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묻는 사람에게 내 대답은 별 의미가 없어요. 묻는다고 속내를 다 털어놓을 수는 없쟎아요. 그러나 굳이 내 `의견`을 밝힌다면, 뭐 나 자신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벅찹니다.˝
그는 오랜만에, 사실 우연찮게 귀국했다. 이미 낯설어진 이곳에서 스테이 버튼 양의 세심한 배려가 그에게 적잖이 위안이 되었다. 그가 떠나 있던 30년 이상-정확히 말해 33년-의 공백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보란 듯이 놀라운 일들이 그의 눈 앞에 펼쳐졌다. 그가 이곳 뉴욕을 떠날 때는 스물세 살이었는데 이제 쉰여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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