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기 6 - 프랜차이즈체인 개업 사기
쿠로마루 그림, 나츠하라 타케시 원작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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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세 종류의 사기꾼이 있다. 인간을 속여 돈을 빼앗는 사기꾼, 이성을 먹이로 삼아 마음과 몸을 갖고 노는 사기꾼, 그리고 그들이 사람들로부터 우려낸 돈으로 배가 불러 썩은 육체를 쪼아먹는 가장 흉악한 사기꾼...]
이라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너무나 ‘그럴싸’ 하다. 만약 내가 만화 속 먹이감들의 자리에 있다면 저 그럴싸한 유혹을 떨쳐낼 수 있을까. 지극히 합리적이면서도 약간의 비합법적인 (그러나 불법은 아닌) 행동 한두가지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듯한 속임수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정직한 사람은 돈을 벌 수 없다’는 기본 원칙에조차 정합한다. 누군가가 내 눈앞에서 저런 먹잇감을 흔들어보인다면 과연 내가 무언가 ‘이상함’을, 그리고 ‘위험함’을 깨달을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없다면, 과연 다른 사람들은 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밖에 할 수 없다. 달리 말하자면, 저런 백로들에게 있어 돈벌기란 참으로 땅짚고 헤엄치기라는 의미도 될 수 있다. 분식회계며 내부거래며 하는 것만 사기가 아니다. 화장품 강매부터 취업알선사기에 이르기까지 문 열고 나가면 바로 지금 내가 뒤집어 쓸 듯한 사기수법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데, 이러한 간접 경험이야말로 예술의 핵심적인 요소라 한다면, 이 작품 [검은 사기]는 충분히 예술의 경지에 한 발을 디디고 있다고 하겠다. 한쪽 발은 현실의 진흙탕 속에, 한쪽 발은 간접체험이라는 안도감 속에, 머리는 권선징악-혹은 소선징악(“선을 비웃으며 악을 징벌하는”)의 환희 속에. 이것이야말로 이 작품의 정체성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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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매 9 - 완결
홍정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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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홍정훈의 습작이자 데뷔작인 1세대 판타지소설. 통신연재분과 출판본이 가필수정 정도가 아니라 아예 틀려먹어서 사람을 무척 당화케 했던 작품이지만, 핵심은 같다. 이 작품은 먼치킨의, 먼치킨에 의한, 먼치킨을 위한 작품이다. 마법사는 대륙 전체를 뒤집을만한 미티어스웜을 퍼부어대고, 성직자는 죽은 사람쯤 손쉽게 살려내며, 전사는 칼 한 자루로 성을 해체해버린다. 이렇게 말하자면 최근 난립하고 있는 불쏘시개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그러나 이 작품이 가치를 갖는 부분은, 캐릭터들이 그 강력한 힘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고 적재적소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정만 그렇게 해 놓고 그냥 상황 자체가 편리해지는 것도 아니고, 십만마리 다음은 백만명 수준의 도미노게임도 아니다. 초고레벨 캐릭터들이 어느 정도 사건을 만나야 하며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이를 확실하게 구성하고 있음이야말로 현재와 같이 삼림파괴물들이 넘쳐나는 시기에 다시 한 범 초심을 바라보아야 할 근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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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월아 군바리 2
나병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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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둘이 모여서 군대 얘기를 하면 접시도 깬다고 했던가. 어릴 때는 설마 그럴까나 했지만 군대 다녀와보니 농담이 아니었다. 누가 맞장구만 쳐 주면 나 혼자서도 12종 접시세트를 박살낼 자신이 있다. 그러다보니 군대를 무대로 하는 작품들도 많고 많지만, 그 중에서도 눈물나는 것이 바로 이것들이다.
4컷 개그물인 [돌격 앞으로]와 최루계 개그물(...?)인 [굳세월아 군바리]. 어느 쪽이건 군대를 안 가본 사람에게는 설마 이렇게까지 할까 싶은 동시에 다녀온 사람에게는 참 군 생활 쉽게 한다(...)는 감상을 갖게 하는 두 명의 주인공. 무엇보다 ‘군대’라는 아직 어른이 덜 된 20대 청년들을 한 상자 안에 집어넣어 부대끼며 살아가는 공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군대 가기 전에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약간의 과장과 심각한 회회, 그리고 조금쯤은 미화가 섞여 있다는 사실에 주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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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이 바꾼 세계사 세계의 전쟁사 시리즈 4
김후 지음 / 가람기획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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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중국인들은 동쪽에 사는 오랑캐들을 동이족이라고 불러왔다. 이 ‘오랑캐 이’자는 큰 대 자와 활 궁 자가 합쳐진 모습으로, 큰 활을 지닌 족속들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만큼 활은 우리 민족과 깊은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얼핏 보기엔 전쟁서지만, 전반적인 역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보아둘 만 하다. 한국 사학계의 전통적인 배달민족 만세를 배격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미 오래 전에 나온 구판과 비교할 때 별로 바뀐 게 없다는 사실이 단점이지만, 밀리터리와 고대 역사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손을 뻗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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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캡터 사쿠라 - 전2권 - 완전판
CLAMP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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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캡터 체리]가 출판된 지 어언 10년, 10년만에 완전판이 발매되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완전판이라는 건 재판이라는 이름을 쓰기 뭐하니까 그냥 갖다붙인 이름이라는 느낌이건만, 이 [카드캡터 사쿠라 완전판]은 제법 질이 괜찮다. 무엇보다 이름이 일본 그대로 바뀌었던 데다가, 도우야의 이름을 외국어표기법을 무시하고 써 준 것이 극도로 반가울 따름이다. 근데 이거 분위기가 왜 이렇게 오묘하냐--
TV방영 당시에도 ‘아빠와 딸이 같이 보다가 아빠가 더 열광하는 이상한 만화’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괴작이긴 하지만, 알 거 다 알아버린 지금 와서 보니 이건 뭐 와아... 교복도 안 벗은 여고생하고 신혼 차린 아저씨가 있지 않나, 얼굴 붉히면서 초등학생한테 약혼반지를 주는 선생이 있지 않나, 오빠한테 고백했기 때문에 세상에 둘도 없이 귀여운 이웃집 여자아이의 고백을 못 받아주겠다는 놈이 있지 않나, 이웃집 소꿉친구(여자)를 대놓고 노리고 있는 여자애가 있지 않나 거의 온퍼레이드다. 모를 때야 그냥 어이구 귀여워라 하던 아이들이지만 이제 와서 보니 뭐랄까... 클램프의 작품이 전반적으로 은근한 분위기를 자랑하긴 하지만, 상당히 심각한 수준까지 뻗어 있다. 역시 클램프... 은근히 야한 할머니들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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