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기 출신을 부정하면 안 되는 거야. 그 말이 내 머릿속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P.110 중에서 - P110

비밀이란 그런 것이다. 비밀의 존재를 숨기고 없는 척할수록 그 비밀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어디를 가도 그 비밀이 따라온다. 시간이 쌓이면서 그 비밀을 지키고 싶기도 하고 없애버리고 싶기도 한 두 가지 생각이 끊임없이 경쟁을 벌이며 우리를 기진맥진 하게 만든다.

P.111 중에서 - P111

친구의 상황이 자신보다 휠씬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사람들은 곧잘 질투심에 사로잡혀 불행감을 느낀다. 팔자 좋은 친구라고 생각했던 친구에게 불운이 닥쳤을 때 사람들은 그 친구도 결국 비슷한 처지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낀다. 친구의 불운을 떠올리며 은밀한 행복감까지 느낀다. 이럴 때 그들의 우정은 허위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더없이 진실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P.156 중에서 - P156

신은 인간을 시험하는 걸 즐긴다. 현실과 이상은 위배될 수밖에 없다. 편안하고 걱정 없는 삶, 그것이 그녀 일생에서 가장 결핍된 부분이었다.

P.182 중에서 - P182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좀 더 큰지, 증오하는 마음이 좀 더 큰지, 그 문제만.... 그가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은 그가 사랑하기만 하는 사람, 증오하기만 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보다 길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그를 소유하지만 아무것도 내줄 필요는 없게 된다.

P.226 중에서 - P226

더는 희망을 품지 않기로 했다. 희망이 절망의 친구라서 둘은 언제나 같이 움직인다. 희망이 마음에 깃들면 절망이 부르지 않아도 다가온다. 그가 희망을 버리자 절망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P.253 중에서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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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섬, 드러나는 가족의 진실!
📚사랑과 배신이 교차하는 밤!
📚앨리스 피니 작가 ‘ 데이지다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미스터리! <데이지 다커>는 영국 콘월 인근의 섬에 있는 고립된 저택에서 벌어지는 다커 가족의 잔혹사를 다루고 있다. 앨리스 피니 특유의 꼬고 비트는 반전으로 시선을 사로 잡는 작품이다. 외딴 섬 저택에서 벌어지는 가족 모임이 연쇄살인으로 바뀌어지는 이야기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몰입감이 대단한 작품으로,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다. 극적인 전개와 몰입감이 있는 이 작품은 다커 가족들이 숨겨온 어두운 비밀, 반전 가득한 내용, 소름 끼치는 전개, 오싹한 공포까지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는 요소들이 전부 다 들어있는 작품이다. 시선을 놓을 수 없는 전개, 섬뜩함, 놀라운 반전으로, 어둡고 음울하지만 동시에 으스스한 분위기까지 매력적인 이 작품은 만조가 되면 8시간 동안 고립되는 외딴 섬 저택 ‘ 시글라스‘ 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예상 가능한 이야기가 절대로 아닌, 예측 불가능한 결말을 안겨주는 이 작품은 고립된 공간, 제한된 시간, 가족 간 갈등이 읽는내내 몰입감과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고, 직접 단서를 찾으면서 추리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외딴 섬 저택에서 할머니 비어트리스 다커의 80번째 생일 파티와 유언이 발표된다. 가족들은 상속을 기대하고 있지만, 할머니는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가족들이 차례로 살해당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완벽한 논리적 설득력보다 극적인 반전과 몰입감을 주는 이 작품은 겉으로는 화려한 집안이지만 저마다 숨겨온 상처과 거짓을 가지고 있고, 결국 그로 인해 파국으로 치닫는 가족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외딴 섬이라는 배경 설정으로 인해 물리적 고립뿐만 아니라 심리적 고립을 경험하게 하고, 인물들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극대화시킨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거짓말을 하지만, 결국에는 진실이 밝혀지면서 파멸을 맞게 되는 장면들이 읽는내내 긴장감을 준다. 죽음을 단순한 사건으로 그려낸 게 아니라, 과거의 기억과 죄책감을 되살리는 요소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여태 읽어왔던 스릴러 소설하고는 차별화를 보여준다. 특히 주인공을 가족에게서 소외된 존재로 그려냈는데, 이는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존재들이 배신과 거짓말을 하게 되면 어떤 파멸을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예측 불가능한 결말, 충격과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하는 이 작품은 이야기에 빠지게 하는 끌어당기는 힘이 대단한 작품이다. 가족 간의 갈등과 비밀을 그려내어, 인간관계의 어두운 면을 잘 그려낸다. 소외감과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가진 주인공의 모습을 깊은 울림을 느끼게 하여, 스릴러 이상의 감정적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스릴러의 긴장감과 가족 드라마의 깊이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작품! 긴장감과 심리적 압박감을 극대화하고 예측 불가능한 결말로 충격과 몰입을 주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직접 탐정처럼 사건을 풀어가는 재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데이지다커 #앨리스피니 #스릴러소설 #책추천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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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지더니 온갖 추억과 회한이 밀려든다. 익숙한 집 안 모습, 내가 오래도록 그리워한 냄새, 짭조름한 바다 공기가 어우러져 아스라한 지난날을 떠오르게 한다. 벽돌과 대들보에도 바다 냄새가 스며들어 있다.

- P19

죽기 직전에는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들 한다. 하지만 죽음을 여러 번 경험한 사람으로서, 그건 사실이 아니다. 나는 심장이 멈출 때마다 인생의 가장 가혹한 순간들을 아주 느리고 고통스럽게 겪는 듯했다. - P139

우리의 인생은 결국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나는 어색한 침묵이 유지되는 가운데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가족들을 둘러보았다. 바깥에서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빗방울이 창문을 쉴 새 없이 두드리고 있었다. - P142

넌 아무것도 사람이 아니야. 사람들은 저마다 많이 달라 보이지만 막상 따지고 보면 그다지 다르지 않아. 누구에게나 꿈을 이룰 기회가 주어지니까 미리부터 걱정해서는 안 돼. - P238

나는 충격과 혐오, 슬픔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의 파고에 휩싸였다. 떠올리기 싫은 과거의 기억이 유령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갈 때 우리의 몸은 꼼짝없이 얼어붙게 된다. 교통사고를 목격한 사람처럼 그들의 행위가 끝날 때까지 눈을 떼지 않고 지켜봤다. 그러다 바위 위에서 미끄러졌고, 두 사람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 P298

떠올리기 싫을 만큼 끔찍한 비극은 망각을 부른다.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또다시 같은 비극을 겪을 것 같아서. 내 경우에는 추락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 비극을 결코 완전히 망각의 세계로 던져버릴 수 없었다. 단지 의식적으로 떠올리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다. - P352

네가 죽고 나서 난 계속 똑같은 의문이 들었어. 사람이 죽으면 사랑은 어디로 갈까? 마지막 숨결은 공기 중에 흩어지고, 시신은 땅에 묻히지만 사랑은 어디로 갈까? 혹시 네가 아직 여기 있는 건 사랑이 갇혀 있어서가 아닐까? 나는 널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고, 내가 일을 바로잡아야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어. 하지만 넌 아직 여기에 남아 있어.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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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서점에서 만난 위로!
📚관계가 만들어낸 치유의 이야기!
📚황보름 작가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불안한 마음에 건네는 책 한 권!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서울 어디에나 있을 법한 동네에 후미진 골목길에 자리 잡은 평범한 동네 서점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밀리의 서재에서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된 후 독자들의 강한 요청으로 종이책으로 출간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힐링 소설로, 삶의 고민과 치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네주는 이 작품은 일상에 지친 이들이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관계와 성장을 경험하게 하는 작품으로, 우리 삶에 너무나 잊고 살았던 것들을 강하게 건드리는 작품이다. 숨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이 사회에 숨통 트이는 시간이 되어주는 이 작품은 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는지,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으로, 읽는내내 깨달음을 얻게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동네서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서점을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상처와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그려냈다는 점, 그리고 왜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삶이 중요하다라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불안과 고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자세를 갖게 해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번아웃, 취업난, 가족 문제등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런 인물들이 서점이라는 공간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치유와 성장하게 되는데, 이런 모습들이 읽는내내 위로를 얻게 된다.

서점을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적 공간으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왜 종이책으로 출간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된다. 책도 늘고, 독서모임도 생기고, 글쓰기 강의도 시작되는 서점이지만, 이런 서점을 완성하는 건 역시 사람들이었다. 끝없는 구직 실패에 취업을 포기하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알바로 일하기 시작한 바리스타 민준, 남편 때문에 화날 일이 많은 로스팅 업체 대표 지미, 사는 게 아무 재미 없는 고등학생 민철, 그런 아들일 걱정하지만 닦달하지 않고 응원해주는 민철의 엄마 희주 등 이런 사람들이 모여 한 번 오면 영원히 머무르고 싶게 하는 공간이 바로 휴남동 서점이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이야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것들을 구체적이고 아주 정확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마치 내 이야기처럼 공감하면서 읽게 되는 작품이다. 불안과 상처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관계와 책, 그리고 작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작품을 통해 삶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번아웃, 취업난, 가족 문제 등 누구나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쉽게 감정이입하게 되는 작품으로,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조금 더 따뜻해질 수 있는지에 대해 잘 다루는 작품이다. 사건 중심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극적이지 않고, 인물들의 일상과 감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로, 차분한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현실의 무게에 지친 마음을 서점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따뜻하게 감싸주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바쁜 일상에 지치고 소진된 우리에게 잔잔한 위로와 편안한 웃음을 선물을 받게 될 것이다.



👉본 도서는 브런치 독서챌린지 이벤트에 당첨되서 받은 도서입니다.



#어서오세요휴남동서점입니다 #황보름 #힐링소설 #책추천 #클레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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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디든 경무부와 형사부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다. 마치 의무인 양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걸으로는 서로 무시하며, 뒤에서는 험담한다. 하지만 ‘반목‘이 반드시 ‘대립‘을 뜻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같은 경찰관이고, 양 즉 관계성이 희박한 까닭에 실제로 충돌이 일어나는 일은 드물었다. - P135

살아있다.
살아 있으니까 찾지 못하는 것이다. 몰래 숨어 있을 뿐이다. 아무도 찾지 못하도록 숨어 있으니 찾지 못할 수밖에. 아이는 숨비꼭질이며 술래잡기를 하자고 자주 졸라댔었다. 쉬는 날이면 강아지처럼 달려들곤 했다. - P156

게임판 위에서 움직이는 두 개의 말. 그들은 확실히 서로에게 다가가고 있다. 부딪칠 것인가. 아니면 한쪽이 사라질 것인가. 하지만 아직도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이길 수는 있는 걸까. 승리란 대체 무엇
일까. - P189

용서 못 해요. 아들을 그런 잔인한 사건 한가운데 던져놓은 것도 모자라. 실수 한 번 했다고 무능한 인간 취급이나 하고 당신들한테는 가족도 없어요? 경찰은 원래 그런 데예요? 귀하게 키운 부모 심정을 헤아려봐요 애는 만신창이가 됐고, 인생도 엉망이 됐어요. 이 일을 대체 어떻게 책임 질 거예요? - P206

현재 드러난 죄는 더욱 무겁다.해묵은 상처가 아니다. 인식해야 하는 건 지금 이 순간에도 생생한 상처를 붕대 밑에 감추고 있는 현실이다. 일급 유괴 살인 사건에서 만회할 수없는 과실을 저질러놓고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십사 년 동안이나 계속 세상 사람들을 속여왔다. 만일 이 사실이 지금 언론에 유출되어 뉴스로 보도된다면....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녹음 실수는 아무리 중대한 사안이라 해도 실수일 뿐이지만, 은폐는 작위적이다. 그뿐 아니라 실수를 감추기 위해 범인에게 전화가 온 사실까지 숨기고, 사건의 근간을 이루는 수사 정보를 없애버렸다. 수사기관으로서 해서는 안 될 범죄 행위다.스스로 수사 과실을 공표했을 경우와는 차원이 다른 거센 비난을 받게 되리라. - P255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소녀의 눈에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비치는지 알 것 같았다. 거울도 사진도 아닌 타인의 눈에 비친 자신의 얼굴... - P281

지금 상황을 한탄하고 있다. 스스로를 동정하고 있다. 그래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기를 기대했다. 가족을 위해 움직이겠다고 맹세했다. 형사부 복귀도 포기했다. 하지만 다시 태어난 건 아니었다. 그런 경지에는 한 참 미치지 못했다. 마음은 여전히 두 갈래였다. 어쩔 도리가 없는 일임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끙끙대고 있다. 자기 연민에 푹 젖어 직무의 의미조차 잊고 있었다. 한심하다. 자신을 과대평가했다. 설마 이렇게까지 한심한 놈일 줄은 몰랐다. 그렇지만....가슴속에서 뜨거운 바람이 소용돌이쳤다. - P293

잠깐의 우연이 평생이 될 수도 있다. 그 말이 진리이리라. 어떤 직업을 택할 것인가. 그 자리에서 어떤 직책을 맡을 것인가. 갖가지 이유와 내력을 말할 수 있어도 수많은 우연이 작용한 끝에 현재가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 P306

형사라는 직업은 인생에서 투명 망토 같은 역할을 한다. 편한 직업이 아니라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형사의 고생과 고뇌와 비애는 과잉 공급된 소설과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통해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지금은 누구나 알게 되어버렸다. 형사라고 소개하면 상대는 어련히 알아듣는다. 자기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 게다가 형사는 현실의 고생도 고뇌도 비애도 쉽게 뒷전으로 미뤄둘 수 있다. 항상 쫓아야 할 사냥감이 있는 까닭이다. - P318

이성은 차치하고, 범죄를 증오하는 본능은 형사에게 없다. 있는 건 범인을 사냥하는 본능뿐이다. 범인을 색출해 궁지에 몰아넣고 자백을 받아낸다. 반복되는 일상에 개인의 사고방식은 빛깔을 잃고, 무디게 빛나는 형사의 빛깔로 물들어간다. 아무도 저항하지 않는다. 외려 자진해 그 빛깔에 몸을 담근다. 사냥은 생활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냥터에 남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유일한 취미이자 최고의 오락거리이기도 한 까닭이다. - P318

어떤 조직에서든 직책은 중요합니다. 빼앗길 처지에 놓이면 지키려 애쓰는 법입니다. 사전에 한마디 말도 없이 갑작스레 결정된 일이라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 P390

무슨 일을 당해도 참았다. 가족을 위해.... 아니. 가족을 총알받이로 삼았다. 제 한 몸이 소중했다. 조직 내에서 입장이 난처해질 때마다 가족을 핑계 삼아 인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알고 있었다. 가정은 없어도 살아갈 수 있지만, 조직에서 제자리를 잃으면 살아갈 수 없다. 자신이 그런 자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한, 숨을 거둘 때까지 스스로에 대해 설명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할 것 같았다. - P399

넌 어쩔 거냐? 어쩌고 싶은데? 말할 것도 없다. 형사부장직을 지키고 싶다. 머리는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렇지만 피는 들끓지 않았다. 마음은 반반이었다. 딜레마의 감옥에 갇혔다. 이제 와서 가족을 찾는 건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린 걸까. 어찌 되었든 형사부의 패배는 확정적이다 이기는 편에 붙고 싶은 것이다. 그런 치졸한 생각이 갈등을 불러왔을까. 그게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냐. 전의를 상실하고 백기를 든 건가? 형사부에서도, 경무부에서도 마음이 떠난다는 건 진정 무국적의 인간이 돼버렸다는 뜻인가. 아니....무국적은 아니다 . 직책이 있다. 감정의 파도에 휩쓸렸지만 머릿속에서 홍보담당관이라는 자의식이 사라진 적은 없었다. 지금 현실도 그랬다. - P402

모르겠나? 경찰이란 저 혼자서는 똑바로 돌아갈 수 없는 조직이야. 부패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깨닫지도 못한 채 점점 더 썩어가고 있어. 기자들이 아무리 믿을 수 없는 종자들이라 해도, 세상이 아무리 더러워도 단절되어 있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네. - P419

자네가 자책감을 느끼는 건 당연해. 제대로 된 인간이란 증거지.하지만 홀로 조직 전체의 책임을 짊어질 필요는 없네. 불가능한 일이거니와 주제넘은 생각이야. 우리 모두 똑같이 책임져야 해. 수사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그 아픔과 죄책감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말일세. - P443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분명 살아 있다. 그렇고말고. 이제 곧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벌써 저기까지 왔다. 그래, ‘누군가‘와 함께...... - P633

조직에서 이기는 건 그런 이들이다. 비밀을 흘리지 않고 오롯이 가슴에 품은 이들이 살아남는다. 자신의 비밀을, 남의 비밀을 입 밖에 낼 때마다 패배를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 P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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