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인류학자인 저자는 시베리아와 러시아 극동 지역 캄차카 반도에 사는 에벤인을 연구하던 중 숲에서 만난 곰과 맹렬한 전투를 벌이게 된다.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곰은 그녀의 몸과 얼굴에 씻을 수 없는 엄청난 흔적을 각인시켜 놓는다.곰이 물고 가버린 그녀의 한쪽 턱은 러시아의 의료능력을 믿지 못하는 프랑스 의사들에 의해 제거되고, 재수술을 받게 되나 부작용으로 세번째 재건 수술을 받게 된다.가족과 지인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나 그녀를 바라보는 지인들의 눈에서 동정심을 읽어낸 그녀는 그들로부터 도망치듯, 치유를 위해 캄차카 반도로 떠난다.ㆍㆍㆍ저자 나스타샤 마르탱은 강인한 여성이다.29살의 젊은 나이에 곰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그녀는 상처가 아물기 시작하자 사고를 당했던 그곳으로 치유를 위해 떠난다.믿기지 않았다.나라면 트라우마로 두 번 다시는 쳐다보고 싶지도 않았을 것인데.하지만,모든 이들이 그녀에게 마음을 연 것은 아니었지만 이방인을 딸처럼, 가족처럼 진심으로 따뜻하게 품어주는 다리아와 그녀의 가족들의 모습에서 왜 그녀가 다시금 이곳을 되돌아왔는지 알겠더군.그녀를 대하는 다리아의 모습과 삶의 방식에서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춤을"이라는 영화가 떠오르기도.😌샤머니즘을 믿으며 인간이 지구상의 유일한 종이라 착각하지 않는 그들의 삶은 끝없는 욕심과 탐욕으로 지구를 함부로 대하며 살아가는 우리와의 삶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래서일까? 순간순간 숙연해지고도한다.특히, 곰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저자를 향해 [곰들이 우리에게 선물을 줬지, 너를 살려둠으로써]....라고 말하는 다리아의 이야기가 인상깊게 다가왔다.일반인인 나의 눈에도 이들의 삶이 신비스러운데 인류학자인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의 삶은 상당히 매혹적이었을 듯 싶다.ㆍㆍㆍ필력이 대단하다.고통스러웠을 자신의 얼굴 재건 수술과정을 위트있는 단어로 표현해서 피식 웃게 만들더니,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문장으로 독자를 설레게도 만든다.그러더니 3장 <봄>에서는 수준높은 거침없는 필력으로 본격적으로 독자를 놀래켜준다.철학적이고 다소 어려운 문장들이 등장할 때면 속도를 줄여 천천히 읽기도 했다. 속도를 줄이며 읽다보면 다시금 저자의 필력에 혀를 내두르게 되더라.어떠한 고난이 닥쳐도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를 멋지게 보여주는 매력적이고 수준높은 에세이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ㆍㆍ(#비채서포터즈3기 #도서협찬 #솔직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