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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에서 나가라 - 전2권 세트
무라카미 류 지음, 윤덕주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경제파탄으로 거의 무너지고 돈 없으니 미국에게서도 버림받은 일본이 군국주의로 빠져들어 사실상은 능력이 없지만 겉으로는 군국을 주장하는데, 이게 상당히 현재의 북한과 닮아 있다. 내용상으로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일본이 여전히 경제적 강대국이고 미국의 친밀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해도 별도리 없었을 것 같은데.
그리고 북한에서는 일본의 일부를 점령해 거기에 자국의 반대세력을 깔끔하게 몰아넣어 청소해버리고, 만일 성공해 ‘버리면’ 동북아시아의 대립구도를 한반도가 아닌 일본으로 옮긴다는 작전을 세워 실행에 옮긴다. 성공하면 좋고, 실패해도 반대세력을 모조리 없애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계획. 물론 그 와중에 일본이 입는 피해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말로는 군국을 주장하면서도 눈앞에 들이대어진 폭력에 무력하게 무릎을 꿇는 일본 정부와 민간인들. 군국을 주장하나 안하나 별 차이 없다는 감상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미군이 있었으면... 당장 폭격했을라나. 그러나 이 ‘폭력’을 들이대는 고려원정군은 보통 일본 소설에 나오는 인간병기들이 아니다. 그들은 하나하나가 독재와 기아로 가족을 잃거나 사회에서 유리된 주변인들이다. 실제로 그들은 북한 정권으로부터 반란군으로 선포되었으며, 최소한 법적 요건상으로 북한은 그들의 행동을 제어할 수단도, 책임질 의무도 없다. 그리고 이들에게 저항하려 하는 유일한 존재들 역시 영국-일본 혼혈로 SAS와 SEAL과 육상자위대 레인저를 우수한 평가로 퇴역‘당한’ 인간병기가 아닌, 저 망가진 일본 사회에서도 유리되어있는 주변인들이다. 그들이 싸우는 이유 역시 애국심이나 적개심이 아니며, 그들이 행하는 것은...
일본제 밀리터리물로는 양호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묘하게 작가의 예전 작품인 [5분 후의 세계]가 떠오른다는 게 단점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