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물었다, 풀잎이 뭐예요? 손안가득 그것을 가져와 내밀면서.
내가 그 애에게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그것이 무엇인지 그
애가 알지 못하듯 나도 알지 못하는데.

나는 그것이 내 기분의 깃발, 희망찬 초록뭉치들로 직조된 깃발
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나는 그것이 하느님의 손수건이라고 생각한다.
향기로운 선물이자 일부러 떨어뜨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한구석 어디엔가 그 주인의 이름을 간직하고 있어 그것을 본
우리가 누구 것이지? 하고 묻게 되는 그런 것.

아니면 나는 풀잎은 그 자체로 아이라고…… 식물로 만들어진
아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나는 그것이 불변의 상형문자라고 여긴다,
그리고 그것은, 넓은 곳에서든 좁은 곳에서든 똑같이 피어나며,
흑인들 사이에서, 마치 백인들 사이에서처럼,

프랑스계 캐나다인, 버지니아 사람, 하원 의원들,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들 사이에서처럼 자라난다는 것, 내가 그들에게 똑같이
주고 똑같이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지금 그것은 내게 깎이지 않은 아름다운 죽음의 머리칼
로 보인다.

나 너 둥근 풀잎을 부드러이 사용하겠다.
아마도 너는 젊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내가 그들을 알았다면 나는 그들을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너는 나이 든 사람들과 여성들로부터, 그들 어머니들의 무릎에서 곧장 받은 후손들에게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는 이곳에서 어머니들의 무릎인 것이다.

이 풀잎은 나이 든 어미들의 하얀 머리에서 비롯되어 무척 어둡다,
늙은 남자들의 무채색 수염보다도,
붉고 흐릿한 입천장 아래에서 비롯된 어두움이다.

-월트 휘트먼, <나 자신의 노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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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서 그는 자신이 살인을 한 이유에 대해 결코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죽였는지 말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그 이유를 해명하려면 자신의 삶 전부를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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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하게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관계가 호의라는 몇 개의 나무로 기둥을 세운 집이라면 성장기를 함께 보낸 친구와의 관계는 돌과 모래와 물, 거기에 몇가지 불순물까지 더해서 오래 굳힌 시멘트 집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환영은 해도 환대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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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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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자 ‘나다움‘의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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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 관심도 간섭도 다 폭력 같아. 모욕 같고. 그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고요하게 사는게 내 목표야. 마지막 자존심이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고 싶어.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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