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람이다 -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뜨거운 이야기
고상만 지음 / 책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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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진실을 위해 약자의 편에서 꿋꿋이 힘이 되어주는 고상만조사관의 이야기는 분명 아프지만 읽는 우리로 하여금 사람에 대한 희망을 만날 수 있기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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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우간린 지음, 임대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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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는 고스란히 내게 던지고 싶던 질문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전국민을 각성시켰다는 말이 있다. 도대체 우리가 제대로 살아온게 맞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앞만 보고 살아오면서 잊고 살았던 그 답하기 힘든 질문이 정면으로 다가오면서, 곧바로 내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때 펼쳐본 책 <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세상을 살아가는 기술을 배우는 비법이 아닌 진짜 자기를 알아가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향해가는 과정을 찾아가는 과정이 자기계발이라면 이 책은 자기계발서가 맞다. 신영복작가는 나이가 들수록 저절로 아름다워지는 나무와 달리 사람은 그저 나이를 더한다고 해서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니며 어제의 반성과 성찰, 끊임없는 사색의 갈무리가 노년의 원숙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아름답게 물들어가기 위한 내 삶을 만들어가는 여정에 꼭 필요한 공자의 오랜 가르침이 책에 담겨있지만 결코 무겁거나 어렵지 않게 담겨있어 읽다보면 저절로 스며들듯 철학이 배여든다.

 

<노무현이 만난 링컨> 책에서 그는 위인의 약점이 평범한 사람에게 위안을 준다는 말과 함께 젊은 시절 석가모니의 일생을 읽으며 엉뚱한 데서 감동받았다고 한다. 설법 도중 제자에게 허리가 아파서 눕고 싶다고 한 대목, 마찬가지로 장가가는 날을 잡아놓고 결혼식장에 나가지 않고 노심초사했던 청년 링컨을 보며 평범한 모습을 보고 오히려 한없는 애정이 생겼다는 말을 했다. 난 이 책을 읽으며 공자를 재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매번 첫 페이지만 들락거린 수학의 정석 책처럼 논어의 앞부분만 들썩거린 나에게 논어와 공자는 2천년의 시간적 거리감보다 더 먼 무언가가 있었다. 언젠가 읽어야지 하는 숙제같은 책이라고 할까.
그런데 제목만 보고 비슷비슷한 자기계발서인줄만 알았던 이 책은 공자의 제자 자공에 의해 2천년전의 꼿꼿한 선비, 이상만 쫓던 성인이 아닌 마치 금방이라도 찾아가면 허허 웃으며 우리의 질문에 답해줄 것 같은 친근한 공자할아버지를 만나게 해 주었다.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성공한 것이다. 작가 또한 2천년 넘게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공자의 지혜를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하던 중 공자의 사후에도 그의 곁에 오랫동안 머물렀던 애제자 자공의 오두막을 보고 영감이 찾아왔다고 했다. 그가 살을 붙인 이야기는 현재 내 삶에도 생기와 철학의 동기를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실천이라는 행동은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지만.....

공자는 제자를 가르침에 있어 절대 먼저 결론을 내리거나 앞서가지 않고 되묻고 끊임없이 제자 스스로 또 제자들이 서로 의견을 말해보도록 하면서 말하는 과정에 깨우침을 얻게 했다. 그 대화를 통해 책을 읽는 나도 그 토론의 현장속에 빠져든것 같은 착각이 들면서 우리가 보지 못하는 그 상황의 이면까지 꿰뚫어보는 공자의 지혜에 제자 자공처럼 함께 감탄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자공은 선생님의 가르침을 늘 자신의 귀와 눈을 새롭게 해주었다고 말한다. 그건 이 책 공자의 가르침의 이야기를 거쳐 듣는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았다면 곧바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까?"
똑같은 질문을 하는 제자 자로와 염구에게 각각 다른 대답을 해주는 공자. 충동적인 성격의 자로에게는 절제를, 소극적인 성격의 염구에게는 즉각적인 행동을, 학생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에 따라 가르쳐야 한다는 말씀은 '남들처럼'은 어디에도 없다고 다시한번 강조해주는 것 같다. 제자들이 다 제각각이었듯 스승인 공자 또한 제자에게 가르침을 줌에 있어 똑같지 않았다. 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리라. 스스로의 중심을 찾으면서 다른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조언은 물론 더 나아가 사회에 보탬이 되고 더불어 살아감에 대한 인생철학까지...
삶의 방향을 찾지못해 이리저리 흔들리는 여전히 불투명한 미래에 허둥대는 젊은이들과

노후의 긴긴삶에 대한 준비없이 다가온 여생의 삶에 대한 불안함을 가진 중년에게도

공자가 주는 가르침은 묵직하게 나를 돌아보게 하고 추스리게 해준다.

마치 삶의 지팡이를 얻은 기분이다.

 

p.46 공자 스스로 자기를 표현하기를 "이렇게 전해라. 그 사람은 아주 단순하고, 배우는 데 싫증을 내지 않고, 가르치는 데 게으르지 않으며, 일을 할 때는 끼니도 거르고, 때로는 근심조차 잊으며 즐길 줄 알아 늙는 법을 모른다고 말이다."

빈한한 출신이라 천시받았던 공자, 창고관리며 소나 양을 돌보는 일까지 했지만 진지하게 임했고
대사구(사법부 장관)의 권력을 쥐게 되었을 때조차 법을 수단으로 휘두르지 않고 마음으로 감동시키는 명쾌한 판결을 내렸으며, 명쾌한 판결과 제나라와의 협곡 회맹의 성과에도 미녀에 빠져 정치를 외면하는 왕에게 직언을 함으로써 쉰여섯의 나이에 자신의 고향인 노나라에서 쫓겨나 이후 14여년간 수많은 나라를 떠돌며 죽음의 위기도 여러번. 하지만 어떠한 시련에도 삶의 중심을 잃지않는 공자, 쫓기던 자신의 모습을 마치 상갓집 개 같다고 말한 노인의 표현에도 파안대소할 수 있었던 공자의 인품, 소인들의 협박에는 때로는 융통성있는 모습을 보여 제자들을 놀라게도 하는 변화도 너그러히 수용하는 품격, 길을 가다 능숙하게 매미잡는 노인에게도, 참새를 잡는 사내에게서도 배움을 청하는, 내가 만나는 어떤 사람이라도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공자의 겸손함이 저절로 고개숙여지게 만든다.
"어진 사람은 사람을 아낀다."
삶의 힘겨움과 좌절앞에서는 웃을 수 있었지만 천하 사람들의 아픔앞에서는 근심이 끊이지 않았던 공자. "공자? 안 될 줄 알면서도 그 일을 한다는 그 사람 말이오?" 어떤 노인의 표현처럼 그가 추구했던 이상세계는 구현되지 못했지만 자공이 말했듯 공자선생의 정신이 오롯이 살아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제자로 키워내고 삶의 자양분이 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p.25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논어> 위정
p.132 "군자는 느긋하되 교만하지 않고, 소인은 교만하되 느긋하지 않다."-<논어> 자로
p.161 "더불어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하지 않아야 할 때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람을 잃지도 않고 말을 잃지도 않는다."-<논어> 위령공
p.343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 -<논어> 선진

논어를 다 읽어내지 못했다하더라도 익히 들어 알고있는 문장들....하지만 공자와 제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오롯이 살아난 이야기는 더욱 명징하게 다가온다. 소탐대실 눈앞의 작은 이익에만 앞다투어 달려가 노심초사하는 우리네 모습이 옛 선인들의 눈에 어찌 보일지....휘청거리면 걷던 걸음을 멈추고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물처럼 살고 싶다는 공자의 바람처럼 나또한 물처럼 살 수 있기를, 어떤 어려움에도 주저하지 않고 아주 작은 곳까지 살피며 순리를 따르고 너그로움을 안고 사는 그런 삶. 내가 추구해야할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지도를 찾은 것 같다. 책을 읽기 전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되묻고 또 내 삶의 방향 또한 공자가 서로 다른 제자에게 다른 답을 제시했듯 내게 맞는 방향과 철학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질문과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전을 읽는 것을 거인의 어깨에 올라간다는 표현을 한다. 공자의 삶과 철학의 깊이만큼 내가 사람을, 사회를, 세상을 보는 식견이 조금이라도 더 깊어진다는 뜻이겠지...물론 끊임없는 사색과 노력이 뒷받침되어야겠지만...가까이 두고 언제든 펼쳐볼 수 있는 큰 어른이 옆에 버티고 있는 든든함이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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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크고 밝고 둥글게, 월호 스님 잠언집
월호 지음 / 마음의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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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호스님의 잠언집!
짧은 글이지만 오래오래 담아두고 싶은 글들의 모음입니다.

 

리셋! 처음으로 되돌리기, 단순히 후회만 남는 시간을 되돌린다는 의미가 아니라
본래의 나를 찾아가라는 말씀....우리 안의 본래의 '참나'를 찾아가라는 의미의 리셋,
욕심과 번뇌에 가려져 있던 우리 안의 둥글고 환한 달처럼 밝게 빛나는 본성을 찾아가라는
말씀을 해주시는 월호스님의 짧지만 힘있는 글들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습니다.
뿌옇고 흐려진 마음자리의 거울을 닦아 본래의 나를 찾는 것.....
누군가 미켈란 젤로에게 어떻게 피에타 상이나 다비드 상과 같은 훌륭한 조각상을 만들 수
있었느냐고 물었을 때 미켈란 젤로는 조각상은 이미 대리석 안에 있었기에 자신은
필요없는 부분을 깍아서 원래 존재하던 것을 꺼내주었을 뿐이라고 대답했지요.
미켈란 젤로의 조각상처럼 우리 안에 밝고 큰 본래의 참나가 있으니
자신을 드러내는 데 장애가 되는 욕심,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면
내면에 갖고 있는 나만의 특별함이 드러난다는 말씀을 해주십니다.
욕심에, 불안감에, 걱정에...출렁이는 우리 마음을 다독여주는 글들입니다.
본래의 내가 보름달처럼 환하고 크고 밝다는 말씀은 작아져있던 내게
왠지모를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내가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그래서 나를 사랑하게 되고 내 가족을, 친구들을, 더 나아가 이웃들을 살펴보게 됩니다.

 

좋은 책은 사색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합니다.
고정된 형식에 갇혀있지 않고  다양하게 펼쳐지는 책 속 글귀와 많은 여백은
행간 사이사이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때로는 가로로
때로는
세
로
로
때로는 큰 글씨로
때로는 단 두 글자로
때로는 그림으로
사랑으로 시작해서 나눔으로 갈무리되는 300여페이지
글수로만 보면야 단숨에 읽어낼 수 있지만
글귀를 되새기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까지 더하면 아주 오래오래 읽게 되는 책....

 

 


가을이 물든 캠퍼스에서 수시 면접보는 딸을 기다리는동안
<리셋>을 읽으며 딸에게 전해주고싶은 글귀를
낙엽에 옮겨적어보기도 하면서.... 차분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2014년을 서서히 마무리해야하는 계절, 후회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이 시간
마음공부를 할 수 있는 월호스님의 잠언집을 추천합니다.

 

 
p.97 사람마다 걷는 속도가 다른 것처럼 마음의 속도도 저마다 다르다.
....내가 따라야 할 것은 외부에서 들리는 목표가 아니라 내 마음의 속도임을 인정해야 한다.
천천히 가는 것을 두려워 마라. 지금 채우며 가고 있는 것이다.

 

p.126 스스로 마음공부를 하며 깨달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아름답다.
비록 가진 것이 없을지라도 '내려놓음'의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그 영혼이 빛난다.

 

p.217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마음 안에 있는 나를 일깨워 사랑하는 것이다.

 

p.273 혼자 가는 삶보다 함께 걸어가는 삶을 선택할 때,
행복은 우리에게 더욱 친구처럼 다가온다. 그것이 동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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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발견 -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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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를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을 뿐, 나는 오래 시를 바라볼 것”
30여년 넘게 시를 써왔으며 시가 곧 삶이었던 시인의 절필 선언 후
시는 아니지만 시인의 글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고마운 책<안도현의 발견>
일방적 팔로우지만 트위터를 통해 짧은 문장으로만 접했던 글귀들을
책으로 고스란히 만나니 더욱 좋았습니다.

 

p.4 작가의 말 중
"시인은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니다.
원래 있던 것 중에 남들이 미처 찾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즉 시인은 발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견하는 사람인 것이다."
<안도현의 발견>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찾아보게 만드는 의미있는 책이었어요.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흑백사진이 담긴 엽서 또한 책과 함께 온 귀한 선물입니다.

 

 


누군가 언어도 생명인 까닭에 진심을 담은 글은 온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글은 그의 진심이 오롯이 담겨있기에 참 따뜻합니다.

작가의 소소한 추억이 담긴 생활의 발견, 그리움이 울컥 밀려오는 기억의 발견,
글로 읽는 식객같은 맛깔스러움이 넘치는 맛의 발견, 아주 작은 생명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써내려간 숨의 관찰은 또 우리를 얼마나 풍성하게 하는지....
이 책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안도현 시인이 찾아낸 쉼표와 따스함이 있습니다.
꾹꾹 눌러놓았지만 장난스러움이 삐죽 나오는 글을 읽을 때는 살풋 웃음도^^
신영복님은 사람의 줄임말이 '삶'이라고 했지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그래서 이 책 중에서 사람의 발견이
특히 끌렸습니다. 고라니 우는 소리때문에 젊은 경찰관에게 한소리 들었다는 이종민 선생도,
열심히 농사지은 걸 멧돼지에게 번번히 상납하는 초보농사꾼 이병초 시인도,
괜찮은 총각시인의 중매도 부탁하는 오지랖 넓고 따뜻한 시인의 맨얼굴이 고스란히 비치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세상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아프고 병든 사회의 실핏줄까지
들여다보는 시인이기에 더 많이 분노하고 슬퍼하고 통증이 더 깊을텐데....
그럼에도 되려 우리들을 위로해주는 글을 써주어서 감사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따스함과 그리움의 추억이 몽땅 도둑맞고 있는 것 같은 요즘...
안도현 시인의 사소하고 따뜻한 발견이 조금은 이 외로움을 녹여줄 것 같습니다.

 

p.41 "옆모습이라는 말, 얼마나 좋은가. 앞모습만 사랑하지 말고 옆모습도 사랑할 일이다.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옆모습.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p.117 "우리도 서서히 브레이크 좀 밟자. 속도를 줄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천천히 가야 꽃도 개미도 보인다."

 

혼자가 아닌 함께 가려면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아주아주 오랫동안
찬찬히 들여다 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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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윤신영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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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바삐 앞으로 내달리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바쁜 현대이기에
주변의 풍경과 소중한 것들이 조금 느리게 머물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커지는 요즘.....
그렇기에 쓸쓸한 가을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는 제목부터가 끌렸던 책이다.
과학분야 전문출판사이기에 딱딱한 내용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첫페이지
인간이 박쥐에게 보낸 편지글의 시작,
p.19 "당신이 떠난 텅 빈 동굴을 생각하며 이 편지를 씁니다."에서 해제되고 만다.
무엇보다 과학문외한인 내게도 정보와 지식을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전문서가 아닌
읽으면서 함께 공감하게 되는 따뜻한 글이라서 술술 읽혔다.

 

항상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
동물들의 입장에서 도사리고 있는 수많은 위험, 특히 대부분의 위험이 인간에 의해
벌어지고 심지어 환경을 위해 확대되고 있는 풍력발전소 등의 재생에너지 시설 때문에
박쥐나 물범이 희생되고 있다는 데이터는 놀라웠다.
인간이 박쥐에게, 박쥐가 꿀벌에게.....끝내는 사라진 종족 네안데르탈인이
현재의 인류에게 보내는 릴레이 편지는 내게는 인간이 그동안 지구상의
동물들에게 했던 약탈에 대한 반성문 같기도 했다.
멸종위기 동물인 박쥐나 고래에 대한 미안함은 물론 그동안 농작물에 피해를 주니까
아니면 도시미관을 해치니까...유해여부까지 철저히 인간의 시각에서 선정했고
그 부분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무심한 시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꿀벌의 근면함과 더불어 열심히 노력해도 기울어진 운동장인 불평등의 사회에서
약자가 더 힘들 수 밖에 없는 사회적 현실을 투과해 보여주고 인간문명을 비판하는
이 책은 과학인문이라는 분야로만 한정하기에는 더 넓고 깊은 공명을 불러일으킨다.
서양의 철학서, 중용, 주역 등 동양의 고전까지 다 언급하며 이야기해줄 수 있는
작가의 독서범위와 지식영역에 감탄하기도 했지만 과학적 지식을 뒷받침해주는
많은 논문과 자료들로 인해 객관성을 검증하게 되고 진행중인 과학적 논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p.124"저를 더 연구해주세요. 그리고 보호대책을 마련해 주세요....
저는  호랑이처럼 사라지고 싶지 않으니까요..."
동물들의 입을 빌려 수없이 말하는 것처럼 단기간의 관심이 아니라
오랜기간 연구하고 자료를 축적해서 함께 살아갈 방향을 찾아달라는 애절한 부탁,
진정한 강함이란 약한자를 억누르는 야만상태가 아니라 약자와의 공존을 택하는 거라는
중용의 구절처럼 지구상 존재하는 대형 포유류 중 가장 개체수가 많은 인류이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우리 인간이 결국 해야할 숙제가 아닐까.....

 

책에서도 여러번 언급하지만 생태계를 뒤바꾸는 잔혹한 능력을 가진 인간,
필요이상의 약탈을 하는 건 인간밖에 없는 것 같다.
강풀작가는 길고양이에 대한 언급에서 고양이는 밥이 모자라면 힘센 고양이가 다 차지하지만
넉넉하게 주면 결코 싸우지 않는다고, 밥이 남아 도는데도 싸우는 건 인간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밥이 모자람에도 나누어 먹는 것도 인간 밖에 없다며
야만성과 최상의 선을 함께 가진 유일한 동물이 인간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작가 역시 이상희 인류학과 교수가 주목한 것처럼 우리 인간 안에
내재된 협력적인 성향, 공존을 지향하는 유전자가 있을거라는 희망적인 말을 해주기에
분명 우리안에 해답이 있을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들의 안부를 묻고 함께 살아가기에 너무 늦지 않기를.....

 

<꿀벌의 민주주의><철학자의 늑대><인도의 철학><도도의 노래>....
더 읽고 싶은 책들을 소개받은 것도 이 책의 고마운 덤이다.

 

"만약 우리 모두가 그들에게 귀 기울이고  그들을 돕기 시작한다면,
그때 우리는 모든 생물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멋진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을까?"─ 제인 구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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