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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면? 없다면! ㅣ 생각이 자라는 나무 12
꿈꾸는과학.정재승 지음, 정훈이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6월
평점 :
제목만 보고는 내기 시합 좋아하고 똥 고집이 있는 내가 곧잘 하는 말이 떠올라 웃었다.
"있으면 어쩔래?" 약간의 시비와 자신감으로 말하고 결과가 나랑 달랐을 때의
그 당황스러움도 떠오르고,
~가 있다면, 시험이 없다면.....
즐거운 상상도 해 볼 수 있는 책제목이다.
질문을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처럼
계속 이어지는 질문을 통해 생각을 그려가는 과정을 책 내내 보여준다.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며 그림을 그려보게 하고 과학적 지식과 논리를 바탕으로
그 결과를 하나씩 확인해가며 실현 가능한 상상력 발전소를 꾸려간다.
아이가 멋진 상상력으로 뭔가 대단한 발견처럼 이야기할 때
“무슨 쓸데없는 상상이야, 공부나 해.” 라고 타박하기만 했었는데
함께 토론하고 찾아가면서 미래의 과학으로 탄생한 걸 보니
이때까지 내버렸던 아이들의 상상을 다시 주워오고 싶어진다.
기발하고 과감한 상상력이 있어 오늘이 있고 또 미래의 과학이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작가인 카이스트 교수의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상상력 넘치는
재기발랄 청소년들과의 토론과정에서 얻어진 이야기이기에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에게도 발랄한 과학적 상상을 불러일으키리라 믿는다
가장 만화적인 상상력과 웃음을 준 것은 배꼽 옆에 입이 있다는 상상
멀리 떨어진 입과 귀를 만족시키는 특수전화기의 등장과 뽀뽀하는 모습
난감한 사태를 계속 읽다 보면 이런 생각 저절로 든다.
입아! 여기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알록달록 방귀색깔, 나무에서 열리는 아기, 세상에서 = 이 사라진다면……
몽글몽글 솟아나는 기발함을 읽다 보니 아이도 생각주머니에서 상상력이 마구 샘솟는 모양이다.
사람에게도 아가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먼저 풀어놓는다.
와우~수영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겐 군침 도는 아이디어다.
여기서 끝난다면 공상으로 끝날 테지만 아이는 여러 방면으로 궁리해보기 시작한다.
아가미가 있다면 어느 부위에 있을 것이고 겉으로 드러난다면 좀 난감할 테고
이래저래 생각의 가지를 뻗어나갈 기세다.
이 책으로 얻은 수확이 아닐 수 없다.
며칠 전에 읽은 동화책 속의 주인공처럼 사람의 몸에서 나무가 자란다는 상상도 낯설지만은 않다.
나무가 내놓는 맑은 산소를 수시로 공급받고 나무가 제공하는 시원한 그늘과
열매를 때때로 따먹는 행운까지…..
돈 안 들고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게 바로 상상력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맘껏 실감하고 있다.
이 책 오자마자 푹 빠져서 읽던 아이
잠잘 시간을 훌쩍 지나 빠져있길래 책을 뺏어왔더니 "엄마는 마녀야." 라며 심통을 낼 만큼
순식간에 읽어 내려간 책이다.
손에 닿는 건 모두 금으로 만들게 해 달라고 소원을 말한 마이다스의 손처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운 상상이 끔찍한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을 조목조목 보여줄 때는
철저한 과학적 설명이 이루어져 과학과 재미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책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라는 연어에 나오는 말을 떠올려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눈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
상상력은 우리를 세상 끝까지 가보게 만드는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