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좋아하고 싶었다. 술자리에 어울리지 못하고서야 어떻게 인간관계가 원만해질 건가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안주는 좋지만 술은 좋지 않았다. 소주건 와인이건 맥주건 모두 쓰고 떫기만 해서 도저히 친해질 수가 없었다. <취하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술을 마시지 못하는지 왜 싫어하는지 알게 되었다. 몸이 그렇게 생겨먹은 거다. 술이 받지 않는 이유 하나. 알데하이드 탈수효소 활성도가 낮아서.(술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진단다) 그리고 또하나는 미각이란다. 미각 중에서 쓴맛을 잘 느끼는 미각수용체 유전자가 있는데 이것이 예민한 사람은 술이 쓰게 느껴지고 무딘 사람은 술의 쓰고 떫고 자극적인 맛보다는 달콤하고 시원한 맛을 주로 느낀단다. 그러니 주량에 차이가 날밖에. 생김새나 키나 두뇌처럼 술도 유전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니 마음에 들지 않아도 깔끔하게 포기하는 편이 정신건강에 좋을 터. 미련을 두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