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신선이라는 자는 책을 파는 아쾌로 붉은 수염에 우스갯소리를 잘하였는데, 눈에는 번쩍번쩍 신광이 있었다. 모든 구류, 백가의 서책에 대해 문목과 의례를 모르는 것이 없어, 술술 이야기하는 품이 마치 박아한 군자와 같았다. 그러나 욕심이 많아 고아나 과부의 집에 소장되어 있는 서책을 싼 값에 사들여 팔 때에는 배로 받았다. 그러므로 책을 판 사람들이 모두 언짢게 생각하였다."<책쾌 송신용>에서 인용하고 있는 책쾌 조생(조신선)에 대한 역사기록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책장수 조생은 고아나 과부 같은, 생계가 곤란해 책을 파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아주 싼값에 책을 사들여선 팔 때는 두세 배도 훨씬 넘는 값을 받는, 좋지 못한 짓거리를 한다는 거야. 탐욕스럽기 이를 데 없는 책장수라나."
"대체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대체 어떤, 혹 짐작 가는 사람 없어요?"
<책쾌>는 조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로,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다른 책장수가 조생에게 덮어씌운 일이라고 서술한다.
소설은 역사적 기록과 다르니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서 서술하건 뭐라 할 바는 아니지만, 조생이 세속적 욕심이 전혀 없는 신선같은 인물로 그려져서 오히려 아쉬웠다. 바람처럼 사라진다거나, 나이를 먹지 않는 것 같은 능력, 홑겹 삼베옷 품속에서 수십 권의 책이나오는 마술같은 상황 같은 걸로 뭘 드러내고 싶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