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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모양 ㅣ 인생그림책 36
이혜정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7월
평점 :
믿고 보는 그림책
길벗어린이의 인생 그림책 시리즈
마음의 모양
이혜정 글.그림
길벗어린이 / 2024.7.25.
"읽기 전에 생각하기
- 내 마음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 집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 반대로 집이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 내 마음의 모양에 딱 맞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요?
- 집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주제어, 키워드
#마음의모양 #마음 #집 #관계 #안식처 #사랑 #우정 #함께
"함께 읽어보기
어느 주말, 너는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
곱슬머리도 펴고, 물방울무늬 바지도 꺼내 입고.
나는 열린 문틈으로 거실에 틀어놓은 영화를 보고 있었어.
길고양이가 주인공의 품에 안기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터져 버렸지 뭐야.
내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너무 컸던 걸까?
욕실에서 수도가 터지는 소리가 났고, 너는 한숨을 푹 쉬었어.
"이놈의 고물 집구석!"
"오늘 약속을 취소해야 할 것 같아. 수도꼭지가 또 말썽이야.
그뿐인가! 지붕은 페인트가 다 바래서 대머리가 되어 간다고.
나도 이런 구닥다리 집이 아니라, 겨울의 스웨터 같은
따뜻하고 아늑한 집에서 살고 싶어!"
대머리라니 너무 하잖아!
너에게 난 정말 필요 없는 것 같았어!
그래서 결심했지. 가출하기로!
"읽고 난 후에
가끔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삐그덕 거리는 하루를 보낼 때가 있어요. 실수 투성이에 불필요한 감정 소모, 밀려드는 일, 고장난 듯 여기저기 아픈 내 몸까지 감당이 안되는 날이지요. 집으로 돌아와 소파에 널부러진 채 비로소 쉬려는 찰나, 집에서도 여기저기 문제가 생겨요. 그러면 나도 모르게 "이놈의 집구석!" 이라고 내뱉고 맙니다.
이처럼 낡고 오래된 집에 불만 가득한 주인의 마음을 듣고 파란 집은 가출을 해요. 주인을 두고 집이 가출을 하다니! 정말 신선하죠? 파란 집도 스웨터처럼 따뜻하고 아늑한 집이 갖고 싶어졌어요. 집에게도 집이 필요하다는 걸 그동안 왜 몰랐을까요?
파란 집은 두 발로 성큼성큼 집을 찾아 나서요. 숲 속에서 만난 달팽이는 자신의 마음의 모양과 딱 맞는 집을 찾으라고 말해요. 마음의 모양이 무엇인지,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알쏭달쏭하기만 했어요. 애벌레, 벌들, 해달, 할머니, 아주 작은 꼬마까지 만나보지만 파란 집은 마음의 모양을 알아낼 수 없었어요. 결국 다른 이들을 흉내내거나 따라하지 않고 관계 속에서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죠.
파란 집은 다시 돌아가요. 지금까지 함께 했던 '네'가 있는 그 곳으로요.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온 수많은 시간들은 핑크빛으로 가득해요. 자신을 떠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걱정했지만 너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어요. 내 마음이 쉴 곳, 내 마음이 편히 기댈 수 있는 곳은 바로 '네' 옆이였지요. 나를 포근하고 아늑하게 감싸안아 줄 진정한 집은 서로였다는 것을 알게 되요.
우리도 파란 집처럼 자신의 마음의 모양에 맞는 집을 찾고 있나요? 혹시 지금 자신이 가진 것에는 만족하지 못한 채 더 좋고, 새로운 것을 찾고 있지 않은지요? 나의 가장 연약한 부분, 불완전한 나를 꼭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이 머무를 수 있는 집은 내 안에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 마음의 모양은 내가 선택할 수 있고, 마음 먹은 그대로 나타나게 될 거예요.
앞면지, 뒷면지를 가득 채운 작가의 스케치가 정말 좋았어요. Blue, Pink, Yellow, Grey 4가지 색상의 컬러 팔레트, 집을 떠나기 전 양말과 부츠를 챙겨신은 모습까지 귀엽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참 좋았어요. 수채화에 색연필의 질감이 더해져 부드러우면서도 포인트가 되는 색감과 선들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작가 이야기
글.그림 이혜정
커피가 맛있는 비엔나, 시간이 슬로 모션으로 흐르는 옥스포드, 겨울이 되면 위스키가 생각나는 시카고에서 둥지를 만들다 허물다를 반복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내가 머물 수 있는 진짜 집에 대하여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졌던 것 같아요. 크고 작은 모험들을 겪은 후 찾아낸, 지극히 개인적인 해답을 이 그림책에 담았어요. 지금은 서울에서 고양이 두 마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의 모양을 찾아가고 있어요. 그리고 쓴 다른 그림책으로는 <...라고 말했다>, <길 위의 아이>가 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