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토리얼 라이팅 - 생각을 완성하는 글쓰기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11
이연대 지음 / 스리체어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디토리얼 라이팅>(이 연대, bkjn, 2025>은 독자에게 읽히는 문장력과 기획력을 연마하는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 기획, 주제, 독자, 문장, 조사, 퇴고 등 글쓰기의 전 과정을 13개의 키워드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 과정에 맞는 다양한 사례와 예시가 제공되고 왜 그것이 적절한지 어떻게 적용할지 알려준다. 저자 이연대는 선별된 정보와 해석이 담긴 북저널리즘 플랫폼을 만들어 165권의 책을 발행한 편집자이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체계적인 구성과 잘 조직된 문단 형태로 정갈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가 새롭게 정의한 개념이 곧 생각의 층위이고, 문장의 뼈대를 이루며, 글쓰기를 관통하는 안목으로 다가온다.

"글쓰기를 흔히 건축에 비유합니다. 목차 구성은 건축물의 뼈대를 세우는 일로 여겨집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목차 구성은 건축물의 도면을 그리고 터를 파고 골조를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천장, 벽, 바닥 마감 공사와 가구 배치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입주할 사람은(글을 쓸 사람은) 설계된 평면 계획 내에서 (구성 내에서) 자유롭게 가구를 (문단을) 배치하는 겁니다. 목차는 상세할수록 좋습니다" p48

흔히 쉽게 지나치는 '목차'조차도 자기 관점에서 정의하고 어떻게 구성할지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목차 구성이 남다른 두 개의 책을 소개하고 각각 특징을 알려주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기준도 살짝 짚어준다.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다. 쓰기에 관한 한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수많은 자료와 글을 분석하면서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갔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나만의 관점을 가지려면 질문해야 합니다. 학습된 경험에서 나오는 유추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기본에서부터 추론하고 결론을 확인합니다. 변하지 않는 진실만 남을 때까지 상황을 계속 파고들어야 합니다. 데카르트의 말처럼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의심해서 결국 의심할 수 없는 진실만 남깁니다."p.45

그가 말하는 의심은 곧 글쓰기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저자만큼 철저할 수 있을까. 나는 독서 모임을 기획하고 잘 소개하는 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 있다. 도움을 받고 싶어 읽기 시작했는데 방법론보다 저자의 글쓰기 태도를 곱씹게 된다. 질문하는 습관과 진실을 향해 계속 파고드는 집요함. 이 책도 쓰기에 대한 자신만의 질문들과 자기만의 답을 찾기 위한 끈질김을 확인한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어쩌면 내가 글을 빨리 배우고 쉽게 잘 쓰려고만 했다는 반성도 하게 된다. 글을 쓸 때마다 책상 앞에 꽂아 놓고 두고두고 읽어볼 책이다. 13개 글쓰기 목차 중에 내가 제일 약한 챕터를 여러 번 보면서 내 글을 수정하면 도움이 클 것 같다.


*출판사제공 도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 A Year of Quotes 시리즈 2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헬스 엮음, 유영미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는 20세기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의 시, 소설, 편지, 일기, 메모에서 뽑은 365개의 문장을 하루 한 편씩 만나보는 명상형 문학집이다. 청년기의 방황, 전쟁의 격랑 속에서의 분노, 인간과 신에 대한 경외, 자연에 대한 찬미까지… 헤세는 자기 내면의 고통을 문장으로 승화시켜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삶의 철학을 남겼다. 알프스의 고요한 자연을 노래하거나, 전쟁 속에서 무너지는 인간성을 슬퍼하고, 젊은이들의 인격을 존중하며 교육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도한, 그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예리한 통찰, 창작의 순수함도 두루 음미할 수 있다. 


나는 헤세의 예술관이 담긴 문장들에서 깊은 울림을 느꼈다. 외부 세계의 소란과 내면의 어둠 속에서도 그가 무너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술이라는 내면의 등불 덕분이었을 것이다. 고통을 글로 풀어내는 그 고요한 작업은, 고통을 견디는 한 인간의 방식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작가만의 방식이었다.


"예술과 불곷놀이의 차이는, 진정한 예술 작품은 우리 안에 무언가를 남긴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우리 고유의 경험과 개성, 깊이 새겨진 유년으 기억, 사사로운 꿈들과 섞여 우리의 정신 생활에 새로운 빛깔을 입혀주지요."p.96


"예술을 하는 것의 가장 멋지고 좋은 점은 바로 예술가가 자신의 행위에서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언어를 가지고 유희하는 일에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적 지식을 요리조리 시험해보는 일에서 말이에요. 글로 정리해보면 생각과 경험의 가치를 알 수 있어요. 독자층이 있어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전문 작가든, 그냥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아마추어 작가든 이런 즐거움을 누리는 건 매한가지지요." p.97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헤세가 우울증 치료를 위해 직접 그린 수채화들이 함께 실려 있다는 점이다. 그의 문장과 그림이 어우러져, 오랫동안 그 페이지에 머물러 말 그대로 명상을 하도로 이끈다. 필사를 하며 나의 다짐글도 같이 적어보게 된다. 내면이 차오르고 단단해지는 느낌도 받는다. 매일 꾸준히 이런 과정을 엮어간다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어지고, 일상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가 더욱 단단해질 것 같다.그 리고 언젠가는, 헤세처럼 내 안의 고요한 목소리를 따라 한 줄의 문장으로 세상과 조용히 연결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출판사 제공 도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고전의 구절을 하루하루 곱씹으며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다. 자연과 고요를 사랑했던 한 철학자가 매일의 일상 속에서 건져낸 문장들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용한 위로와 자극을 건넨다. 손바닥만 한 페이지, 몇 줄로 끝나는 글이지만, 그 안엔 삶을 오래 응시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무게가 담겨 있다.

소로의 문장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그 담백한 언어 속에는 욕망과 소유, 자연과 침묵, 자립과 관계에 대한 치열한 사유가 숨어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우리 마음속 어떤 결도 함께 흔들린다. 하루 한 문장, 잠시 멈추어 생각할 여유를 갖는다면—그 자체로 이미 충만한 독서다.

책상 위, 침대 머리맡, 가방 속 어디에 두어도 좋다. 이 책은 언제든 펼쳐도 뒤늦은 시간이 없는 책이니까. 하루가 바쁘고 마음이 복잡한 날일수록, 소로의 문장은 우리 안에 가라앉아 있는 삶의 본질을 다시 떠올리게 만든다. 때론 묻고, 때론 침묵하는 그 언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우리는 읽으며 천천히 알아간다.

"배운 것을 모두 잊어야 우리는 비로소 알기 시작한다. 학식 있는 사람에게 자연의 사물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전제하는 한, 머리카락 한 올 만큼도 그 사물과 가까워지지 못한다. 무엇인가를 완전히 이해해서 알려면, 전혀 낯선 것이라 여기면서 수천 번은 다가가야 한다. 양치류에 대해 잘 알려면 식물학은 잊어야 한 다. 당연하게 여길 것은 아무것도 없다. -1859년 10월 4일의 일기"

p.316

배움의 본질을 꿰뚫는 문장이다. 소로는 말한다. 진짜 앎은 누군가의 설명을 듣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고. 오히려 이미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알기 시작한다’. 그의 문장은 지식의 권위나 학문적 관점 너머에 있는, 경험적이고 감각적인 깨달음을 향한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요즘의 ‘빠른 배움’에 익숙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요약본, 해설 영상, 짧은 리뷰 속에서 앎을 소비하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지만 소로는 배움을 ‘낯설게 바라보고 수천 번 다가가는 것’이라 말한다. 단순히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가까워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된다. 이 문장은 읽는 이를 겸손하게 만들고, 동시에 삶의 모든 배움 앞에서 성실하게 머무르게 한다.


*출판사제공도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소년을 위한 개념 있는 맞춤법 생활 청소년을 위한 개념 있는 시리즈
배혜림 지음 / 뜨인돌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은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그리고 그 마음이 바르게, 또 정직하게 닿기 위해선 문장의 바탕이 되어주는 맞춤법이 필요하다. 우리가 일상에서 나누는 문자, SNS 게시글, 과제물 한 줄에서도 맞춤법은 생각보다 큰 인상을 남긴다. 『청소년을 위한 개념 있는 맞춤법 생활』은 이러한 기본을 가장 충실하고 친절하게 안내하는 책이다.

맞춤법은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중요한 건 ‘왜 그렇게 쓰는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이 책은 국립국어원의 맞춤법 규정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실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오해와 실수를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우리는 맞춤법을 모르기 때문에 틀리는 것이 아니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틀린다.”

이 책의 구성은 단순한 규칙 나열이 아니다. 한 항목씩 읽어갈수록, 우리가 쓰는 말과 글이 얼마나 자주 헷갈리는지를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된다. 설명은 짧지만, 반복되는 예시와 ‘왜 그런가’에 대한 친절한 해설 덕분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맞춤법을 글쓰기와 연결 지으며, 더 나은 문장을 위한 조언도 곁들인다.

글을 잘 쓴다는 건, 생각을 정리하는 힘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맞춤법은 단지 규칙이 아니라, 생각을 바르게 담는 그릇이 된다. 말하듯이 쓰는 글은 쉽고 가볍지만, 생각한 대로 정확히 쓰는 글은 신뢰를 준다. 맞춤법은 결국 태도이며 습관이다. 좋은 글은 단단한 기본에서 비롯된다.

청소년뿐 아니라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글을 다듬는다는 건 곧 마음을 다듬는 일이기도 하다. 틀리면 어때, 대신 다시 배우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곁에 두면, 매일의 말과 글이 조금씩 정리되고, 나의 표현도 함께 자라날 것이다.


*출판사 제공도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당신을 위한 30가지 마음 훈련
필 스터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는 삶의 방향을 잃은 이들에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정신과 의사 필 스터츠는 누구나 겪는 고통과 불안을 피하기보다 그 안을 통과하는 힘에 집중한다. 반복되는 후회, 멈춰버린 의지, 스스로를 괴롭히는 생각들을 다루는 데 있어 이 책은 말 그대로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도구들’을 건넨다.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풀지 않고, 그렇다고 무겁게 짓누르지도 않는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책이 위로가 아니라 ‘움직임’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스터츠의 조언은 책을 덮은 뒤에도 마음속에 남아 삶을 조금씩 건드린다. 고요하지만 단단하게, 독자가 스스로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읽는 동안 마음 어딘가에서 작은 불빛이 켜지는 듯했고, 그 불빛 하나로도 다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든다.

"다르게 살아갈 방법은 없을까요? 살면서 갈등과 불확실성, 실망을 경험하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을 꽤 좋은 사람이라고 여기며 살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삶의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우선 인생이 과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가 속한 문화에서는 자꾸 우리 눈을 가려 이 사실을 잊게끔 해요. 인생을 어떻게든 완벽하게 빚고 나면 그 상태로 고정할 수 있다는 파괴적인 주장을 내놓으면서 말이지요."(p.24)

"한없이 끌리더라도 죽어 있는 망상보다 종종 고통스러울지언정 살아 있는 현실을 선호하도록 자신을 다시 훈련할 방법이 있을까요? 삶의 방향을 바꾸는 열쇠는 우리가 믿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단순한 진실을 깨닫는 데 있습니다. 그 진실이란 인생이 사건들로 구성된다는 거예요. 살다 보면 온전히 준비할 수도 예상할 수도 없는 사건들이 일어납니다."(p.25)

변화의 시작은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를 붙잡고 있는 과거의 상처와 지금 내가 피하고 싶은 작은 고통 모두 인생 자체이며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라는 말이다. 직면하지 않고 피하기만 하면 그것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으며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그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이 책을 통해 작은 행동을 하나씩 하기 시작했다.

저자의 조언대로 자기 전에 일기를 쓰면서 내일 할 일 몇 가지를 정리하고, 제일 하기 싫은 것부터 하겠다고 다짐하며 잠든다. 꺼려 했던 일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를 옭아맸던 수치심과 이를 유발했던 여러 과거 사건들을 회상하며 글을 쓸 때 해방감을 느꼈다. 나를 보호하고 방어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서 사람과 세상에 대해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았다.

이른 아침에 달리기를 하러 나가고, 동네 달리기 동호회에 가입하였다. 연락하기 꺼려 했던 사람들에게 안부를 먼저 전했다. 나의 무기력을 달래기 위해 벌여놓은 여러 일들을 하나씩 정리하면서 조용히 잠적하기를 즐겨 했던 내가 이제 못하겠다, 안 하겠다는 말을 직접 전하며 그 순간의 민망함을 견디었다.


이 책의 가치는 이런 나의 변화로 대신 말할 수 있겠다. 저자는 자주 고차원의 힘, 그 세계를 언급한다. 기독교인인 나는 신이라고 이해하고 읽었기에 더 많이 공감한 것 같다. 고차원의 힘과 연결된 삶을 지향하도록 이끄는 저자의 설득력 있는 통찰에 감사할 뿐이다. 그의 모습이 궁금해서 넷플릭스에서 <스터츠>를 보았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도 그는 아주 명료한 눈빛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다. 고차원의 힘에 의지하는, 참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출판사제공 도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