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의 여정에 나의 삶을 대입해 보는 일은 흥미롭습니다. 이 책 <우리는 매일 각자의 오디세이아를 쓴다>의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말했듯, 오디세이아는 어느 영웅의 무용담이라기보다 처절한 의지력으로 냉혹한 현실을 헤쳐나간 한 인생의 생존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오디세이아를 통해 삶의 항해에서 배우고 익혀야 할 삶의 지혜를 다섯 가지로 나눕니다. 첫째, 고난을 수용하는 법. 둘째, 유혹을 경계하는 법. 셋째, 희생을 감수하는 법. 넷째, 심연을 응시하는 법. 다섯째, 이타카를 탈환하는 법.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디세이(The Odyssey)>도 보았고 책으로도 <오디세이아>를 읽었기에, 이 책에서 나눈 다섯 가지 항해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쉽게 추측할 수 있었습니다.
유혹을 경계하는 법에서는 오디세우스 일행이 태양신의 소 떼가 있는 섬에 닿았을 때 일어난 일들을 떠올립니다.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은 그동안 잘 참아 왔는데, 극심한 굶주림에 한순간 무너져 태양신의 소를 잡아먹습니다. 또 세이렌의 노래에 귀를 열어 물에 빠져 죽는 연약한 사람들도 연상이 됩니다. 오디세우스는 어떻습니까? 오디세우스는 불멸의 약속과 안락함을 약속하는 칼립소의 오귀기아 섬에서 영원히 살고 싶지 않았을까요? 또 그는 진수성찬의 환대를 받는 키르케의 아이아이에 섬에서 오래 머물고 싶었을 것입니다. 반면, 파이아케스 족이 사는 스케리아 섬의 환대는 오히려 오디세우스로 하여금 이타카를 향해 다시 떠날 힘을 주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오디세우스가 위대해 보이는 이유는 그가 괴물들을 이겼기 때문이 아니라 매번 다시 항해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 배우는 또 하나의 인생 교훈 중 하나는 끝까지 오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외눈박이 폴리페모스 동굴에 갇힌 오디세우스는 자기를 ‘아무도 아닌 자(Outis)’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가 불에 달군 막대기로 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르고 도망갈 때, 폴리페모스의 동료들이 달려와 누가 해쳤느냐고 묻자 폴리페모스는 답합니다. ‘아무도 아닌 자’다. 아무도 자기를 해치지 않았다고 알아들은 동료들은 오디세우스를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오디세우스가 안전한 배에 올라탔을 때, 그는 폴리페모스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힙니다. 그 결과 폴리페모스가 포세이돈에게 간청함으로써 오디세우스의 귀환은 더욱 길고 가혹해졌습니다. 내가 이겼고 성공했다고 생각할 때, 인간은 얼마나 쉽게 자기를 드러내고 오만해지기 쉬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깊이 남은 여운은 오디세우스가 계속되는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입니다. 십 년의 전쟁과 십 년의 귀환 끝에 오디세우스는 이타카로 돌아와 구혼자를 처단하고 아내와 재회합니다. 그리고 오디세이아는 ‘그들이 그곳에서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로 끝나지 않습니다. 오디세우스는 또다시 떠나야 합니다. 삶이란 이런 것이겠죠. 숨을 쉬는 동안 우리는 인생의 항해를 계속해야 합니다. 나의 손에 쥐어진 노를 조용히 계속 저어야겠죠. 나는 끝까지 나만의 항해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삶을 삽니다. 힘겨운 인생길을 항해하는 모두에게 큰 용기와 지혜를 주는 이 책, 청소년뿐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청장년들, 그리고 은퇴를 앞둔 혹은 은퇴한 분들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역시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군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