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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와인 - 찬란한 삶에 스며든 와인, 그리고 인생 이야기
크리스 배 지음 / 파지트 / 2022년 1월
평점 :
인생 와인
와인에 대해 오랜만에 각잡고 배워보자 싶어서 집어든 책인데 책을 펼쳐들자마자 나오는 저자의 프로필을 보고 빵 터졌다. 그리고 이건 보통 책이 아님을 직감했다. 와인과 함께 인생도 배울 수 있는 보물같은 책인 것이다.

저자 크리스 배는 자신을 소개하길 이렇게 말한다.
잘 태어났다. 농사꾼 부모님 아래 3남 1녀 중 막내로, 시작 포지션은 좋았다. 작은 시골동네에서 대장질도 제법 했다. 그래서 대통령을 꿈꿨다. 공부는 안 했지만 나름 시험에 대한 요령이 있어 중학교 때 특목고를 지원했다. 그때부터 실패의 역사가 시작됐다. 대통령의 꿈을 향한 첫걸음이었던 특목고 입학 실패. 장군을 꿈꾸며 지원한 육군사관학교 입시 실패. 정의로운 검사를 꿈꾸며 응시한 사법 시험 실패. 첫 취업은 멋모르고 끌려가다시피 한 다단계회사로 결국 실패. 다음 직장에서 승진의 한계를 느끼고 퇴사. 사업을 시작하고 성공하는 듯했으나 엄청난 빚만 진 채 또 실패. 살기 위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주위에서 돈을 빌려 시작한 빵 가게 실패.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 나무에 밧줄을 걸었지만 실패…. 이 모든 실패를 가지고 다시 시작하려 한다, 와인과 함께. 오늘도 나는 와인을 팔고, 마시고, 사랑한다.
시중에 넘쳐나는 성공신화와 거창한 인생의 진리를 설파한다는 책의 무용함은 이미 질릴 정도였던 차에 찬란한 삶에 스며든 와인과 인생 이야기와 가진 건 없지만 폼나게, 우아하게 행복을 쟁취해나가보자는 저자의 제안이 무척 맘에 들었다.
인생과 와인은 다르지 않다. 좋은 땅을 일구고, 정성껏 포도나무를 키워내고, 최적의 순간에 포도를 수확하여, 발효와 숙성의 시간을 거쳐 완성되는 와인. 인생도 와인처럼 일순간에 모든 것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나를 알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인내의 시간을 거쳐야 우리도 실패하지 않는 인생을 살게 될 것이다.
책의 구성은 돈을 벌고 싶을 때 마시는 와인부터 돈을 벌 때 마시는 와인, 돈이 궁할 때 마시는 와인, 돈을 벌고 나서 마시는 와인, 돈이 되는 와인으로 이어지며 다섯개의 챕터가 마련되어 있다.
각 챕터마다 인생 명언들을 소개하며 시작해서 와인과 얽힌 저자의 인생이야기, 일상과 경험, 생각, 느낌 그리고 와인 이야기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친구들의 와인노트라는 코너로 저자가 추천하는 와인의 스펙과 설명들을 소개받는 형식이다.
개인적으로는 돈이 궁할 때 마시는 와인들에 솔깃했는데 리슬링 아인스바인부터, 에디찌오네, 라인 39 카베르네 소비뇽 2018, 쁘띠 시라 2018 등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