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로 시작된 갈라파고스의 역사! 10주년을 먼저 축하드려요~작은 출판사지만 깊게 다가오는 책들이 1인 출판으로 시작한 대표님의 열정과 묵직한 뚝심이 느껴집니다. 마크 트웨인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책은 당신으로 하여금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라고 했지요. 읽은 책이 많지는 않지만 인스턴트음식처럼 가볍지 않고 사색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책들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고 갈라파고스의 책들을 많이 읽도록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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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보이지 않아 ㅣ 카르페디엠 34
수잔 크렐러 지음, 함미라 옮김 / 양철북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방 안의 코끼리
(the elephant in the room)

누구나 알고 있지만
두려워서 혹은 편안함을 침해당할까 봐
아무도 입 밖에 내지 않는 큰 문제.

 

가정폭력의 희생자들을 구해주지 못할 때 우리들이 가장 빈번하게 하는 핑계는 "가정사다. 남이 끼어들 일이 아니다. 부부들만의 사정이 있겠지...."가정이라는 이름 안에서 행해지는 폭력앞에 우리는 그렇게 말없는 방관자가 되곤 했습니다. 얼마전 뉴스를 통해 또 시사다큐를 통해 만난 12살 소리와 9살 소원이의 사연은 너무나 가슴아팠습니다. 아홉살 아이의 작고 마른 몸에 수없이 남겨졌던 검푸른 멍....게다가 그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던 아이는 겨우 12살의 친언니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난 진실은 학대와 폭력을 피하기 위해 동생을 때리는 가해자로 살 수 밖에 없었던 연약한 열두살 아이가 있었습니다.
<코끼리가 보이지 않아>책 속의 율리아와 막스 남매도 그렇게 아버지의 잔인한 폭력에 짓밟히고 있던 가엾은 아이들이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맴돌던 남매의 몸에 남은 상처와 멍을 보게 된 마샤는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 누구도 아이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습니다. 율리아와 막스의 아버지, 브란트너는 자동차 대리점을 운영하는, 마을사람 모두가 점잖다고 칭찬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지요. 믿었던 마샤의 아빠마저 "누군가 이미 복지국 사람들에게 말을 했을 거야. 네가 봤을 정도라면 다른 사람들도 본 적이 있겠지. 예를 들어 이웃 사람들도 있고 아니면 학교 선생님들도 있겠지. 소아과 의사들도 있고, 언젠가 누구의 입에서든 무슨 말이 나올 거야."
언젠가 누구의 입에서 나올거야 그 뒤에 숨겨진 말은 (나, 우리만 빼고)가 아닐지....
보리밭 가운데 버려진 푸른집으로 아이들을 도피시켰을 때 두 아이의 환한 미소와 율리아의 "나한테 이런 집이 있다면, 나는 하루 종일 여기에 있을 거야."라는 말은 마샤로 하여금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했을 겁니다.  '누구도 이젠 막스를 벽에 내동댕이치거나, 율리아의 배를 아프게 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도.....'
마샤가 푸른집에 열쇠를 채울 때 처음에는 아이들을 가둔 거라는 생각에 놀랐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었던 마샤는 바깥의 위협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고 싶었던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자비한 폭력의 아버지와 아이들의 보호막이 되지 못하는 무관심한 어른들로부터....
어릴적 이웃 아저씨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가하는 폭력을 목격했던 나로서는 마샤의 용기가 참으로 크게 느껴졌습니다. 아저씨가 휘두르는 흉기앞에 서서 말리는 엄마가 혹시나 다칠까 너무나 무서웠고 술마시지 않았을때는 온순했지만 그럴때라도 아저씨와 마주치기라도 할때는 온몸이 경직되는 두려움을 느꼈었지요. 먼 발치서 보기만 했는데도 잊혀지지 않는 두려움이 남아있는데 직접 폭력을 당한 아이는 어땠을지.... 마을 공동체의 질서와 평화를 깨뜨리고 싶지 않아 그 큰 상처와 비명을 듣고도 모른척 했던 어른들에 비해 마샤는 얼마나 큰 용기를 가졌는지, 또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 아버지의 폭력을 숨기는 막스와 율리아는 얼마나 큰 용기를 내어야 했을지....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격언까지는 못 가더라도 최소한의 생명은 지켜주어야 하지 않을까....누군가 나서지 않는다면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 아닌 다른 누군가 하겠지 나혼자 못 본 척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외면하는 동안 얼마나 상처입고 아팠을까요....처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민 '엘제'와 함께 했었더라면 더 많은 상처와 폭력을 막아낼 수 있었을텐데....책을 보는 내내 공범이라는 틀에 갇히고 싶어하지 않는 이기적인 내가 계속 마을사람들을 원망하고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소원이 자매를 보호해주지 못했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람들이나 이웃사람들에게 비난을 했던 것처럼...마을사람들에게 꽃을 듬뿍 안겨주는 친절한 얀센아주머니도, 괜한 일에 끼어들지 말자고 했던 마샤의 할머니도 , 다른 사람도 침묵하게 만듦으로써 함께 공범자가 되어 죄책감을 1/n로 나누고 싶어하는....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저의 모습도 담겨있기 때문에 부끄럽고 미안했습니다.
열세살 어린 미샤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팠던 만큼
퍼렇게 든 멍에 대해.
비명 소리에 대해.
보고도 또 마샤의 외침을 외면했던 어른들의 모습이 더욱 부끄럽습니다.
"마샤야, 그 아이들은 말이다. 내가 생각하건데, 태어나서 단 하루도 평온한 날이 없었을 거다. 모든 걸 참아 온 거지. 네 덕분에 이제 우리가 그걸 지켜볼 필요가 없게 되어 기뻤단다." 할아버지의 말처럼 마샤 덕분에 아이들의 고통을 더이상 외면하지 않아도 되어서 늦었지만 정말 다행입니다. 한 시간에 한 명꼴로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심지어 한 달에 한 명 아동학대로 피지도 못한 생명이 목숨을 잃는 대한민국의 오늘. 우리 주변에도 율리아와 막스, 소리 자매처럼 가정속에서 부모의 폭력앞에 무방비로 내던져진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족과의 이별,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은 극복하는게 아니라 익숙해지는 거라고 합니다. 가족의 폭력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절망도 결국 익숙해지고 마는게 아닐까요...누군가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말이죠. 그 손을 이제는 어린 마샤가 아닌 우리 어른들이 먼저 내밀어야겠지요.


율리아가 제안해서 마샤와 함께 했던 아름다운 것 이어말하기 게임에서 쏟아져나온 율리아의 말이 너무나 슬펐습니다.

"아빠가 없을 때"

"누가 나를 꼭 안아 줄 때. 아주 꼬옥 안아 줄 때."

차마 울수 조차 없었던 여리고 작은 율리아를 꼭 안아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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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그 남자의 기술 - 지구상에 현존하는 단 하나의 특별한 리더
한준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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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p.7 "승리하지 못한다면 특별할 수 없다. 하지만 난 승리한다. 특별해지기 위해선 가진 능력의 최대치로 일하고 확실하게 동기부여가 되어 있어야 한다."-Jose says

 

박지성 선수 덕분에 축구문외한이라도 아는 맨유의 퍼거슨 감독 이외에는 솔직히 유럽축구 감독의 이름을 알 턱이 없는 내게 '주제 무리뉴'란 이름은 낯설 수 밖에 없는데 책표지에서 그의 얼굴을 보고 든 첫인상은 '잘 생겼다'였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그의 특별한 매력과 리더십에 끌리는데.....

이 책의 저자 한준은'풋볼리스트'축구전문기자로 2009/2010시즌 스페인 특파원으로 현장에서 유럽축구를 취재하기도 했었기에 더욱 생동감있는 축구이야기와 그 현장의 중심에 있었던 스페셜한 감독의 이야기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포르투칼 출신 축구계의 독설가, 하지만 자신의 발언에 충실하기에 세계최고의 감독으로 스스럼없이 불리는 주제 무리뉴!

"부디 날 거만하다고 말하지 말아달라. 내가 말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난 유럽의 챔피언이다. 난 주위에 있는 평범한 감독 중 하나가 아니다. 난 내가 특별한 존재(Special One)이라 생각한다." 2004 첼시FC입단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으로 직접 한 말이라고 한다. 상대팀에 대한 독설 뿐 아니라 스스로를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그의 당당함....무엇이 그렇게 특별한 걸까?

 

 


축구감독 이전에 축구선수로서의 시간은 의외로 무척 짧았는데 놀라웠던 건 고작 15살의 나이에 자신의 진로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이 선수로 대성할 가능성이 없으며 대신 세계 최고의 감독이 되기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이 축구에 재능이 없음을 느낀 지점에서 바로 자신의 꿈을 향한 동기를 발견! 결핍이 장애가 아니라 동력이 된 무리뉴의 시작점부터 남달랐다. 그의 감독이전의 경험도 무척 다양했는데 체육교사를 시작으로 스포츠과학 연수, 통역사 경력까지 무려 6개 국어에 능통한, 단순히 말을 전달해주는 통역이 아닌 전력분석의 탁월함까지 갖춘 열정적인 그의 능력은 유명감독들과 함께 일하면서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고 그 모두가 최고의 감독이 되기 위한 자양분이 되었다.

객관적인 기록만 봐도 2000년 벤피카 감독을 시작으로 2013년 현재 첼시 감독직에 부임하기까지 13년동안 총 4개 리그에서 20개의 우승 트로피를 차지!
마치 카멜레온처럼 자신이 맡은 팀의 색깔에 따라 맞추어 적용하는 그의 다양한 시도와 전술,
잉글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축구를 섭렵하면서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진화한 축구감독, 세계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는 그의 특별함이 있기까지의 그의 축구이야기를 보며 꼭 축구분야가 아니더라도 그의 리더십에서 배울점이 무척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팀 선수들을 가족, 친동생처럼 챙기고 다소 재능이 부족한 선수를 격려해서 팀내에 꼭 필요한 선수로 거듭나게 하는! 진정한 감독리더십! 그냥 형이 아니라 멋진 형으로, 선수들을 감동시킨 사람이 바로 감독 무리뉴였다.
p.132 "무리뉴가 어떻게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느냐고? 모르겠다. 그냥 느낀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것처럼. 그렇지 않나? 깊이 있게 순수한 관계, 자연스럽고...설명하기 어려운 것이다."

 

 

 

p.145 "팀 빌딩은 가족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된다. 나는 내가 신뢰하는 사람들과 전쟁에 나간다."
진정성을 가지고 아낌없는 가르침으로 후진을 양성한 무리뉴는 호랑이 새끼를 키운 것이 아니라
상대팀에 있는 내 편을 만들었기에 무리뉴는 축구계에서 거대한 세력을 일군 보스로 군림할 수 있는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축구감독 무리뉴의 리더십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야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성근 감독이 겹쳐졌다. 선수들을 프로야구의 상품이 아닌 자식처럼 대했던 아버지 감독 김성근! 언젠가 인터뷰에서 "자식인데 좀 못한다고, 또 재능이 모자란다고 어떻게 내칠 수 있냐? 다 품고 가고 싶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더 놀랐던 건 고양윈더스 독립야구단을 이끌면서 "한번 두번 가르쳤는데 안되면 그건 배우는 사람이 잘못된 게 아니라 내가 가르치는 방법이 잘 못된거다. 다시 다른 방법으로 차근차근 가르치면 된다."고 했던 말입니다. 팀내에 구단의 입김이 작용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고 그런 부침이 감독직의 해임으로까지 이어졌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그의 가르침을 받았던 많은 제자들이 역시 한국야구의 중심에 있는 지금이기에 그 분야 최고인 두 감독의 겹쳐짐이 느껴지는 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2011/2012 UEFA챔피언스리그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미끄러진 뒤
"....페널티킥은 시도한 사람만이 실축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 또한 킥을 차지않았기 때문에 실축하지 않았을 뿐이다. 실패한 선수들은 모두 용감했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 이타적인 이들이다. 난 이 선수들이 아주 자랑스럽다."
패배한 순간에도 선수들을 위로하고 더 큰 동기부여를 안겨주는 진정한 리더십의 그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말인 것 같다. 기자회견 조차도 경기의 일부이고 경기가 끝난 뒤엔 이미 다음 경기가 시작된 것이라는 그의 말에 오직 축구만 생각하는 그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었다.

 

 

 

집요한 언론과 방송매체가 주는 압박감조차도 즐기고 가시적인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 추구하고 선수들을 항상 진심으로 대하는 감독 'Special One 주제 무리뉴'를 만나보기 바란다. 축구를 몰라도, 축구에 관심없어도 강인함과 유연함, 엄격함과 온화함을 함께 갖춘 그의 리더십에 반할테니까....

"무리뉴의 스타일은 센세이션하다. 난 그에게 굉장히 매료되었다. 그는 지도하는 것 뿐 아니라 소통하기 때문에 21세기 최고의 감독이라 할 수 있다. 무리뉴의 기자회견은 절대 기대를 어긋난 적이 없다. 축구 경기는 지루할 수 있지만 무리뉴의 기자회견은 절대 그런 적이 없다." 마드리드의 여성주지사의 말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 승리를 추구하고 경기를 온몸으로 즐기는 무리뉴감독을 보며 축구를 싫어했던 나조차도 축구에 호감이 동하게 한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그의 동영상을 보니 더욱 끌린다. 이 남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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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4
윌리엄 골딩 지음, 안지현 옮김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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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에 대해 무서우리만치 날카롭게 묘사했던 파리대왕의 작가 윌리엄 골딩의
가장 개인적인 소설로 꼽히는 책 [피라미드]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기에 윌리엄 골딩의 맨낯과 내면을 조금 더 들여다볼 수 있었던 이 책은 그 시대 엄격한 영국의 계급사회와 그 속에서 욕망이 얽혀있던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시각에서 보면 너무나 이기적인 남성들의 성공과 여성의 비참함을 읽으며 과거의 편견과 욕망이 여전히 현재에도 존재하기에 조금은 불편하게 와닿은 소설이 아닐까 싶습니다.
 
피라미드, 우리가 익히 제목에서 연상되는 다단계판매나 이집트의 무덤에서 연상되는 폐쇄성이 엄격한 계급서열이 정해진 영국마을의 폐쇄성과 겹쳐집니다. 가상의 마을 스틸본, 하지만 1920년대의 영국의 모습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그 곳에 상류층도 하류층도 아닌 중간층, 약사의 아들인 18세의 올리, 위로는 감히 넘보지 못하지만 하류층의 이비에게는 마음껏 자신의 욕망을 표출하고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아니 외면하는 올리를 보며 비난보다는 시스템으로 잘 짜여진 그시대의 닫힌 시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모범적인 가정의 모습이지만 그 틀을 벗어나지 않는 올리의 부모, 그 울타리에서 철저히 보호받고 자란 올리는 상류층인 보비에 대한 적대적인 열등감과 하류층 사람들에 대한 거부와 비하를 함께 가진 시대가 낳은 중산층의 뒤틀린 얼굴이 아닐까 싶습니다.
p.77 '왜냐하면 나의 절벽 역시 이완가만큼 견고했지만, 그만큼 높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만큼까지는 높지 않았던 것이다.' 빈민가의 그들과 이비사이의 간격보다는 자신과 이비사이의 간격이 작으니 이비와 그녀의 가족이 신분상승을 목표로 자신을 겨냥하고 있다는 피해의식과 의심으로
고민하고 이비가 임신이 아님을 확인하면서 너무나 가볍게 자신의 고민으로부터 탈출하고 진정한 사랑을 원하는 그녀를 향한 시선은 올리에게 단지 '그녀는 나의 접근가능한 물건이었을 뿐이었다.' 는 사실에 여성으로서 느껴지는 분노와 안쓰러움이 공존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몇년에 한 번씩 열리는 스틸본의 오페라회에서도 계급이 표출되고 가식이 드러나는....
p.150 '...그렇기 때문에 보이지 않게 그려진 선 안의 사람들 소수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누구도 그 선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대가 변했지만 눈에 보이는 장벽이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바뀌었을 뿐 이제는 자본으로 구분지어진 피라미드가 존재하기에 50여년 전에 지어진 소설임에도 박제된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p.196 "삶은 무능한 연출가가 연출한 아주 별난 소극과 같아." 디트레이시가 했던 말이 여전히 공감되는 건 우리에게 인간의 위선과 숨겨진 욕망 비틀린 시선등이 담긴 날것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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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동의보감 1 : 죽을래 살래? ㅣ 허영만 허허 동의보감 1
허영만 지음, 박석준.오수석.황인태 감수 / 시루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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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보험회사의 광고카피에 참 슬픈 말이 있었다. 유병장수!
나이들면서 또 가족 중에 누가 아프기라도 하면 자연스레 건강쪽에 방점이 찍히지만 병원에만 맡기거나 "~하더라" 라고 주위에서 말하는 건강제품이나 민간요법으로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 마련이다.
팔랑귀가 되게하는,주변의 확인되지 않은 약이나 건강식품이 아닌 제대로 알고 우리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으로 '동의보감'말고 또 어떤 책을 떠올릴 수 있을까!

중국의학서에만 의존했던 우리나라에서 우리 실정에 맞게 재구성하고 우리 약재이름을 함께 기재했던 소중한 의학서, 탄생 400주년이 되는 2013년에 국민만화가 허영만선생의 작품으로 다시 만나니, 의미있는 동의보감 다시보기가 아닐 수 없다.


허허동의보감에서 '허허'의 의미가 재미있다. 양천 허씨 20대손 허준과 31대손 허영만 두 분 작품이라는 공통점과 호방한 긍정웃음의 의성어, 신선의 경지를 일컫는 '허허로움'에서 따온 말이라는^^ 동의보감하면 떠오르는 어려운 한자와 낯선 약재이름들을 만만한 만화그림과 일상용어로 쉽게 전달해서 보여준다. 글도 풀어쓰기는 외려 쉬워도 간단하게 요약하기가 어려운법, 방대한 동의보감을 글과 그림으로 깔끔하게 보여주니 쉽게 읽혀진다. 무엇보다 동의보감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병들기 전에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예방의학을 강조하며 평소 생활에서 실천해야할 것들을 말해준다.

 

 

 
소박하고 수수하게 살기, 천천히 길게 충분히 숨쉬는 느린 호흡법, 낙지, 삼계탕 등 우리가 먹는 음식의 효능, 음식에 첨가하는 약념의 의미,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약재의 효능(물론 현대인들이 이런 약재를 쉽게 채취할 수는 없지만 약재를 처방받더라도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차이가 있으므로) 등 돈들이지 않고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마음과 몸 건강법, 건강에 대한 개념을 정리해준다. 물론 한나라 무제 때의 오래 살게 하는 베개 이야기처럼 다소 과장^^된 이야기도 있지만
같은 병이라도 다른 처방, 사람마다 마시는 물의 양 조차도 달리해야한다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맞춤형 예방의학이라는 점에서 내 몸을 자연의 이치에 따라 맞추어 나가면 병을 예방하는 제대로 건강챙기기가 될 것이다.

 

p.172 "사람의 질병은 모두 조리와 섭생의 잘못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수양을 우선하고 약물은 그 다음이어야 한다."-선조

 

p.78 건강할 때 경계하고 또 경계하라

 

 

예전에 즐겨봤던 드라마 허준, 드라마보다 더 쉽고 재미있게 만나는 허영만 선생님의 허허동의보감으로 재미와 건강비법을 함께 만나보자. 유병장수가 아닌 무병장수가 되어 건강한 호탕웃음을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 거듭 강조하듯 아는 것보다 실천이 훨~씬 중요함은 물론이다!

 

꼼꼼한 취재와 조사로 익히 알려진 허영만 작가, 약초 산행과 산삼채취를 담은 취재일지를 보며 역시 열심히 공부하셨구나 싶다. (그나저나 서울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임에도 숲이 우거지고 맑은 물이 흐르는 심산유곡이 어딜까 궁금해지는, 숨겨놓고 싶은 마음에 위치를 밝히지 않기로 하셨다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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