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폭력은 당연히 나쁘다. 단 한번이라 하더라도 고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건 남편도 자신이 잘못했다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진 않다.
2. 언어폭력도 당연히 나쁘다. 이건 고치지 못할 것이다. 남편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라왔고 습관으로 몸에 배어 버렸다. 더 어려운 건 때린 잘못은 확연히 드러나지만 자신의 말투는 왜 나쁜지 어디가 잘못된 건지 깨닫지 못한다는 점. 방법이 없다.
3. 양말. 이건 잔소리를 하면서 짜증을 낼 건지 아무말 없이 감당할 건지 상대를 바꿀 건지 내가 바뀔 건지 결정할 여러 사소한 문제 중 하나다. 연애가 아닌 결혼의 일상은 이런 게 쌓이는 것.
4. 오이. 이건 아내가 지나치다. 안 먹는다고 큰일나는 거 아니다. 입 열 것과 수용하고 넘어갈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다 표현하면 그건 명백한 잔소리다.
5. 양말이나 오이에 대해 아내가 느끼는 감정은 사실 남편 자체에 대한 감정이다. 양말이나 오이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남편 자체가 싫어진 거다.
6. 이 만화의 남편은 생각없이 다 표현하는 스타일이고(그래서 드러난 게 다다) 아내는 꽁꽁 숨기는 스타일이다(드러내지 않는 무섭고 잔인한 생각이 얼마나 많은가. 돈만 벌어오는 개라고 생각한다거나) 숨겨진 아내의 마음을 남편이 다 알게 되면 상황은 지금하고 또 다를 것이다.
7. 이 만화의 아내가 딱 저자인 것은 아니겠지만(그런가? 잘 모르겠다) 아내 입장에서 쓰여졌다. 똑같은 내용이 남편 입장에서 쓰여진다면 많이 다를 것이다. 입장 차이란 아주 큰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