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타일의 추리소설. 피튀기는 잔인함은 사양함. 재판 과정이나 수사 과정이 차곡차곡. 깔끔한 마무리, 권선징악형은 특히 별로. 이미 범죄가 일어난 다음에는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그 관련자들은 예전과 같을 수가 없다. 어느 순간 틀어져버린 인생은 영원히 얼룩지고 그림자도 평생 드리워진다. 범인이 잡히고 처벌이 가해진다 해도 마찬가지. 강압적 심문을 하는 수사관이 찜찜했지만 당시에는 비일비재했겠지. 높은 사람의 압력을 거절하지 못하고 불의에 눈감으며 조직의 힘과 가족의 생계 핑계를 대는 것도 현실적이겠지. 오히려 돈과 무관하게 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이런 변호사를 찾기가 더 어려운 게 아닐까. 그러기에 범인을 알면서도 입밖에 내지 못하고 범인이 아닌 줄 알면서도 사형 선고가 내리는 걸 지켜보고 그 모든 일이 뒤집히지 않는 거겠지.

 

번역된 책이 이거 하나밖에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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