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Life 3 - 완결
가와구치 가이지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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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번의 [고백]과 마찬가지로 후쿠모토 노부유키가 내용을 만들고 가와구치 카이지가 그림을 그린 만화. 그런데 [고백]이 어디로 봐도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작품인 데 반해 [생존]은 가와구치 카이지의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무리 봐도 스토리 전개 스타일이 가와구치 카이지 작품이다.

딸아이는 14년 전에 실종되고 아내는 일에 몰두하는 사이 암으로 떠나보낸 일본의 기업전사. 그러나 자기 자신의 수명도 아내를 데려간 그 암으로 반 년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을 때, 이제 자신의 차례라고 생각하고 목을 매려던 순간 14년 전 사라진 딸아이가 그를 말린다.

아니, 14년전 살해당한 딸아이의 시신이 그 때 발견된다.

그리고 아버지는 딸의 발자욱을 뒤쫓는다. 마치 실낱같은 단서, 고집과 억측과 지레짐작으로 14년의 간격을 메워가며 빛 한 줄기 없는 어둠 속에서 더듬더듬, 그야말로 ‘죽음을 무릎쓰고’ 딸의 흔적을 찾아가는 모습은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것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주인공이 가와구치 카이지 특유의 ‘성인 사회인’이자 ‘보통 사람’인 것도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느낌을 젖히는 하나의 이유일까나. 반전이 무척 약하다는 점 역시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작품군과는 차이를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고백]에서 엄청 쇼크를 먹었던지라 [생존]에서는 아버지가 이중인격으로 딸을 죽였다거나 하는 최악의 결말까지 예측했었는데, 큰 반전 없이 끝까지 가더구만 뭐.

한 가지는 확실하다. [고백]이 후쿠모토 노부유키의 작품이었다면 [생존]은 누가 뭐래도 가와구치 카이지의 작품이다. 작품 전체에 깃들어 있는 것은 얼핏 같아보이는 광이길지 모른다. 하지만 그 광기 밑에 깔린 것은 가족의 유대, 그리고 인간에 대한 믿음...

이것은 가와구치 카이지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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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디스토션 4 - 완결
이누가미 스쿠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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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만화에는 두 커플이 나온다. 고교시절부터 너무 잘 알고 사귀어오다보니 이제는 오히려 무관심한 신과 나츠메, 고교 때 담임이었던 4살 연상 마호와 사귀게 되어버린 요우이치. 그 외에 같은 ‘개 인간’ 계열 아가씨라거나, 레즈 계열 아가씨라거나, 기타등등이 등장하지만 비중은 낮으니 패스. 그리고 이 두 커플은 싸우지도 않고 줄다리기도 없이, 그저 ‘연애한다’. 그야말로 [내용없는 이야기]. 그리고 그런 내용없음이 진정으로 멋지다. 이들은 생황에도 문제 없이, 주변에서 집적거리는 사람(시부모님?)도 없이 그저 살아간다. 애인이라기보다는 가족처럼, 가족이라기보다는 남처럼. 그리하여, 내가 왜 사랑타령을 싫어했는지까지도 알아낼 수 있었다. 나는 그 ‘사랑’에 따라오는 번잡한 인간관계를 싫어했던 것이다.

특히 끝내주는 캐릭터는 전기톱 메두사(가칭). 전기톱으로 왼팔을 끊고 오른 다리를 날려버리고 “오른팔은 남겨주지. 그걸로 만화를 그려. 그리고… 승리해라.” 라고 말하는 캐릭터라… 그리고 그 다음 컷, “OK?" 라고 묻는 피투성이가 된 얼굴이… 그 예쁜 그림체에도 불구하고 뭐랄까 만화 속 표현대로 ”흥분했다.“ 매력적인 것도, 예쁜 것도 심지어는 섹시한 것도 아니다. 그저 강렬하게 흥분시키는 느낌. 간혹 책을 읽다가 눈길을 끌어잡아 놓치지 못하게 해 버리는 순간을 의미하는 ”꽂힌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근데 4권 다음이 안 나온다. 잡지가 망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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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임상심리사 1
카가와 마사히토 지음, 마츠무라 요코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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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심리사란 심리학전공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1년 이상의 임상경험을 거쳐 수험자격을 얻고 지정된 시험에 합격한 자로서 문부성이 인정한 재단에서 자격을 수여받은 카운슬러를 말한다.

그러나 등에 문신이 있는 임상심리사는 쇼토쿠 타이치, 오직 그뿐이다.

라는 독백으로 각 장을 시작하는 이 작품은, 요즘들어 왠지 익숙해진 것 같은 심리학 만화다. 솔직히 심리학 만화 처음 본 게 (하고많은 사람들이 전작 [사이코 닥터]에 비교하면 만화도 아니라고 하는) [사이코닥터 카이쿄오스케]이고, 그 [사이코 닥터]와의 차이도 잘 모르겠느니만큼 비교를 하느니 할 자격은 없을 듯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알 것 같다.

너무 빨라!

좋게 말하면 흐름이 시원시원하고 나쁘게 말하면 몰입도가 떨어진다. 컷도 엄청 많아서 시선이 분산되고, 1권같은 경우는 한 권에 7개 챕터를 우겨넣었다고 말하면 대충 짐작이 갈 것이다.

그러나 그 점과는 아무 관계도 없이, 나름대로 볼만한 만화인 것은 확실하다. 개인적으로 2권의 “네놈 마음을 부숴버리겠다!”가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캐릭터의 능력을 표현하는 작품도 셜록 홈즈 이후 오래간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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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펫 14 - 완결
오가와 야요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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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권쯤에서 리뷰에 [이 둘이 이어지는 것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쓴 바 있는데, 그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정말로 일어나 버렸다.

사실 9권부터 사태가 막무가내로 전개되길래 잘만하면 정말 [펫 두마리 키우는 한명은 홍콩 한명은 도쿄 주말부부]가 결성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지만, 역시 아직 지구에서는 무리였던 듯 하다. 그 대신, 이들은 ‘어른이 되었다.’

어린아이와 어른의 차이를 논한 사람들은 많고도 많지만 [너는 펫]의 캐릭터들은 어른이 아니었다. 완벽하고 싶음과 평범하고 싶음을 함께하지 못했던 여자, 타인과 마주할 수 없다는 약함을 지닌 남자, 타인에게도 자신에게도 완벽함만을 요구했던 남자, 바보스럽고 노골적이어서 속고 털리기나 했던 여자는 서로 만나고 만나며 점차 어른이 되어간다. 비록 어른이 되지는 못했을지라도 어린아이인 자신을 감싸줄 수 있는 - 어린아이인 자신이 감싸줘야만 하는 상대를 만나며, 조금이라도 어른이 되어간다. 정말로 이 네 명이 한데 모여 가족이 되었더라면, 그것은 조금의 성장도 없는 그들만의 낙원이었으리라는 것은 내 넘겨짚음일까.

그들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어린이를 벗어났다. 그렇기에 이 이야기가 끝난 것이 가장 알맞은 순간일까.

[내가 지켜줘야만 하는 아이가 여기에 있어-]

여기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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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공태랑 나가신다! 27 - 완결
Tatsuya Hiruta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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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여자아이가 고교 졸업하고 모델로 데뷔할 때까지도 1부가 끝나지 않았던](...) 초장기연재작 [공태랑 나가신다!]의 2부인 이 작품은, 이 계열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1부가 뭔가 이해하기 어려운 학원폭력물에 전세계적 음모론에 막나가는 먼치킨 무협지까지 뒤섞인 잡탕이었다면, [유도편]은 순수하게(...) 강해지고 싶다- 는 감정으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진화가 덜 된 남자라는 종족인지라 ‘강하다’는 것에는 아련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기 마련이고, 이 작품은 수도 없이 많은 다른 작품들 중에서 가장 깨끗하고 깔끔하게 ‘강한 것’이 무엇인지를 논하고 있다.

물론 그것과는 전혀 관계없는 제정신아닌 작자들이 잔뜩 섞여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제정신아닌 작자’의 대표격인 주인공 공태랑이 그런 엉망진창이고, 밝히고, 무례하고, 받은 것을 백배로 되갚는 태도 속에서도 남자들이 유전자 속에서부터 바라고 있는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매력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물론 (정신도 육체도) 인간이 아니기는 하지만, 그 어떤 작품의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남자’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이들이다. 그리고 공태랑과는 정반대축에 속하는 사람들 - 특히 시로와 이하가 성장해가는 모습 역시 즐길 만 하다. 유능제강-부드러움은 능히 강함을 제압한다. 강능단유-강함은 능히 부드러움을 끊는다. 어떻게 강해져야 하는가를 논하며, 어떤 것이 진짜 강함인가를 논하는 성장하는 사람들.

성장하는 이와 강한 이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작품, [공태랑 나가신다-유도편]. 나는 이 작품을 좋아한다. 전편인 [공태랑 나가신다] 보다, 후편이 [공태랑 나가신다 L]보다 더욱.

번역이 엉망진창인 감이 있기는 있지만, 게다가 반전인쇄로 좌우를 뒤집어놔서 왼손 오른손이 제멋대로 섞여있기는 하지만, 그런 사소한 건 신경쓰면 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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