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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자씨가 진짜 엄마? -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 ㅣ 반달문고 24
김진경 지음, 이형진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고대 이집트부터 인간의 친구였던 고양이를 판타지의 세계로 풀어내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게 했던 김진경 작가의 새로운 책
제목도 생뚱맞은 [길자씨가 진짜 엄마?]
마치 네다섯 살 꼬마가 그린 듯한 낙서 같은 그림은 김진경작가의 글에 아이들의 동심을
물감처럼 마구 풀어놓은 듯하다.
지하철 역 근처에서 작은 분식집을 하는 길자씨의 딸 유리
빠듯하고 바쁜 마음 탓에 퉁명스럽게 대하는 엄마를 가짜가 아닐까 의심하는 유리
단속반과 실랑이하는 엄마를 뒤로 하고 오랫동안 키운 고양이 네오를 찾으러
우연히 지하철을 타게 되는데.....
유리가 우연히 찾아간 잃어버린 것들의 세계에서
토토로의 고양이 버스가 연상되는 고양이 택시가 나올 때에는
진짜 엄마에 대한 고민도, 고양이 친구 네오도 잠시 잊고 마냥 신나 하는 유리를 만날 수 있었다.
나의 마음도 동심으로 달려가는지 이런 택시 실제로 있다면 정말 아이들이 좋아하겠다 싶다.
주인인 유리를 떠나야 할 나이가 된 늙은 고양이 네오는 유리에게 소중한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나 보다.
진짜 엄마를 만난다는 생각에 무서움을 이겨내고 외눈박이 할머니가 시키는 힘든 일도 견뎌내는데……
잊혀진 어릴 적 기억의 강을 다시 건너오면서 엄마의 힘들었던 삶의 기억과
길자씨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유리
엄마가 유리를 소중히 여기듯 유리도 엄마의 소중함을 알아간다.
길자씨가 진짜 엄마? 대답은 진짜 엄마!
나에게도 엄마를 의심했던 기억이 있다.
어릴 적 그 당시 나에게는 거금이었던 10원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하는 엄마에게 삐쳐서
장롱 안에서 울다 잠이 들었다.
평소에도 언니들과 닮지 않은 외모, 많은 나이차 때문에 친 딸이 아닐지도 모르는 생각을 했었으니
그 설움이 더 컸던 듯.....
장롱 속에서 돈 많은 친 엄마의 출연을 상상하며 잠이 들었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었나 보다.
그 동안 집은 한바탕 난리법석
귀여운(?) 막내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으니.....
온 식구가 총출동해서 찾다가 파출소에 신고하고 지칠 대로 지친 엄마를 위해
베개를 꺼내려던 오빠에 의해 발칙한(?) 가출은 끝이 났다.
진정으로 걱정해 준 식구의 반가움과 엄마의 따스한 품에 안겨보니
진짜 엄마 맞아? 하는 의심에서 맞네! 하는 감탄으로 변했던 기억이^^
아이들 투정 부릴 때 곧잘 하는 말
"엄마, 진짜 엄마 맞아?" 한번쯤은 가져보는 의심들……..
이렇게 엄마를 의심쩍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을 책이다.
어릴 적 넓디넓은 상상력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현실 속에서 점점 좁아지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기다려 줄줄 아는 느긋함도 잊고 종종거리며 살고 있는 듯하다.
손으로 쓴 편지가 답답해 보이고 인터넷 메일은 한 번 쓰윽 읽고 가상의 휴지통에 던져버리는....
그래서 잃어버림에 대한 애착도 점점 희미해지는.....
손이 안 닿는 마음 어딘가가 자꾸 간지럽다는 유리의 표현처럼 뭔가를 잊고 사는
우리를 자꾸 돌아보게 한다.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면 밤에 만나는 고양이들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깜깜한 밤에 빛을 발하는 고양이의 눈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다 알고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