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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를 안아줘야 할 시간 - 인생의 중간쯤 왔다면
한성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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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른바 만지면 바스라지는 쿠크다스 멘탈을 가진 사람이다.

의연한 척 해보려 해도 쉽게 흔들리고, 무던한 척 해보아도 금새 얼굴로 들어나는 자존감 약한 사람.

그래서 유독 심리학 책이 많은 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데서 진정한 성장이 시작된다.


가끔 자존감이 높은 주변인들을 보면 부럽다. 항상 자신감에 넘치고, 당당해서인지 주눅드는 일 보단 못해도 나는 괜찮아 라는 긍정의 기운이 가득차 있는거 같다.

남편이 그러하다. 자신감과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 그런지 장난스레 거울보며 잘생겼다며 우스개소리도 하고, 멋지다는 말을 하며 스스로를 추켜세우길 잘한다.

웃음기섞인 말들이지만 나는 내 평생에 그런 말을 해 본 적이 손가락안에 꼽힐 것이다. 그만큼 무엇을 결단하고 보여기지게 낯설어하는 사람이다.


대학 시절 PPT 발표를 많이 하는 학과 이다보니 학기 내내 앞에 나가는 일이 허다했다. 성격탓에 밤을 새워 완벽히 준비해도 자존감과 당당함이 결여되어

단상에 나가기도 전에 손엔 땀이 한가득이고 심장은 다급히 뛰는게 나만 그러지 않고 다들 그럴꺼라 생각했었다.

시간이 흐르고보니 이건 모두 내 성격과 마음에서의 문제 였던 것. 나를 조금이라도 믿어주면 될 것을 왜 그리 못미더워하고 모자라다 생각했을까.


작가는 본인과 같은 혼란기를 맞이한 3,40대의 애매한 청춘들에게 이 시기에 해보아야 할 생각과 구체적 행동, 나의 인생 후반을 이끌어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전했다. 작가도 30대 후반에 어렵게 떠난 미국 연수 중 진로의 고민과 허락된 시간과 기회에 결심을 못했던 것.

혼란이 있어야 고군분투도 하며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다고 했다. 나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꺠닫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고싶은 희망을 품으라고 전해주었다.


나같이 툭 쳐도 바스라지는 멘탈이 과연 터널을 빠져나온 들 달라지긴 하려나?

 

86P_ 사람들은 모두 불행을 두려워하고 행복해지기만을 바란다. 다시 말해 불행 없이 행복만 갖고 싶은 것이다. 그러다 이것은 불가능하다.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다닌다. 그래서 기쁘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고, 슬프다고 마냥 울고 있을 일도 아니다.


맞다. 행복하기만 바란거 같다. 기분좋게만 흘러가는 하루하루를 바라는 거고, 나의 인생 드라마와 같던 '그들이 사는 세상'의 남자 주인공 지오가 했던 '드라마처럼 살아라' 라는 말대로 살고 싶은 거다. 드라마 같은 삶. 하지만 드라마가 모두 해피엔딩이 아니듯 장르물도 다양했던걸 간과하고 있었다.

불행이 무서워 행복할수 없을 거란 생각도, 행복 뒤에 올 불행이 두려워 마냥 웃지도 못할것도 없다. 걱정한다고 안 생길 일도 아니더라. 어차피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거라면 놔둬야 되는거였는데 말이다.

87P_ 조물주는 신기하게도 나이에 따라 즐거움의 목록을 준비 해놓고 있다. 어느날 2,30대 때 관심을 끌었던 일들이 별 의미가 없고, 아무 재미가 없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121P_ 그러나 조금은 약게 굴 필요가 있다. 모든 순간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이기적일 권리를 자신에게 주자.


열 번 못하다 한 번 잘한 사람이나, 열 번 잘하다가 한 번 못한 사람이나 주변에서 생각하는건 다 나같은 맘은 아니었다. 그러니 어차피 평가는 그들의 몫.

그러니 이왕 삐뚤어 질거면 제대로 삐뚤어져 보는것도 방법이었다. 어설프게 굴었다간 자기전 이불킥하기 딱 좋더라. 이왕 이기적일거 제대로 나쁜x으로 보내보는것도 내 맘의 위안이 되지 않을까. 이기적이어봤자 얼마나 이기적이겠는가.


127P_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엔 '특별해지고 싶은 욕구'만큼 '평범하게 살고 싶은 욕구'도 커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비범해지고 싶은 욕구'가 사라지거나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 하지만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이전에는 몰랐던 평범함의 특별함에 눈뜨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173P_ 타인과의 관계에 연연하는 이유에는 의존 욕구도 있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도 있고, 언제나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싶은 자기애적 욕망도 있다. 때론 자신의 숨겨진 적대감이 드러날까 봐 역설적으로 그 관계를 포기 못 하는 예도 있다. 이렇게 인간은 모두 나약하고 취약한 존재이기에 언제나 관계에 흔들린다.


나도 10대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고 했을때 '선한 사람'이 되고프단 이야길 한적이 있다.(그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싸이월드 일기장에 적어 놓은 걸 보고 나는 내 손발이 잘리도록 오그러림에 발악을 했었지.) 악의 없고,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이른바 예쁨받는 사람이 되고팠던 거다. 그렇게 되면 내가 하고픈 쓴소리 하기도 어렵고, 나는 언제나 'YES 맨'이 되어야 했던 거다. 내 몸에 사리가 나올 지언정 분노를 표출 하지 못해 감정이 썩어 문들어 질 지라도 나의 표정은 항상 웃고 모두를 포용하는 사람. 이제와서 느끼지만 그건 성인군자로 살지 않는 한 어렵더라. 10여년의 사회생활과 시간이 흐르면서 내가 소속되어있는 많은 울타리 속에서 나는 회사 구성원이기도 했고, 쓴소리를 해야하는 선임이기도 했으며, '네네'를 연발하는 며느리였고, 세상 악한 잔소리마녀 막내딸이기도 했다.

관계속에서 나는 어떤 위치이며 무엇을 무기로 삼느냐에따라 독설가도 되고, 목석이 되기도 했으며, 천사로 변하기도 했다.

감정을 정리하는 힘을 가져야만 내가 살 수 있더라. 관계에 휘둘리다보면 정작 '나'는 없더라는 결과. 세상에 모두에게 선한 사람을 없었다. 나에 대한 평가와 시선에만 소비하기엔 나는 매우 약한 존재였다. 정말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하며 희생을 하며 살아갈 이유는 없는 거였다.


198P_ 부부는 사랑하되 사랑이 족쇄가 되지 않아야 하며, 함께 노래하고 춤추되 서로 홀로 있는 공간을 존중하는 그런 관계여야 한다. 부부 사이에 깊이 있고 지속적인 사랑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평생의 작업이다.


​5년의 연애. 그리고 지금까지 함께 해 온 4년의 결혼 생활. 각자의 사회속에서 역할을 하고있는 직장인 부부. 서로 일을 하는 사이라 그런 걸까? 집만 지키며 상대방이 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순종적인 관계는 아니다. 휴일에도 함께 여가를 보내기도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간처럼 각자의 공간에서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남편은 게임을하고 그래픽 작업도 하는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친구와 만나 술 한잔을 하겠노라 하면 그 시간을 존중하여 굳이 사사건건 연락을 강요하지도 않고,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의 시간을 만들기도 한다. 이게 우리 부부만의 암묵적인 룰 아닐까?

상대방만을 바라보며 나만 봐주길 바라는 해바라기같은 마음은 연애때부터 없었다. 사랑은 하지만 각자의 삶도 있다는게 공감되어 더 끌렸을 수도 있다.

그래서 그 흔한 만났다가 헤어진다는 이별의 순간도, 권태기도 없었던 거 같다. 내가 있어야만 너를 사랑하는 나도 있을테니 나를 무조건 너에게 결속시키진 말아달란 거겠지. 그래서 서로의 안정권을 유지하는거 같다.

이건 우리 잘 하고 있군. 계속 이 안전거리를 유지하는게 좋겠어.

 


233P_ 대한민국에서는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지킬 앤 하이드로 살아갈 위험이 크다. 남자들이 여자들에 비해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받을 기회가 적은 탓도 있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없어도 비난받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감정의 문제는 여자, 이성의 문제는 남자의 것으로 둔 채 남자가 감정 관리에 미흡해도 괜찮다는 식이다.


나는 참 감정에 서툰 사람이다. 마음의 변화가 얼굴에 여실히 드러나고, 분노의 상태가 목소리와 말투도 단박에 들어나니 말이다.

그래서 나를 오래 겪어본 동료들이나 남편은 어느 제과의 CM송 처럼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를 외친다. '니 얼굴에 다 나와 있잖아!' 가 부제가 되겠지.

표출이 힘드니 그나마 내 의지와 상관없는 안면근육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걸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감정 억압. 아예 하지 말아야 되는건 아니겠지만, 떄떄로 상황에 맞는 연습은 필요한 거였다.

264P_ 나는 이 개념이 꽤 설들력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면 서른이 되었다고 해서 바로 30대의 감수성을 갖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마흔도 마찬가지다. 마흔이 가까웠다고 해서 곧바로 중년에 진입했다고 할 수 없다. ... 앞으로 다가올 인생 후반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성장의 그림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틀만에 후루룩 읽었다. 막힘도 없었고, 사례들도 이해하기 쉬웠다. 이름만 다른 다 같은 '나'였으니까.

긴 말 필요 없더라. 딱 이만큼의 자문자답으로 답이 내려졌다.


 

이만하면 잘 살고있는거지 더 얼마나 잘 살려고 그러냐? 쟤는 쟤고 너는 너지 뭐.

굳이 쓸데없는 걱정 말고 '바로, 지금'을 살자. 그것도 잘. 그러니 너도 좀 내려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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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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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현리의 굿나잇책방. 영어를 모를수도 있으니깐 또 다른 이름으로 잘자요 책방.

예쁜 인사가 되어준 은섭의 책방이름.


마시멜로우의 꽃말도. 재촉하지도 않고, 다그치지도 않는 은섭의 한마디 한마디들도 따숩다.

 

해원이 타지에서 다시 돌아온 이유도, 은섭의 살아온 순간들도 모두가 위로 받아야되는 사람들.
이렇게 만난 순간이 겨울이라 다행이다 싶었다.

추운날 서로를 더 아껴주고픈 마음이 들게하는 계절이 주는 감성들과 과거를 회상하게 만드는 순간들도 모든걸 안아주고 위로하고픈 계절이라 안심이된다.

 

 

하루하루를 블로그 비공개글로 담아내는 은섭의 이야기들. 많은 말을 하지않아도 글로 표현하는 마음은 상처를 받았던 어린시절과 거두어주신 분들에 대한 감사함. 잘 자라주고 돌아볼 줄 아는 선한 사람이 되어준거 같아 내가 뭐라고 뿌듯했나 모른다.

 

해원은 이모(명여)의 곁에서 지내고 사회에서 받은 무거운 짐을 놓고 유년시절 보냈던 북현리로 돌아와 동창들도 만나고 은섭도 만나며 마음의 돌을 하나씩 치워간다. 그게 과거를 살어온 북현리가 해준 가장 큰 일이 아닐까.

 


굿나잇 책방의 사람들. 명여의 오랜 친구이자 책방의 핵심인물 수정. LED전구를 판매하고자 시작한 모임이겠지만 책방에서 소소한 감성을 나누며 도움이 되고파했던 근상. 삐딱하지만 그 나이대의 풋풋함도있고 무심한듯 시크하게 주변을 챙기는 이른바 츤데레 같은 현지. 책방에 키핑해둔 책도 읽고 혼자 밥도 챙겨먹으며 씩씩하고 착하게 자라주는 승호와 할아버지. 방학동안 승호의 마니또가 되어준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 효진. 마지막에 제발로 굿나잇 책방을 찾아와 모임에 합류한 묘한 인물 인문학 고교생.
서로의 오해로 깊이 패이고 멀어지고 이젠 그때의 정확한 감정조차 모호해진 보영과의 사이. 은섭과 해원을, 해원과 보영을 연결해준거라 볼 수 있는 장우의 쾌활함과 시원시원함.
인물 하나하나 각자의 감정 한면한면 소흘히 지날 수 없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한창 연애를 시작할 때 읽어 사랑이라는 감정을 소흘히해선 안되겠단 생각과 어릴적 내가 꿈꾸던 라디오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진솔에게 더욱 이입했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연애를 끝내고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아줌마여서인지 해원에게 이 감사한 인연을 스쳐 지나가게만 놔두지 말았으면 하는 오지랖이 더 커졌다.

 

"해원아! 살면서 많이 마주치는 인연들이 있긴한데, 모두를 다 움켜쥘 순 없겠지만 먼저 오래 연애를하고 결혼을 한 아줌마의 잔소리같지만 이거다 싶으면 잡는게 맞아! 그게 맞는거라고!"잔소리를 해주고픈 맘이 생기는걸 보면 나도 어쩔수 없는 아줌마인가 싶기도 했다.


내가 자란 이곳의 크고작은 책방들은 사라지고, 이젠 한손에 꼽힐 만큼만 남아버렸다. 학교 앞이든 동네의 서점들은 늘 곁에 존재했기에 나는 크면 책방 주인이 되어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어느 순간 학교앞 서점은 소설은 고사하고 문제지들로 가득했고, 또 몇번의 계절을 보내더니 사라졌다. 내 추억을 보낸 동네의 책방도 자취를 감추었다.
엄마가 봉급을 받은 다음날 밤엔 꼭 함께가서 책한권을 사게 해주셨기에 그날만을 기다리던 순간도, 하교후 빈집에 들어가는 대신 서점 이모님(=사장님)과 나누던 우리들만의 이야기도, 고등학생시절 알바비를 받고 세상 행복해하며 찜해두었던 책들을 모조리 살 수 있는 기쁨을 누리던 일들도 모두 과거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짤막한 과거의 토막들이지만 나는 위로받으며 자랐고, 그 위안으로 나름 괜찮은 어른으로 자라왔다고 자부하고 싶다.

 

 

나도 이들과 함께 하고픈 순간들은, 북스테이 행사를 준비하면서 함께 고민도하고 아이디어를 짜내며 하나씩 착착착 이뤄지는 즐거움. 정작 행사 하기 전부터 들뜨고 행복한 순간들이다. 그리고 어리지만 생각이 많은 승호와 마음과 함께 몸도 지처가던 명여, 해원은 그들과 함께 슬픈 생각을 주전자에 담아 끓여 마시는 눈물차(승호는 눈깔차라고 했지)의 시간까지. 부엉이에게서 배운 레시피로 나도 한번 해보겠노라 맘먹게되는 마음의 위안.

 

 

굿나잇 책방이 근방에 있다면 할아버지가 구워주시는 귤도 까먹으면서 아무 생각없이 책도 읽고, 서로가 찾아온 글들도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늦은 밤이되면 장우와 은섭과 해원과 함께 캔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책방 밖의 이야기도 하면서 무거운 마음도 덜고 싶다.

 

 


20P_ 누그러지리라... 그게 좋았어. 한밤에 자다가 깼을 때 왠지 서글플 때가 있잖아? 그때 따뜻한 차를 만들어놓으면, 다시 잠에서 깰 때도 덜 슬프다는 게.


67P_ 한때는 살아 있었던 사람들이 저마다 사연을 가지고 떠났다. 그들이 세상에서 내뱉은 말들도 수없이 많았을 텐데 이제는 한 마디도 들리지 않고, 다 그런 줄 알면서도 아득한 이야기 같았다.


278P_ 잘 자요, 내 침대에서 잠든 사람. 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미리 애쓰지 않아도 어차피 우리는 떠나. 그러니 그때까지는 부디 행복하기를.


338P_ 내가 만약 소설을 쓴다면 악역에 싫어하는 사람 이름을 붙일 거라고 마음먹은 적이 있었지.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니더라구. 인쇄되서 남을 텐데 뭣 하러 싫은 사람 흔적을 굳이 넣겠냐싶은거야. 어쨌든 인생은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곁에 남겨가는 거지 싶어서.


341P_ 지나간 사랑들을 떠올려보면... 사랑하는 내 모습을 사랑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래요, 인정하자면 저는 짝사랑을 하고 있을 때가 참 좋았고, 그래서 이 이야기가 와닿았거든요.


400P_ 인생의 고통이 책을 읽는다고, 누군가에게 위로받는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것들이 다 소용없는 건 아닐 거라고... 고통을 낫게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고통은 늘 거기 있고, 다만 거기 있음을 같이 안다고 말해주기 위해 사람들은 책을 읽고 위로를 전하는 걸지도 몰랐다.


404P_ 좋은 일들만 있기를 기원해. 살면서 교훈같은거 안 얻어도 되니까. 좀 슬프잖아. 교훈이 슬픈 게 아니라 그걸 얻게 되는 과정이. 슬픔만 한 거름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건 기왕 슬펐으니 거름 삼자고 위안하는 거고... 처음부터 그냥 슬프지 않은 게 좋아. 물론 바라는 대로 되면야 얼마나 좋을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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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편해지고 싶어서 : 거리를 두는 중입니다
슈테파니 슈탈 지음, 오지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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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은 나는 제법 많은 심리학 책을 가지고 있다. 결국 다 읽고 보면 내 안에 답이 있다. 알지만 실행하지 못해 번번히 실패하는것.

이 책은 성향을 나누고 사례를 들며 자라는 성장과정에서부터 만들어진 자아가 어떤 자극을 받고 형성되는가에 대한 이야길 하고있다.

저자는 '그림자 아이'라고 명하는 내 안에 있는 또다른 나를 들여다 보며 그 아이를 중심으로 이뤄진 환경들을 3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며 평가한다.


자립에 관한 파트에선 이 자아가 형성될 때를 단계로 나누며 너무 이른 시기에 빨리 만들어진건 아닌지 그로 인해 지금의 '나'는 어떻게 표출되는지를 이야기한다.

부모가 얼마나 그 욕구(자율성에 대한)를 채워주었는지에서부터 시작하여 형성 뿐만 아니라 부모가 얼마나 본보기가 되어 주었는지, 자립 욕구이지만 분노를 다루는 관점에서도 부모의 역할과 감정의 정체성 찾기에 올바른 방향 제시가 이뤄졌는지를 찾아보라 한다.


우리가 자기소개서(라고 쓰고 자기소설 이라고 우스개소리로 말하는)를 적을때 가정환경에서 단골로 나오는 '늘 나를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과 많은걸 가르쳐 주려하신 것에 감사하고 용기를 주셨다.'라고 하는 이 긍정적인 특성. 모두가 아는 내용이다. 남에게 포장하여 예쁘게 보이려하는 이 문장이야말로 자립성과 자율성을 키우는 시작점인 것이다. 사례로 주어진 로버트라는 인물의 예로는 '엄마는 나를 지나치게 사랑했고, 늘 곁에 있길 바랬으며... ... 아빠는 늘 자신의 일만하고 자신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었어요.' 라고 적는 사람이 있긴 할까? 과연 이러한 초 사실주의 가정이 비단 로버트의 집안에서만 이뤄지는 구성원일까?

그만큼 인격체 형성에서부터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만큼 아이가 자라서 자아를 형성하고 타인과 함께하는 삶을 배워갈때 부모만큼 중요한 선행 인물은 없다는게 느껴졌다.


그 선행 인물이 되어주는 부모에 대한 관계를 좋게 하기위해서 이뤄지는 실수들. 애착관계 형성에서도 나타는 욕구에 대해 작가는 정도의 차이만 있지 누구나 그러하다고 다독인다. 처음에는 부모에게 관심받고 싶음에 시작되는 사건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나와 관계가 얽힌 타인에게(연인이나 동료, 이해관계자)로 범주가 넓어짐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마냥 착해빠진 '그림자 아이'를 찾아 빨리 꺼내라고 이야길 해준다.


이게 난가? 아... 내가 정말 이러고 있는건가 싶게 만들었던 165페이지의 착한사람 증후군.

이 증후군은 타인을 도와주며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일도 흔하다. 자신의 도움으로 타인이 극복해 나가는걸 보면 중요한 사람이라도 된 냥 망상을 한다는 것. 좋은 대접을 바라지만 상대는 잠깐의 관심만 기울이게 되는데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되는 외부세계와 문제를 좋은 사람이 되어 해결하는 자신이 반짝이다고 생각한단 점이다.


착한 사람이며 완벽한 사람이 되어준다는 망상. 그게 나라는 인물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에 타인도 나를 바라볼때 그런건 아닐까 하는 싸한 기분 마저 들었다.

학창시절엔 박학다식하고 상냥하며 착한 친구로 기억되길 바라고, 그러지 못하면 자책하고 질투하는 나 하나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아이였다. 늘 과한 욕심이 화를 불러 심리적 불안도 있었고, 자신을 겨냥한 자책에 아프기도 했다. 결국 내가 나를 조금 놓아주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려웠던 것.(아마 지금도 완벽히 놓아주진 못한거 같다.) 나를 느슨하게 풀어주면 욕심과 기대치가 낮아져 상처가 줄어들 텐데, 그게 어려우니 이 책을 빌어 또 한번 더 놓아주기 연습을 하는게 아닐까.

모든 사례는 익숙한 이야기들이었고, 부제가 되어주는 문장들은 이미 모두가 알 만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익숙해서 더 어렵겠지.

3장의 마음속 그림자 아이와 상처 보듬어주기가 지루해지는 중반에서 나를 자극시켜주었다. 아무래도 조금 더 편해지고 싶어서 거리를 두는 중이라면 타인을 탓하고 상황을 비난 하기 전에 과거의 나. 자아가 형성될 떄부터를 돌아보고 그떄부터 이뤄진 스스로의 강박과 쥐고있던 욕심의 끈을 좀 풀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모든 답은 알고 있으며, 치유의 방법도 변화해야될 부분도 안다. 그래서 당신에게 말하는게 아닐까. '내'가 다치지 않도록 '나'를 제발 다스려 주세요. 라고....

 

 

 

22p. 애착형성 욕구는 인간의 기본욕구로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일생을 함께할 상대를 찾기 원하고, 그렇게 찾은 상대와 함께 나이들어가길 바랍니다.

40p. 우리에게는 자신에게 결여된 것을 상대에게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 나은 반쪽'을 찾으려는 것이지요. 그러나 상대를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거나 개선하려는 이런 시도는 대부분 당사자도 의식하지 못한 채 내면의 아이가 상대를 찾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70p. 우리는 주변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며, 거절당하는 경험을 했을 때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애착욕구가 담당하는 일의 중심에 있는 가장 인간적인 동기입니다.

 

276p. "괜찮아. 우리는 괜찮을 거야. 작은 실수 하나쯤 할 수도 있지!"

335p. 자기에 대한 신뢰 없이는 남에 대한 신뢰도 없습니다. 어떤 상실애도, 어떤 상처에도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가 나를 믿을 때에만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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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오늘의 젊은 작가 13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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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임질게. 너보고 돈 벌어 오라고 안 해."
"그래서 오빠가 잃는 건 뭔데?"
"응?"
"잃는 건만 생각하지 말라며. 나는 지금의 젊음도, 건강도, 직장, 동료, 친구 같은 사회적 네트워크도, 계획도, 미래도 다 잃을지 몰라. 그래서 자꾸 잃는 걸 생각하게 돼. 근데 오빠는 뭘 잃게돼?"
"나, 나도... ... 나도 지금 같지는 않겠지. 아무래도 집에 일찍 와야 하니까 친구들도 잘 못 만날 거고. 회식이나 야근도 편하게 못할 거고. 일하고 와서도 또 집안일 도우려면 피곤할 거고. 그리고 그, 너랑 우리 애랑, 가장으로서... ... 그래, 부양! 부양하려면 책임감도 엄청 클 거고."


돈을 많이 버는 일도, 세상에 큰 목소리를 내는 일도,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뭔가를 만들어 내는 일도 아니었지만 김지영 씨에게는 무엇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주어진 일을 해내고 진급한ㄴ 과정에서 성취감을 느꼈고, 내 수입으로 내 생활을 책임진다는 것이 보람 있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끝났다. 김지영 씨가 능력이 없거나 성실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아이를 남의 손에 맡기고 일하는 게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듯, 일을 그만두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일에 열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여유가 있으면 취미 생활을 하고, 여유가 없으면 내 애든 남의 애든 가르치라는 건가.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로 관심사와 재능까지 제한받는 기분이었다. 설렘은 잦아들고 무기력이 찾아왔다.


"당신 수준에 그게 뭐가 재밌니? 유치하기만 하지."
"재밌어. 엄청 재밌어. 지금 내 뜻대로 되는 게 이거 하나밖에 없거든."

자꾸만 김지영 씨가 진짜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의 여자 친구들, 선후배들, 그리고 저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쓰는 내내 김지영 씨가 너무 답답하고 안쓰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랐고, 그렇게 살았고,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늘 신중하고 정직하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김지영 씨에게 정당한 보상과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다양한 기회와 선택지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죽집도 내가 하자고 했고, 아파트도 내가 샀어. 애들은 지들이 알아서 잘 큰 거고. 당신 인생 이 정도면 성공한 건 맞는데, 그거 다 당신 공 아니니까 나랑 애들한테 잘하셔. 술 냄새 나니까 오늘은 거실에서 자고."
"그럼, 그럼! 절반은 당신 공이지!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오미숙 여사님!"
"절반 좋아하네. 못해도 7대 3이거든? 내가 7, 당신이 3."


김지영은 어처구니없고 부당한 상황에서 거의 대부분 입을 닫아 버린다. 그때마다 하고 싶은 말들이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김지영은 집, 학교, 거리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여성혐오'라고 명명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여성혐오 사회에서 여성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행위가, 나아가 여성이라는 존재 자체가 얼마나 숱한 위험에 처할수 있는지를 말이다.

 


82년생  김지영은 이러했고, 88년생 나도 이러한 수순을 밟는 것 같다.
별반 다르지 않았다. 꿈이 있었으나 꿈을 따라 갈 수도 없었다. 돈에 맞춰 학교를 갔고, 돈이 필요해서 닥치는대로 이력서를 쑤셔 넣었고.
그리고.. 지금 돈에 맞춰진 삶을 살고 있다.
20대를 반납하듯 일하고, 번 돈으로 결혼을 했다. 결혼 3년차. 아직도 시부모님들은 아이가 왜 생기지 않느냐고 한다.
그렇다고 당신 아들의 문제가 아닌 당신 며느리의 하자+결함 여부로 입을 모아간다.
당신들이 보태주지도, 당신들이 키워주지도 않을 손주를 위해서. 이왕이면 대를 이을 아들이길 바라는 맘으로 말을 이어간다.
부서에서 유일한 여직원이지만, 나는 남자직원에 비해 1년 늦게 승진을 했고, 능력이 좋다고 이야길 하지만 정작 주요 업무를 주진 않는다.
내가 그 업무까지 맡으면 피곤해질 것이라 한다. 피곤한건 내가 알아서 할 일인데.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언니의 삶도 투영되었다. 이른바 경단녀.
대학 졸업 전부터 일을 하고, 결혼 코앞까지 일을하다 결혼 후 타지에서 아이를 키우느라 그렇게 사랑하던 교사라는 직업을 놓고 살고있다.
나도 자녀를 갖게 되면 82년생 김지영씨와 84년생 언니와 같은 패턴의 삶이 이어지겠지.

내 돈 벌어 내가 즐기고 내가 누리는 삶이 없어질테고, '나'라는 주체가 사라지겠지.
현실적이고 공감이가고 부정할수 없어 분노하듯 읽었고.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꼭 읽어야 될 만한 책.
현실에서 끝이나고, 해결책이 없어 허망한 결말. 나에겐 이 책이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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