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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 조선 - 우리가 몰랐던 조선인들의 성 이야기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제목에 끌려 집어든 책인데 그 유명한 박영규의 책이었다.
생각보다 더 노골적이고 수위가 높아서 놀랬다.
200만 밀리언셀러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역시나 명불허전 박영규 작가, 조선시대 에로틱의 모든걸 망라한 책이었다.

책의 구성은 총 3부로 1부에서는 에로틱 심벌이 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로 네가지 기구한 운명의 그녀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생, 의녀 ,궁녀, 첩
2부에서는 춘화와 육담의 에로티시즘에 대해 이야기하며 실제 춘화 작품들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 마지막 3부에서는 조선의 섹슈얼리티와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여종에게 뻗친 ‘나쁜 손’, 사라진 음경, 관을 열어 찾을까나, 근친상간의 비참한 말로
,승려들의 타락상, 환관, 간통을 저지르다, 세종의 며느리가 동성애에 빠진 사연, ‘자유 부인’ 유감동, 조정을 발칵 뒤집다, 조선의 팜므파탈, 어을우동, 남자도 여자도 아닌 자, 사방지와 임성구지 등 제목만 들어도 솔깃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은 ‘유교의 나라’라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조선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는 열쇠를 건넨다. 어을우동이나 유감동처럼 여러 사내와 자유연애를 즐긴 여인도 있었고, 동성애에 빠진 세자빈도 있었다. 한 가문이 단체로 근친상간을 저지르고, 양갓집 규수가 집단 난교를 주도한 일은 지금의 상식에 비춰보아도 놀라울 정도다. ‘조선의 낮’이 냉철한 윤리의식에 따라 돌아갔다면, ‘조선의 밤’은 뜨거운 본능으로 꿈틀거렸다. 오랫동안 봉인된 조선의 에로티시즘을 되살리는 이 책은 ‘유교의 나라’라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조선을 새롭게 바라보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저자는 조선의 관능적인 성애를 조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뒤에 숨겨진 권력관계와 사회적 모순까지도 짚어낸다. 조선 사회에서 기득권을 쥔 것은 남성, 그중에서도 양반이었다. 권력과 부를 가진 사내치고 기생을 가까이하지 않거나 첩을 두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 송도삼절로 불린 화담 서경덕, 저명한 유학자였던 율곡 이이와 송강 정철, 영남 사림의 지주인 회재 이언적도 예외가 아니었다. 왕이나 정승도 다를 바가 없었으니, 조선 사회 전체가 힘 있고 돈 있는 남성들의 애정 경연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환관은 음낭을 잘라냈기 때문에 성생활이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환관들은 모두 혼인을 했다. 남편이 고자였으므로 환관의 부인은 평생 독수공방 처지를 면치 못했다. 그러니 어느 누가 환관의 부인이 되기를 자처했겠는가. 환관의 부인이 된 여인들은 집안이 너무 가난해 팔려 왔거나, 부모의 출세를 위해 희생양이 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상황이 이러하니, 많은 환관의 부인들이 염문의 중심에 놓였다. 내막을 살펴보면 단순한 불륜 사건으로 치부하기 어려웠는데, 유생들 사이에 퍼진 이상한 속설 때문이었다. 바로, 환관의 부인과 정을 통하면 과거에 급제한다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