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 박웅현·최재천에서 홍정욱·차인표까지 나다운 삶을 선택한 열두 남자의 유쾌한 인생 밀담
조우석 지음 / 중앙M&B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조우석의 인터뷰 에세이,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는 나같은 중년의 남자에게는 참 도발적이면서도 맛깔스러운 상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 첫 번째 인터뷰, 광고회사의 ECD(Executive Creative Director)인 박웅현와의 대화 부터 내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모든 분야에서 인문학은 기초체력과 같은 것이라는 주장, 그래서 ‘광고쟁이’인 그가 줄기차게 읽고 또 읽었던 책들이 광고 기법에 관한 책들이 아니라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였다고 합니다. 어디 박웅현 뿐이겠습니까? 판박이 직장생활을 거부하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사진쟁이’ 윤광준. 세상의 욕을 먹더라도 위선은 싫다는 남자 조영남. 젊은 시절 오렌지족으로 엄청 놀며 회사까지 말아먹었지만, 생존을 위해 철학 책을 읽고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한 마영범. 인생의 모든 것을 축구로부터 배웠다고 주장하는 괴짜 수학박사 강석진. 모범적인 연예인이지만 늦깎이 작가의 꿈을 키우는 차인표, 교양 만화로 한해 인세 수입만 10억 원이 넘지만 음악과 와인을 즐길 줄 아는 ‘만화쟁이’ 이원복. 서울 생활을 접고 제주로 내려가 자신만의 수묵화풍을 만든 이왈종 화백. 이 책에서 인터뷰한 열두 명 모두가 자신의 일을 넘어선 딴 분야들에 열정을 가지고 파고든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서재에서 정말 ‘딴 짓’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딴 짓’ 덕에, 그들의 인생이 바꾸고, 자신만의 분야에서 가장 탁월한 인물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정말 자신만의 삶을 살아내는 자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에세이를 쓴 조우석도 ‘딴 짓’의 대가이군요. 아하! 그래서 이렇게 멋진 인터뷰 에세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 싶습니다.

  이 에세이를 다 읽고, 나도 나만의 독특한 삶을 살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 나의 서재를 둘러보았습니다. 이삼천 권의 책이 있는 나의 서재지만, 온통 전공서적으로 일과 관계된 것들로만 가득 차 있군요. 좀 더 인문학적 책들, 문학책들과 철학책들을 많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인생의 본질을 찾고, 나의 정체성을 찾는 작업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이제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었으니, 너무 늦었다고요? 결코 아닐 것입니다. 자신만의 인생을 살기 원하는 모든 이들, 특히 한 분야에 나름대로 자리를 잡은 중년의 남자들에게 이 도발적인 책을 권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위험한 책임은 분명합니다. 당신의 안정적인 현재의 위치를 박차고 일어나게 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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