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와 0수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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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에게 인생은 퇴직 없는 근무일 뿐이었다. 영수의 유일한 바람은 영원한 퇴근이었다. 하지만 영수는 혼자 좋자고 남은 가족들에게 그 짓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영수는 착한 사람까지는 아니지만 모진 사람은 못 되었으니까. 영수는 죽을 수가 없다. 영원한 퇴근은 언제나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었다.
- P12

어떤 감정은 긴 시간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긴 밤, 한 시절, 어쩌면 일생 동안을 이야기하게 만드는 감정. 보통은 연애의 감정이, 사랑의 심정이 그럴 수도 있다던데. 하지만 어쩐지 영수에게는 스스로에 대한 연민이 될 것 같은 불안한 확신이 들고 있었다. - P53

몸을 창밖으로 내민 인간은 울상이지만, 다리를 잡은 인간의 웃는 얼굴 같다. 죽으려는 인간과 말리는 인간, 두 인간은 몹시 닮았다. 한 사람이라 해도 믿겠다. 대체로 한 사람이긴 하다. 죽으려는 것도 나, 말리는 것도 나. - P56

숲을 향해 선 영수는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바람이 숲을 돌아오는 소리. 사람을 감돌 때는 고요하다가 숲을 만나면 소리를 내는 바람들. 영수는 그리고, 시선을 빼앗겨 있었다. 언제나 두 눈을 머물게 하는 풍경,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에게. 누가 영수에게 좋아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물론 여태 물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영수는 언제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는 일이라고 답할 수 있었으니까. - P108

그 사람을 감싸고 있다는 그 벽의 두께에 대해서도 가늠해보았다. 그 벽을 뚫는 건 의지일까, 의도일까? 아니 얼마만큼의 의지를 가진 의도여야 할까? 하지만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게 상상 속에서도 이미 맘에 걸리는데, 의도는 꼭 가져야 하나? 의도가 아니면 어떤 마음이어야 하나? 다가가는 마음 그것은 뭐지? 다가간다는 건 어디까지를 말하는 거지? 근데, 나 어떻게 다가가나? 나 진짜 다가가는 건가? 아니, 내가 누구한테 다가갈 수는
있는 인간이긴 한가?
- P115

깊이 앓고 난 후, 하지만 그 사람과의 기억은 다시 떠올랐다. 지워보려고 애썼는데, 선명했다. 하루의 어느 시간도 어느 시간의 어느 순간도 잊히지 않았다. 떠올리면서도 아팠다. 좋은 기억만, 함께했던 기억만 떠올리고 싶었다. 그 사람이 떠난 기억은 잊었으면 했다. - P173

인생이라는 큰 틀은 반복되는 게 맞아요. 그건 바꿀수 없어. 하지만 디테일들, 그 디테일은 바꿀 수 있어. 쉽게 말해서,내가 영화감독 되려고 했다 했죠? 영화를 보면 결국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건, 그 원형은 크게 바뀌지 않아. 관객들이 익숙하고 좋아하는 플롯은, 그런 이야기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그냥 새로운 에피소드만 추가되는 거야. 그래서 제길, 꼭 인간이 아니어도 에이아이가 그렇게 영화를 잘 만들 수 있는 거라고. - P180

영수를 보는 0수의 눈 속에는 충격과 원망, 후회와 불안, 분노의 감정이 뒤섞여 있다. 하나, 하나로도 충분히 무거운 그 감정들의 무게의 총합에 눌려 0수의 얼굴은 창백하게 일그러졌고, 양손은 쥐어졌고, 쥐어진 주먹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그 떨림이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두 다리 또한 위태롭게 한다. - P236

영수는 채워지지 않는 욕심으로 늘 부족하게만 여겼다. 돋보일 것 없는 자신의 삶을 탓하기만 했다. 대단하지 못했으니 쓸모없다 단정했다. 하지만, 도드라지지 않아도 존재하고, 부족함도 채워진 상태고, 불안함도 동력이었다. - P284

이제 영수에게는, 또다시 죽는 일만 남게 되었다. 또다시, 어떻게 죽을까만 남았다. 원래 영수의 몫은 사는 것이 아니라 죽는 것이었다. 남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거였다. 살인이리는 거대한 죗값을 치르기에도 사라지는 쪽이 적절했고, 영수가 오랜 시간 바라던 것도 사라지는 일이었다. 그럼에도,마냥 신이 나지는 않았다. 사는 동안 언제나 즐거운 상상이었던 인생 근무를 끝내는 일이, 영원한 퇴근을 앞둔 지금, 영수는 어쩐지 어딘가 쓸쓸하기도 했다.
- P293

내가 여태 살아온 목적은, 인간이었던 그 친구가 죽기 전에 심어놓은 기억이었고.... 복제인간이어서 살아갈 이유도, 방향도 목표도 잡을 수가 없나 봐. 애초에 내 인생이 아니라서. 그냥 강요받은 인생이라서. 나는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니잖아. - P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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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 도쿄, 불타오르다
오승호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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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직전의 사회!
📚절대 악의 매혹!
📚오승호 작가 ‘폭탄‘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 속에세 신음하는 서글픔! <폭탄> 은 새로운 시대의 절대 악과 그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대결을 그린 연쇄 폭발 추적 스릴러소설로, 단순 상해사건으로 경찰서에 연행된 술주정뱅이가 연쇄 폭발을 예언하고, 수사관들은 그가 제안하는 퀴즈 게임에 휩쓸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제한 시간을 앞두고 벌어지는 폭탄 살인마와 경찰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압권인 이 작품은 연쇄 폭발 스릴러소설이지만, 도덕을 비롯해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치에 의문을 담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의 중심인물인 스즈키는 형사와의 신문 자리에서 특유의 엉뚱한 몸짓, 그리고 말투를 가지고 있지만, 이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에 문제를 제기하고, 정의, 윤리, 상식 등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제공하는 인물이다. 과연 스즈키가 말하는 논리가 절대 악이 부르짖는 호소인지, 아닌지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한다. 가벼운 오락거리 이상의 윤리적, 사회적 문체를 독특한 문체와 소재거리로 담아낸 이 작품은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캐릭터들이 강렬해서 몰입뿐만 아니라 손에 놓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노숙자 스즈키는 기억상실을 주장하면서도 폭발 사건을 정확히 예언하는 인물이다. 폭탄 테러 예언을 둘러싸고 경찰과 심리전을 벌이는 스즈키! 그의 진짜 정체와 의도가 무엇일까? 사회 비판적인 이야기와 서스펜스적 재미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강렬한 캐릭터와 긴장감 있는 전개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숨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경악의 논스톱 미스터리! 인물들 간의 심리전과 무능, 열정상실 등 작품의 긴장감을 주는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을 대부분 무능하거나 상처 입은 경찰로 그려내어 주인공 스즈키의 존재가 압도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경찰 심문 과정에서 사회의 가치관을 조롱하는데, 이는 절대 악의 호소에 넘어갈 것인지에 대해 경찰들의 논리가 흔들리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경찰은 무능하고, 제도는 흔들리고, 폭발사건을 사회의 균열을 불러오는 등 현대 사회가 얼마나 쉽게 혼란에 빠지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스즈키와 경찰들의 대립을 단순한 범죄 수사가 아니라 권력과 인간 본성의 싸움으로 그려내어 제한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싸움이 읽는내내 긴장감을 준다.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사회적 가치와 인간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경찰이 스즈키의 논리에 흔들릴때, 마치 나도 같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한다. 제도와 권력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게 되는지, 그리고 악은 어떻게 매혹적으로 다가오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이 작품은 절대 악과 사회적 가치의 충돌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도덕, 윤리, 정의의 허약함을 잘 보여주고, 사회적 가치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단순한 재미 이상을 보여주는 작품! 사회적 메시지와 독창적인 캐릭터, 그리고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역시 오승호 작가였다. 비굴하면서도 날카로운 두뇌로 경찰을 압도하는 스즈키의 매혹적인 캐릭터, 그리고 다음 폭발이 어디서 일어날지 경찰과 함께 범인과 두뇌 싸움 하는 듯한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이어지게 하는 작품으로,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단 숨에 읽게 되는 작품이다. 현대 사회의 불안과 제도의 취약성을 날카롭게 그려낸 작품!2025년 영화화된 작품으로, 대중적으로도 성공한 작품이다. 엔터테인먼트와 사회적 성찰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정의가 무엇인지, 사회적 가치가 얼마나 견고한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폭탄 #오승호 #사회파미스터리 #책추천 #블루홀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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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일탈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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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누구나 일탈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
📚일상의 틈에서 시작된 세 번의 일탈!
📚나쓰키 시호 작가 ‘N의 일탈‘

평범한 사람들이 무너지는 순간!<N의 일탈>은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충동‘ 을 자극하는 기묘하고도 낯선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총 3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던 인물들이 사소한 마음이 찰나의 충동으로 자신이 지켜온 선을 넘으면서 벌어지는 일의 이야기이다. 여기에 3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세우는 청년, 자신을 괴롭히는 학생들로 스트레스가 쌓인 교사, 노련한 점술가에게 제자로 받아 달라며 기묘한 행동을 하는 여자까지! 각기 다른 사정과 목적이 있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인물들의 선택과 그 결과를 따라가며 인간의 마음과 행동 사이에 놓인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이 작품은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묘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기도 해서, 미스터리 성향이 살짝 느껴지는 작품이다. ‘어울리는 않는 손님‘ , ‘스탠드 플레이‘ , ‘점술사B‘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겉보기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작은 욕망이나 분노, 호기심 떄문에 예상하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되면서, 점차 통제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평범한 사람이 한순간에 충동에 사로잡히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흥미롭게 그려낸 이 작품은 모두 살인이나 거대한 범죄는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에 마음 속 충동이 행동으로 바뀌면 어떤 순간이 벌어지는가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심리 미스터리 단편집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작품에는 극악한 악인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냥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작은 욕망, 분노, 집착을 가지게 되면서 자신의 기준과 상식을 벗어난 선택을 하게 되고, 그 결과를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인간 심리의 어두운 면을 섬뜩하게, 그리고 현실감 있게 그려내어, 몰입감 뿐만 아니라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하루 만에 완독할 정도로 푹 빠져서 읽게 되는 작품이다.

3편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지만, 공통된 점은 하나있다. 바로 ‘충동‘ 과‘ 일탈‘ 이다. 평범한 사람이 사소한 충동으로 일탈하는 순간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오히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을 잘 보여준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처음부터 악인은 아니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에서 출발한다. 돈에 대한 욕망과 현실적인 압박, 스트레스와 억눌린 감정, 동경과 집착 등. 하지만 그런 감정을 생각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들어서게 되면서, 충동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지를 잘 드러내는지, 그리고 인간이 자신의 행동조차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드러낸다. 그렇다고 이해 못할 감정들은 아니다. 청년은 돈이 필요했고, 교사는 스트레스로 괴로워했고, 여성은 누군가를 동경했다. 그러나 납득 가능한 감정이 정당한 행동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인물들을 비난하는 동시에 공감하게 된다. 인물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움직인다. 이 작품은 주인공 자신의 마음 속 충동이 가장 위험한 존재로 그려지는데, 타인보다 자신이 더 무섭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평범한 사람도 특정한 상황과 감정에 놓이면 얼마든지 자신이 정한 선을 넘을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3편의 이야기는 욕망, 좌절, 집착이라는 다른 감정으로 그려냈지만, 결국은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는 점에 같은 점을 보여준다. 돈에 대한 욕망, 억눌린 분노, 특정 대상에 대한 집착은 모두 이 작품의 제목처럼 일탈의 계기가 될수도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을 한 줄로 정의한다면, 인간은 누구나 마음 속에 일탈의 씨앗을 품고 있으며, 사소한 계기 하나로도 그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우리 주변에서 볼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비판하면서도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되는 작품으로, 현실감있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인간이 일탈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어 인간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고, 3편의 이야기가 모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전혀 지루할 틈도 없는 작품이다. 인간의 욕망과 집착, 그리고 평범한 사람이 일탈하는 순간을 사실적으로 그린 심리 미스터리!인물들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 가능한 이야기이고, 자신 역시 특정 상황에서는 선을 넘을 수 있다라는 불편한 사실과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심리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본 도서는 해피북스투유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았지만 리뷰는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N의일탈 #나쓰키시호 #심리미스터리 #책추천 #해피북스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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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의 일탈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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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어. 나한테 타고난 욕망이 있고 그 욕망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그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 아니면 뭔가 다른 일그러진 부분이 있고 그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그런 꿈을 꾸다 보니 꿈 자체가 욕망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어. 지금까지도 말이야. - P61

평범하게 살면 내가 원하는 상황의 시체와 마주칠 일이 없어. 하지만 반사회적 사회라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지. 그렇다고 해도 나한테는 나쁜 친구가 한 명도 없었고,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알게 되는지도 감이 안 왔어. 그래서 밤마다 번화가나 치안이 별로 좋지 않다는 지역을 어슬렁거렸지. 길가에 모여있는 양아치 같은 사람들이나 술집에서 우연히 가까이에 앉은 무섭게 생긴 사람들을 공상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게 된 거야. 오히려 기적 같은 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 P63

목소리가 떨렸다. 분노로 눈앞이 붉게 물드는 것 같았다. 도모코는 아파오는 위장을 손으로 짓누르며 생각했다. 당장이라도 안도에게 걸어가 뺨이라도 한 대 내리치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체벌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조차 합당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안도의 발언은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 P111

꿈을 위해 물장사를 한다고요? 그건 타락도 아니에요. 지금도 하고 있고 그러다가 꿈을 잡아 성공한 사람도 많아요. 망가지냐, 아니냐는 본인 마음가짐에 달려있고요. 거기서 포기한다면 어차피 난 그 정도 인간이었겠죠. 전형적인 상경 실패담을 그럴듯하게 말하는 것뿐이잖아요. 도대체 어디가 점술사죠? - P147

스스로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확신한 그 느낌은 착각도, 자만도 아닙니다. 사실이에요. 사람들은 종종 당신을 과대망상에 빠진 사람으로 해석하지만, 사실 당신은 자기 자신을 조금도 믿지 않습니다. 당신은 많은 사람 속에서 자신을 선택해 준 손님을 믿어요. 그리고 예전에는 알코올로 대충 얼버무렸던 그 사람들의 기대를 이번에는 정당하게 노력해 진짜가 되려고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당신의 불가사의한 반짝임은 실은 그런 올 곧은 영혼에서 생겼을 겁니다. - P149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 꿈을 품게 되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가령 일기를 쓰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에 가서 벼락 맞듯 꿈을 정했다는 경우처럼 날짜가 분명해도 꿈이란 실제로 마음속에서 불을 지펴 활활 타올랐다가 꺼지고, 잔불인 상태로 있을 때를 되풀이하는 법이다. - P154

모두가 그녀를 천재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의 재능을 모독하는 말이 될까 봐 누구도 입 밖에 내지 않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가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다. 재능 하나만 받는 것도 드문데 두 가지나 받는 건 도대체 어느 정도의 확률이어야 할까. 아니면 진정으로 뛰어난 사람이란 그 우수함이 외모에까지 드러나는 존재인 걸까. - P209

돈으로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선생님, 그런 생각은 선생님답지 않고 너무 안일해요. 선생님은 저를 키우겠다고 약속하셨어요. 저한테 잘못이 있어서 계약이 파기되는 거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선생님은 저를 끝까지 맡아주셔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 P214

스스로 용서할 수 없다면 그것도 괜찮아. 견디기 힘들면 잊어도 되고 죄와 고통과 함께 살아도 돼. 마음대로 해. 그런데 죽으면 뭐가 돼? 네가 죄인이라면 대가를 치르기 위해 사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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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ㅣ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1
스티븐 프라이 지음, 이영아 옮김 / 현암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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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이야기에서 인간을 보다!
📚신들의 이야기에서 비친 우리의 모습!
📚스티븐 프라이 작가 ‘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 신화‘

올림포스 신들의 세계를 만나다!<스티븐 프라이의 그리스신화>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재해석한 작품으로,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신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낸 작품으로, 그리스신화를 어렵게 생각한 사람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백과사전이라 할 만한 박식함과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영국의 국보라 불리우는 작가가 생동감 넘치고 깊이있게 그려내어,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빚은 이야기, 에로스와 프시케의 사랑 이야기, 신마저 속인 시시포스의 이야기 등 긴장감 있는 전개뿐만 아니라 재치 넘치는 대화, 생생히 살아 있는 캐릭터에 푹 빠질 정도로 흡입력이 상당한 작품이다. 34점의 도판이 실려 있는 이 작품은 그리스 신들을 주제로 한다. 그리스 신화에 관한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장간에서 번개 모양 창을 벼리는 대장장이가 바로 헤파이스토스임을 알게 된다. 또 날개 달린 신발을 신고 지팡이를 쥔 이가 바로 헤르메스인것도. 이 작품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지식을 많이 습득하게 된다. 유명한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의 에로스상이 사실 에로스가 아니라 안테로스의 동상이라는 것 (섀프츠베리 백작의 박애주의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헌신적 사랑의 수호신인 안테로스 조각을 세웠다). 영어로 지도가 아틀라스인데, 이는 고대 지도에 세계를 받치고 있는 아틀라스를 그려 넣은 전통에서 비롯되었다는 것(그러나 사실 아틀라스는 하늘을 떠받치는 벌을 받았기 때문에 엄밀히 이 그림은 오류라 할 수 있다). 원래 올림포스 12신에는 화로의 신인 헤스타이가 들어가 있었으나 뒤에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로 대체되었다는 것 (3세대 주요 신인 하데스는 지하세계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올림포스 신이 아니다). 키타라는 악기 이름에서 기타라는 단어가 유래했다는 것까지!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우주의 탄생과 카오스, 가이아, 우라노스, 크로노스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리스 신들, 그리고 제우스 중심으로 한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인간과 신들의 얽힌 다양한 신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대적인 문체와 유머가 적절히 섞여 있어서 마치 한 권의 소설을 읽는 듯하다. 또한 그리스신들을 복잡하게 얽힌 신들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복잡하게 얽힌 신들의 혈통과 관계를 자연스럽게 설명하여 이해하기 쉽다. 우주의 탄생부터 올림포스 신들의 시대까지 흐름 있게 그려내다보니, 처음 그리스 신화를 읽는 사람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스 신화를 가장 재미있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다시 들려주는 현대판 신화 입문서 같은 이 작품은 제우스가 등장하는 장면부터 시작하여 신들의 인간적인 욕망, 갈등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으로, 소설처럼 술술 잘 읽힌다.

이 작품은 올림포스 신들을 완벽한 존재로 그려내지 않는다. 권력욕, 질투, 사랑, 분노를 가진 존재로 그려냈는데, 제우스의 권력 유지, 헤라의 질투, 포세이돈과 하데스의 경쟁 등 인간 사회의 권력 관계를 그려냈다. 그리스 신들도 운명을 완전히 거스를 수 없는 듯하다.인간은 자신의 선택을 하지만, 결과는 종종 운명에 의해 결정되듯이, 인간은 얼마나 자신의 삶에 대해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된다. 혼돈에서 질서가 만들어지는 과정, 문명이 성립되는 과정을 보여주듯이, 카오스에서 시작해 세계와 신들이 탄생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신화를 현대에도 통하는 인간 경험의 이야기로 재해석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삶과 사회를 저절로 생각하게 된다. 이 작품은 혼돈 속에서 세계가 탄생하게 되고, 욕망과 권력을 가진 신들과 인간들이 운명에 맞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제우스, 헤라, 아폴론 같은 신들도 질투하고, 사랑하고, 실수하고, 권력을 탐하는 존재이다. 그래서인지 그들 모습속에서 인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신화가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가 바로 인간 본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신들은 막강한 힘을 가졌다. 하지만 끊임없이 갈등하고 실수하고 , 권력과 능력이 인간성의 약점을 없애주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신들의 모험을 통해 인간의 욕망, 실수, 성장, 그리고 삶의 의미를 그린 작품이다. 등장인물이 많고 내용이 복잡해서 고전 신화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작가가 뛰어난 이야기꾼이라 그런지 신들의 이야기를 소설처럼 풀어내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 문학, 미술, 게임 등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소재가 매우 많다. 하지만 이 작품을 읽다보면 다양한 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권력, 운명, 자유의지, 인간의 한계 같은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지, 강한 힘을 가진 존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욕망은 왜 갈등을 낳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한다.재미있는 이야기와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니, 꼭 한번 읽어보길! 신화를 처음 접하는 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스티븐프라이의그리스신화 #스티븐프라이 #인문학 #책추천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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