 말하거나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는 회상장면을 읽다보면 카야라는 소녀에게 행한 알듯 알지 못했을 관심과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을 보게 됩니다. 가령, 잔돈에 대한 부분.).

글을 가르쳐주고 인생의 방향을 잡아 준 소년 테이트(그 또한 본인의 미래와 연인의 현재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 갈라지지만 결국은 카야의 미래를 함께 하게 됩니다).

"카야, 넌 이제 글을 읽을 수 있어. 까막눈이던 시절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거야." -130쪽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버린 소녀와 소녀에게 흥미를 느끼지만 결국 상처를 준 체이스(그는 만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람이고, 카야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준 사람, 그로 인해서 카야를 떠나 죽을 때까지도 돌아오지 못한 어머니를 이해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니 아이러니 합니다.).

사려깊은 그림과 변화의 기록을 담은 책(자연에서 위로받고 자연을 통해서 인정받게 되고 결국 생애의 대부분을 습지에서 보내는 카야의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다시 찾아와 준 오빠 조디(그가 어머니의 소식을 카야에게 전해줍니다. 다시 못 볼 줄 알았던 혈육이 마주하던 장면의 감동이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서술방식이 흥미로운데요.

현재를 서술하는 부분은 하나의 살인사건과 용의자를 특정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법정소설로서의 면모를 부각합니다. 백미가 된 재판에서의 변론과정은 '앵무새 죽이기'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에티커스 핀처' 변호사에 필적하는 변호인이 이 책에서도 등장합니다.

어떻게보면 비슷한 대립구도 같기도 하네요. 이번에는 인종이 아니라 문명인과 비문명인(마시 걸) 구도.

처음에는 소녀의 모험기였다가 가슴아픈 연애소설이었다가 법정물이었다가 더 시간이 흐른 뒤에 드러난 진실.

(더 자세히 쓰고 싶지만 생략합니다 ㅎ)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책을 덮고나면 여운이 남는 책입니다. 어쩌면 더 시간이 흐른 뒤 고전이 될 것도 같아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지금은 볼 수 없을 것만 같은 그곳. 어머니가 들려주었던 말.

카야의 마지막이 테이트가 발견한 모습 그대로 편안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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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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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생활하면서 불합리한 지시를 당하거나 인사고과를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한(혹은 과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았거나 공을 전부 다른 사람에게 빼았겼다거나 하는) 경험이 없는 분은 아마도 없지 않을까요? '사내정치'라는 말이 일상적인 용어로 사용될 정도이니. 줄을 잡고자 온갖 일을 하기도 하고.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이 조금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부제인 "당한 만큼 갚아준다"는 한자와 라는 캐릭터가 과잉된 것은 아닌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고 묻고 싶었던 지점이 있었는데, 책장을 마지막까지 넘기면 그제서야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등장합니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는 중국 고사가 생각나는 장면이 있는데, 세월이 그 정도 흐른다면 묻어두고 사는 것이 오히려 마음은 편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이 동력이 되어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었겠지요.

군 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 중 하나는 '보고'체계였습니다.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사전에 미리 보고, 안되면 조치 후 사후보고를 해야만 한다. 그게 아니라면 지휘계통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책임을 질 수 있다.

그런데, 상급자에게 보고를 했음에도 그 상급자가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고는 문제가 발생한 다음 뒤처리(책임)을 떠넘긴다면...

- 분식회계라는 용어가 등장하지만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몰라도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게 설명해줍니다.

지점장의 지시로 대출심사를 철저히 하지 않고 거액의 대출을 해 주고 난 이후 부도가 나게 되고 지점장은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부하직원에게 떠넘기려 한다.

그러나 지점장이 간과한 점이 있습니다. 그 부하직원이 다름 아닌 한자와 나오키 라는 점입니다.

한자와는 문제를 파고들어 결국 지점장과 서부오사카철장 사장과의 공모까지 밝혀내게 됩니다. 자발적으로 사죄하였다면 좋았건만 역시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사과를 하는 것은 어렵겠죠. 그렇지만 이번에는 도가 지나쳤습니다.

나중에는 지점장이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지점장의 착각은 한자와가 그 전까지 경험했던 직원들과는 달리 순종적인 성격이 아님을 미처 몰라봤다는 것. 결국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한자와를 적극적으로 영전시키고 그는 좌천됩니다.

형사처벌은 가까스로 면하게 된 셈이니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그마저도 세심한 성격으로 남편이 평소와 다름을 알아 챈 현명한 부인이 한자와에게 잘 부탁한다며 고개를 숙이고 간 것 때문인데, 그는 이후에 아내에게 자신의 속내를 더 털어놓게 되었는지 궁금하게 됩니다. 지점장은 한자와의 마음이 약해진 이유에 대해 인지를 한 것인지 혹은 나중에라도 깨닫게 되었을지.... 지점장의 권위의식과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를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음에도 자녀들이 아버지에게 품는 존경의 마음을 잘 헤아려서 앞으로는 성실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래봅니다. 스스로 파놓은 구덩이에 빠져들면서 그전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아내와 자녀들의 가장으로서의 지위가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다니..

한자와의 아버지와 얽힌 에피소드를 보면서 어린 나이에 어떤 생각으로 버텼길래 그렇게 오랜 세월을 잊지 않고 있었을지 궁금해집니다. 성실한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을 알 것 같았습니다. 제조업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요즘입니다.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그야말로 생산성 있는 일이니까요. 땀 흘려서 일하는 삶의 무게. 아버지들이 살았던 세상...

일본소설을 보다보면 가끔 상식을 파괴하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서는 경우를 보게되는데(예를 들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인더풀', '남쪽으로 튀어라' 처럼), 현실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라서인지 판타지 느낌이 강했어요.

이에 반해 이 책은 '은행'이라는 공간과 은행원의 업무인 '대출'과 관련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점, 거품이 꺼지기 전과 후의 시대상황을 잘 설정한 점에서 현실성 있는 판타지라고 느꼈어요.

소수의 사람들과 대면하여 일을 하는 직업을 갖고 있어서 다수의 인원이 한 곳에서 일하는 직장에 대한 판타지가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입사한 동기들과 나누었던 앞으로의 계획과 각오는 이후 점점 무뎌지고 어느 누군가는 지금 시점에서 살아있지 않은 사람이 되고 어느 누군가는 뒤쳐지게 되지만, 그럼에도 서로 의지할 수 있어 버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동기들과 나누는 술잔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이 점에서 이 책은 저에게는 판타지네요. 한자와 나오키와 같은 직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고 싶습니다.

역시 영업2부 차장이 된 한자와 나오키의 이후 행보 역시 기대됩니다^^

순차적으로 4권까지 발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다렸다가 얼른 구매해야겠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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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한윤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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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에 대한 첫인상에 대해

자신감이 강조되던 시기가 있었는데(근자감이란 말이 있었을 정도),

스스로를 높이고 아껴주는 것을 의미하는 자존감이 화두로 떠오른 요즘인 것 같습니다.

외적 요인에 방점을 두고 일이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찾기보다는 내적인 부분으로부터

위안을 얻거나 기존에 갖고 있는 것을 더 소중히 여긴다거나 나중의 행복보다 지금 당장의 소소한 행복을 강조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보면 더 이상 노력이 정당한 보상을 보장해주지 않는 세상을 깨닫게 된 것이 아닌가.

그래서 현재 상황과 지금의 나에 대해 긍정적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떠올릴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개인적으로 휘트니 휘스턴의 노래 가사입니다(the greatest love all). 아마 저보다 어린 세대들은 BTS의 R.M이 UN에서 한 연설을 떠올릴테지요.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심리학 관련 책 1권(나이듦의 심리학), 엄마와 딸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 1권(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됐는데, 뭔가 하나의 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기에 사람과의 관계 및 내면적인 성찰에 대한 책을 읽게 되다니~

2. 읽고나서 느낀 점에 대해

부제가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에 단호해지는 심리 수업"입니다. 자, 뭔가 내용에 내해 감이 오시나요? ㅎ

이 책의 저자는 "우리는 이런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용기를 찾고, 자신이 처한 상황의 본질에 주목하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꾸던 악몽에서 이제 깨어나기를."(9쪽) 바랍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의 본질에 주목하길 바란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책의 전개는 책의 제목과 심리수업이라는 부제에 걸맞지 않게(?) 소설의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소냐라는 인물이 화자로 등장해 본인의 이야기를 해나갑니다. 각 챕터마다 소냐가 본인의 입장에서 서술을 한 부분과 이후 상담자 혹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소냐의 심리와 현재 상황, 행동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설하는 부분이 같이 전개됩니다.

소냐의 경우 어린시절 상처를 받았으나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어른이 됩니다.

만족스럽지 않은 결혼생활을 하다 프랑크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단점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남편과 이혼하게 프랑크와 같이 살게 됩니다.

이후에는 독자가 예상했을 법한 상황이 펼쳐집니다.

"우리는 종종 지금 이 관계가 상처만 남긴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끊어내지 못한다. 상대에게 속았다는 것도, 이미 실패한 관계라는 것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111쪽

소냐가 일자리를 얻기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프랑크가 자신의 친분이 있는 회사에서 사무 보조직으로 일하게 됩니다. 프랑크가 갚아야 할 빚이 있는 친구에게 소개한 것이 아니었다면 좋았을 것을.

프랑크 본인은 배우자와 이혼을 하지 않고, 배우자가 소냐의 존재를 알게 될까 전전긍긍합니다.

자연히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과 달라지겠죠.

의존과 집착과 질투. 상대를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안에 두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관계.

거짓말.

소냐는 여러번 속았으면서도 예전의 다정한 모습의 프랑크를 잊지 못하여 쉽게 놓칠 못합니다.

새로운 집을 얻고 새로운 직장을 얻으려는 시도를 하면서 프랑크와 결별을 하기로 마음 먹었으나, 그때마다 프랑크의 애원에 못이겨서 그를 다시 받아들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제발 가지마. 내가 다시 잘할게!"

항상 똑같은 말이 반복되는 진부한 게임이 이렇게 또 반복됐어요. 난 흐느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결심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았습니다. -165쪽

소냐가 결별을 결심했을 때 프랑크가 쉽게 놓아주질 않습니다. 단순히 소냐가 자존감을 회복해서 상대를 거부하면 끝이 나는 단순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나르시시즘에 빠진 남자의 성향을 분석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설명하고 있으나, 사실 이런 부분은 읽기가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소냐와 프랑크 모두 심정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인물이고 처해있는 상황 역시 어느 한 쪽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입장이니까요.

치료와 상담을 통해 결국 소냐는 프랑크와 결별하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1부.

사실 여기까지 읽는 내내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실제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 싶어진 것은 2부 더는 사랑한다는 말을 믿지 않겠다를 읽고나서입니다.

"그가 그렇게까지 최악일까? 내가 그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건 아닐까?"

많은 사람이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하며 연인이 아닌 자신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하곤 한다. 하지만 보통 어느 한 사람에게만 문제가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사람이 주로 희생하고 다른 한 사람은 이득을 얻는 불공평한 관계라도 서로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269쪽

1부는 2부에서 서술하는 부분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장치로서 기능하는 것 같아요. 1부에 상당부분을 할애한 덕에 2부에서 서술한 부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교과서로 치면 2부는 핵심요약정리 부분이라고 할까요.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삶을 위한 6가지 태도를 인용하고 마치고자 합니다 ㅎ

1. 나는 아무 감정이나 던져버려도 되는 쓰레기통이 아니다

2. 나는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3. 무엇보다 내가 우선이다

4. 실패한 관계 빨리 인정하기

5. 전문가에게는 연인의 속내까지 설명하기

6. 새 인생을 제대로 준비하기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5.의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6.의 경우 가장 현실성 있는 조언인 듯 합니다.

어떻게보면 실용서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아요. 신선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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