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 A Year of Quotes 시리즈 2
헤르만 헤세 지음, 폴커 미헬스 엮음, 유영미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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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헤르만 헤세>는 20세기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의 시, 소설, 편지, 일기, 메모에서 뽑은 365개의 문장을 하루 한 편씩 만나보는 명상형 문학집이다. 청년기의 방황, 전쟁의 격랑 속에서의 분노, 인간과 신에 대한 경외, 자연에 대한 찬미까지… 헤세는 자기 내면의 고통을 문장으로 승화시켜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삶의 철학을 남겼다. 알프스의 고요한 자연을 노래하거나, 전쟁 속에서 무너지는 인간성을 슬퍼하고, 젊은이들의 인격을 존중하며 교육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도한, 그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예리한 통찰, 창작의 순수함도 두루 음미할 수 있다. 


나는 헤세의 예술관이 담긴 문장들에서 깊은 울림을 느꼈다. 외부 세계의 소란과 내면의 어둠 속에서도 그가 무너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술이라는 내면의 등불 덕분이었을 것이다. 고통을 글로 풀어내는 그 고요한 작업은, 고통을 견디는 한 인간의 방식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작가만의 방식이었다.


"예술과 불곷놀이의 차이는, 진정한 예술 작품은 우리 안에 무언가를 남긴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우리 고유의 경험과 개성, 깊이 새겨진 유년으 기억, 사사로운 꿈들과 섞여 우리의 정신 생활에 새로운 빛깔을 입혀주지요."p.96


"예술을 하는 것의 가장 멋지고 좋은 점은 바로 예술가가 자신의 행위에서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언어를 가지고 유희하는 일에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적 지식을 요리조리 시험해보는 일에서 말이에요. 글로 정리해보면 생각과 경험의 가치를 알 수 있어요. 독자층이 있어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전문 작가든, 그냥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아마추어 작가든 이런 즐거움을 누리는 건 매한가지지요." p.97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헤세가 우울증 치료를 위해 직접 그린 수채화들이 함께 실려 있다는 점이다. 그의 문장과 그림이 어우러져, 오랫동안 그 페이지에 머물러 말 그대로 명상을 하도로 이끈다. 필사를 하며 나의 다짐글도 같이 적어보게 된다. 내면이 차오르고 단단해지는 느낌도 받는다. 매일 꾸준히 이런 과정을 엮어간다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깊어지고, 일상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가 더욱 단단해질 것 같다.그 리고 언젠가는, 헤세처럼 내 안의 고요한 목소리를 따라 한 줄의 문장으로 세상과 조용히 연결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출판사 제공 도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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