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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 - 모든 종을 뛰어넘어 정점에 선 존재, 인간
가이아 빈스 지음, 우진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평점 :
초월
제러드 다이아몬드나 유발 하라리, 리처드 도킨스 등의 인간의 빅히스토리를 다루는 여러 인류학 관련 두꺼운 책들이 있었지만 이 책만큼 술술 읽히고 명쾌하게 정리 된 책은 처음이었다.
책의 구성은 인간은 어떻게 모든 종을 초월한 존재가 되었는가라는 주제로 불, 언어, 미, 시간이라는 세부적인 주제로 분류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전에 먼저 인간의 기원부터 설명한다.

인간은 이제 그 어느 때보다 더 오래 그리고 더 나은 삶을 누리게 되었다. 인간은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대형 생명체 중 개체 수가 가장 많다. 한편, 우리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척 관계에 있으면서 멸종 위기에 몰린 침팬지가 사는 모습은 수백만 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다. 문화를 제대로 축적하고 전달한다는 것, 그러니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적절한 행동이나 습관만을 선택하고 개량해 천천히 쌓아간다는 것은 훨씬 복잡한 작업이다.
인간의 불과의 조우를 그려내는 두번째 챕터에서는 불을 만들고 사냥을 시작하며 사회성이 발달하고 두뇌의 진화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러면서 문화가 발전하고 에너지 효율이 증가한 것이다.
인류의 조상이 이루었던 집단의 규모가 더 커지면서 혈연관계 외에 자신의 안위에 그리 영향을 주지 않는 사람들과도 협력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또한 사회성의 기술도 점점 더 중요해졌다. 인간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큰 규모의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서 서로 협력해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또한 더욱 커진 유전자 공급원 안에서 짝을 찾을 수 있게 되면서 출산율이 상승했고 생존율을 높여주는 문화적 자원의 공급원도 늘어났다
언어는 일종의 집단 기억 장치였고 강력한 문화적 도구였다. 그런 언어의 진화와 문화적 축적이 진행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개인적으로는 미에 대해 다루는 대목들이 흥미로웠는데 미의 역할과 상징으로서의 미, 규범으로서의 미를 이야기하고 장신구와 보물, 건축에 대한 인류사적 통찰에 감탄했다.
아름다운 것은 잠시 숨을 돌리고 천천히 살펴보도록 만든다. 인간은 아름다움에 대해 감정적으로 그리고 생물학적으로 반응한다. 인간의 문화는 이런 아름다운 것을 발굴해 키워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장식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주관적인 판단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해서 문화적으로 합의된 상징성, 기준, 의식을 통해 조직된 응집력 있는 부족 사회를 만들어왔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준이나 규범은 사회적, 환경적 압력을 받으며 진화하고 우리의 생명 활동과 유전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과 기준이 우리 자신과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를 새롭게 만들어간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이용해 유전적으로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모인 거대한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도록 만든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통해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인공적인 표현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시간이라는 신비로운 개념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인간은 시간을 기록하고 시간을 여행하며 시간을 측정하며 결국 시간이 지배하게 된 세상에 살게 된다. 인류의 조상이 남긴 문화적, 생물학적 유산인 현생 인류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누구이며 시간과 공간의 어디쯤 위치하는지 궁금하다. 인간은 모든 존재를 다 바쳐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시간을 느끼고 알며 또 확인하고 심지어 통제하기 위해 애를 쓴다. 인간은 미래를 알기 위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수수께끼를 관찰하고, 예측하며, 측정하고, 추론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이 세상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자신을 재창조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