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의 성벽 앞에 현자라 알려진 노인이 있었다. 어느날 한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
"왜 신은 우리에게 말을 걸지 않을까요? 왜 그의 뜻을 전달하지 않는 걸까요?"
그 말을 들은 노인은 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벽을 따라 날고 있는 나방이 보이시오? 저 나방은 벽을 하늘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거요. 당신이 만약 벽을 하늘로 생각한다면, 저것은 나방이 아니라 새겠지.
그게 아니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고. 하지만 나방은 우리가 그것을 안다는 것은 물론 우리가 존대한다는 사실조차 모르지. 당신은 나방에게 그것을 알려줄 수 있겠소? 나방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당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겠느냔 말이오."
"모르겠습니다. 나방에게 어떻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겠습니까."
노인은 남자의 말이 끝나자 손바닥으로 나방을 탁 쳐서 죽였다.
"보시오. 이제 나방은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과 나의 의사를 알게 되었소."
-레바논의 밤>, 1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