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깊다] 서평단 알림
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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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도 나오는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는 오래된 속담은
사실 지금도 통용되고 있음을 서울로 꾸역꾸역 몰려드는 사람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의 복잡함만 봐도 알 수 있다.
서울은 아니지만 서울 인근인 수도권에 살고 있으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남편이나
뜸하지 않게 아이들과 오고 가는 서울나들이를 하면서도
서울에 대해 알고 싶다거나 궁금해하지 않았던 무심함을 갖고 있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지 싶다.
기실 그냥 사는 거지 서울에 대해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산을 갔다 온 거지 안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처럼……
책을 받아 들고 두께와 제목으로 보아 무거운 부담으로 읽어야 하는 인문 책이 아닐까
걱정스런 맘으로 책을 펼쳤는데 의외로 술술 읽힌다.
인문학자의 격식에 갖춘 논문 형식의 딱딱한 책이 아니라 신문의 만평 같은 부담 없는 활자가
서울의 역사 속으로 자연스레 이끈다.
그 시대의 모습을 오롯이 보여주는 흑백사진들과 함께……
장옷을 쓰고 전차를 탄 아낙네의 모습이나 물동이를 이고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 사진,
갓 쓰고 두루마리 입은 채 선글라스를 쓰고 걸어가는 어색한 양반의 모습 등
친근한 우리 엄마의 어릴 적 모습이나 할머니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책 곳곳에 박혀있는
사진들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거기에 역사학자인 작가의 맛깔스런 이야기와 함께 하니 점점 서울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질병과 형벌에서 유래된 걸쭉한 욕설의 유래에서 조선시대 의료기관을 거슬러 올라가며
현대인에게 다가온 병원의 이미지까지 종횡무진
다방면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의 박학다식에 새삼 놀랐다.
우리의 얕았던 서울이야기를 조금씩 알아가게 도와준다. 이 책은......
남대문 앞에 한가롭게 앉아있는 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어느새 자연스레 전차가 지나가고 있고
책에는 안 나오지만 종내는 불타서 사라져버린 남대문을 떠올려본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많은 것들이 영사기의 필름처럼 숨가쁘게 돌아가며 참 많이도 변했다 싶다.
지금의 모습에서는 전혀 떠올릴 수 없는 1900년경 서울 외곽 북한산 자락의 초가마을사진
개발에 밀려 사라져간 종로서적이나 화신백화점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떠오르는 친근한 이름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조금씩 알아가며 들여다본 서울은 과연 깊었다.
그 깊은 속을 못 보는 우리의 안목이 얕았음을 깨닫게 된다.
깊은 역사를 안고 있는 서울이 점차 자기 색을 잃고 있지나 않는지
걱정스런 맘도 든다.

이성계가 조선을 개국하면서 조선시대부터 600년이상을 수도로 자리매김해온 서울
‘서울’이라는 명칭에 얽힌 이런저런 이야기부터 들려준다.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꿈꾸었던 정도전의 생각이 담겨있는 경복궁의 궁 배치도와
왕의 권위를 세우려는 이방원에 의해 세워진 창덕궁의 배치도의 묘한 차이점을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시골뜨기니 촌뜨기니 하는 말이 생기고 그 상대적인 단어 서울내기가 남기는 묘한 간격
그 정서적 간격은 아직도 남아있고 나 역시 느낀 바이다.
부산에서 올라와 성남에서 살 때이다.
환경 면에서는 서울과 가깝다는 이점 말고는 부산보다 더 낙후되어 있음에도
이웃들은 내가 부산에 갈 때마다 “시골 잘 갔다 와”라고 안부 말을 남기고 나의 사투리를 재미있어했다.
서울도 아니면서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로 왠지 모를 우월감을 느끼는 이웃들에게
반발심과 소외감을 느끼곤 했다.
그런 왠지 모를 마음의 간격이 조선시대 궐의 담장부터 시작해서 조선후기로 오면서 권력을 세습하려는 양반들에 의해 차츰 쌓아져 온 오래된 벽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근대 건축물의 미를 보여준다는 생각에 명동성당을 보며
감탄했었는데 다른 의미로도 바라 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왕이 사는 궁궐보다 높은 곳에 건물이 들어 설수 없다는 조선 왕의 권위가 외국인들에 의해 무너졌을 때
쓰러져가는 대한제국의 명운을 암시하는 것도 같다.
근대화라는 격동기 속에 있던 조선말 대한제국 시대의 모습을 많이 비추어주고
기존의 시각과는 다른 관점을 보여주어 좀 더 깊이있는 안목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머리말에서 작가가 잠깐 언급한 것처럼 서울의 이곳 저곳을 맛깔스럽게 보여주는
뷔페를 맛본 느낌이다.
하지만 작가의 겸손처럼 싸구려 뷔페가 아닌 한 상 잘 차려진 한정식의 깊은 맛과
정갈함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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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풀로 2008-07-20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올리고 약간 수정해서 제목이 다릅니다.
 
놀라운 이집트 비밀스러운 피라미드
로베르토 자코보 지음, 음경훈 옮김, 이해정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이집트를 '나일강의 선물'이라고 했다고 한다.
고대문명의 4대 발상지가 제각각의 매력을 발산함에도
우리의 뇌리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로 이집트가 아닐까!
그 중에서도 비밀스러운 공포감까지 주는 미라와 피라미드는 항상 영화의 소재로
이용될 만큼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유물일게다.
이 책의 제목처럼.......
피라미드의 수수께끼를 찾아갈 때는 다큐 프로그램을 다시 보기 하는 듯한 진행자의 친절한 설명과
입체적인 분석으로 피라미드의 실체에 하나씩 접근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투탕카멘 왕의 왕좌, 이집트 여자들의 거울 등
미라나 벽화 등 그동안 많이 보아왔던 유물외에도 앙증맞을 정도로
작은 붕대사이에 집어 넣었던 다양한 모양의 부적까지......
왕들의 물건부터 서민들의 작은 물건까지 사진으로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치 그림같은 이집트의 상형문자는 신비감을 주고
파라오의 화려한 모습부터 포도주와 맥주를 만들고 고기잡이를 하는 이집트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세히 보여줄 때는 타임머신을 타고 생생한 고대 이집트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느낌이 든다.
거대한 피라미드에 비해 작고 작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그 웅장함에 다시금 감탄하게 된다.
책 속의 잠자는 역사를 살금살금 깨워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간지럽히는 책이다.
하워드 카터가 오랜 집념으로 투탕카멘의 무덤을 찾았고
자히 하와스가 당나귀가 갑자기 추락한 곳에서 황금 미라의 계곡을 발견했듯
알려지지 않은 위대한 이집트 왕의 무덤이나 피라미드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방이 발견될지도 모를 일이다.
거대한 쿠푸왕의 피라미드 속 왕의 방이 텅 비어있다는 사실을 봐도
우리가 찾지 못한 어딘가에 잘 보존되어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이집트의 수수께끼는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집트를 통일한 첫번째 파라오가 '메네스'일까 '나르메르' 일까로 시작하는 의문점으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가족이 즐겨보는 역사다큐 [한국사전]처럼 다양한 자료를 통해
가장 근사치인 추정역사를 보여주고 의문점에 대한 섣부른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독자에게 많은 상상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진실일까, 거짓일까? 는 그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현대의 도구로도 만들기 힘든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붉은 석관이나
쿠푸왕의 피라미드가 정확한 비율로 축소된 작은 지구라는 설명은 더 많은 의문과 감탄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특히 별자리와 함께 따라가보는 피라미드의 이야기는 기존의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보여주는
방법과 사뭇 달라 무척 흥미진진했다.
신화와 전설을 가득 담고 있는 별자리와 피라미드의 연결고리라는 색다른 만남을 안겨준다.
역사와 함께 고대로의 여행에 상상력이라는 보너스까지 챙겨보는 기분좋은 만남이었다.
얼마전 한국을 찾은 이집트의 인디아나존스로 불리는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와 함께 만든
고고학을 다룬 작가의 프로그램을 보고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로베르토 자코보가 소개하는 또다른 역사여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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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갭의 샘물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샘물' 이라는 제목에서 숲 속을 헤매다 지친 사람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반가움과
사람들은 모르는 숲 속 동물들의 소중한 생명수를 의미하는 비밀스런 느낌을 받는다.
왕자와의 결혼이나 할머니의 요정이 나오는 동화를 믿지 않는 위니 처럼
공부에 지친 아이들도 현실에 찌 들린 어른들도 이제는 동화를 믿지 않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딘가 있을 샘물을 그려보게 된다.
진시황이 그토록 구하고자 했던 불로장생의 약초나 영원한 삶을 믿었던 고대 이집트인의
믿음에서도 느껴지는 인간의 원초적 욕심-늙지 않고 영원히 사는 것
'영원' 이라는 단어와 함께 '불멸' 그 단어가 주는 양면성을 곰곰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다.
죽는 것 없이는 사는 것도 없다는 터크 아저씨의 그 말처럼......
선택의 기회 없이 터크 가족은 영원한 생명을 주는 샘물을 마시게 되지만
만약 우리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우리의 전래동화에도 먹으면 젊어지는 샘물이 나온다.
산골마을의 착한 할아버지가 파랑새가 알려준 샘물을 먹고 젊어지고
욕심 많은 이웃 할아버지는 그만 아기가 되어버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내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생을 연장하거나 계속해나가는 우리의 전래동화와는 달리
어쩔 수 없이 불멸의 삶을 살게 된 터크 가족은 더 이상의 재앙을 막기 위해 숨어산다.
그 샘물의 존재를 알고 자신의 욕심만을 챙기는 노란 옷의 남자의 존재 때문에
그들의 선한 배려가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마음을 사로잡는 문장들이 책을 넘기는 속도를 늦추게 할 만큼 많다.
책 뒤의 인터뷰에서도 작가는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음에 꼭 들 때까지 고친다고 했는데
작가의 정성과 여운이 책 한 줄 한 줄에 짙게 남아있어
잔잔한 끌림을 오랫동안 느끼게 해 주는 책이다.
호기심 많은 열살 소녀 위니는 음악소리를 찾아 집 옆의 숲 속에 들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백네 살이기도 하고 열일곱 살이기도 한 제시를 만난다,
시간이 정지한 집에 찾아온 작고 귀여운 아이 위니
80여년동안 손님이라곤 위니가 처음이었으니 온 가족의 들뜬 기분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제시가 건네 준 생명수를 손에 쥐고 선택을 하게 된 위니
열살 아이의 선택을 지켜보며 어쩔 수 없는 긴장감에 책을 넘기게 된다.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 때의 초조감과 긴장과는 달리
무한의 시간을 가진 터크 가족의 똑같은 지루한 일상을 지켜보며
내게 얼만큼 남아있는지 모르지만 유한의 시간을 가지고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화살처럼 빠른 시간을 아껴 쓰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런 열 마디 충고보다
이 책을 덮는 순간 시간의 소중함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기억도 토막토막 잘리는
나이 듦과 변화가 고마워지는 책이다.
바쁘다 바빠를 연발하며 우리가 흘려 보내는 시간을 무심하게 쳐다보는 터크 가족이
세계 어느 곳엔가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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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자씨가 진짜 엄마? -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 ㅣ 반달문고 24
김진경 지음, 이형진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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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대 이집트부터 인간의 친구였던 고양이를 판타지의 세계로 풀어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게 했던 김진경 작가의 새로운 책
제목도 생뚱맞은 [길자씨가 진짜 엄마?]
마치 네다섯 살 꼬마가 그린 듯한 낙서 같은 그림은 김진경작가의 글에 아이들의 동심을
물감처럼 마구 풀어놓은 듯하다.

지하철 역 근처에서 작은 분식집을 하는 길자씨의 딸 유리
빠듯하고 바쁜 마음 탓에 퉁명스럽게 대하는 엄마를 가짜가 아닐까 의심하는 유리
단속반과 실랑이하는 엄마를 뒤로 하고 오랫동안 키운 고양이 네오를 찾으러
우연히 지하철을 타게 되는데.....
유리가 우연히 찾아간 잃어버린 것들의 세계에서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가 연상되는 고양이 택시가 나올 때에는
진짜 엄마에 대한 고민도, 고양이 친구 네오도 잠시 잊고 마냥 신나 하는 유리를 만날 수 있었다.
나의 마음도 동심으로 달려가는지 이런 택시 실제로 있다면 정말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싶다.
주인인 유리를 떠나야 할 나이가 된 늙은 고양이 네오는 유리에게 소중한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나 보다.
진짜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에 무서움을 이겨내고 외눈박이 할머니가 시키는 힘든 일도 견뎌내는데……
잊혀진 어릴 적 기억의 강을 다시 건너오면서 엄마의 힘들었던 삶의 기억과
길자씨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유리
엄마가 유리를 소중히 여기듯 유리도 엄마의 소중함을 알아간다.
길자씨가 진짜 엄마? 대답은 진짜 엄마!
나에게도 엄마를 의심했던 기억이 있다.
어릴 적 그 당시 나에게는 거금이었던 10원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하는 엄마에게 삐쳐서
장롱 안에서 울다 잠이 들었다.
평소에도 언니들과 닮지 않은 외모, 많은 나이차 때문에 친 딸이 아닐지도 모르는 생각을 했었으니
그 설움이 더 컸던 듯.....
장롱 속에서 돈 많은 친 엄마의 출연을 상상하며 잠이 들었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었나 보다.
그 동안 집은 한바탕 난리법석
귀여운(?) 막내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으니.....
온 식구가 총출동해서 찾다가 파출소에 신고하고 지칠 대로 지친 엄마를 위해
베개를 꺼내려던 오빠에 의해 발칙한(?) 가출은 끝이 났다.
진정으로 걱정해 준 식구의 반가움과 엄마의 따스한 품에 안겨보니
진짜 엄마 맞아? 하는 의심에서 맞네! 하는 감탄으로 변했던 기억이^^
아이들 투정 부릴 때 곧잘 하는 말
"엄마, 진짜 엄마 맞아?" 한번쯤은 가져보는 의심들……..
이렇게 엄마를 의심쩍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책이다.

어릴 적 넓디넓은 상상력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현실 속에서 점점 좁아지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기다려 줄줄 아는 느긋함도 잊고 종종거리며 살고 있는 듯하다.
손으로 쓴 편지가 답답해 보이고 인터넷 메일은 한 번 쓰윽 읽고 가상의 휴지통에 던져버리는....
그래서 잃어버림에 대한 애착도 점점 희미해지는.....
손이 안 닿는 마음 어딘가가 자꾸 간지럽다는 유리의 표현처럼 뭔가를 잊고 사는
우리를 자꾸 돌아보게 한다.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밤에 만나는 고양이들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깜깜한 밤에 빛을 발하는 고양이의 눈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다 알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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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면? 없다면! ㅣ 생각이 자라는 나무 12
꿈꾸는과학.정재승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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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는 내기 시합 좋아하고 똥 고집이 있는 내가 곧잘 하는 말이 떠올라 웃었다.
"있으면 어쩔래?" 약간의 시비와 자신감으로 말하고 결과가 나랑 달랐을 때의
그 당황스러움도 떠오르고,
~가 있다면, 시험이 없다면.....
즐거운 상상도 해 볼 수 있는 책제목이다.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처럼
계속 이어지는 질문을 통해 생각을 그려가는 과정을 책 내내 보여준다.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며 그림을 그려보게 하고 과학적 지식과 논리를 바탕으로
그 결과를 하나씩 확인해가며 실현 가능한 상상력 발전소를 꾸려간다.
아이가 멋진 상상력으로 뭔가 대단한 발견처럼 이야기할 때
“무슨 쓸데없는 상상이야, 공부나 해.” 라고 타박하기만 했었는데
함께 토론하고 찾아가면서 미래의 과학으로 탄생한 걸 보니
이때까지 내버렸던 아이들의 상상을 다시 주워오고 싶어진다.
기발하고 과감한 상상력이 있어 오늘이 있고 또 미래의 과학이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인 카이스트 교수의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상상력 넘치는
재기발랄 청소년들과의 토론과정에서 얻어진 이야기이기에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도 발랄한 과학적 상상을 불러일으키리라 믿는다
가장 만화적인 상상력과 웃음을 준 것은 배꼽 옆에 입이 있다는 상상
멀리 떨어진 입과 귀를 만족시키는 특수전화기의 등장과 뽀뽀하는 모습
난감한 사태를 계속 읽다 보면 이런 생각 저절로 든다.
입아! 여기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알록달록 방귀색깔, 나무에서 열리는 아기, 세상에서 = 이 사라진다면……
몽글몽글 솟아나는 기발함을 읽다 보니 아이도 생각주머니에서 상상력이 마구 샘솟는 모양이다.
사람에게도 아가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먼저 풀어놓는다.
와우~수영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군침 도는 아이디어다.
여기서 끝난다면 공상으로 끝날 테지만 아이는 여러 방면으로 궁리해보기 시작한다.
아가미가 있다면 어느 부위에 있을 것이고 겉으로 드러난다면 좀 난감할 테고
이래저래 생각의 가지를 뻗어나갈 기세다.
이 책으로 얻은 수확이 아닐 수 없다.
며칠 전에 읽은 동화책 속의 주인공처럼 사람의 몸에서 나무가 자란다는 상상도 낯설지만은 않다.
나무가 내놓는 맑은 산소를 수시로 공급받고 나무가 제공하는 시원한 그늘과
열매를 때때로 따먹는 행운까지…..
돈 안 들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게 바로 상상력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맘껏 실감하고 있다.
이 책 오자마자 푹 빠져서 읽던 아이
잠잘 시간을 훌쩍 지나 빠져있길래 책을 뺏어왔더니 "엄마는 마녀야." 라며 심통을 낼 만큼
순식간에 읽어 내려간 책이다.
손에 닿는 건 모두 금으로 만들게 해 달라고 소원을 말한 마이다스의 손처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상상이 끔찍한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을 조목조목 보여줄 때는
철저한 과학적 설명이 이루어져 과학과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책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라는 연어에 나오는 말을 떠올려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눈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
상상력은 우리를 세상 끝까지 가보게 만드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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