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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평점 :
1988년 1월.
저명한 유대인 작가인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에 자신을 사칭하며 공포의 이반 제판을 방청하고,
디아스포니즘(현재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유럽 출신의 유대인들을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기 전 원래 살고 있던 나라로 돌려보내 정착시키는 프로그램)을 외치며 정치 활동을 하는 사칭범이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된다.
수면제 할시온의 부작용으로 자살 위기를 겪었던 필립 로스. 이 소식 또한 할시온의 부작용으로 자신이 만든 환상이라 여기며 무시하려 했으나,
작가다운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아내까지 속이며 예정보다 일찍 이스라엘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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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뿐만 아니라 작은 요소들까지도 빼어 닮은 제2의 필립 로스.
왜 그는 필립 로스를 사칭하며 진짜인 척! 무모한 행보를 멈추지 않는 걸까? 그의 정체와 저의가 어찌나 궁금하던지.
사칭범을 '피픽'이라 칭하며 변호사나 경찰서를 찾기보다는, 그에 대한 집착으로 신경쇠약 증상까지 보이며 불나방처럼 사서 고생을 하는 듯한 진짜 필립 로스.
그의 행보는 한편으론 이해가 가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이해가 안 가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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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압도적인 서사와 광기에 사로잡힌 듯한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읽는 내내 감탄하고 감탄하며 작가의 급이 다른 필력에 매료되었다.👍
특히,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두 명의 필립 로스가 보여주는 기상천외한 행보는 호기심을 끝없이 자극한 나머지 책이 어렵다 느끼면서도 끝까지 부여잡고 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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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 모든 이야기가 허구라고 밝히지만,
실제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과 실존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현실과 허구를 오가며 펼쳐지는 이 책엔
◾️유럽 내 반유대주의,
◾️시오니즘(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조상의 땅이었던 팔레스타인 지역에 그들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민족주의 운동),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멈추지 않는 분쟁과 그 대안은 무엇인가?
◾️유대인들의 정체성,
◾️민족주의를 강요하는 기성세대와 그에 반발하는 젊은 세대간의 갈등,
◾️중동 사회와의 평화적인 공생을 위해 이스라엘이 나아갈 방향 등을 심도있게 담아냈다.
유대계 작가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담은 지성의 목소리로 유대인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이어나간다. 그간에 몰랐던 유대인들의 감추고 싶은 민낯(?)을 들여다 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거침이 없다.
또한, 이야기 곳곳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저자의 소신 발언이 등장한다.
이러한 거침없음이 지금의 거장이란 호칭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더라는.😌
(#비채서포터즈3기 #도서제공 #솔직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