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3주

본래 화려한 비쥬얼을 내세우는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무비매니아 블로거클럽을 하다 보니까 다양한 영화를 접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이미 봤거나, 기대되는 영화들을 나열한다.  

이번에는 유독 화려한 액션을 내세우는 영화들이 눈에 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로빈 후드, 곧 개봉 예정인 페르시아 왕자 등 남성 영웅들의 이야기가 많다. 그들은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고 자유와 평화를 찾기 위해서, 혹은 누명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온갖 결투와 추격전을 벌인다.  하녀, 시 등 예술 영화에 다소 머리아픈(?) 관객을 위해 여기 화려한 비쥬얼을 자랑하는 영화를 소개한다.

1.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 벌써 지난 달에 개봉한 영화지만 아직 보진 않았다. 기축역사, 임진왜란, 이몽학의 난 등 8년에 걸친 사건을 한 작품에 담았다. 권력과 독재에 대한 민중의 저항이 주제로 당연히 거시사적 관점이다. 인류의 역사는 (거시사적으로 보자면)투쟁의 연속이었으므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도 거기서 벗어나지 않은 듯 하다. 다만 관객들에게 매력있는 스토리와 인물을 제공하기 위해 권력에 대항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황정민의 연기가 훌륭하고, 재미도 있고, 볼거리 풍부하고 역사에 대해 관심도 갖게 해 주는 작품. 다만 문화상품은 문화상품일 뿐 역사에 너무 가치를 두면 안 된다. 사극은 흥미 위주라 왜곡이 많기 때문에...  

 

 

2. 로빈 후드 

- 그 유명한 로빈 후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백성을 착취하는 탐관오리에 맞서 의적으로 변신하는 로빈 후드. 여기서는 부패하고 무능한 존 왕에게 대항하는 기사로 등장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충신은 그다지 매력이 없다. 오히려 부패한 권력에 도전하는 반역자가 훨씬 매력있다. 본 영화도 그 점을 의식했을 것이다.   

 이 영화는 철학은 별로 없고 오락성이 다분하다. 자주 등장하는 전투씬은 관객의 넋을 빼놓지만, 너무 전투씬과 추격씬에만 신경쓴 게 아닐까 싶다. 게다가 후반은 왜이리 흐지부지한지, 왜 로빈후드를 잡겠다고 하면서 정작 로빈후드는 숲속에서 잘먹고 잘 사는지? 

 3. 페르시아의 왕자 

- 20대 중후반이라면 '페르시아 왕자'라는 그 유명한 고전 게임을 기억할 것이다. 한 소년이 공주를 구하기 위해 온갖 모험을 펼치는 이야기인데, 여기서는 누명을 쓴 주인공이 공주와 함께 탈출하는 이야기다.  

 포스터로 보나, 이국적인 소재와 분위기가 관객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화려한 액션씬도 굉장히 볼만하다. 다만 오락성이 너무 짙고 갑작스럽게 흐르는 애정 이야기는 거슬린다.  

 대중 영화답게 스토리는 단순하고 결말도 예상할 만하다. '아포칼립토'나 '쥬라기 공원'같은 상품처럼 시나리오 쓰는데 상대적으로 노력이 덜했을 것 같지만(오해하지 마십시오. 예술 영화에 비해 '덜' 힘들다는 겁니다) 페르시아 왕자를 기억하는 사람이나 화려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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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 Bestselle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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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절은 창작계에서 언제나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도둑질과 전혀 다르지 않은 표절을 소재로 한 작품이 여지껏 우리나라엔 없었다(맞나?). 이 영화는 한 때 베스트셀러 소설가였지만 표절 사건으로 추락하고, 재기하려다가 또 다시 표절 시비에 휘말린 백희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수십년 전 묻힌 살인사건을  되짚어가는게 목적이다.
 문학비평 시간에 추리소설은 모더니즘 소설이라고 배웠는데, 과학 문명이 급격하게 발달한 18세기 이후 딱 떨어지는 수학 문제의 답처럼 '작품에서도 주제와 답은 일축할 수 있어야 하고 하나로 귀결되어야 한다'라는 믿음 아래 추리 소설이 탄생하였다. 추리 소설은 여러가지 실마리를 꼼꼼히 살펴 하나의 답을 찾는 장르다. 장르 소설 · 영화의 특성상, 또한 추리물만이 가지는 독특한 스릴을 이용하여 현대에는 오락성을 강조한 대중문화산업이 성행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여느 추리물처럼 철학이나 예술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흥행을 위한 영화다. '표절'을 소재로 하고 베스트셀러 작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점이 문화예술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역시 장르영화는 장르영화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가치가 없는 상품(작품이라는 말은 붙이기가 민망)은 아니다. 자극으로 성공하려는게 아니라 소재의 참신성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표절 뿐만이 아니라 '무의식'을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해간다. 추리, 수사는 대개 물증으로 사건을 해결해간다. 심증만으로는 증거 불충분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물증은 없애거나 조작할 수 있는데 반해 심증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아이를 낳는 여성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백희수는 영감이 굉장히 발달하였다. 속세에 물들지 않는 어린 딸의 영혼이 수십년 전 묻혀진 살인사건을 세상에 알릴 발단이 된다. 소설가는 학자이면서 동시에 예술가이지만 학자는 이성과 논리를 내세워야 하고, 예술가는 감성과 영감이 발달해야 한다. 그러기에 예술가들이 환각 작용에 빠져들게 하는 술과 약물 의존도가 높다고 하지 않은가? 백희수는 일반인의 눈에 결코 정상적인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영혼과 대화하고, 의식을 넘어 무의식의 세계로 빠져듦은 예술가로거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백희수는 결코 표절을 의도치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무의식은, 오래 전 죽은 소설가가 밝히고 싶어했던 살인사건을 다시 세상에 알리게 하였다. 인간의 마음은 서로 이어져있다는 증거일까?

 '범죄 없는 마을'이란 간판을 내세웠지만 실은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졌고, 백희수 작품을 통해 그 사건이 다시금 표면으로 떠오르게 될 위기에 놓이자 오래 전 범인들은 백희수를 없애려 한다. - 이 부분은 정말 전형적인 상업 영화의 특성을 보여준다. 숨막히는 위기 속에서 백희수와 전 남편이 무사하길 바라지만 한 편으로는 그 상황을 즐기는(?) 관객들. 과연 백희수의 운명은?!

 소재의 참신성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어찌되었든 기존의 장르 영화의 틀 안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못했단 생각이 든다.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지대한 필자로서는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였다. 첨단과학 시대에 빙의가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할 지 모르지만 아직 인간에게는 무의식의 힘이 남아있는 것 같다. 백희수가 서울에 살았던 시절에는 물질문명에 꽉 막혀 그런 힘이 퇴화되었을지 모르지만 문명에서 벗어난 곳에 가니 그런 능력이 되살아났는지도 모른다. 심리학자 C.G융의 주장처럼 인간의 마음이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베스트셀러'에서 보여준다.

 아무튼 경찰과 형사의 물증 위주의 수사가 아닌, 예술가의 심증 수사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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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트 로커 - The Hurt L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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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다소 어렵긴 해도, 능력과 협동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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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더스 -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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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까진 잘 나가다가 후반에 가서 흐지부지. 갈등 구조는 잘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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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5월 1주

푸른 5월, 가족애를 담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우리나라만 그런지 모르지만 5월에는 특별한 날이 유독 많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그리고 많은 대학들이 축제를 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5월에는 화려한 영화보단 잔잔한 감동을 주는 가족 영화를 보는게 어떨까요? 여기 몇몇 영화를 소개합니다. 

1. 친정 엄마 

 제목 때문인지 한국적 정서가 풍겨오는 영화입니다. 세월이 흘러도 어머니한테는 자식들이 여전히 어린아이같이 느껴지는 법인가 봅니다.   

 감성과 감정을 내세운 최루성 영화. 화려한 특수효과를 지닌 영화는 아니지만, 대단히 감동적인 영화인가 봅니다. 비록 사회적으로 잘난 것은 하나 없지만 지숙에게는 최고의 엄마이지요. 가족, 가까운 사람이란 그런가 봅니다. 사회적 위치는 보잘 것 없어도, 존재 자체만으로 행복한 사람.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감정을 매우 치밀하게 묘사할 수 있었고 통찰력까지 갖춘 영화입니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어서 몰입도도 대단한가 봅니다. 오늘 예매해서 보고 싶었는데, 한 발 늦었나봐요. ~~(ㅡ.ㅡ)~~ 

 

2. 브라더스   

 형제, 그리고 아내·처제의 삼각구도가 주 갈등이 되는 영화(이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여 흥행성을 보장한다). 두 세대를 주요 인물로 삼은 친정 엄마와는 달리 같은 세대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그려내었습니다. 남편의 빈 자리를 채워주고 상심할대로 상심한 형수를 위로하는 동생 토미. 그를 가리켜 하류지향적 과거에서 벗어나 새출발 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형수가 약해진 틈을 타 그 자리를 꿰차려는 기회주의자라고 비난해야 할까요?  

 훈훈한 가족애와 일부러 삼각 구도를 내세워 흥행에 성공해보려는 속셈이 돋보이는 이중적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절대 예측할 수 없는 결말. 과연 이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3. 허트 로커 

 물론 가족애가 주된 주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주인공 제임스는 나라를 위해 목숨바치는 하사관이란 동시에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비록 서류상으론 이혼했지만 부성애까지 소멸하진 않았겠죠.   

 폭발물 제거반이지만 폭발물을 제거하면서 두려워하는 표정 하나 짓지 않고,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는 인간일 것 같은 제임스.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생각은 그가 아직 인간성을 지니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본국으로 송환해도 반겨줄 사람들이 없다면 서글픈 일이겠지요.  

 후반에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는 장면이 다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혼한 부부가 마주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는 척 하자니 어색하기도 하거니와 나를 무시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 앞서고, 지나치자니 굉장히 아쉽고 서로 무시하면 오히려 상심하고. 그런데 이미 화해한 것 같기도... 그게 아들 때문인지도 몰라요. 전쟁 영화라고 그렇게 메마른 영화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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