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 딕 - 전면 개역판
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어왕>, <폭풍의 언덕>과 함께 '영문학 3대 비극'으로 일컫는 허먼 멜빌의 <모비딕>!

짙은 파란 배경으로 향유고래 얼굴이 그려진 표지가 인상적이다. 벽돌책의 무게와 부담이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물론 두께만큼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하지만 지도와 포경선 선체 구조, 등장인물 소개, 해제 등으로 작품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다.

1851년에 발표된 <모비딕>은 포악하기로 소문난 모비딕과 모비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에이해브 선장의 비극적인 대립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어려운 가정 형펀으로 인해 19살에 화물선과 고래잡이배의 선원 생활을 했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19세기 미국의 상황과 모험같은 인생에 대한 상징이 가득하여 오늘날에도 수많은 철학자나 독서가 등에게 재해석되는 고전이다.

주인공 '이슈메일'은 선원이 되기 위해 맨하탄을 떠나 뉴베리퍼드에 도착한다. 여관에서 원주민인 작살잡이 퀴퀘드를 만나 친구가 된다. 그와 함께 ''피쿼드 호'라는 포경선에 오른다. 거친 인상에 의족을 착용한 에이해브 선장은 모비딕에 의해 한쪽 다리를 잃고 난 후 복수심과 증오로 모비딕을 쫓는다. 향해사들과 갈등 속에서 모비딕을 추적한 끝에 에이해브 선장은 마지막 사투를 벌이게 된다.

여기서 바다는 우리가 이겨나가야 하는 하는 삶으로, 고래는 예상하지 못한 시련, 파도와 바람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대자연의 힘으로 상징된다. 인생의 향해 가운데 고래를 만나 치명적인 상처를 받고 시련에 빠질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에이해브 선장은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복수를 선택한다. 선택의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비극이다. 다른 선택은 무엇일까.

시련 너머를 보는 것. 그 시작은 시련 자체가 고래 때문이라는 단순한 결론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누구의 전적인 잘못과 실패 때문에 이 시련을 겪는다고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 잘잘못만 따지다보면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다. 사실 고래를 죽인다고 해도 사라진 다리가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아니라면 다른 선택을 고려해봐야한다. 시련 너머에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 작품이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품 자체의 미적 아름다움도 있지만 작품 안에 녹아 있는 작가의 파란만장한 인생 때문에 더 깊게 여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예술을 즐기는 방법 중에는 작품 탄생의 배경과 예술가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아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조성준의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작가정신, 2024)은 세상과 불화하며 예술의 혼을 불살랐던 25인의 예술가들의 삶과 대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미술, 음악, 건축 영화 등 여러 분야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화가, 영화감독, 지휘자, 배우, 만화가 등의 내면 세계와 업적, 생애 모두를 아우른다. 


이 책은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여기서 예술이란 자연스럽고 익숙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기존의 통념을 전복시키는 새로운 생각과 행동을 말한다. 기존의 규칙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낸다. ‘쇤베르크’는 ‘음악이 꼭 아름다울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조성을 완벽한 방식으로 파괴한 음악가”(p.108)였다. 그의 제자인 ‘존 케이지’는 피아노 내부에 못과 볼트을 부착하여 피아노를 연주하여 “불확실성을 연주”(p.109)하는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았다.


예술은 우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균열을 만들고 불확실한 인생을 직면하게 만든다. 불안하고 두려워도 막상 부딪혀보면 그건 실패나 좌절도 아니고 패배한 삶도 아니라고 말하는 것 같다. 예술가들이 그랬다. 세상을 거슬러 자기만의 색깔과 주장으로 밀고 나가면서 가난과 고통,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며 살아갔다.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는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난과 차별 속에서 가장 밑바닥 삶을 견디었다. 피아니스트 ‘프리드리히 굴다’는 ‘저항군, 테러리스트’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또한 당시 혼란스러웠던 사회정치적 상황에서 이용당하거나 버림받기도 하고 시대의 아픔과 같이 신음하며 소리없이 사라졌던 작가들도 있었다. 건축가 ‘김중업’은 반체제 인사로 몰려 추방 당했던 적이 있고, 화가 ‘이쾌대’는 좌익과 우익 모두에게 이용당한 후 월북을 선택했다. 


작품은 이런 어려움에 굴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생한 게 아닐까. 세상의 평가절하에도 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던 그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음악상을 받지 못했던 음악가 ‘엔니오 모리코네’, 생전에는 생활고에 시달려 타국에서 생을 마감했던 화가 ‘김환기’. 이들은 지금 이곳에 없지만, 인생의 고군분투와 예술혼이 담긴 작품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주고 있다. 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나 작품 이면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한 철학 학교
요하네스 부체 지음, 이기흥 옮김 / 책세상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면의 고요함을 위한 철학자의 제언

( 마음을 지키기 위한 철학 학교, 요한네스 부체 지음, 책세상)


현대인들은 너무 바쁜 삶을 산다. 가끔 휴식도 떠나고 쉼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치열하게 세상의 요구와 압박에서 높은 성취를 위하여열심히 달린다. 이런 삶이 괜찮을 것일까


< 마음을 지키기 위한 철학 학교> 책에서는 진정한영혼의 평화 무엇이며 어떻게 도달할지에 대하여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토대로 설명하고 있다. 내면의 돌봄 없이 무작정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잠깐 멈추어 서서 철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말한다.


저자인 요하네스 부체는 내면의 여행을 떠날 나침반이 필요하며 에피쿠로스가 제자들에게 말했던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신은 무서워할 필요가 없고,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좋은 것은 쉽게 얻을 있으며, 삶의 난관은 원래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86)


여기서 신은 종교 생활의 대상을 넘어서서불쾌한 결과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과 어머어마한 압력’(93) 말한다. ‘일종의 사이비’(96) 같은 것이며 무서워할 필요 없고 얼마든지 어려움을 극복할 있다고 에피쿠로스는 언급한다. 죽음이 두려울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죽음이 삶에 경계선을 그어줌으로써 삶이 비로소 유의미하게 된다’(105) 말한 독일 철학자인 헬름 슈미트 설명과 맥락이 같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불안을 주는 것은 바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일 것이다. 이런 불안을 조장하여 수익을 내는 기업들의 행태도 문제가 크다. 불안의 드는 비용까지 감당하려고 하다보니 분주하고 성공을 열망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두려워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삶의 의미가 생기고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성숙할 있다.  


그렇다면 현대 소비주의 시대에서좋은 것은 쉽게 얻을 있다 말은 어떤 도움이 될까. 과잉은 영혼의 평화를 방해하며 분수를 아는 것이 좋은 태도이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굳이 얻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적은 것으로 만족하리라는 말이다.(114


선택할 것들이 많으면 풍부하고 만족스럽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민과 망설임 끝에 선택했을 나머지들에 대한 미련때문에 온전히 자기 것으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좋은 것은 나에게 필요한 것이며 선명할 수록 쉽게 얻을 있을 같다. 너무 많이 욕심내지 말자. 머리 아플지도 모른다.


난관을 수월하게 견딜 있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정신분석학자 빅토르 프랑클은 니체를 참조하여자신이 사는지 이유를 알고 있는 사람은 어떤 삶이든 모두 견뎌낸다 말했다(127) 적극적으로 자신이 사는 이유를 고민하고 찾아야 한다. 삶의 목표가 필요는 없지만 의미와 목표를 향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필요는 있다. 그래야 어떤 어려움이나 난관을 넘어설 있다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통해 가지 차원에서 나의 삶과 내면의 세계를 돌아보았다. 책이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꼼꼼히 읽지 않으면 내용을 따라가기 쉬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책장을 쉽게 넘기지 않고 무슨 말인지 의미를 따라가며 사유하면서 읽게 되니 유익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가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가득하다. 분주한 마음 가운데 어떻게 일을 할지만 생각한다. 이제는 에피쿠로스의 말을 나침반 삼아 내면의 고요함, 영혼의 평화를 추구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트 -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할말이 없네요.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라니...인문학 어쩌고 하다니...서글픕니다 ㅜ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식물 예찬
예른 비움달 지음, 정훈직.서효령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식물예찬> 책을 읽다가 화분가게로 달려갔다. 행운목과 테이블야자를 사서 아이들 책상에 올려 두었다. 이렇게 책을 읽다가 바로 행동으로 옮겨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왜 식물을 집에서 키워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예른 비움달. 노르웨이 출신 기계공학자이지만 30년 동안 자연 친화적인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무성한 식물과 햇빛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과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이 편해진다.”(67쪽)

엄청난 문명을 이루고 편리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아프리카 밀림에 살았던 때와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눈을 감고 자신이 원하는 휴가를 상상해보면 따뜻한 햇살 아래 나무들이 가득한 숲을 거닐고 있는 자신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늘 마음속에서는 옛날 수렵채집인으로 살았던 것 처럼 자연과 숲을 원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나라의 연구자들이 발표하는 논문에서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숲속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만성적인 육체적 통증을 완화시키는 등 면역력을 높혀주고 우울증도 줄여준다고 말하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실내에서 생활하는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내에 숲과 같은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숲속 공기 식물벽’이다. 식물벽을 설치한 여러 공간에서는 눈에 띄는 효과들이 나타났다.

“피로감이 훨씬 줄어들었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의 차원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전 이제 사무실에서 하품도 하지 않아요. 피로를 전혀 느끼지 않는 것 같아요.”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식물이 주는 유익에 관한 과학적인 증거와 식물벽 효과의 여러 예시들이 이해가 쉽고 설득적이다. 당장 화분가게에 달려가고도 남는다. 또한 식물을 키우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은 사람에게 친절한 태도로 누구나 식물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식물을 키우다가 혹시 말라서 죽게 만들더라도 키우는 동안 누릴 수 있는 유익들이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 집 안에 초록색 생명이 뿜어내는 공기와 생명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 한 명씩 행운목과 테이블 야자를 지정해주었다. 매일 물을 주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말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마음을 쏟으며 식물을 바라보는 아이들 눈이 신기했다.

<식물예찬> 이 책으로 화분 하나 없었던 집안에 화분 둘 자리를 만들고 채우는 중이다. 식물의 기능과 종류들도 하나씩 배우고 있다. 벽 가득 식물로 메울 수 있는 기술을 당장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언젠가는 도전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