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의 발견 - 작고 나직한 기억되지 못하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안도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시를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을 뿐, 나는 오래 시를 바라볼 것”
30여년 넘게 시를 써왔으며 시가 곧 삶이었던 시인의 절필 선언 후
시는 아니지만 시인의 글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 고마운 책<안도현의 발견>
일방적 팔로우지만 트위터를 통해 짧은 문장으로만 접했던 글귀들을
책으로 고스란히 만나니 더욱 좋았습니다.

 

p.4 작가의 말 중
"시인은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니다.
원래 있던 것 중에 남들이 미처 찾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즉 시인은 발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견하는 사람인 것이다."
<안도현의 발견> 제목이 의미하는 것처럼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미처 보지 못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찾아보게 만드는 의미있는 책이었어요.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흑백사진이 담긴 엽서 또한 책과 함께 온 귀한 선물입니다.

 

 


누군가 언어도 생명인 까닭에 진심을 담은 글은 온기가 있다고 했습니다.
안도현 시인의 글은 그의 진심이 오롯이 담겨있기에 참 따뜻합니다.

작가의 소소한 추억이 담긴 생활의 발견, 그리움이 울컥 밀려오는 기억의 발견,
글로 읽는 식객같은 맛깔스러움이 넘치는 맛의 발견, 아주 작은 생명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고
써내려간 숨의 관찰은 또 우리를 얼마나 풍성하게 하는지....
이 책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안도현 시인이 찾아낸 쉼표와 따스함이 있습니다.
꾹꾹 눌러놓았지만 장난스러움이 삐죽 나오는 글을 읽을 때는 살풋 웃음도^^
신영복님은 사람의 줄임말이 '삶'이라고 했지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그래서 이 책 중에서 사람의 발견이
특히 끌렸습니다. 고라니 우는 소리때문에 젊은 경찰관에게 한소리 들었다는 이종민 선생도,
열심히 농사지은 걸 멧돼지에게 번번히 상납하는 초보농사꾼 이병초 시인도,
괜찮은 총각시인의 중매도 부탁하는 오지랖 넓고 따뜻한 시인의 맨얼굴이 고스란히 비치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세상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아프고 병든 사회의 실핏줄까지
들여다보는 시인이기에 더 많이 분노하고 슬퍼하고 통증이 더 깊을텐데....
그럼에도 되려 우리들을 위로해주는 글을 써주어서 감사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따스함과 그리움의 추억이 몽땅 도둑맞고 있는 것 같은 요즘...
안도현 시인의 사소하고 따뜻한 발견이 조금은 이 외로움을 녹여줄 것 같습니다.

 

p.41 "옆모습이라는 말, 얼마나 좋은가. 앞모습만 사랑하지 말고 옆모습도 사랑할 일이다.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옆모습.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p.117 "우리도 서서히 브레이크 좀 밟자. 속도를 줄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
천천히 가야 꽃도 개미도 보인다."

 

혼자가 아닌 함께 가려면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아주아주 오랫동안
찬찬히 들여다 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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